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사람들은 싸게라도 먹게”.. 여야 대선주자로부터 ‘뭇매’

국민힘 초선 모임선 돌연  “페미니즘, 교제 막는다는 얘기도”

“집은 생필품” 보유세 비난도…정책에 취약, 억지비판 헛발질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를 마친 뒤 본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제1야당의 1위 대선주자’라는 입지를 다져가고 있지만, 그의 발언은 연일 논란을 낳고 있다. ‘주 120시간 근무’ 발언으로 ‘장시간 노동’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는 이번엔 ‘부정식품 선택의 자유’를 언급하며 입길에 올랐다. 익숙하지 않은 사회·경제정책 이슈에 정제되지 않은 의견을 더하다보니 취약지점이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프리드먼 인용하며 ‘부정식품 허용’ 발언 후폭풍

 

윤 전 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은 <매일경제>가 지난달 18일 인터뷰를 보도하고 발언 전체를 녹화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뒤늦게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은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소개하며 “프리드먼은 (단속) 기준보다 아래는, 먹으면 사람이 병 걸리고 죽는 거면 몰라도 부정식품이라면 없는 사람들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햄버거 50전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되는데 50전짜리 팔면서 위생 퀄리티(기준)는 5불짜리로 맞춰놓으면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정부 개입의 폐해를 주장하며 나온 발언이었다.

 

이에 여권 대선주자들은 “독약은 약이 아니다”(이재명), “가난한 국민이 불량식품을 먹고 살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국가의 의무”(정세균)라며 윤 전 총장을 맹폭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2일 오전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대상으로 한 강연 뒤 기자들에게 ‘단속 등 검찰권의 과도한 남용을 경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도 행정적으로 단속하는 부정식품을 정하는 기준을 정할 때 너무 과도하게 정해놓으면 국민 건강엔 큰 문제 없지만, 과도한 기준을 지키려면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훨씬 싸게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대선 경쟁자이자 경제학자 출신인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정식품’ 발언은 충격”이라며 “이런 식의 사고라면 건강, 안전, 생명, 환경에 관한 규제들은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직격했다. 이어 “새로운 보수는 자유뿐만 아니라 정의, 공정, 평등, 생명, 안전, 환경이라는 헌법 가치들을 균형 있게 추구해야 한다.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유 전 의원은 또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 프리드먼은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한 자유지상주의자였지만, 그 또한 부의 소득세나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를 위한 사교육비 쿠폰 같은 복지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며 “경제학자들은 늘 오른손을 쓰기도 하고 왼손을 쓰기도 하니, 그들의 말은 가려서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프리드먼의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문재인 정부 비판에 무리하게 차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공회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한겨레> 한 통화에서 “프리드먼의 취지는 ‘가난한 사람이 부정식품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보다는, 시장 작용을 통해 ‘부정식품’을 없애야 한다는 쪽”이라며 “반대로 부정식품을 먹을 수 있는 자유로 해석한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근대국가로 넘어오면서 규제의 목적이 지배계급의 경제적 이득이 아니라 전체 국민의 공공복리 증진이 됐다”며 “민주화를 거친 현 시점에도 역사적 맥락 없이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했다. 프리드먼이 이 책을 펴낸 시기는 1980년이다.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인류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제도를 마련해왔는지, 완벽한 제도는 없기에 얼마나 더 완벽하게 (제도를) 만들 것인지를 이야기한 게 아니라, 부작용이 있으니까 제도를 없애고 규제를 없애고 ‘부정식품을 먹게 하자’라는 이야기는 자칫 무책임한 말로 들릴 수 있다”며 “굉장히 ‘이데올로기적인 사람’이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집은 생필품…생필품 세금 때리는게 공정?” 페미니즘 시각도 논란

 

“어느 정도 노력해서 소득세도 많이 내고, 또 각종 간접세도 많이 내고 하는데 ‘생필품’을 갖고 있다고 세금을 때리면 이 조세가 정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나.”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대상 강연에서 집을 생활필수품에 비유하며 보유세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에서 보유세라는 것은 아파트 관리비 비슷하게 가장 기초적인 지자체가 주택과 주변 환경을 위해 얼마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대한 비용으로서 (필요하)지, 아주 고가의 집들이라면 모르지만 웬만한 건 생필품인데 과세하려고 하면 정상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외제차 가진 사람에 세금을 많이 매기면 모르겠는데, (서민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소득세도 간접세도 많이 내는데, 생필품을 가졌다고 세금 때리면 국민들이 조세정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느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국민들이 전부 임차인과 전세입주자가 되도록 강제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구입해서 보유할 수 있고 빌려서 거주할 수도 있는 주택을 ‘생활필수품’으로 규정하며 보유세 자체를 죄악시한 것이다.

