플로이드·블레이크 사건 여파 속 대규모 인종차별 항의집회 운집

평화적 시위 후 가두행진, 백악관 집결 "트럼프 수락연설에 응수"

    

미국의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지난 1963년 워싱턴DC의 링컨기념관 주변에서 행한 역사적 연설 57주년을 맞아 28일 그의 장남 마틴 루서 킹 3세가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당시 현장에 모인 군중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꿈꾸는 사람을 죽일 수 있지만 꿈을 죽일 수는 없다"(알 샤프턴 목사)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57년 전인 지난 1963'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바로 그 장소에서 아직 미완 상태인 ''을 외치기 위해 수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킹 목사의 워싱턴 행진 연설 57주년을 맞아 28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도심의 내셔널몰 링컨기념관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고 형사사법 정의 실현, 경찰 개혁 등을 요구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 및 가두행진이 열린 것이다.

미국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앞에서 열린 인종차별 항의 시위 참가자들 [AFP=연합뉴스]

이날 시위는 지난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인 지난 6월 일찌감치 계획됐다. 그러나 최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 항의 시위가 번지며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날은 공교롭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밤 대선후보직 재지명 수락연설을 통해 공화당 전당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한 다음날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미국적 삶의 방식'을 파괴하는데 매몰된 '선동가들'이라는 비난을 가한지 몇 시간 안 지나 수천명의 미국 국민이 백악관에서 1마일도 안 떨어진 링컨 기념관으로 쏟아져 나왔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대답을 보내기 위해서였다고 NYT는 덧붙였다.

이날 오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인파가 링컨 기념관에서 워싱턴 모뉴먼트로 이어지는 리플렉팅 풀(반사의 연못)을 에워싸며 그 주변을 가득 메웠다.

이날 시위는 '당신의 무릎으로 우리의 목을 짓누르지 말라'는 이름으로 명명됐다. 주최측은 행사에 앞서 약 5만명의 참석자를 추산했으나 워싱턴포스트(WP), NYT 등 미 언론은 집회 참석자를 수만명으로 보도했다.

집회에는 킹 목사의 장남 마틴 루서 킹 3세와 손녀 올랜다 킹, 플로이드 형제들 및 블레이크 가족을 비롯해 경찰관의 과잉행위로 숨진 피해자 가족, 플로이드 추도식을 주관한 흑인 인권 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 시민단체 지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미국의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지난 1963년 워싱턴DC의 링컨 기념관 주변에서 행한 역사적 연설 57주년을 맞아 28일 인종 차별 항의 시위대가 당시의 현장에 모여 기념 집회를 벌이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블레이크의 아버지인 제이컵 블레이크 시니어는 연단에 올라 "미국에는 두 가지 사법제도가 있다. 백인의 제도와 흑인의 제도이다. 우리는 맞설 것"이라며 "우리는 젊은 흑인들과 갈색 피부의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을 지켜보는데 지쳤다"고 말했다.

블레이크의 여동생인 레테트라 위드먼은 "어러분에게도 책임이 있다. 싸워야 한다"고 흑인 사회를 향해 외쳤다.

플로이드의 남동생인 필로니스는 "나는 조지가 이 자리에서 이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조지를 위해 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동생 브리짓은 "역사가 여러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우리가 목소리와 변화, 그리고 그의 유산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킹 목사의 아들 마틴 루서 킹 3세는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우리는 오늘 나의 아버지가 꼽았던 '3대 악'인 가난과 인종주의, 폭력을 극복하기 위해 행진한다. 그리고 오늘날 이러한 악은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4대 주요 도전과제를 더욱 악화시켰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실업, 경찰의 잔혹성과 총기 폭력, 투표권 문제 등을 들었다.

킹 목사의 손녀 12살의 올랜다 킹은 "우리는 나의 할아버지의 꿈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화상 연설'을 통해 이들에 대한 연대 의식을 표했다. 해리스 의원은 함께 힘을 합하면 역사를 만들 기회를 갖고 있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의 일부 하원의원들도 참석, 투표를 촉구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정의 없이 평화 없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등의 구호를 외쳐댔다.

