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테구 “31일까지 철거 않으면 3000유로 과태료 부과” 코리아협 통보

 

"성폭력 피해여성 권리주장 소재 미테구에 영구적 설치할 이유는 없다”

 

독일 베를린 미테구청 앞에 등장한 평화의 소녀상. 9월19일(현지시각)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미테구청 앞에서 소녀상 철거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엔 150명가량이 참여해 미테구청에 소녀상 존치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사진 장예지 베를린 특파원
 

독일 베를린 내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이 설치된 미테구에서 결국 소녀상 철거명령을 내린 것으로 11일(현지시각) 확인됐다. 미테구는 소녀상 설치 연장이 “외교적 이해관계에 걸림돌이 된다”며 절차적 문제와 함께 철거를 통보한 배경을 밝혔다.

소녀상을 설치한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미테구청이 지난달 30일 보내온 철거명령 통지문을 이날 공개했다. 코리아협의회는 미테구청이 통보했던 철거 예정일인 지난달 28일에 앞서 소녀상 영구 존치를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미테구는 “해당 신청은 기각되었다”며 △오는 31일까지 소녀상을 잔여물 없이 완전히 철거할 것과 △기간 내 철거하지 않을 시 3000유로(약 4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것을 통보했다. 코리아협의회가 여기 응하지 않으면 향후에도 과태료를 반복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는 점도 철거 통지문에 명시됐다.

미테구의 이번 결정엔 일본과의 외교적 관계가 고려됐다. 구청은 소녀상 문제와 관련한 독일의 외교적 이해관계를 두고 베를린 상원과 직접 논의했다고 통지문에 직접 밝혔다. 그 결과 소녀상 설치 기한 연장은 “독일 연방정부와 베를린주의 특별한 외교적 이해관계에 걸림돌이 된다”며 “한일 갈등을 주제로 하는 소녀상은 독일 연방공화국과 직접적 관련이 없으며, 독일 수도의 기억과 추모 문화에 직접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이어 “(이런 이유로) 소녀상 비문의 문구를 변경해 보다 보편적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가 병행됐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지난 5월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처음으로 “소녀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소녀상 철거를 시사해 왔다.

미테구는 “베를린 상원은 소녀상 설치 추가 (연장)에 대한 동의를 거부했으며, 2015년 일본과 한국 간의 합의로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보는 독일 연방정부의 입장을 따르고 있다”며 “독일과 일본 간의 추가적인 외교적 갈등과 협력 악화의 위험을 피하려 한다”고도 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체결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근거해 ‘위안부’ 문제가 최종 해결됐다는 합의안 내용이 이번 결정에 고려됐다는 것이다.

코리아협의회는 소녀상이 한일 양국 정부의 외교적 갈등을 넘어 전시 성폭력 여성의 보편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테구는 “소녀상이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소재라고 일반화할 순 있지만, 이를 미테구에 영구적으로 설치할 명확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미테구의 슈테파니 램링거 구청장은 지난달 말 소녀상 설치 기한이 만료되기에 앞선 지난 7월 현 공공부지가 아닌 사유지로 소녀상을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코리아협의회는 “구체적인 대체 부지가 결정되지도 않았고, 소녀상과 가까이 위치해 있던 ‘위안부’ 박물관과 멀어진다면 이 문제를 알릴 교육적 효과도 줄어들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구청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테구는 이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청은 “코리아협의회가 타협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별도의 정식 공모 절차 없이 공공장소에 특정 예술품만 영구 설치할 순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

G20 환경·기후 장관회의서 3년 만에 선언문 도출

● WORLD 2024. 10. 7. 12:1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공해 생물다양성 보전 국제협약 비준 촉구 등 담겨

 
 
