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물 때보다 짖을 때가 훨씬 위험하다!"

● WORLD 2024. 11. 15. 01:3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트럼프 귀환] 신·구 권력 '간절기' 트럼프 바로 읽기


공약 지키는 포퓰리스트…거래방식은 '공포 마케팅'
'짖는 소리'에 지레 과민반응하면 자충수 두기 십상
취임 전, 지레 짐작하기보다 '낡은 사고'부터 버려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입주일은 내년 1월 20일이다. 76일 남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낡은 권력이 힘을 잃어가고 미래 권력이 으름장을 놓는 '간절기'이다.

 

"나는 당신들의 목소리입니다. 아메리카 퍼스트!"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홈페이지에 소개한 주요 공약의 주제를 적어 놓았다. 맨 위부터 모두를 위한 경제적 번영, 미국 국경의 안전, 공공안전의 복원, 힘에 의한 평화, 표현의 자유 회복 순이다.  2024.11.11. 트럼프 홈페이지(www.donaldtrump.com/) 시민언론 민들레 
 

세계가 벌써부터 트럼프가 퍼뜨리는 '공포 바이러스'에 포획된 것 같다. 안보와 경제를 중심으로 유독 미국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주가가 춤을 추고 언론은 공식, 비공식 하마평에 널뛰기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2016년 대선일로부터 약 3개월간 벌어졌던 일이 되풀이되는 인상이다. 윤석열 정부의 허둥거림은 유독 심한 것 같다.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미국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트럼프를 상대로 '가치 동맹'이라는 흘러간 레코드판을 틀고 있다. 그 와중에 대통령이 골프채를 다시 잡았다는 뉴스가 실소를 자아낸다.

트럼프 1기 행정부(2017.1.~2021.1.) 4년 동안 그이 말과 행동, 정책을 들여다보면서 얻은 트럼프를 읽는 방법 두 가지를 소개한다. 우선 '트럼프는 반드시 약속을 지킨다'는 단정과 '트럼프는 물 때보다 짖을 때 더 위험하다'라는 경험칙이다. 상충하는 것 같지만, 그 어간에 트럼프가 실재한다고 본다. 우파 대중주의 정치인 또는 극우 포퓰리스트의 드문 장점(지지자 입장에서)은 공약을 반드시 지킨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아젠다는 미국에서 시작해 미국에서 끝난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요체다. 대외전략도 세계의 경찰 노릇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경제적 타산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Day One) 아젠다로 불법이민자 대량 추방과 남부 국경 폐쇄를 예고하고 있다.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연방 의사당에 난입했던 폭동 주모자들에 대한 특별사면도 공언했다. 규제를 철폐하고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조치도 예상된다.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고 60%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다짐도 핵심 공약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동부시간으로 6일 오전 2시25분쯤 지지자들이 집결한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도착, 승리 연설을 했다. 2024. 11. 06 [로이터=연합]
 

대외적으론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헤즈볼라-이란 전쟁의 종식도 다짐하고 있다. 한반도 관련 의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1기 행정부에서 드러났듯이 트럼프는 말과 행동이 다르고, 아침저녁으로 말을 바꾸기도 한다. 이중 무엇이 어떠한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트럼프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아젠다인지 가려내는 '선구안'이 필요하다.

이중 이민정책과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 폐쇄, 연방정부 규제 철폐, 대중국 관세 전쟁 등을 핵심 아젠다로 꼽아볼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수장으로 지명된 신설 부처 '정부효율부'가 주도할 규제개혁 작업도 1기 행정부에 비해 박차를 가할 걸로 예상된다. 트럼프 시대 가장 경계해야 할 말은 '설마…'이다. 일반적인 상식 또는 자유민주의 가치에 충실했던 '오바마, 바이든의 미국'을 읽던 관점에서 보면, 비상식이 새로운 상식이 된다. 야구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어떤 포지션에 있건, '베이스'를 바라보듯이 트럼프는 지지층을 늘 바라보며 '베이스 정치(Base Politics)'를 한다. 해바라기에도 비유할 수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군중에 수없이 다짐한 아젠다는 반드시 한다고 전제하는 게 좋다.

