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전직 대통령·연예계와 공동 유세…인기없는 바이든은 '열외'

단독 플레이 의존하던 트럼프, 경선 경쟁자 헤일리에 긴급지원 요청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해리스 부통령(좌)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

 

미국 대선이 막바지까지 초접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원군을 적극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NBC 뉴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24일 주요 승부처인 조지아주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처음으로 공동 유세를 벌인다.

이어서 26일에는 미시간주에서 미셸 오바마가 처음으로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유세 무대에 선다.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최근 주춤한 상황에서 당내 가장 인기 있는 인사로 꼽히는 오바마 부부의 본격 등판이 지지층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지난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그의 아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다수 미디어에 출연해 해리스 부통령을 대변했으며, 선거 자금 모금행사도 주최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유세할 계획은 현재 없다고 NBC 뉴스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에 충실한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오랜 관계를 형성해온 노동조합 지도자들을 개인적으로 설득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낮은 점도 그가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지 않는 이유라고 NBC 뉴스는 설명했다.

진보 성향이 두드러지는 연예계의 유명 인사들도 해리스 부통령을 돕고 있다.

이날 조지아주의 흑인 교회에서 열린 투표 독려 행사에는 가수 스티비 원더가 노래를 불렀으며, 전날 미시간과 조지아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여성 래퍼 리조와 가수 어셔가 각각 지지 연설을 했다.

미국 대통령을 소재로 한 정치 드라마 '웨스트윙'의 배우 마틴 쉰 등 출연진도 전날 위스콘신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7개 경합주 가운데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5개주의 민주당 소속 주지사도 해리스 부통령의 든든한 우군이다.

경합주인 애리조나와 조지아의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와는 불편한 관계다.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가수 스티비 원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존스버러의 한 교회에서 가수 스티비 원더의 연주를 듣고 있다. 2024.10.20 [존스버러 미조지아주 AP=연합]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전통주의 노선과 다른 길을 걷는 데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의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등 '무리한 주장'을 해온 탓에 당내 기존 주류 인사들과 관계가 좋지 않고, 전직 대통령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극렬지지자들의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을 비판했으며,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인사들을 후원하기도 했다.

공화당의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 중 한 명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은 오는 21일부터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유세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단독플레이를 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점점 지원군에 의지하는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우군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랐으며, 지난 19일에는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에서 지원 유세를 했다.

그는 트럼프 지지자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표현의 자유와 총기 소지 권리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사람 한 명에게 매일 100만달러(약 13억7천만원)를 주겠다고 선언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도 불편한 감정을 정리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함께 선거운동을 하기를 바라냐는 질문에 "그녀가 그렇게 할 것 같다"면서 "그녀와 함께하기를 바란다. 난 모두의 지원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간 헤일리 전 대사는 요청받으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트럼프 캠프가 여성 유권자의 호감을 확보하기 위해 헤일리 전 대사와 함께 유세하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                                  < 워싱턴=연합 김동현 특파원 >

 

트럼프 유세서 점프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 연합]

 

더힐·DDHQ 자체 예측…"트럼프, 경합주 위스콘신·미시간서 기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
 

미국 대선을 보름 남겨 놓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쟁자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승리할 확률이 과반을 넘었다는 예측 평가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의 자체 예측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52%로 해리스 부통령(42%)을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당 분석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제친 것은 지난 8월말 이후 처음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8월말 기준으로는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54~56%에 육박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46%로 집계됐다.

이달초까지는 두 후보 모두 50% 안팎의 초박빙 구도를 유지했으며, 지난 17일에는 정확히 50%의 승률을 나눠 가졌다.

더힐은 "예측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각종 여론 조사에서 경합 주를 중심으로 선전하는 상황과 맥을 같이 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특히 해리스 부통령에게 기울었던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회복 추세"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애리조나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상대적으로 우세하며, 펜실베이니아에서만 해리스 부통령이 여전히 앞선 상황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다만 선거 결과를 좌우할 이들 7개 핵심 경합 주 모두 박빙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여론 조사 역시 오차 범위 내에서 백중세인 만큼 어느 한쪽의 승리를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더힐은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발표한 자체 평균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2%포인트)와 위스콘신(2%포인트), 미시간(2%포인트), 네바다(1%포인트 이내) 등 4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앞선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2%포인트), 애리조나(2%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1%포인트 미만)에서 박빙 우세를 기록했다. < 연합  김경희 기자 >

CNN, 입수한 설문지 복사본 보도

 
 
러시아가 북한군에게 배부한 것으로 추정되는 설문지. 우크라이나 문화 및 정보정책부 산하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CNN 제공

 

러시아가 북한 군인들에게 군복 등 보급품을 지급하기 위해 한글과 러시아어가 병기된 설문지를 준비했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시엔엔은 1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문화 및 정보정책부 산하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를 통해 해당 설문지를 입수했다며 설문지 복사본을 보도했다. 설문지에는 ‘모자 크기(둘레), 체복/군복 치수와 구두 문서를 작성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러시아어와 함께 한글로 적혀 있다. 공개된 대목은 ‘1.여름용 모자’ 항목과 ‘2.여름용 군복 치수’ 일부분이다.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서 북한 군인들이 행진하고 있다. [평양/AP 연합]
 