다음 달 18∼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여러 장관 회의가 열렸다. 지난 3일(현지시간)에는 환경·기후 장관회의가 열렸다. 이피에이(EPA)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환경·기후 장관회의에서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약속하는 선언문이 지난 3일(현지시각) 채택됐다. 2021년 이탈리아에서 선언문이 채택된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선언문은 1992년 이곳에서 맺어진 유엔기후변화협약(‘리우협약’)의 정신을 되새기며, 전지구적으로 당면한 환경 및 기후변화 문제 대응에 주요 20개국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6일 환경부는 밝혔다. 다음달 18∼19일 여기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및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등 주요 환경·기후 분야의 국제회의와 협상에서 주요 20개국 의견으로 인용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이번 장관회의 선언문이 국가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공해·심해저에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국제협약의 비준·이행, 생태계서비스지불제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 기상 이변에 대한 예방적 적응, 올해 중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성안 등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해양 부문에서 ‘공해 생물다양성협약’이라고도 부르는 국제협약인 ‘국가관할권 이원지역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이용 협정’(BBNJ)의 조속한 비준 및 이행을 촉구했다. 이 협정은 2030년까지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인 공해·심해저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유엔 회원국들이 합의했으나,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다수 국가들에서 비준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 부문에서는 제도 확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재원 확보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정부나 지자체가 생태계서비스 보전 활동에 계약을 맺은 주민이나 토지소유자가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활동을 하면 보상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제주에서 시작해 올해 32개 지자체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후 적응 부문에서 기후변화의 적응을 위한 재원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폐기물 관리 및 순환경제 부문에서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 대응을 위해 2024년 말까지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목표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선언문 마지막에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협약 관련해 “올해 안에 국제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만들 것을 노력한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한국 대표단은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기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를 다음달 부산에서 개최하는 만큼 노르웨이,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주요 20개국 회원국과의 양자면담을 통해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회원국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요 20개국 환경·기후 장관회의에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가 대표단을 이뤄 참석했다.  < 윤연정 기자 >

 5천700개 땅굴이 '생명줄'…"무기 제조 등 사실상 군 산업단지"

"이스라엘군도 전체 땅굴 파괴하기엔 역부족 판단"

 

하마스 지하터널 조사 중인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신화=연합) 이스라엘군(IDF)은 17일(현지시간) 병사들이 가자지구에서 발견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하터널 안을 살펴보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IDF는 가자지구 곳곳을 파헤치며 하마스 터널을 찾고 있다. 2023.12.18
 

가자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됐지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공습에도 여전히 버티고 있다.

하마스가 세종시와 비슷한 365㎢ 면적의 가자지구에서 장기간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지만 건재한 것은 가자지구 지하를 관통하는 '땅굴' 덕분으로 평가된다.

5천7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땅굴이 고립된 하마스에 '생명줄' 역할을 하는 셈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전현직 하마스 당국자와 이스라엘군, 미군, 정보 분석가 등 20여명을 인터뷰해 하마스 땅굴의 실태를 조명했다.

WP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고립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오랜 기간 전쟁을 준비해왔다.

지하를 관통하는 땅굴은 자체적으로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요새로 탈바꿈시켰다.

외부의 승인 없이도 수천 명이 투입되는 정교한 작전을 비밀리에 수행할 수 있는 능력도 키웠다.

가자지구의 하마스 정치국 위원 중 한 명인 가지 하마드는 WP에 "우리는 어느 날 공급 채널이 모두 닫히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제조공장을 지하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우리는 밤낮으로 24시간 일했다"며 "단순히 향후 1∼2년간만을 준비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대비했다"고 했다.

이런 땅굴의 실체는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 투입된 이스라엘군에 의해 드러나기 시작했다.

많은 전문가는 하마스가 이란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란산 로켓과 미사일을 대량 밀수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지상전에 나선 이스라엘군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란산은 거의 없었다.

대신 농업용 화학물질과 쓰레기 더미에서 주운 파이프 등으로 폭발물을 만들 수 있는 소규모 작업장이 발견됐고 최대 80%가량이 직접 제조한 무기로 파악됐다.

하마스는 이곳에서 대전차용 급조폭발물(IED)과 열압력 로켓 추진 수류탄, 중·단거리 로켓 등을 직접 생산했다고 WP는 전했다.