WP에 따르면 프랭크 니티(39) 등 이달초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출발, 하루 30마일씩 걸으며 750 마일의 도보 행진을 거쳐 이곳에 도착한 70명의 일행도 있는 등 각지에서 다양한 인종의 참석자들이 함께 했다. 니티 일행은 "어떠한 것도 우리를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대비를 위해 체온을 재는 등 검사를 진행하고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링컨기념관 쪽 좌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형태로 배치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집회 후 링컨기념관에서 약 0.5 마일 떨어진 마틴 루서 킹 기념관으로 행진했다.

피터 뉴셤 워싱턴DC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3시 이뤄진 인터뷰에서 시위가 매우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며 분위기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고 WP가 보도했다. 이번 집회와 관련, 경찰 병력도 한층 제한된 수준에서 '로키'로 움직였다고 WP가 전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참석한 흑인 인권 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 [UPI=연합뉴스]

다만 행진 후 산발적인 집회는 이어졌다. WP에 따르면 오후 4시쯤 들어 수백명이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성지'가 된 백악관 앞 '흑인목숨도 소중하다'플라자와 그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그 주변 세인트존스 교회에는 긴장이 높아지면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워싱턴서클 주변에는 수백명의 인사들이 모여 별도로 행진하며 경찰 폐지를 외쳤고, 200명의 사람은 법무부 주변에 모여 희생자들의 친척이 '증언'하는 경찰 폭력 사례를 청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한편 이날 저녁 워싱턴DC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거리에 남아있던 시위자 일부가 해산하기도 했다.

 

 

 


"궤양성대장염 재발"근현대 최장기 독주 정치 종지부

 후임자 경쟁 본격화 아베 "영향력 행사하지 않겠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2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 근·현대 정치에서 최장기간 이어진 독주 체제가 곧 막을 내리게 됐다. 집권 자민당 각 파벌은 차기 총리 자리를 목표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거의 8년 만에 일본 총리가 교체되면 한일 관계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사임발표에서 건강문제인 지병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최근 바닥까지 추락한 지지율로 사실상 식물총리라는 평을 들을 정도여서 사임은 불가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코로나 사태 대응 실패를 비롯해, 경제정책 실패와 각종 부패 스캔들, 올림픽 개최 차질 등과 함께 평화헌법 개정을 강행하려다 일본 내 평화세력 반발은 물론 주변국과의 마찰 등 그의 극우적 독주 스타일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는 28NHK로 생중계된 가운데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8월 초순 궤양성대장염의 재발이 확인됐다""총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중학교 때부터 궤양성대장염에 시달렸으며 1차 집권기(20069262007926·366) 때 이 병을 이유로 사임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약과 새로운 약을 투여하기로 했고 이번 주 초 검사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어느 정도 계속 투약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병과 치료를 떠안고 있어 체력이 완전하지 않은 고통 속에서 중요한 정치 판단을 그르치는 것,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 여러분의 부탁에 자신을 가지고 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이상 총리의 지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사직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올해 6월 건강 검진에서 궤양성대장염 재발 징후가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달 17일과 24일 게이오대(慶應大)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을 계기로 24일 사임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28일 오후 일본 도쿄 중심지 긴자(銀座)에서 아베 총리의 사의 표명 소식을 전한 마이니치 신문 호외를 보고있는 시민들.

다만 즉각 사임하지 않고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 이상설은 이달 초 일본 주간지 '플래시'가 아베 총리가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고 이후 병원 방문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산했는데 한 달도 안 돼 사의 표명이라는 결말을 맞았다. 일본 주요 언론은 이날 호외를 찍어냈고 NHK 등 일본 방송사는 특보를 편성했다.

