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 "대응 없이 갈 수 없다"
네타냐후 "이미 이란 악의 축과 다중전선 전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그린빌의 한 시장 앞을 지나고 있다. [그린빌/AP 연합]

 

이란이 자국의 수도에서 벌어진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24시간 내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가 4일(현지시각)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이 이르면 5일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3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은 이란과 헤즈볼라 모두가 보복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그 공격의 정확한 시기는 모르나, 이르면 향후 24∼48시간 내로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블링컨 장관은 미국 맹방들과의 협력을 위한 전화회의를 소집해 이란과 헤즈볼라가 그들의 보복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마지막 외교 압력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현지 시위대가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을 규탄하며 이란 국기와 팔레스타인 국기 등을 흔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자국에서 하니예가 암살된 것과 관련,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테헤란 AP/연합]

 

미 국무부는 이런 보도를 확인하는 기자들 질문에 7개국 외교장관들의 화상 회의에서 “중동의 긴장 완화에 대한 긴급한 필요”를 논의했다는 발표문을 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5일 국가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해 중동에서 사태 전개를 논의한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과 통화해, 이란에게 보복을 자제하는 중재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중동 확전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메시지는 계속되고 있다. 요르단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에 외교장관을 파견해 중재에 나섰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은 4일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과 만나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도 이란의 자제를 요청했다.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하니야 암살은 “대응 없이 지나갈 수 없는 시온주의 정권의 큰 실수”라고 대답했다고 이란 국영 텔레비전이 보도했다. 이란 쪽은 타협의 여지는 없고, 이 암살에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사파디 장관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을 공식 방문한 요르단 고위 관리다. 이란 대통령실 제공. [테헤란 로이터/연합]

 

이스라엘 쪽은 이미 이란과 그 동맹세력과의 “다중 전선 전쟁”에 있다고 밝히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주례 각의 시작에 앞서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의 악의 축에 대한 다중 전선 전쟁에 있다”며 “우리는 온 힘을 다해 그들의 모든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어떤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적들에게 재차 말한다”며 “우리는 우리에 대해 어떤 쪽에서 오는 어떠한 침략에 대해 대응하고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명확해지면, 선제공격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은 테헤란 쪽이 공격을 감행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드러나면 이란을 억제하려고 선제적 공격을 가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각의에서 요아브 갈란드 국방장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 총참모총장, 다비드 바르네아 모사드 수장 등 안보 수장들과 이런 방안을 논의했다.    < 정의길 기자 >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 총리궁 몰려들자 여동생과 함께 군용 헬기로 도주

 

육군참모총장 “하시나 총리 사임했다, 임시정부 구성에 대해 논의할 것" 밝혀

 

4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다 다친 한 여성이 들것에 실려 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다카/AP 연합]

 

대규모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 군에 발포 명령을 내려 시민 최소 280여명을 숨지게 한 셰이크 하시나(76) 방글라데시 총리가 5일 사임을 발표하고 국외로 대피했다.

와케르우즈자만 방글라데시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하시나 총리가 사임했다”며 “임시 정부 구성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고 방글라데시 일간 ‘프로톰 알로’가 보도했다. 하시나 총리는 정부의 ‘독립 유공자 후손 공직 할당제’ 부활에 반발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다카에 있는 총리궁으로 몰려들자 여동생 셰이크 레하나와 함께 군용 헬리콥터를 이용해 인도 서벵골로 떠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의 출국 소식이 알려진 뒤, 시위대는 총리 관저를 점거하기 위해 집결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하시나 총리가 대국민 연설을 녹음하고 싶어 했지만,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는 소식통 발언을 전했다.