트럼프는 선거 때 말만 번지르르하다가, 집권하고 나면 슬그머니 딴소리하는 기득권 엘리트 정치인과 유전자가 다르다. 핵심 아젠다는 미국과 세계를 혼란속에 밀어 넣더라도 저돌적으로 추진할 게 분명하다. 선구안이 중요한 까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
 

미국이 아무리 초강대국이더라도 세상을 다 휘저어놓을 수 없듯이, 트럼프가 아무리 정력적이라도 세상만사를 일거에 뒤집을 수는 없다.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기 전 트럼프가 접근하는 방식은 '공포 몰이'다. 트럼프가 의도적으로 놓은 공포의 덫에 걸리면 허둥지둥하다가 자충수를 두기 십상이다. 이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무는 트럼프보다 짖는 트럼프가 더 나쁘다(Trump’s bark is worse than his bite)" 파이낸셜 타임스가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의 중남미 정책에 대해 논평하면서 내놓은 사설 제목(2017년 6월 26일 자)이다. 트럼프 시대, 여전히 유효한 경구다.

트럼프는 흥정의 달인이다. 사업가답게 댓바람에 상대를 공포에 몰아넣고는, 언론이 사실 확인에 들어가거나, 실제 협상이 시작되면 얼버무리거나 둘러댄다. 거짓말의 능수이기도 하다. 그에게 중요한 건 결과(deal)이지 과정이 아니다. 2년여 동안의 유세 과정에서 내놓은, 특히 당선 뒤 내놓는 모든 약속이 언젠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간주하는 것도 위험하다. 공포감에 사로잡혀 자살골을 넣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트럼프의 현란한 말이 되레 '제눈 찌르기'식으로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일례로 멕시코 국경을 폐쇄하면 미국 자동차 업계의 부품 조달에 심각한 장애가 생기고, 어떤 방식으로든 보완해야 한다. 1기 행정부에선 중국과의 관세 전쟁을 통해 미국도 2년여 동안 내상을 입은 뒤 미국 농산물과 중국 금융서비스 시장 진출을 거래하는 1단계(Phase I) 합의를 맺은 바 있다. 중요한 건 그 합의에 이르는 시간 동안 트럼프의 압력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8월 8일 자신의 뉴저지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북한에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017.8.8. AP 연합
 

한반도는 이미 실감한 바 있다. 2017년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북한의 완전한 파괴'와 같은 험악한 경고가 한반도 전쟁위기설을 불지폈다. 남이건, 북이건 한반도 거주민들은 당시 얼마나 전쟁 공포에 휩싸였던가. 트럼프가 쓸데없는 곳에 미국 젊은이들을 보내 영원한 전쟁을 벌여 온 기성 엘리트를 혐오한다. 추체험한 사실이다. 트럼프 장광설의 특징은 실제인 듯 몰아간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짖는 소리'였지만, 당시에는 트럼프가 댓바람에 무력을 동원해 전쟁을 덜컥 물 수도 있다는 공포가 확산됐었다. 차분히 생각하면 북한 역시 '너 죽고, 나 죽자'라는 결심을 하기 전엔 전면전에 나서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적지 않은 이들이 긴급 구호물품을 사들이고, 적금을 깨지 않았었나.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을 비롯한 한반도 전문가들이 제기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말의 전쟁이 우발적 충돌로 이어지고, 군사적 충돌이 핵전쟁으로 치닫는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혹여 트럼프의 강경 발언을 믿고 '자유의 북진'을 도모한다면 파멸적인 자충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가 제기하는 위협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속속 발표하는 파격적인 인사는 훨씬 더 견고해진 '트럼프 2.0 시대'를 예고한다. 지금은 구 권력과 신 권력이 겹치는 간절기(間節期). '트럼프의 입'만 바라보고 있기보다 그를 만들어낸 '우파 민중주의'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라는 지적(이혜정 중앙대 교수)이 주목되는 까닭이다. 지레 공포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에 저항력을 키워 두는 게 유용할 것 같다. 그래야 제대로 된 '거래'가 가능하다. 옷을 갈아 입듯 '낡은 사고'를 서랍에 넣어두는 게 우선이다.          <  민들레 김진호 기자 >