사임회견 1시간 내내…… 한일관계는 언급도 질문도 없었다

강제동원 해법 등 양국 입장 달라 정책전환엔 상당시간 소요

28일 총리관저에서 사임의 뜻을 밝히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독특한 역사수정주의를 내세우며 한-일 관계를 격랑 속으로 몰고 갔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으로 78개월에 걸친 긴 집권을 끝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상 최악이라 평가되는 한-일 관계의 미래에도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8일 오후 5시부터 1시간에 걸쳐 사임 기자회견을 열면서 한-일 관계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남기지 않았다. 그 대신 그가 해결하지 못해 통한의 극치란 표현을 사용한 3대 과제는 자신이 필생의 과업이라 거듭 언급해온 개헌과 일본인 납치 문제, 러시아와 평화조약 체결(쿠릴열도 남단의 섬 4개에 대한 러-일 영토 갈등 해결)이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 지도자들이 이전과 달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할 때 납치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했다며 자신의 성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이름을 짧게 거론하는 데 그쳤다. 일본 기자들도 한-일 관계에 대해 질문하지 않았다. 이는 아베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코로나19 위기 대응 등으로 한국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음을 방증한다.

앞으로 한-일 관계에 생길 변화는, 누가 아베 총리의 뒤를 이어 차기 총리 자리에 오르느냐와 밀접히 관련돼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차기 총리와 관련된 민감한 질문엔 내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 “당 집행부에 모든 것을 일임했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에게 후임 총재 선거의 방식과 일정에 대해 일임했다다음달 1일 열리는 당 총무회에서 정식으로 결정 내리는 방향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본은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어, 자민당 총재가 자동으로 총리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현재 한-일 갈등의 핵심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등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달라, 차기 총리가 타협적인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1810월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기 때문에 한국이 조기에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아베 총리는 이날 한 사람의 의원으로 계속 활동하겠다. 여러 정책 과제 실현을 위해 미력을 다하겠다며 총리 사임이 곧 정계 은퇴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특히 단장(장이 끊어질 듯한)의 마음이란 표현까지 쓴 개헌과 관련해선 유감스럽게도 국민적 여론이 충분히 고조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후에도 한명의 국회의원으로 (개헌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강민석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아베 총리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정부는 새로 선출될 일본 총리와 새 내각과도 한-일 간 우호·협력 관계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나갈 것이란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 길윤형 서영지 기자 >

선거6번 승리 이끌며 아베 1구축코로나 직격탄에 추락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임기를 1년 앞두고 28일 사임한 데는 중3 때 발병한 이후 50년간 앓고 있는 궤양성 대장염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지병은 200791차 집권 때에 이어 또다시 그의 발목을 잡았다.

내각의 간부들과 자민당은 기자회견 전날까지도 사퇴 불가분위기가 강했다. 28일 오후 2시부터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아베 총리의 사임 결정을 두고 일본 정치권에선 전혀 상상도 못 했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다.

아베 총리는 현재 건강상태로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회복, 내각·자민당 간부 인사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자민당 중견 의원은 “8월 중순 아베 총리가 주변에 전화를 걸어 외교도 잘 안되고 기력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아베 총리가 의욕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고 <선데이 마이니치>가 보도했다. 아베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병 치료를 하면서 체력이 완벽하지 않은데, 중요한 정치판단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연속 재임기간 2799)로 일본 정치사를 바꾼 인물이다. 1차 집권기(366)까지 포함하면 총리 재임 기간만 8년 반이 넘는다. 20069, 전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가 1년 만에 조기 퇴진했으나, 2012년 재집권한 뒤 ‘4연임설이 나올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재집권 뒤 여섯번의 대형 국정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3연임 기간 동안 아베 1체제를 굳혔다.

201370%대까지 치솟았던 아베 정권 지지율은 현재 30%대로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부실 대응, 측근 비리, 도쿄올림픽 연기 등 잇단 악재가 겹쳤지만,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실패, 무리한 평화헌법 개정 추진, 부적절한 공금 사용 의혹 등 정권 차원의 근본적인 문제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아베 총리가 적극 추진했던 외교 정책도 진전이 없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남쿠릴열도 4개 섬 반환 관련 러시아와의 협상 등은 제자리걸음이다. 일본군 위안부문제와 강제동원 피해자 등 역사문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은 경제 보복, 안보 불안까지 이어져 수교 이래 최악이라는 평가다.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아베 정권이 2014년 내각인사국을 새로 만들어 중앙부처 간부 인사를 장악하면서 관료가 총리관저에 아첨하는 손타쿠 정치가 횡행했다. 2017~18년 아베 정권을 흔들었던 모리토모학원 스캔들당시 재무성이 공문서를 변조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아베 내각에서 방위상을 지낸 나카타니 겐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 임기가) 너무 길어서 국민이 완전히 질리고 있다총리관저가 무엇을 해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김소연 기자 >

포스트 아베 누가?, 스가? 이시바? 3인물?