‘여름용 모자’ 항목은 ‘러시아씩 모자 크기’를 54~62까지 제시한 뒤 각 치수 별로 모자둘레를 ㎝ 단위로 표시했다. ‘조선씩 크기’란은 공란이다. ‘여름용 군복 치수’ 항목도 같은 방식으로 작성돼있다. 시엔엔은 “러시아에 도착한 뒤 북한 군인들은 모자, 헤드기어, 군복, 신발의 사이즈를 작성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18일(현지시각) 센터는 러시아 극동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군 장비를 지급받는 영상을 입수했다며 이를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공개했다.

27초 분량의 영상에는 아시아계로 보이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각종 물품을 받아가는 모습이 담겼는데, “넘어가지 말거라” “나오라, 야” “야, 야, 야” 따위의 목소리가 담겼다.

센터는 “이 영상은 최근에 얻은 것으로 72시간도 지나지 않았다”며 “러시아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장에서 우크라이나전 배치를 준비하는 북한군이 러시아 장비를 착용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영상 속 아시아계 군인이 러시아에서 대기 중이라는 북한군인인지는 교차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텔레그램의 친러시아군 계정인 ‘파라팩스’(ParaPax)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이 훈련 중이라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며 “이 영상에서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 수십 명이 군사기지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 김원철 기자 >

한-미 ‘파병’ 다른 반응 이례적
특수부대 아닌 참관단 가능성


미·나토, 미 대선 의식했을수도
윤 정부 ‘국내 정치 이용’ 의심도

 
 
열병식 하는 북한군. 조선중앙통신 [연합]
 

북한이 1만2천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다고 국가정보원이 지난 18일 밝힌 가운데 미국과 서방은 “사실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다만, 파병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국방장관 회의 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관련 질문에 “만약 사실이라면 그런 움직임은 우려스럽다”면서도,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18일(현지시각) 국정원 발표 관련 질문에 “현재까지 우리의 공식 입장은 ‘확인 불가’”라고 했다.

그동안 한·미 정보당국이 군사위성 등으로 북한군 움직임을 밀착 감시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긴밀하게 정보 공조를 해온 것을 고려하면, 이는 이례적이다. 한국 발표를 과장됐다고 보거나, 정보 평가를 달리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9일 나토의 한 고위 관리를 인용해, 특수부대가 아니라 러시아에 지원한 북한제 무기를 다룰 참관단이 배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군사위성 사진 등 관련 자료를 지난 18일 공개했다. 국정원은 “북한군은 러시아 군복과 러시아제 무기를 지급받았으며, 북한인과 유사한 용모의 시베리아 야쿠티야·부랴티야 지역 주민 위조 신분증도 발급받았다”고 설명하며 “전장 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군으로 위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위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야쿠트·부랴트 공화국 주민 외모. 국가정보원 제공
 

북한 파병이 다음달 5일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을 의식해 ‘공식 확인’을 미루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참전을 공식화할 경우, 미국과 나토로선 그에 대응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일 수 있다. 앞으로 미국과 나토는 북한 병력이 직접 전투에 투입될지 후방 지원에 집중할지에 따라 ‘북한군 참전’ 여부를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전세계가 북한군 파병 사실을 아직 공식 확인한 건 아니다”라며 “당연히 우리는 그렇게 발표하지만 나라마다 입장이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위성사진 등 관련 자료를 지난 18일 공개했다. 국정원은 “북한군의 동향을 밀착 감시하던 중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은 동해상 러시아 상륙함의 북한 병력 수송활동 요도. 국가정보원 제공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뒤이어 국정원이 ‘북한군 참전 확인’ 보도자료를 낸 것을 두고 북한 정보를 국내 정치에 이용한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워낙 사안이 엄중하기 때문에 진행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통일부는 2016년 2월10일 국정원에서 넘겨받은 정보로 ‘북 리영길 총참모장 2월 초 전격 숙청’이란 자료를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는데, 석달 뒤 엉터리 정보로 판명난 바 있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발표 뒤 예상된 여론 악화를 국정원이 물타기하려다 벌어진 ‘정보 참사’였다.

한편, 시엔엔(CNN)은 19일 우크라이나 문화 및 정보정책부 산하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를 통해 입수했다며 보급품 지급을 위한 설문지 복사본을 보도했다. 설문지엔 ‘모자 크기(둘레), 체복/군복 치수와 구두 문서를 작성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러시아어와 함께 한글로 적혀 있다. 전날인 18일 센터는 러시아 극동 ‘세르기옙스키 훈련소’에서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군 장비를 지급받는 영상을 입수했다며 이를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공개했다. 27초 분량의 영상에는 “넘어가지 말거라” 따위의 목소리도 담겼다.

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이날 채널에이(A) 인터뷰에서 “조만간 북한의 (부대)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탈환하려고 애를 쓰는 쿠르스크 지역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권혁철  정의길
김원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