언론인보호위원회, 국경없는기자회, 언론자유재단 각각 ‘언론자유 위축’ 성명 발표

 
 
▲ 국경없는기자회(RSF) 6일 나온 성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자 국제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The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와 미국 언론단체인 언론자유재단(Freedom of the Press Foundation) 등이 연달아 성명을 내며 언론자유 위축을 경고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지난 6일 <트럼프 2기 대통령 임기 동안 언론의 자유를 확고히 지켜야 한다>(Press freedom must be staunchly defended during second Trump presidency) 성명을 냈다.

CPJ는 “오랫동안 언론인에 대해 무자비한 공격을 자행해온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민주주의의 핵심 축인 언론자유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언론인에 대한 위협과 거짓말은 공화당 대선 캠페인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하고 직접적인 위험”이라고 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도 6일 <트럼프가 언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차기 행정부에선 언론 자유를 위한 새로운 페이지를 열 것을 촉구>(RSF urges Trump to cease attacks on the media and turn a new page for press freedom in his next administration) 성명을 통해 “그의 재선은 미국 저널리즘을 넘어 전 세계 언론자유에 위험한 순간을 의미한다”고 했다.

RSF는 “트럼프는 정계 입문 이후 자신에 비판적인 모든 미디어를 ‘가짜뉴스’라 불렀다. 첫 대통령 임기 동안 이 용어를 무려 2000번 사용했다”며 “2024년 대선을 앞둔 선거 유세에서도 계속 언론을 비난했다. 놀랍게도 연방통신위원회(FCC)에 특정 방송사의 면허를 취소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인터뷰 방송이 편향됐다며 미국 CBS의 면허 취소를 주장한 바 있다.

▲ 언론자유재단(FPF) 6일자 성명 갈무리.
 

언론자유재단(FPF)은 8일 <언론을 파괴하려는 트럼프의 권한을 제한하는 방법> 성명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전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는 언론 자유를 파괴하려는 트럼프의 권한을 최대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 나온 <트럼프는 언론의 자유를 파괴하려 할 것이다. 우리는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 성명에서도 FPF는 “지난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 매체를 검열하고 언론사의 편집 재량에 간섭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 수준에서도, 트럼프의 ‘반언론’ 레토릭은 이미 주지사부터 카운티 수준의 정치인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에 대한 보복에 나서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전국의 트럼프 지망생들은 언론을 괴롭힐 수 있는 더 큰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미디어연구 교육기관 포인터는 미국 저널리즘잡지 ‘마더존스’의 줄리안 맥쉐인을 인용해 “이 모든 일은 공화당원과 젊은 세대가 전국 뉴스 매체를 신뢰하는 것만큼 소셜미디어를 신뢰하는 시기에 벌어졌다”며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출범시키고 기성 언론 대신 우익 팟캐스트와 인터뷰했다. 이는 트럼프가 올해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엄청난 지지율을 얻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신뢰를 되찾고자 하는 미디어의 경쟁 상대는 팟캐스트와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이라고 했다.              <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상황 예의 주시” 신중 반응.. 미 정부 발표 하루 뒤 입장

 

 
 
러시아 국방부가 11월 7일(현지시각) 공개한 동영상에서 갈무리한 사진으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 군인들. AP 연합
 