아베 의중엔 스가여론조사는 이시바 선두

아베 신조 총리가 28일 지병 재발을 이유로 돌연 사임을 발표함에 따라 포스트 아베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집권당 총재가 총리에 오르는 일본 정치 구조상, 국민적 지지 못지않게 여당인 자민당 의원들의 의향이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자민당 총재로 누구를 뽑느냐는 (자민당) 집행부에 맡기기 때문에 내가 말할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내 최대 파벌을 이끌며 아베 1강 체제를 구축해온 아베 총리가 후계자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의 움직임도 포스트 아베 향방과 관련해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20168월부터 현재까지 역대 최장수로 자민당 2인자인 간사장을 맡고 있다. 자민당은 이날 임시 임원 회의를 열어 아베 총리 후임을 뽑을 총재선거 일정과 방법을 니카이 간사장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여론조사상으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우위지만 실제로는 셈법이 복잡하다. <지지통신>이 지난 7~10일 유권자 1977(유효 응답률 63.7%)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니, 다음 총리로 적합한 인물 1(24.6%)가 이시바 전 간사장이었다. 그는 2012년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당원 투표에서 아베 총리한테 이기고도 의원 투표에서 뒤져 최종적으로 패한 이력이 있다.

자민당 규칙을 보면 당 총재는 참의원과 중의원, 당원이 참여하는 당 대회를 열어서 선출한다. 다만 임기 중 사퇴 등 긴급을 요하는 경우 중의원·참의원 그리고 각 광역지자체 자민당 조직 대표 표를 합산해 후임자를 선출할 수 있다. 당내 주요 파벌의 지지 여부가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이유인데, 자민당 내 최대 파벌 호소다파의 수장인 아베 총리와 두번째 아소파의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시바 전 간사장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최근 부쩍 포스트 아베로 거론되는 인물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다. <지지통신> 여론조사에서 스가 관방장관은 6(4.5%)에 그쳤지만, 최근 주간지 <주간 문춘>(슈칸분슌)은 아베 총리의 의중에 있는 사람이 스가 관방장관이라고 보도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와 함께 아베 2차 정권을 처음부터 지탱해왔고, 관료 장악 능력이 뛰어나다.

자민당 보수 본류를 잇는 파벌인 기시다파를 이끄는 인물인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도 빠짐없이 총리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아베 총리에게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온 터라, ‘선양을 바란다는 관측이 많았다. 이 밖에 고노 다로 방위상,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도 포스트 아베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 조기원 기자 >

 


백악관서 공화 대선후보 수락연설 노마스크지지자 1500명 운집 속

70분 내내 업적 나열 바이든 때리기라스무센 조사선 지지율 1%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27일 밤 백악관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친 뒤 청중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왼쪽은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오른쪽은 부인 멜라니아.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74) 미국 대통령이 27일 밤 백악관과 그 일대를 성조기와 불꽃으로 수놓으며 공화당의 대선 후보를 수락하고 승리를 결의했다.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113일 대선을 향한 트럼프와 조 바이든(77) 민주당 후보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막 올랐다.

트럼프는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이날 밤 백악관 잔디밭(사우스론)에서 한 후보 수락 연설에서 유권자들이 이전 어떤 때에도 두 정당, 두 비전, 두 철학, 두 의제 사이에서 더 분명한 선택에 직면한 적이 없다이번 선거는 미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국정연설과 선거 유세를 합쳐놓은 듯한 70분간의 연설에서 지난 4년의 성과를 나열하고 재선시 집중할 의제들을 설명했다. 가장 주력한 대목은 바이든 때리기.