 

이 발언도 부동산 자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을 내놓기보다 정부 비판을 위한 소재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경쟁 상대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보유세 강화 공약을 비판하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이 지사는 다주택자에게 ‘징벌적’ 수준의 보유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토보유세’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생필품은 국민 모두가 고루 나눠 가져야 하고 사재기는 당연히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집이 생필품이라면서도 독과점은 규제하지 말자는 앞뒤가 안 맞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페미니즘이 집권 연장에 악용되고 있고 건전한 교제도 막고 있다는 엉뚱한 시각도 내비쳤다. 이날 강연에서 여성 정책과 젠더갈등 통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선거에 유리하게, 집권연장에 유리하게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저출생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러 원인이 있다. 얼마 전에 무슨 글을 봤다.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더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강연 뒤 ‘페미니즘과 저출생 문제를 연결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주장을 하는 분도 있다고 언급한 것”이라며 ‘전언’임을 강조했다. 김미나 오연서 기자

 

"이재명, 가려운 데만 긁으려 해…이낙연, 답답·책임회피"

 

추미애, 대전서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후보가 22일 대전시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대전·충남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후보는 2일 "총리까지 지내신 분들이 호남에 가서 지역주의 발언을 하는 것은 투정 부리기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추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역주의 논쟁과 관련해 이낙연 후보 쪽에 더 책임이 있는지 묻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 이재명 후보는 의도가 그게 아니라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호남을 찾아 '지역 구도를 소환할만한 어떤 언동도 자제해야 한다'고 하는 등 이재명 후보의 '백제 발언'을 비판한 이낙연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후보는 "호남인들의 역사성을 제대로 평가 못하는 것으로, 호남인은 호남 사람을 찍어야 된다는 건 투정 부리기 그 이상도 아니다"라며 "호남의 역사 수준을 굉장히 낮추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까지 하고 지역주의를 말하는 것은 연고주의를 강조하는 투정 부리기 그 이상도 아니다. (투정 부리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이낙연 후보를 평가해달라는 요청엔 "이재명 후보는 가려운 데만 긁으려고 한다. 근본을 보지 못한다"며 "기본소득 이야기하다가 '안 되겠네'하고 성장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낙연 후보는 좀 답답하다. 개혁 실천 의지는 안 보이고 그냥 좋은 말씀만 하더라"며 "정작 권한이 있을 땐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과도정부 출범 발표…본인이 총리 맡아

‘1년뒤 선거’ → ‘2년반 뒤’로 약속 어겨

 

미얀마 군부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 AP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 7개월째를 맞아 과도정부를 출범시키고 군부 총사령관이 신임 총리가 됐다. 군부는 쿠데타 당시 밝혔던 ‘1년 뒤 총선 실시’ 약속도 1년 6개월을 더 늦춰 2023년 8월까지 비상통치 체제를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보도를 보면, 미얀마 군부는 이날 기존 군부 중심의 국가행정평의회(SAC)를 과도정부로 신속히 대체하고 군부 사령관인 민 아웅 흘라잉이 총리직을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흘라잉 사령관은 총리 취임 연설에서 “2023년 8월까지 군부의 비상통치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반드시 총선을 치를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과도 정부’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미얀마 군부가 정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군부의 비상통치체제는 1년간 지속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두 달 뒤인 지난 4월초 “비상사태가 6개월 혹은 그 이상 연장될 수 있다. 2년 내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말해, 비상사태 기간을 1년 더 늘렸었다. 또 두 달여가 지난 뒤 비상사태 기간을 다시 6개월 더 추가했다.

 

쿠데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의 약속을 믿지 않고 있다. 인권활동가 아웅 쿄 모에는 “군부 사령관의 선거 약속은 거짓이며, 앞으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얀마 국민들은 그런 약속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비비시>(BBC)가 전했다.

