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총’ 규제 등 행정조처들 발표 보정장치 사용한 권총도 총기법 대상으로 신원조회 강화·공격무기 금지 등은 입법 필요 공화당과 총기협회 등 반대로 법제화 난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총기 규제를 위한 행정조처 등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이른바 ‘유령 총’을 당국의 통제 대상이 되도록 하는 등 총기 규제 조처를 내놨다. 지난달 조지아주와 콜로라도주에서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총기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가 내놓은 첫 행정조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에서의 총기 폭력은 전염병이고, 국제적 부끄러움”이라며 의회 입법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우선 할 수 있는 조처들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온라인에서 부품들을 구매해 조립해 만드는 이른바 ‘유령 총’을 규제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유령 총에 쓰이는 부품들에도 일련번호를 매기도록 해서 법적으로 화기로 분류하고, 구매자 신원조회를 하도록 하며, 총기 추적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처다. 유령 총은 신원조회가 필요 없고 추적 불가능한 총기를 원하는 범죄 조직이나 우파 극단주의자들로부터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미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은 2019년 당국에 의해 적발된 유령 총을 1만건으로 추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안정성과 정확성을 높여주는 안정화 보정장치(암 브레이스)를 사용해 권총을 소총 수준으로 개조했을 경우에 국가총기법에 의해 규제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경찰관 한 명을 포함한 10명의 사망자를 낸 콜로라도주 볼더 총격에 이 보정장치가 달린 권총이 쓰였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유령 총’과 보정장치 총기 규제와 관련한 규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경찰관과 가족 구성원이 위험 인물로부터 총기를 임시로 제거하도록 청원할 수 있게 하는 ‘적기법’(Red Flag Law)을 각 주들이 채택하는 것을 돕기 위해 법무부가 견본 법안을 제시하도록 했다. 총기 폭력을 막기 위해 지역사회에 10억 달러 규모의 기금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2015년 이후 공석인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 국장에 이 기관에서 25년간 일한 뒤 총기 규제 단체에서 활동해온 데이비드 칩맨을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내놓은 조처들은 상원 의원 시절부터 강력한 총기 규제를 주장해온 그가 취임 뒤 내놓은 첫걸음이다. 의회의 도움 없이 대통령의 행정조처로 가능한 것들이다. 좀더 과감한 규제 조처들은 입법이 필요하지만 공화당의 반대가 버티고 있는 의회의 문턱을 못 넘고 있다. 공화당과 전미총기협회(NRA)는 총기 보유가 헌법상 권리라며 규제에 반대하고 있다.
미 하원은 지난달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법안 2개를 통과시켰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으로 동수인 상원에 머물러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격용 무기와 대용량 탄창을 금지해야 하고, 소송에서 총기 제조업체들이 면책받는 것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이 또한 의회를 통해 법제화되기는 쉽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갈 길이 멀다”며 의회에 총기 규제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규제 행정조처를 발표한 이날도 텍사스주의 한 가구 업체에서 총격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전날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록힐의 한 주택에서 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필립 애덤스가 총을 쏴 어린이 2명 등 5명이 숨졌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한국이 4.5세대급으로 평가받는 최초의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초음속 전투기 제조 엘리트 그룹에 합류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9일 보도했다.
특히 CNN은 KF-21의 가격 경쟁력이 미국의 해외 판매 주력기종인 F-35 전투기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상당한 수출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도 곁들였다.
CNN은 이날 "한국은 자체 개발한 초음속 전투기를 출시해 군사 항공 거인의 독점적 클럽에 합류하고, 최고의 수출 동력 및 일자리 창출을 희망하는 52억 달러 규모 프로그램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방위사업청은 한국시간 9일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을 했다. 전투기 독자개발은 세계에서 13번째이지만, F-15처럼 항공전자 및 레이더 능력이 뛰어난 4세대 이상의 첨단 초음속 전투기로만 따지자면 8번째에 해당한다.
한국은 2026년부터 시작해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초음속 전투기를 자체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과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의 유럽 컨소시엄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공군센터에 따르면 이들 국가 중 미국과 중국만이 자국산 5세대 전투기를 배치한 상태다.
국산 전투기 KF-21 시제기 출고식
CNN은 KF-21에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 심지어 공중발사 순항미사일까지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KF-21의 65%만이 한국산이지만, 항공기 생산에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 않은 한국엔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 KF-21이 미국산 3세대 전투기 F-4, F-5를 대체할 것이라며, 생산량이 늘어나면 한국의 4세대 전투기 F-16, F-15K를 대체할 수 있다고 밀리터리 와치 매거진 편집장인 에이브러햄 에이트가 작년에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에 기고한 글도 소개했다.