일부 무기에는 하마스라는 브랜드가 새겨져 있기도 했다.

설탕과 질산칼륨 비료를 채워 만든 '카삼'(Qassam)이라는 로켓은 만드는데 수백달러밖에 들지 않지만, 이스라엘군이 이를 격추하는데 들어간 돈은 1발당 5만달러(약 6천700만원)에 달했다.

10년 이상 하마스와 땅굴을 연구해온 미 재무부의 대테러 당국자 매슈 레빗은 하마스가 저렴한 무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사실상의 군 산업단지를 건설한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땅굴은 통신망, 보급창고, 방공호, 야전병원 등의 역할도 했다.

길이도 300마일(약 482km)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스라엘군도 사실상 전체 땅굴 시스템을 파괴할 방안은 없다고 보고 있다.

WP는 땅굴이 하마스 1인자인 야히야 신와르에게는 생존을 위한 열쇠라고 짚었다.

WP가 인터뷰한 하마스 당국자에 따르면 신와르는 이런 땅굴을 활용해 지난 1년간 전쟁에서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하마스 재건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1년간 이어진 전쟁에 수많은 조직원을 잃고 현금과 무기 비축량도 줄어들었지만, 땅굴에서 버티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다만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막히면서 하마스의 자금줄이 마르고 있고 필수 물자도 부족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는 비축해둔 현금을 전투원과 공공부문 근로자 등에 대한 급여로 지급해왔는데 올봄부터는 정상 급여의 절반밖에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적어도 필수 자원과 자금 측면에 있어서는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기도 했다.        < 연합 이신영 기자 >

매일같이 이어지는 폭격에 전역이 폐허로…"잔해만 4천200만t"

유엔 당국자 "전쟁 끝나도 잔해처리에 14년간 1조6천억 들 듯"

 

가자지구 중부의 한 모스크의 잔해 [AFP 연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7일로 1년을 꽉 채운 가운데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뒤덮고 있는 막대한 양의 건물 잔해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가자지구에 쌓여 있는 건물 잔해의 규모를 최소 4천200만t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전의 14배에 이르며, 인류 최대 건축물 중 하나인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를 11번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유엔은 설명했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이스라엘군의 폭격과 끊임없는 전투로 무너지거나 철거가 불가피해진 건물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유엔의 위성사진 자료를 보면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터지기 전 가자지구에 있던 건물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6만3천채가 1년 새 파손되거나 무너진 상태다. 이중 3분의 1가량은 고층 건물이었다.

한때 많은 이들이 분주히 오가던 많은 길들이 현재는 사람 키만한 돌무더기에 뒤덮여 나귀가 끄는 수레 정도만 간신히 지나는 형편이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에 유엔은 가자지구 당국자들이 잔해 더미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중부 모스크의 잔해를 살피는 주민 [EPA 연합]
 

유엔 주도의 잔해 관리 실무그룹은 당장 이달부터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와 중부의 데이르엘발라에서 도로변의 건물 잔해를 치우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2014년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약 한달 반 가량 전쟁을 벌였을 때도 세계 각국의 협력을 받아 가자지구에서 300만t이 넘는 잔해를 정리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막대한 규모의 파괴가 자행된 까닭에 잔해 정리 작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세종시와 비슷한 365㎢의 면적에 230만명의 주민이 거주,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곳 중 하나인 가자지구에선 이 정도의 잔해를 정리할 수 있을 만한 빈 공간이 없을 뿐더러 잔해 처리에 들어갈 막대한 비용과 시간도 문제로 꼽힌다

유엔 당국자들은 지금 당장 작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14년에 걸쳐 최소 12억 달러(약 1조6천억원)가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인들 사이에 숨어 있는 하마스 무장대원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작업자들이 휘말릴 위험이 있다는 점, 잔해 아래 수습되지 못한 팔레스타인인의 시신이 많게는 1만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불발탄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발암물질인 석면 등에 오염된 잔해도 230만t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익명의 유엔 당국자는 "정치적 해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가자 재건을 위해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지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합 황철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