 

과도 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정국이 쉽게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미얀마는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시민들의 쿠데타 반대 시위는 줄었지만, 의료진과 교사, 공무원 등 상당수 국민들이 여전히 파업 등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의료, 교육 등 공공부문이 마비돼 있다. 또 소수민족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소수민족 무장 단체와 군부의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약속을 어기고 정권 장악 절차에 속도를 내는 것은 국제사회의 무력한 대응도 한몫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얀마를 비호하는 상황에서 유엔(UN)과 미국, 유럽 등은 미얀마에 대해 적극적인 개입을 꺼리고 있다. 특히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중국은 겉으로는 “내정 불간섭”을 외치고, 안으로는 미얀마 군부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는 등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쿠데타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미얀마 시민단체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 집계를 보면, 쿠데타 이후 6개월째인 지난달 31일까지 군부의 강경 진압 등으로 사망한 시민이 무려 940명이고, 체포된 이들은 5400여명에 이른다.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된 이들도 25만여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상황도 심각하다. 미얀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미얀마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5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6000여명에 달했다. 이는 군부 쪽 통계이고, 실제 확진자나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에는 ‘미얀마가 앞으로 2주 안에 국민 절반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바바라 우드워드 유엔 주재 영국 대사)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현준 기자

'후쿠시마 꽃다발 보도 · 이순신 장군 현수막'도 거론

급식센터는 올림픽 때마다 운영…원하는 선수만 이용

 

대한체육회 급식지원센터: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의 급식지원센터 조리사와 조리원들이 지난달 20일 임차한 호텔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에 한식 도시락을 제공하는 급식 지원센터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현 식자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에 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선수단을 위한 급식센터가 '후효히가이'(風評被害, 풍평피해)를 조장한다면서 지난달 하순 한국 외교부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

 

후효히가이는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뜻하는 일본어다.

 

일본 측은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떨어진 지바현 우라야스시(市)의 헨나 호텔에 개설한 급식 지원센터가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피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식자재는 안전이 확보돼 있다면서 오해를 초래하는 행동의 개선을 선수단에 촉구하도록 한국 측에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측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에게 전달되는 꽃다발에 후쿠시마산 꽃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한국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도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대한체육회가 한때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에 걸었다가 철거한 '이순신 장군 현수막'도 거론했다고 한다.

 

이 현수막에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선조에게 올린 장계(狀啓)의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제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고,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를 떠올리게 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에 이런 요청을 한 것에 대해 "새로운 정치 문제가 되지 않도록 지도해줬으면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 도쿄올림픽 급식센터 방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 헨나 호텔에 마련된 대표팀 급식 지원센터를 방문해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그러나 급식 지원센터는 이번 도쿄올림픽 때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단 영양 관리를 위해 2008년 베이징 이후 올림픽 때마다 거의 매번 운영됐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이 급식 지원센터의 한식 도시락으로만 끼니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선수 개인이나 팀이 원해서 신청하는 경우에만 도시락을 받고, 그렇지 않은 경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선수촌 식당을 이용한다.

 

선수촌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에는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식자재도 사용되나 각 음식에 들어간 식자재의 원산지는 표기되지 않는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방문한 자리에서 교도통신의 질문에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먹지 말라고 "정부가 (선수단에)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급식 지원센터에 대해 "올림픽 때 매번 운영하고 있다"며 "(선수들) 컨디션과 입에 맞는 음식 때문이며, 원하는 선수만 도시락을 먹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급식센터가 오해를 받는 것 같다"며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피하고자 운영한다는 일본 내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바 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이 과거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의 영양 관리 등을 위해 급식 지원센터를 운영했다며 이번에는 방사성 물질 대책을 이유로 내세워 한국에서 가져온 식자재 등을 사용한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선수촌에 공급하는) 식자재는 대접하는 마음으로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며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는 자민당 외교부회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참의원 의원의 견해를 소개했다.

 

올림픽에 야구는 왜 6개국만 출전했을까

 

김현수가 2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이스라엘과 경기에서 11-1, 콜드게임 승리가 결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일본·한국·미국·이스라엘·도미니카공화국·멕시코.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종목에 출전한 국가다. 고작 6개 팀뿐이다. 이유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야구는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13년 만에 부활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개최국 지정 종목 중 하나로 야구를 꼽았기 때문. 다만 조직위는 지정 종목으로 신청하면서 출전 가능 선수를 144명으로 제한했다. 야구 엔트리가 24명인 것을 고려하면 6개국밖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애초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베이징올림픽 때처럼 대륙별 예선을 통한 8개 팀 참가를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출전국이 6개국뿐이어서 나름 치열한 예선을 치렀다. 2019 프리미어12 때 일본을 제외하고 11개 팀이 2장의 티켓을 놓고 싸웠다. 여기에서 한국(2위)과 멕시코(3위)가 출전권을 땄다. 유럽·아프리카 예선에서는 이스라엘, 아메리카 예선에서는 미국이 획득했다. 나머지 한 장을 도미니카공화국이 거머쥐었는데 호주, 대만,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최종 예선에 불참했다.