이어 CNN은 "KF-21은 미국이 외국에 판매하는 F-35보다 가격이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상당한 수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트 편집장은 작년 기고에서 태국과 필리핀, 이라크가 한국에서 KF-21로 대체될 것과 같은 종류의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가 주고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FA-50 경공격기 수입국이기도 하다.
CNN은 "한국이 KF-21 수출 마케팅에 성공한다면 그런 추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작년까지 한국의 무기 수출은 직전 5년보다 210% 증가해 세계시장 점유율은 2.7%에 달한다. 연합뉴스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공개... 생산국 대열에
세계 여덟번째 개발 중인 최신 초음속 전투기
문 대통령,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계획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첫 개발 전투기인 한국형 전투기(KF-X) ‘보라매(KF-21) 시제기가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산업(KAI) 고정익동에서 공개됐다. 실제 첫 비행은 내년에 이뤄질 예정이다. KF-21은 초음속 전투기로,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나라가 된다. 기존 개발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스웨덴, 영국∙독일∙이태리·스페인(공동개발) 등 이다. 이날 시제기 출고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고식에는 정부와 군의 주요 보직자, 정부·국회·군 주요 인사와 기업인, 주한 외교사절단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도 자리를 함께했다.
전투기는 'KF-21 보라매'(이하 보라매)로 명명됐다.
4.5세대급 전투기로 개발된 보라매는 공군의 노후한 전투기인 F-4, F-5 등을 대체하게 된다.
KF-X 체계개발사업은 개발비 8조6천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가 18조 6천억원에 달해 '건군 이래 최대사업'으로도 불린다.
정부는 인도네시아와 총사업비를 공동 부담하는 방식으로 KF-X 사업을 추진해왔다.
출고식은 설계도면 상의 전투기가 실물로 완성돼 처음으로 격납고 밖으로 나와 대중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이날 보라매 시제 1호기 출고는 방사청과 KAI가 2016년 1월 체계개발에 착수한 이후 5년여 만의 성과다.
2001년 김대중 정부가 독자 우주발사체·발사장·차세대 국산전투기 등을 목표로 제시한 이후 20년 만에 이룬 결실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첨단 초음속 전투기로, 세계 8번째 쾌거"라며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코위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영상 축사에서 "시제기 출고가 양국 국방협력 관계에 지속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보라매는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이 국내 기술진 주도로 이뤄졌다.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의 전투기 F-16보다는 조금 크고 F-18과 비슷하다.
최대추력은 4만4천lb(파운드), 최대 이륙중량 2만5천600㎏, 최대 탑재량 7천700㎏이며,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천200㎞), 항속거리는 2천900㎞다.
공중 교전은 물론, 육로·해로를 통한 침투세력의 무력화, 원거리 방공망 타격까지 가능하다.
방사청은 보라매에 탑재할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 개발도 추진 중이다.
설계는 물론 4대 항공전자장비로 꼽히는 능동전자주사 레이더(AESA), 탐색추적장치(IRST), 표적추적장비(EO TGP), 전자전 장비(EW Suite) 등 보라매에 장착된 핵심 장비가 모두 국산이다.
방사청은 양산 1호기를 기준으로 국산화율 6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양산 과정에서 추가적인 국산화도 이뤄질 예정이다.
전투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 측면에서 첨단과학기술력의 결정체로 꼽히는 만큼 개발이 완료되면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전투기 독자개발은 세계에서 13번째로, F-15처럼 항공전자 및 레이더 능력이 뛰어난 4세대 이상의 첨단 초음속 전투기로만 따지자면 8번째다.
방사청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상 시험을 완료하고 7월 첫 시험 비행을 한 뒤 2026년까지 체계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보라매는 이후 양산 계획에 따라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된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무기체계에는 작전운영, 지원 및 문서기록을 목적으로 문자와 숫자 조합으로 구성된 '고유명칭'과 별칭에 해당하는 '통상명칭'이 각각 부여된다.
한국형 전투기의 경우 '21세기 첨단 항공 우주군으로의 도약을 위한 중추 전력',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의미를 담아 고유 명칭은 'KF-21'로 정해졌다.
알파벳 K는 'Korea(한국)', F는 'Fighter(전투기)'를, 숫자 21은 '21세기'를 의미한다. 군 관계자는 "21세기 전장을 선도하는 최초의 국산 전투기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통상 명칭인 '보라매'는 '미래 자주국방을 위해 힘차게 비상하는 한국형 전투기'라는 의미가 담겼다.
보라매는 1살이 채 안 된 새끼를 포획해 키운 사나운 매를 의미하는데, 공군을 상징하는 야생 조류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공군사관학교 생도를 보라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날 시제 1호기가 출고되면서 한국이 자국산 전투기 개발의 첫발을 뗀 만큼, 보라매는 독자개발의 시작이자 이를 통해 한반도를 수호한다는 포괄적인 의미와 지향점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한국형 전투기 명칭은 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름이기도 하다. 공군은 지난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를 거쳐 전투기 명칭을 최종 선정했다.
