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만에 구출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져

 

 이글루

 

스위스에서 눈으로 만든 집인 이글루가 무너져 아버지와 함께 놀던 7살 소년이 깔려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눈이 많이 내린 전날 오전 11시쯤 타라스프 지역에 사는 한 부자가 함께 만든 이글루 안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자기 무너진 이글루에 깔리게 됐다.

소년의 아버지는 눈 속을 빠져나와 바로 아들을 구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필사적으로 눈을 파기 시작했다. 소년은 15분 뒤에 겨우 구출돼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스위스 그라우뷘덴주 경찰은 어떻게 이글루가 붕괴하게 됐는지 조사하고 있는데, 모래나 눈으로 집을 지어 사람이 들어갈 때는 붕괴 위험이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가족들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럽과 미국 등 지구 북반구에는 북극의 한파가 몰아치고 폭설이 내려 쌓이면서 관련 사고들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눈으로 국토의 4분의 3이 뒤덮였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014소치 동계올림픽 폐회식 후 남 선수 강제 키스

일본 주간지 "성추행 더 있다"…'깜깜이 인사' 지적도

  

모리 요시로(森喜朗·84)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조직위원장)이 '여성 멸시' 발언으로 사임한 데 따른 후임 인선을 놓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경우 올 7월로 개막이 다가온 도쿄올림픽 개최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18일 이사회를 열어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담당상을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조직위가 여성 각료인 하시모토를 선택한 것은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라고 한 모리 전 회장의 여성멸시 발언으로 실추한 이미지를 복원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부적절한 과거 행동이 논란을 낳고 있다.

18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하시모토 신임 회장은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천500m에서 3위에 올라 일본 여성으로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딴 인물이다.

하계올림픽에도 사이클 종목으로 3차례 출전하기도 했다.

1995년 참의원 선거를 통해 정계에 처음 진출한 뒤 5선을 이뤘다.

2019년 9월 아베 내각에 입각한 뒤 작년 9월 출범한 스가 내각에서도 올림픽 담당 장관으로 계속 일해 왔다.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에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담당상이 성희롱 상습범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슈칸분슌 2월 25일호 촬영 화면]

올림픽 관련 경험은 풍부하지만, 과거 행동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폐막식 후 열린 뒤풀이 행사에서 술에 취한 채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다카하시 다이스케(高橋大輔·35)에게 무리하게 키스해 물의를 빚었다.

하시모토는 당시 일본 스케이트연맹 회장이자 선수단장이었기 때문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사실상의 성폭력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폭로한 이 스캔들은 AFP통신 등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졌다.

링크 법률사무소 소장인 기토 마사키(紀藤正樹) 변호사는 하시모토에 대해 "성희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성 차별로 문제가 된 모리의 후임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트위터로 지적했다.

트위터에는 하시모토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될 단계부터 다카하시로 추정되는 인물을 끌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잇따라 게시됐다.

 하시모토 세이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신임 회장이 과거에 남자 스케이트 선수에게 무리하게 키스해 성희롱했다고 지적하는 게시물이 18일 트위터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검색 결과 캡처] 

슈칸분슌은 17일 발매된 최신호에서 "하시모토 씨의 성추행은 다카하시 한 건이 아니다"며 피해자 중 한 명인 전직 여성 의원이 하시모토는 술에 취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입을 맞추는 버릇이 있다는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정상 개최가 어려워진 도쿄올림픽의 부정적 이미지가 '성 차별'에서 '성 추행' 문제로 옮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매체인 JB프레스는 18일 한 관계자를 인용해 "하시모토가 조직위 회장으로 취임하면 일본은 더 신용을 잃어 그렇지 않아도 어려워진 대회 개최가 한층 심한 암초에 걸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매체는 이어 "하시모토 신임 회장의 수완은 솔직히 말해 기대할 것이 없다"면서 앞으로 대회 취소를 정식 결정하는 일과 더불어 하시모토 회장과 올림픽이 함께 망가지는 운명을 맞을 수 있다고 혹평했다.

    성차별 발언으로 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모리 요시로

하시모토를 회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적절한지와 별개로 조직위의 인선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조직위는 후보를 하시모토 1명으로 좁혔다는 보도에 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인선에 관한 브리핑이나 회견도 하지 않고 후보자 검토를 위한 두 번째 회의가 17일 열렸고 18일에 세 번째 회의가 열린다는 내용만 기재된 자료를 배포했을 뿐이다.