트럼프는 조 바이든은 미국 영혼의 구세주가 아니다. 그는 미국 일자리의 파괴자라며 그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국 위대함의 파괴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대선이 아메리칸 드림을 구할지, 아니면 사회주의자의 어젠다가 우리의 소중한 운명을 파괴하도록 할 것인를 결정할 것이라고 바이든에 사회주의색깔 입히기를 이어갔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과 그의 당은 반복적으로 미국을 인종차별과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의 땅이라고 공격했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이 중국에 약하다고 주장하면서 조 바이든의 어젠다는 메이드 인 차이나’, 나의 어젠다는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USA)’”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의 폭력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되풀이하면서, “이 나라는 법 집행관을 사랑한다법과 질서를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는 현직 대통령임에도, 2016년 대선에 나섰을 때처럼 자신을 워싱턴 아웃사이더로 부각하려 했다. 그는 우리는 조 바이든이 지난 47년간 가한 피해를 되돌리기 위해 지난 4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1972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한 뒤 줄곧 워싱턴 정치에 몸 담았던 바이든을 미국에 해를 입힌 낡고 무능한 정치인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트럼프는 그들(민주당)이 나에게 화가 난 것은 내가 워싱턴 제도권이 아니라 미국을 맨앞에 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트럼프를 소개하기 전 연설도 같은 맥락이다. 이방카는 아빠, 사람들은 아빠가 전통적이지 않다고 공격하지만 나는 아빠가 현실적이어서 사랑하고, 실질적이어서 존경해요라고 말했다. 이방카는 워싱턴은 도널드 트럼프를 바꾸지 못 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워싱턴을 바꿨다고 말해 청중의 열띤 환호를 얻었다.

트럼프의 수락 연설은 형식과 내용 모두 트럼프 찬양과 미국 우선주의’, 애국심 고취로 넘쳐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백악관 잔디밭은 거리를 두지 않은 1500여명의 노 마스크관중으로 꽉 찼다. 이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4년 더!”, “유 에스 에이(USA)”를 외치며 환호했다. 무관중으로 25분 연설로 마무리한 바이든과 달리, 코로나19 극복 자신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는 민주당이 우리나라를 파괴하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어떻게 우리나라를 이끌라고 요청할 수 있겠느냐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파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은 성조기 깃대 수십개가 병풍을 이뤘고, 트럼프의 연설 뒤에는 백악관 앞 워싱턴기념탑 일대에서 5분 동안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숫자 ‘2020’ 불꽃도 터졌다.

미 정치분석 전문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가중 평균한 지지율을 보면, 26일 현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50.6%, 트럼프 대통령 42.2%를 기록했다. 이 매체가 집계한 25일 발표된 7개 여론조사 중 6개는 바이든이 7~1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을 지속적으로 예측한 거의 유일한 여론조사 기관인 라스무센리서치조사 결과는 바이든 46% 대 트럼프 45%로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했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신기섭 기자 >

       

바이든 폭력은 내가 아니라 지금 트럼프 치하에서 벌어져

트럼프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 앞두고 트럼프·펜스 맹공격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0일 밤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27폭력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전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 여러분은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냉엄한 현실이라고 주장한 데 대한 반격이다.

바이든은 이날 성명을 내어 펜스의 연설에 대해 그의 증거? 여러분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에서 보고 있는 폭력이라며 마이크 펜스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라는 걸 잊었나?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라는 걸 알고는 있나?”라고 물었다. 바이든은 이것들은 미래에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 벌어질 이미지들이 아니라 오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의 이미지들이라며 우리가 목격하는 폭력은 내가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치하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은 더 악화하고 있고, 우리는 그 이유를 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5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데 이어, 지난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사에서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어린 세 아들들 앞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5일에는 커노샤에서 인종차별과 경찰폭력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17살 백인 청소년이 총을 쏴 두 명이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펜스는 지난 26일 연설에서 인종차별이나 경찰폭력의 문제점은 언급하지 않은 채 미니애폴리스, 포틀랜드, 커노샤 어디에서든 폭력은 멈춰야 한다우리는 미국의 길거리에서 법과 질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27일 밤 백악관에서 이뤄질 예정인 트럼프의 후보 수락 연설에 대해서도 선제공격을 가했다.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는 그의 부통령이 지난 밤에 한 것과 똑같은 말을 할 게 분명하다그가 그렇게 할 때는 기억하시라. 그가 비난하는 모든 폭력 사례들은 그가 책임자로 있는 기간에 일어났다. 그의 지도 아래서, 그의 대통령 재임 동안에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밤 도널드 트럼프가 당신은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거든 주변을 둘러보고 자문해보시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에서 당신은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날 <M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도 블레이크 피격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는 이 문제를 자신에 대한 정치적 이득으로 여긴다그는 더 많은 폭력을 응원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불에 기름을 들이붓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또 트럼프와 부인 멜라이나가 백악관에서 연설할 예정이거나 이미 한 데 대해 그는 백악관을 소품으로 사용하고 있다버락 오바마가 재선에 도전하면서 이와 같은 일을 하거나 내가 백악관 잔디밭이나 로즈가든에서 그러한 일을 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바이든 무난히 승리?미 대선 예측 만만치 않다