문 대통령 “KF-21 보라매, 2032년까지 120대 배치”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032년까지 국내 기술진 주도로 개발한 한국형 전투기(KF-X) 120대를 실전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이 전투기 명칭을 ‘KF-21 보라매'라고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생산공장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시제 1호기 출고식에서 “우리도 우리 손으로 만든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갖게 되었다. 세계 여덟 번째 쾌거”라며 이처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케이에프(KF)-21 보라매’ 이름에 대해 “21세기 우리 하늘을 우리가 지킨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밝혔다.
KF-21 첫 비행은 2022년 7월께 이뤄질 예정이며 2026년 6월 체계 개발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 시험이 완료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일본·인도·대만 등에 이어 13번째로 자국산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가 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KF-21에는 3만 개가 넘는 세부 부품이 들어가고, 국산화율 65% 이상으로 700개 이상의 국내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개발 과정에서만 1만2천 개의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경제적 효과도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1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기고, 5조9천억 원에 달하는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다. 수출까지 활발히 이뤄진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날 출고식에서 인도네시아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과 나란히 앉아 태극기와 함께 인도네시아 국기가 그려진 시제기를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프라보워 국방장관 및 인도네시아 대표단을 향해 “시제기 출고식에 프라보워 국방장관님을 비롯한 대표단이 직접 참석해주셨다. 개발이 완료되고 양국이 양산체제를 갖추어 제3국 시장에 공동진출할 때까지 우리는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에서 프라보워 국방장관을 개별 면담한데 이어 경남 사천까지 초청한 이유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개발 분담금 납입을 미루는 등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8조8000억원이 드는 전투기 개발 사업에 20% 지분으로 참여했지만, 내야할 분담금 8316억원 가운데 2272억원만 내고 6044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프라보워 장관은 전날 문 대통령을 만나 “한국 국방장관을 만나 여러가지 문제를 가지고 의논했다. 건설적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식을 마치고 우리 군이 보유한 주요 무인체계 장비를 시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 행사에 이어 이날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님은 첨단 국산 전투기 개발의 비전을 제시했고, 사업 타당성 조사를 일곱 차례나 거쳐 2010년 비로소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고 평가했다.
한국형전투기 사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001년 3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및 임관식에서 “최신예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후 사업 타당성 논란에 더해 핵심 장비와 관련된 미국 쪽의 기술 이전 여부를 놓고 공전을 거듭했다. 애초 정부는 한국형전투기 개발을 위해 미국에 25개 항목의 기술 이전을 요청했으나, 미국은 2015년 4월 에이사(AESA·능동 전자주사식 위상 배열) 레이더 등 항전장비를 항공기의 임무컴퓨터에 통합해 운용하는 기술(체계통합기술) 4건에 대해 기술 이전을 거부했다. 방사청은 관련 기술을 국내에서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카이(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주도해 인도네시아와 공동으로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분 참여의 대가로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넘겨받아 48대를 현지 생산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또 “100여 년 전,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한 선각자들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광복군에 공군을 창설하는 꿈을 꾸었다. 선조들의 꿈을 오늘 우리가 이뤄냈다”고 가슴 벅차했다. 이완 김지은 기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 4191억원을 올린 것으로 나타냈다. 어림잡아 하루 11억원꼴이다. 영업이익률은 32%에 달한다.
9일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은 4191억원으로, 2019년(3618억원)과 견줘 15.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334억원으로, 1년 새 15.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986억원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도 에르메스는 ‘명품 중의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답게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인 ‘버킨백’, ‘켈리백’ 등은 수천만원대 가격에도 대기 인원이 많아 ‘돈이 있어도 못 사는 상품’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백화점 업계도 대부분의 매장이 전체 매출이 감소했지만, 명품 라인업이 좋은 현대 판교점(9.4%)과 갤러리아 명품관(8.5%), 신세계 센텀시티점(7.5%), 신세계 강남점(5.5%), 현대 본점(3.5%) 등은 매출이 신장했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유한회사로 그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외부감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자산 또는 매출액 500억원이 넘는 유한회사도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가 발생했다. 넷플릭스코리아 등 외국계 유한회사가 대거 공시 대상에 올랐다. 이에 따라 이른바 3대 명품(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도 실적 공시 대상이 됐다. 에르메스는 ‘3대 명품’ 중 첫 실적 공개 회사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배당금으로만 840억원을 지급하면서, 배당성향은 약 85%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의 85%를 배당으로 처분했다는 의미다. 1997년 1월 설립된 에르메스코리아는 싱가포르법인인 ‘에르메스 트래블 리테일 아시아 유한책임회사’(Hermes Travel Retail Asia Pte Ltd)가 회사의 유일사원이다. 박수지 기자
이란에 석달째 억류 중이던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가 9일(현지시각) 석방돼 이란 반다르압바스항 인근 라자이 항을 출항했다. 외교부 제공
이란에 붙잡혀 있던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와 선장이 9일(현지시각) 95일 만에 풀려났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2021년 1월 4일부터 이란 당국에 의해 억류되어 이란 반다르압바스항 인근 라자이항에 묘박(정박) 중이던 우리 국적 선박(한국케미호)과 이 선박의 선장에 대한 억류가 오늘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선장과 선원들의 건강은 양호하며, 화물 등 선박의 제반 상황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선박은 현지에서 행정 절차를 마친 뒤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출항했다. 선박에는 선장을 포함해 한국인 선원 5명, 미얀마인 5명, 베트남인 2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 모두 13명이 타고 있다. 지난 1월 걸프 해역에서 이란 해양환경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됐던 선원은 20명이었으나 선장을 뺀 19명은 지난 2월2일 먼저 풀려났다. 이후 선원 9명은 귀국했고 선박을 관리하려고 교체 투입된 선원 등이 이날 선장과 함께 출항했다.