 

                    도쿄올림픽 야구 대진표 출처 KBO

 

이런 과정을 거쳐 6개 팀이 본선 무대에 진출했는데, 적은 출전국 탓에 경기 방식은 더 복잡해졌다. 참가 팀수에 비해 되도록 많은 경기를 치르는 식으로 고민한 결과다. 녹아웃 스테이지, 패자 부활전 같은 방식이 채택됐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목표한 금메달을 따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구는 2024 파리올림픽 때는 다시 정식종목에서 제외된다.   김양희 기자

 

트랜스젠더 여자 역도 선수 공정성 의심은 기우였다

세계 최초 올림픽 출전한 로렐 허버드

인상 종목서 세 차례 실패로 경기 마쳐

 

 뉴질랜드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43)가 2일 도쿄올림픽 역도 경기를 마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성전환(트랜스젠더) 선수로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경기에 출전한 뉴질랜드 선수 로렐 허버드(43)가 노메달로 경기를 마쳤다.

 

허버드는 2일 저녁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여자 역도 최중량급(87㎏ 이상) 경기에서 인상 부문 120㎏과 125㎏에 세 차례 도전했다가 모두 실패했다. 인상에서 주어진 기회를 한 차례도 살리지 못할 경우 용상 종목을 치르지 못한다. 긴장된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던 허버드는 아쉬운 표정을 지은 채 무대 뒤로 걸어들어갔다.

 

남성이었던 허버드는 ‘개빈’이라는 이름으로 105㎏급 뉴질랜드 남자 역도 선수로 활약했었다. 허버드가 남자 선수로 기록했던 최고 기록은 총 300㎏이다. 여자부 경기 개인 최고 기록은 285kg이다. 지난 2017년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최중량급 경기에서는 인상 124㎏, 용상 151㎏을 들어 합계 275㎏으로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그가 남은 기록이 없다.

 

허버드는 어린 시절 뉴질랜드 주니어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23살에 운동을 그만뒀다. 허버드는 2013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2015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성전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면서 여자 경기 출전 자격을 얻었다.

 

허버드는 2015년부터 남성호르몬 수치 검사를 해왔고 2016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 등이 제시한 테스토스테론 수치 아래로 떨어졌다.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선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혈중농도가 최소 12개월 동안 리터당 10나노몰(n㏖) 미만일 경우 여성으로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규칙 변경은 없다”며 허버드 선수의 올림픽 출전이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출전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이어졌고, 그와 함께 경쟁하게 된 선수들의 의견도 갈렸다. 허버드는 2017년 뉴질랜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내 역할이나 목표가 아니다. 그들이 나를 지지해주길 바라지만 그들에게 강요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올림픽 첫 여-남 ‘수영 대결’ 진풍경…혼성 종목 2배로

여성 참가 늘어나는 혼성전 18종목 육상·수영·양궁·사격 등 첫 혼성 경기

수영 혼성 혼계영은 역영 순서도 없어 성평등 올림픽 정책 일환…IOC 확대 전망

 

도쿄올림픽 첫 정식종목이 된 트라이애슬론 혼성경기에서 우승한 영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믿을 수 없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어요. 어마어마한 느낌이에요.”

 

역대 올림픽 최초로 열린 육상 4X400m(1600m)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폴란드의 앵커 카예탄 두신스키의 말이다. 두신스키는 카롤 잘레프스키, 나탈리아 카치마레크, 유스티나 시비엥에르세티츠와 팀을 이뤄서 지난 31일 도쿄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혼성 경기에서 대접전 끝에 3분09초87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도미니카공화국(3분10초21), 미국(3분10초22)을 가까스로 제쳤다. 폴란드가 올림픽 4X400m 계주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5년 만이다. 금메달은 처음. 두친스키 등은 혼신의 경주를 마친 뒤 트랙에서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4X400m 혼성 계주는 2019 도하육상선수권대회 때 첫선을 보였고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혼성 종목은 육상뿐만이 아니었다. 수영,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도, 권총 트랩 경기에서도 첫 혼성전이 펼쳐졌다.