일부 경합주 코로나19 우려 줄어 트럼프에 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밤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 지명 이후 본격적으로 누가 대선 승자가 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할 것처럼 보이지만, 판세 예측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 결과를 좌우할 주요 경합주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줄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감소한 데다, 트럼프 지지층이 여론조사 결과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이런 신중론의 주요 근거다.

미 정치분석 전문 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이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가중 평균한 지지율을 보면, 26(현지시각) 현재 바이든 50.6%, 트럼프 42.2%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 4123.4%포인트 이후 계속 벌어졌고, 6월 중순 이후 바이든의 지지율은 50%를 상회했다. 최근 며칠 사이 약간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의 여파로 추정된다.

이 매체가 집계한 25일 발표 7개 여론조사 중 6개는 바이든이 7~1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라스무센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는 바이든 46% 대 트럼프 45%로 두 후보의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왔다. 라스무센은 지난 19~20, 23~25일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인터넷으로 조사한 결과,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전주 4%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줄었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의 라스무센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지속적으로 예측한 거의 유일한 여론조사 기관이며, <파이브서티에잇>의 여론조사 기관 평가에서는 C+로 평가된 곳이다. 이 매체는 여론조사 기관들을 A+부터 F까지로 분류하고 이 평가 등에 근거해 각종 여론조사 평균치를 산출하고 있다.

각 주별 승자가 주 전체 대의원을 확보하는 방식 때문에 대선 승패를 좌우할 주요 경합주에서도 바이든이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 <CNBC>26일 발표한 6개 경합주의 4904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모든 주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앞섰다. 미시간(50% 44%)과 위스콘신(49% 44%)의 지지율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고, 노스캐롤라이나(48% 47%), 애리조나(49% 47%),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각각 49% 46%)의 격차는 박빙 경합수준을 보였다.

이 조사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우려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2주전보다 3%포인트 준 66%였으며, 트럼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8%2%포인트 상승했다. 최근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트럼프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트럼프 지지율이 실제보다 낮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반 트럼프 성향 보수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 ‘링컨 프로젝트의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인 스티브 슈미트는 <MSNBC> 방송에 출연해 여론조사의 트럼프 지지율이 실제보다 최소 1~2%포인트 낮게 나왔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이 사실을 감추는 침묵하는 지지층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캠프도 침묵하는 지지층을 강조하며 여론조사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다.

2016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유일하게 트럼프의 승리를 점친 여론조사기관 트래펄가 그룹의 여론조사 책임자도 침묵하는 트럼프 지지자가 2016년 대선 때보다 많은 것으로 봤다고 <더힐>이 전했다.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지지층이 막판에 결집할 경우 대선 결과는 예측 불허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 신기섭 기자 >

 

"멜라니아, 트럼프 취임식에 이방카 차단작전"

이방카, 백악관 영부인 집무실도 차지하려 해"

멜라니아 여사와 이방카(오른쪽)

'이방카 차단 작전'(Operation Block Ivanka). 백악관 안주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퍼스트 도터' 이방카 트럼프의 '궁중 암투'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일화가 공개됐다. 멜라니아 여사의 과거 '절친'이자 한때 백악관에서 일했던 스테퍼니 윈스턴 울코프의 회고록 '멜라니아와 나'(Melania & Me)를 통해서다.