선박과 선장의 석방을 둘러싼 양국 정부의 협의는 이달 초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5일(현지시각) 이란 외무부 쪽이 ‘사법부의 긍정적 접근’을 공개 언급한 뒤부터는 공식 발표만 남은 상황이었다.
정부는 선박 억류 직후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을 방문(1월 10~12일)하는 등 선박과 선장의 억류 해제를 위한 협의를 이어왔다. 이란은 ‘국내 사법절차에 따라야 한다’며 석달이 넘도록 이들을 풀어주지 않았으나 결국 정식 사법 절차는 개시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란은 선박 억류와 한국의 은행에 묶여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70억달러의 해제는 별개라고 주장해왔지만 선박의 환경 오염 증거도 제시하지 못해, 결국 동결자금 문제를 둘러싼 불만이 나포 원인으로 풀이됐다.
동결자금 문제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것이어서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정부는 고위급에서 주 3~4회씩 이란과 꾸준히 소통하며 동결자금의 일부 우선 해제 노력을 해온 게 성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비엔나에서 개최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사국들과의 협상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김지은 기자
이란 정부 “한국 선박 법 위반 전력 없어 풀어줘”
나포 이유였던 환경법 위반 행위는 언급 안 해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가 지난 1월 4일 걸프해역에서 이란혁명수비대에 나포됐을 때의 모습.
이란 정부가 95일 동안 억류했던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와 선장을 9일 풀어준 것과 관련해, 한국케미호 선박과 선장의 환경법 위반 전력이 없는 점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9일 “한국 선박에 대한 조사 완료 그리고 선박 소유주와 한국 정부 요청에 따라 배를 풀어줬다”며 “조사 결과 선박과 선장이 과거 지역 내에서 위반 사항이 없었던 점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고 국영 <이르나>(IRNA) 통신이 보도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걸프해역과 오만해에 걸쳐 넓은 해안을 보유한 이란은 환경 보호를 비롯한 모든 해양 규제 위반행위를 감시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란 정부는 한국케미호 나포 이유를 그동안 환경오염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날 한국케미호가 환경오염을 포함해 어떤 위반행위를 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란이 지난 1월 4일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배경은 한국의 은행에 묶여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70억달러 때문이라는 분석이 그동안 많았다. 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됐던 선원은 원래 20명이었으나 선장을 뺀 19명은 지난 2월2일 먼저 풀려났다. 조기원 기자
이란 “한국 총리 방문하면 동결 자산 문제 논의할 것”
이란 정부가 정세균 국무총리 이란 방문 때 한국 내 이란 동결 자산 문제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9일 정 총리 이란 방문 소식을 언급하면서 “한국 총리와 미국의 (대 이란) 제재 결과로 한국에서 동결된 이란 자산 문제에 대해 (이란 정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영 <이르나>(IRNA) 통신이 전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11∼13일로 예정된 정 총리의 이란 방문이 “서울과 테헤란의 전통적 우호 관계를 증진하고 미래 지향적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총리가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 주요 인사를 만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란 정부는 9일 억류 95일만에 한국케미호와 선장을 풀어줬다. 이란 정부는 지난 1월 4일 이란혁명수비대의 한국케미호 나포가 환경오염 문제 때문이라고 그동안 주장해왔다. 그러나,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한국케미호와 선장을 풀어준 9일에도 한국케미호가 환경오염을 포함해 구체적으로 어떤 위반 행위를 했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이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배경은 한국의 은행에 묶여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70억달러 때문이라는 분석이 그동안 많았다. 조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