 

수영에서는 4X100m 혼성 혼계영이 펼쳐져서 영국이 중국, 오스트레일리아를 꺾고 초대 챔피언이 됐다. 수영은 남녀 2명씩 참가했는데 역영 순서는 정해지지 않아 여성·남성 선수가 물속 경쟁을 펼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영국은 역시나 도쿄에서 처음 채택된 트라이애슬론 혼성 계주에서도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트라이애슬론 혼성전은 남녀 2명씩 총 4명이 팀을 이뤄 선수 개인당 수영 300m, 사이클 6.8㎞, 달리기 2㎞를 완수한 뒤 다음 주자가 같은 방식으로 경기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남녀 3명씩 참가한 유도 혼성전은 프랑스가, 남녀가 짝을 이룬 사격 트랩 혼성 단체전에서는 스페인이 우승했다.

 

 7월3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4x400m 혼성 계주에서 여성 선수들이 남성 선수들에게 바톤을 넘겨주고 있다. 도쿄/UPI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서는 현재 기존에 혼합복식 경기가 있던 탁구, 배드민턴 등을 합해 총 18개 종목에서 혼성전이 펼쳐지고 있다. 리우올림픽 때는 혼성 종목이 9개였다.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겨줬던 종목도 양궁 혼성 단체전(안산·김제덕)이었다. 양궁 혼성전도 이번 대회에 처음 채택됐다.

 

혼성전에 대한 선수들 인식은 꽤 긍정적이다. 트라이애슬론 혼성전 금메달을 딴 조지아 테일러브라운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내 영웅 중 한 명인 조너선 브라운리와 한 팀으로 경주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면서 “브라운리 등으로부터 우리가 영감을 얻었듯 다른 세대도 우리를 보면서 영감을 얻기를 원한다”고 했다. 영국 수영 3관왕에 오른 애덤 피티는 “혼성 경기는 정말 재미있다. 스포츠에는 이런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성평등 스포츠를 계속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개회식 때 남녀기수가 입장할 수 있게 규칙을 수정했고, 이번 대회 복싱 종목에서는 남성 체급을 하나 줄이고 여성 체급을 늘려 남녀 체급 수(7개)를 동등하게 했다. 여성 선수 참가가 늘어나게 되는 혼성전도 확대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번 대회 전체 참가 선수 49%가 여성이 됐다. 이는 역대 올림픽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참고로 1896년 초대 올림픽 때는 여성이 아예 참가할 수 없었고, 1900년 올림픽 때도 테니스, 골프, 요트, 크로켓 종목에서만 출전이 허용됐다. 아이오시는 2024 파리올림픽 때는 남녀 출전 선수 성비를 50 대 50으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후 올림픽에서 혼성전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양희 기자

 

 

“오지 않거나, 다른 곳으로 가거나” 일본 선수촌 전용버스마저 ‘말썽’

운전기사 “시스템 오류로 사용이 무섭다”

선수들 어쩔 수 없이 일반택시 타기도

IOC “매일 개선 요구, 끔찍한 상황”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양 공원에 설치된 대형 오륜기 조형물의 모습.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마련한) 운송 시스템에 의지하면 길을 잘못 갈 가능성이 있어, 사용이 무섭다.” (선수촌 전용 버스 운전기사)

 

“매일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끔찍한 상황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 관계자)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선수, 대회 관계자를 위한 전용 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거나 원래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가는 등 문제가 많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일부 선수는 시합에 늦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반택시를 타는 등 방역 대책을 어기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의 기본이자, 시합이나 훈련을 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동수단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신문은 정보통신(IT) 기술을 활용한 운송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총체적으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올림픽에는 하루 최대 2200여대의 전용버스가 배치됐고 전국에서 운전기사를 모집했다. 조직위는 전용 앱이 깔린 태블릿 단말기에 버스 정차 장소, 경유지와 목적지를 등록해 운전기사에 나눠줬다. 기사들은 단말기 안내에 따라 운행을 하는 구조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안내가 끝나거나 이동 경로가 멋대로 바뀌는 등 오류가 계속 발생했다. 도쿄올림픽 대회 관계자는 이 신문에 “일부 운전기사는 (오류 때문에)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고 지도에서 행선지를 확인한 뒤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행선지 변경이나 대기 시간 등이 자세히 전해지지 않아 다른 목적지에 선수를 데려가고, 선수가 머무는 곳에 버스가 오지 않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오류에다 지도 등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운전을 택한 기사에겐 정보가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운송 대란’ 수준으로 혼란이 생긴 셈이다. 전용버스 차량 기지에서 일하는 담당자는 이 신문에 “IT 기술을 사용한 최첨단의 대회라면서 이런 상태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도쿄조직위에 운송 체계를 개선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한 상태라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교도통신>은 “국제경기연맹(IF) 관계자가 최근 대회 중 보기 드물게 심각한 상황”이라며 “도쿄조직위에 가차 없는 비판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사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