앞서 모리는 사직하기에 앞서 자신의 측근인 가와부치 사부로(川淵三郞·만 85) 전 일본축구협회장을 후임으로 내정하려 했다가 밀실 인사라는 반발에 직면해 포기했다. 연합뉴스

고 유전자 추출 기록 경신…매머드 훨씬 다양한 계통, 잡종화도

 

털매머드 이전 시베리아를 활보하던 초원 매머드는 이미 혹한 환경에 살아갈 유전적 적응을 갖춘 상태였다. 베트 자이켄, 고 유전학 센터 제공.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확보한 100만년 전 매머드에서 디엔에이(DNA)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분석해 빙하기 매머드의 상징인 북아메리카 콜롬비아 매머드가 털매머드와 이미 사라진 매머드 계통의 잡종인 사실을 밝혀내는 등 매머드 진화사를 새롭게 조명했다.

톰 반데르 발크 스웨덴 고 유전학 센터 연구원 등 국제 연구진은 18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 시베리아 동북부에서 발굴한 매머드 3구의 어금니에서 최고 120만년 전 디엔에이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가장 오랜 기록은 2013년 캐나다 북극지방에서 78만년 전 멸종한 말에서 디엔에이를 추출한 것이었다.

멸종한 동물 화석에서 유전자의 본체인 디엔에이를 추출하는 것은 진화 역사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를 얻는 셈이다. 어떤 돌연변이가 언제 일어났는지, 어떤 종이 언제 계통에서 갈라져 나왔는지를 디엔에이 분석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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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기원 북반구 전역에

마지막 매머드인 털매머드가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한창 건설되던 기원전 2500년까지 생존했던 러시아 북극해의 브란겔랴 섬에는 매머드의 잔해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러브 달렌 제공.

시베리아 영구동토의 매머드 화석은 고 유전자를 채취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다. 그 상한은 260만년 전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글렙 다닐로프 제공.

그러나 환경 속에서 쉽게 분해되는 디엔에이를 추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옛 디엔에이를 시베리아와 북미의 영구동토에 묻힌 동물 사체에서 찾는 이유이다.

연구자들은 마스크와 얼굴 가리개를 써 사람 디엔에이로 인한 오염을 막으면서 치과용 드릴로 우유 팩만 한 매머드 어금니 안쪽을 갈아냈다. “어금니에는 소량의 디엔에이밖에 남아있지 않았고 그나마 아주 작은 조각으로 쪼개진 상태였다”고 연구자들은 고 유전학 센터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얻은 크기 0.05g의 고운 뼛가루에서 일련의 화학물질 처리를 거쳐 35개 정도의 염기쌍으로 이뤄진 디엔에이 조각을 얻었고 이를 컴퓨터를 이용해 일일이 맞춰 약 32억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진 멸종한 옛 매머드의 유전체(게놈)를 복원해 냈다.

그 결과는 이제껏 우리가 알던 매머드의 족보를 새로 써야 할 내용이었다. 주 저자인 반데르 발크 박사는 “100만년 전 시베리아에는 단 한 종의 초원 매머드만 살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당시 아디차 매머드와 크레스토프카 매머드 등 2개의 다른 유전 계통이 있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매머드는 약 50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출현해 이후 북반구의 많은 곳으로 퍼져나갔다. 이 매머드 조상의 유일한 살아남은 후손은 아시아코끼리이다. 흔히 빙하기로 불리는 플라이스토세(260만년 전∼1만2000년 전) 동안 매머드는 다양하게 진화했다. 멸종 당시 털매머드는 유라시아와 북미의 북극과 가까운 곳에 살았고 이들보다 덩치가 더 큰 콜롬비아 매머드는 북미의 더 남쪽인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분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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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 아이콘은 잡종

이번에 연구자들이 분석한 시베리아 매머드는 훨씬 더 오래전인 120만년, 110만년, 70만년 전 매머드로 밝혔다. 발견된 지명을 딴 크레스토프카 매머드는 120만년 전 개체로 이제껏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멸종 매머드 계통으로 드러났다.

 고 유전자 분석으로 드러난 매머드 진화 계통도. ‘네이처’ 제공.

110만년 전 아다차 매머드와 70만년 전 추코차 매머드는 모두 털매머드의 조상으로 밝혀졌다. 북미의 콜롬비아 매머드는 털매머드와 멸종한 크레스토프카 매머드가 42만년 전 절반씩 섞인 교잡종으로 나타났다.