미국 정부에 이어 한국 국가정보원이 13일 러시아 쿠르스크로 파병된 북한군의 전투 참여를 공식 확인했다. 다만 정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우크라이나전 조기 종식’을 원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가 ‘관망 모드’에 들어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국정원은 이날 저녁 언론 공지문을 통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지난 2주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에 전장 배치를 완료했고, 이미 전투에 참여 중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 공지는 미 국무부가 12일(현지시각) “러시아 동부로 파견된 1만명 이상의 북한 병사 대부분이 쿠르스크주로 이동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작전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하루가 지난 뒤에 나왔다. 대통령실은 이날도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 문제는 대한민국 혼자 움직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국제사회와, 동맹인 미국과 충분히 협의해가며 진전시키고 대응해야 할 과제”라는 입장을 내놓았을 뿐이다.

 이는 미국 등이 북한군 파병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을 때인 지난달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곧바로 국정원이 러시아 파병 사실을 알릴 때와는 온도 차가 크다. 정부의 달라진 반응은 취임 뒤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무기 지원을 언급하며 섣부르게 앞서나갔는데,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이걸 주워담기 어렵고 난처한 상황이 됐다”며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데 중점을 두는, 속도 조절이나 눈치 살피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북한군 활동 여하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공급을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북한군이 전투를 개시하면 무기 지원 가능성 검토 등 ‘다음 단계’를 밟겠다는 뜻이다. 대통령실 역시 “전투가 시작되느냐 아니냐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당장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북한군이 본격적으로 전투에 참여했는지, 공식적으로 대규모 교전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아직은 그렇게 볼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 한겨레 이승준  김원철 기자 >

 해외에서 미 군사력 확대와 개입 적극적으로 주장한 인물들

 

 
 
피트 헤그세스가 지난 2017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수장들이 군사력 사용을 선호하는 강경 매파로 채워지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이 개입한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했으나, 이들 인사들은 해외에서 미 군사력 확대를 지지해 왔다.

트럼프 당선자는 12일(현지시각) 차기 국방장관에 퇴역군인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44) 폭스뉴스 진행자를 지명해, 미국 외교안보 분야의 빅3인 국무·국방·안보보좌관의 진용이 드러났다. 앞서, 트럼프는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클 왈츠(50)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해외에서 미 군사력의 확대 및 개입을 적극적으로 주장했고, 대중국 강경노선, 중동에서 이스라엘 옹호 및 이란 세력에 강경대응 등이 공통점이다. 다만, 트럼프 지지자로 변신한 뒤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등 트럼프의 주장에 동조해왔다.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헤그세스는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뒤 관련 퇴역군인 단체를 이끌다가 폭스뉴스 진행자로 일하며, 트럼프를 옹호해왔다. 그는 프린스턴대학 시절에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적극 옹호하며 “강력한 군은 세계에 장기적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는데 절대적으로 본질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전쟁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군인들의 사면을 주장하는 운동을 펼쳤고, 2012년까지 사무총장으로 일했던 ‘자유를 위한 퇴역군인들’은 이라크·아프간에서 미군 주둔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때 마코 루비오, 테드 크루즈를 지지하다가 적극적인 트럼프 지지자로 전향했다. 그 이후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 해외에서 미군 철수 등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옹호했다. 그는 폭스뉴스 프로그램 진행자 때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김정은은 “아마 하루 종일 자신의 인민을 죽여야만 하는 사람이 되기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제재뿐만 아니라 “미국 대통령과의 사진을 원하기 때문에” 트럼프와 만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미 국방장관의 범주에서는 벗어나는 그는 고위 군 인사 및 의회에서 반대를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그의 경험 및 경력 부족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도 인준에 대한 우려와 진통이 예상된다.

국무장관 지명이 예상되는 루비오는 네오콘 성향의 대표적인 대외정책 강경 매파다. 그는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 등에 적대적인 강경 입장을 유지해 왔다. 민주당 하원의원에서 트럼프 지지자로 전향해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털시 개버드는 루비오가 “네오콘 전쟁광 기성세력”의 일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루비오는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으나, 강경한 대외정책 노선이 탈락의 한 이유로 거론된다.