27일 뉴욕매거진이 입수한 발췌본에 따르면 멜라니아와 울코프는 취임식을 준비하면서 'Operation Block Ivanka'라는 작전을 짰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자리 배정을 하면서 TV에 이방카의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작전은 성공했다. 취임식 장면을 CNN으로 지켜보고 있던 한 친구가 TV 화면을 찍어 문자로 보내온 사진에는 작전대로 이방카의 모습이 멜라니아의 머리에 가려 '차단'(block)돼 있었다.

울코프는 "우린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기진맥진한 상태였다""이방카 차단 작전은 사소한 거였지만 우리 마음속엔 자기 아버지 취임식에서 이방카가 관심 대상이 되려 해선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울코프는 이방카가 백악관 내 영부인 집무실이 있는 이스트윙(동관)을 차지하려 하면서까지 영부인을 '통제'(control)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인수인계 기간에 이방카가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이스트윙에 자신들의 사무공간을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울코프는 "이방카는 끈질기게 자신이 '퍼스트 도터 레이디'가 되고자 했고, 멜라니아의 수중에 있는 공간까지 빼앗으려 했다""그녀는 자신이 눈에 띄는 유일한 트럼프가 여성이 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울코프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적수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 문제를 주된 공격 소재로 사용했는데, 이방카도 백악관에서 개인 이메일을 썼다면서 "위선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누가 이방카를 향해 'Lock her Up!(당시 트럼프 지지자들이 힐러리를 '감옥에 가둬라'라며 외쳤던 구호)'이라고 외칠 수 있겠는가. 트럼프 일가는 자신들만의 룰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울코프의 이런 주장에 대해 트럼프 인수인계 시절 당시 한 관계자는 CNN에 이방카가 이스트윙을 차지하려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도, 이메일 사용 관련 룰을 정식으로 보고 받기 전이었으며 기밀 내용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울코프의 책은 다음달 1일 정식 출간된다. 이벤트 기획자 출신인 울코프는 뉴욕패션위크 총감독을 지내기도 했던 뉴욕 사교계의 저명인사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17년 초부터 20182월까지 멜라니아 여사의 자문 역할을 맡아 백악관에서 무보수로 일했다.

하지만 울코프의 회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준비를 도우면서 26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그는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출판사 측은 이 책이 울코프가 당한 '배신'에 대한 응답이라고 밝혔다.

 



미국 디트로이트 근교에서 사망 선고를 받은 한 여성이 장례식장에서 방부처리 직전 눈을 떴다고 한 변호사가 24일 밝혔다.
지난 23일 디트로이트 근교 사우스필드 소방서 구조대원들이 20세 여성이 자택에서 위급한 상황에 있다는 신고를 받고 도착했을 때 여성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였다. 구조대원들은 30분 동안 여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깨어나지 않자 응급실 의사와 상담했다. 의사는 현장에서 제공된 의료 정보를 토대로 환자가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관할 오클랜드 카운티 검시실은 부검 없이 시신을 가족에게 인도했고 24일 디트로이트에 있는 제임스 H. 콜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신 방부처리가 막 시작될 참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여성은 숨을 쉬기 시작했고 한 시간이 지나도록 살아 있었다.
놀란 장례식장 직원이 여성이 숨 쉬는 것을 거듭 확인하고 구급대를 불러 병원에 옮겨졌다. 그녀가 입원해있는 디트로이드 메디컬 센터 대변인은 환자가 중태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여성의 가족들은 그녀의 잘못된 사망 처리 절차와 관련해 변호사를 고용했다. 변호사는 그녀가 눈을 뜨지 않았더라면 방부처리 되었을 수도 있었다. 끔찍한 일이다.” 라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전했다.

여성의 어머니는 마음이 무겁다. 병원에서는 내 아이가 죽었다고 선언했는데 그녀는 죽지도 않았었다.”라며 충격에 빠졌던 심정을 밝혔다.
자칫 생 사람을 잡을 뻔 했던 사우스필드 소방서 측은 내부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도 소방서는 물론 경찰도 절차를 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