콜롬비아 매머드는 매머드 가운데 가장 큰 키 4m 무게 10t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으로 매머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인류도 고 유전자 분석으로 잡종의 증거가 발견됐다. 인류는 멸종한 고인류인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과 교잡해 그들의 유전자 일부를 유전체 속에 포함하고 있는 사실이 최근 고인류의 이빨 화석 등의 디엔에이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털매머드가 극지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형질인 긴 털, 체온 조절, 지방 축적 등이 이미 100만년 전인 초원 매머드 시절부터 대부분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극한 환경에 대한 적응은 느리고 오랜 과정을 거쳤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고 유전자 연구를 100만년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과거 유전자를 직접 분석해 진화 역사를 해명하는 연구는 과연 어느 시점까지 가능할까.

영화 ‘쥐라기 공원’은 2억년 전 송진이 굳은 화석 광물인 호박 속에 갇힌 공룡 피를 빤 모기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공룡을 복원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고 유전자 추출은 영구동토나 동굴 등 매우 특별하고 한정적인 곳에 보관된 화석에서만 가능할 뿐이다.

연구에 참여한 안데스 괴테스트롬 고 유전학 센터 교수는 “고 유전자를 추출할 수 있는 시기는 아마도 200만년 또는 26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보다 이전 시기에는 영구동토층이 없기 때문에 고 유전자가 보존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기업가 상속 철학·신념의 근본 전환 ‘현상’?
사회공동체 관심 높아…불평등 문제에 관심
‘사회적 책임’ 제조업 사회기여 방식과 달라

 

      더기빙플레지가 누리집에 소개한 김봉진(오른쪽) 우아한형제들 부부의 서약서

 

국내 배달 앱 시장점유율 1위 업체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45)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이 재산 절반 이상(5000억원 이상 추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이달 초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창업자)이 재산 절반을 기부한다고 공개 약속한 데 이어, 정보기술(IT) 분야 벤처 기업가의 ‘통 큰 기부’로는 두번째다. 부의 대물림에만 매달렸던 과거 ‘굴뚝경제’ 재벌의 행보와는 다른 흐름이 뚜렷해질 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인 최초 더기빙플레지 가입

우아한형제들은 18일 김 의장이 세계적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의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더기빙플레지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부부가 2010년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다. 재산이 10억달러(1조원)를 넘어야 가입 대상이고,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김 의장은 한국인으로서 첫 더기빙플레지 가입자다. 현재 24개국 218명(부부·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기부자로 등록돼 있다.

더기빙플레지는 이날 누리집에 김 의장 부부의 사진과 함께 영문·국문 서약서를 공개했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며, 기부를 결심한 이유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썼다. 앞서 지난 8일 김범수(55) 카카오 의장도 재산(주식 평가액만 10조원 이상)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주·김택진·이해진 등 관심 쏠려

이제 관심은 두 사람이 일으킨 ‘통 큰 기부’ 바람의 파장에 쏠린다. 기존 재벌 총수 일가가 주로 보여주던 낯익은 모습과는 다른 길을 가느냐가 관건이다. 성공한 벤처 1세대로 꼽히는 김정주(넥슨)·김택진(엔씨소프트)·이해진(네이버) 등 다른 창업자 거부들의 행보에 당장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10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전통적인 제조산업을 이끌던 경영자와는 확실히 다른 길을 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겠냐”고 평가했다. ‘개방과 공유’를 특징으로 하는 아이티 산업의 속성상, 기술 기반의 젊은 창업가들은 ‘사회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특히 깊다는 이유에서다.

좀 더 거시적인 틀에서 해석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다른 10대 그룹 고위 임원은 “양극화 등 사회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데 국가의 자원과 역량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형편”이라며 “기업가들이 좀 더 적극으로 나서는 현상으로도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김봉진 의장은 기부금 사용처를 두고 “교육 불평등 해결, 문화예술 지원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고, 김범수 의장도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방면에서 심화하는 것을 목도하며 결심을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섣부른 평가를 우려하는 지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것도 기업과 기업인이 사회와 국민 경제에 기여하는 방법”이라며 “전통적인 제조업 기업가들의 사회 기여 방식은 단기간에 급성장하고 지분 매각과 보유주식 가치 폭등으로 재산이 불어나는 벤처 창업자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조계완 김재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