루비오는 지난해에도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는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법안을 공동발의해,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법을 신속히 지지했다. 루비오는 중국 공산당 통치자들은 “미국을 희생시키면서 부상하려는” 적들이라며, 중국과의 경제·통상·군사 모든 분야에서 강경한 대결정책을 지지해왔다. 그는 중국 기술을 사용하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세금공제를 막는 법안 등을 도입했다. 중국은 2020년 그를 포함한 미국 의원들이 “홍콩 문제에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며 제재 조처를 내렸다.

그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압도적으로 선출되자, 적극적인 트럼프 지지자로 변신했다. 그는 지난 4월 950억달러의 우크라이나 원조법안에 반대했고, 종전을 위해 러시아와의 타협 협상을 주장했다. 그는 “나는 러시아 편이 아니나 불행하게도 현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방식은 협상된 타협”이라고 말했다.

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역시 조지 부시 행정부 때 도널드 럼스펠드 및 로버트 게이츠 당시 국방장관과 딕 체니 당시 부통령의 참모로 일하는 등 해외에서 미 군사력 확대와 개입을 주장한 전통적인 공화당 매파에서 트럼프 지지자로 변신했다. 그는 의회에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아프간 철군 정책을 반대하며 이를 막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지지자로 변신해, 나토 동맹국들의 방위비 증강 압박 및 중국, 이란 등에 대한 강경책을 지지해왔다.

그는 지난해 폭스뉴스 기고에서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주는 시대는 끝났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회의론을 주장했다. 그는 러-우 협상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이 “완전히 합리적”이라면서도, 러시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미국은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장거리무기 사용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 역시 의회에서 하원 중국태스크포스팀에서 일한 대표적인 대중 매파이다.

루비오와 왈츠는 또 대북한 문제에서도 군사 대응도 불사하는 강경 노선을 유지해왔다. 루비오는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뒤 “북한의 다른 지도자들이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빨리 ‘폭군’ 김정은을 제거해야 한다”며 “김정은이 핵 프로그램 해체를 내걸고 쇼를 벌였다”고 비난했다. 왈츠는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트럼프와 김정은의 말 폭탄 싸움 때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은 필요한 선택지이다”고 말했다. 왈츠는 또 “경제 제재로 북한의 목을 짓눌러야, 북한이 협상에 나올 것”이라며 “모든 군사적 방안도 고려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대외정책에서 미 군사력 확대 및 사용을 앞세우는 이들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의 노선에서 협상과 타협보다는 군사력과 대결 쪽에 더욱 방점을 찍게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는 12일 차기 정부의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존 랫클리프(59)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명했다. 랫클리프는 변호사이자 텍사스주 히스 시장, 텍사스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으로 보수색이 짙은 인사로 평가된다. 그는 2020년부터 이듬해까지 트럼프 1기 체제에서 국가정보국 국장을 지냈다.

트럼프는 주이스라엘 대사에는 마이크 허커비(69) 전 아칸소주지사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허커비 지명자는 개신교(침례교단) 목사 출신으로 매우 친이스라엘적인 인물로 꼽힌다. 2008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참여해 “팔레스타인인 같은 것은 없다”고 발언했다. 2016년 공화당 경선에도 참여했다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했는데, 이때 국제사회가 불법이라고 비판하는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지지하고 서안지구가 이스라엘의 “내부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의 임명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서안지구 합병 구상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짚었다.

트럼프는 12일 중동 특사에는 부동산 사업가인 스티브 위트코프(67)를 지명했다. 위트코프는 트럼프의 골프 친구로 유대인이며, 지난 9월 골프장에서 발생한 2차 암살 시도 때 골프를 치던 트럼프와 함께 있었던 이다. 알려진 외교 및 중동 관련 경력은 없다.                        < 한겨레 정의길 김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