앞서 방글라데시 정부는 1971년 독립전쟁 참전 유공자들에게 공직의 30%를 배정해 왔다. 하지만 이런 배경을 갖지 못한 이들로부터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2018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이를 한차례 폐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유공자들과 후손들은 할당제를 복원하라는 소송을 냈고, 지난 6월 다카고등법원이 ‘할당제 부활’을 허용한 뒤 시위가 촉발됐다. 최근 방글라데시는 청년 실업률이 40%에 이르는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보수가 높은 공무원 자리를 놓고, 수십만명의 청년들이 비좁은 문을 뚫기 위해 경쟁을 벌여왔다.

지난달부터 ‘할당제 부활’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해지자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를 차단하기 위해 군 병력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군이 시위대에 발포해 이날까지 최소 280명 이상의 시민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 현지에서는 “하나, 둘, 셋, 넷, 하시나는 독재자다”라는 구호가 젊은층 사이에서 퍼졌고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졌다.

물러난 하시나 총리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아버지’로 불리는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1920~1975)의 장녀인 하시나 총리는 1996년부터 2001년, 2009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로 집권하며 철권통치를 해왔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날 “불과 한달 전만 해도 거리에서 이런 말을 듣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 홍석재 기자 >

 

그동안 7회에 걸쳐 5만5천t 가량 핵폐수 방류

올해도 7차례에 걸쳐 약 5만4천600t 처분할 계획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희석·방류설비 [EPA 연합]

 

일본 도쿄전력은 오는 7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8차 해양 방류를 개시한다고 5일 밝혔다.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8차 방류는 내달 25일까지 진행되며 방류량은 종전 회차와 동일한 7천800t이다.

도쿄전력은 작년 8월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고 그동안 7회에 걸쳐 5만5천t가량의 오염수를 희석해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내보냈다.

도쿄전력은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모두 7차례에 걸쳐 오염수 약 5만4천600t을 처분할 계획이다. 2023년도에는 4회에 걸쳐 방류를 실시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원자로에 남은 핵연료 잔해(데브리) 첫 반출을 이르면 이달 하순에라도 실시할 계획이다.   < 도쿄=연합 박상현 특파원 >

하마스 1인자, 이란 대통령 취임식날 이란서 피살

● WORLD 2024. 7. 31. 13:37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이란 "하니예,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거주지 표적 공습으로 이스라엘에 암살돼"

카타르서 정치국 이끌며 가자 휴전협상 참여…카타르서 망명생활 해오다 피살

이스라엘 소행 경우 102일만에 이란 본토 또 공격…확전 일촉즉발, 이란 대응 주목

 

                               하마스 정치국 최도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 [AP=연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됐다고 하마스가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약 10개월째 이어지는 와중에 하마스 서열 1위 지도자가 이란 심장부에서 살해되면서 중동 정세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확전 위기 속에 이란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하니예가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성명을 내고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됐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그의 거주지를 표적으로 한 이스라엘의 급습을 받아 경호원과 함께 살해됐다.

이란혁명수비대는 하니예 살해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날 늦게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이란 국영 TV가 보도했다.

하니예는 이란이 '저항의 축'이라 부르는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의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이란에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30일 열린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이란을 방문했다.

하니예와 이란의 발표대로 이스라엘군의 소행이 맞는다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이후 102일 만으로 이번이 두번째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같은 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공습,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예 사망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외국 언론의 보도에는 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가 이란에서 살해 됐다는 보도를 봤다면서도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올해 62세로 가자시티 인근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하니예는 1980년대 1차 인티파타(민중봉기) 당시 하마스에 합류했다.

그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고 총리에 올랐지만,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파타(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간 갈등 속에 해임됐다.

이후 2007년 하마스가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통치를 시작하면서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를 맡았다.

하니예는 2017년 2월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야히야 신와르에게 넘기고 같은 해 5월 하마스 정치국장으로 선출된 뒤 카타르에서 생활해왔다.

가자전쟁 발발 후에는 이집트, 카타르,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의 휴전협상에 참여해왔다.

하마스 고위 관리 무사 아부 아르무즈는 하니예 암살은 "처벌받지 않은 채 지나갈 수 없는 비겁한 행위"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TV가 보도했다.     < 연합=김연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