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찬반 설문조사' 단체 고발…취소 요구 승려들 출석통보

인터넷 방송서 종단 비판 노조간부 해고…"언로 막고 비판 불용"

 

찢긴 팻말=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앞에서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라는 이름으로 모인 승려와 불교 신도들이 "코로나 시국에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승려대회를 취소하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던 중 회견 내용에 반대하는 한 승려가 다가와 회견 참석자가 들고 있던 팻말을 뺏어 찢은 뒤 회견 중단을 요구했다. 한 회견 참가자가 승려와 실랑이 뒤 찢긴 팻말을 들고 있다.

 

조계종이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에 연 전국승려대회 등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이들을 겨냥해 형사고발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불교계에 따르면 조계종 총무원은 승려대회 개최와 관련해 전국 승려들을 대상으로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한 시민단체 정의평화불교연대(정평불)와 이 단체 공동대표 중 한 명인 이도흠 대표를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조계종 기관지인 불교신문은 당일 보도에서 "종단은 정평불이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인 휴대전화 번호를 정보주체 동의없이 수집해 사용했고, 동의 하에 번호를 수집했더라도 당초 수집 목적의 범위를 벗어나 설문조사에 이용했다는 점을 근거로 개인정보보호 위반으로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전했다.

 

정평불은 조계종이 정부의 종교편향을 규탄하기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21일 서울 조계사에서 강행하기로 하자 19∼20일 승려 1만여명을 대상으로 문자 메시지로 찬반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결과 응답한 승려 942명 중 반대가 601명(64.4%)으로, 찬성 301명(32.4%)의 두 배에 달했다.

 

경찰에 고발당한 이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휴대전화 번호) 자료는 종단개혁 운동 당시 스님들에게서 직접 받은 것"이라며 "승려대회라는 초미의 관심사에 대해 스님 의견을 물어본 것으로 공익 성격이 강하며, 익명성도 유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전국승려대회 취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승려 3명에 대해서도 종단의 수사기관 격인 호법부로 나와 조사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

 

허정스님 등 승려 3명은 승려대회를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달 13일 서울 조계사 일주문 인근에서 신도 10여명과 함께 "코로나 시국에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승려대회를 취소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승려대회 취소 회견에 반대하는 승려=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라는 이름으로 모인 승려와 불교 신도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앞에서 "코로나 시국에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승려대회를 취소하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던 중 회견 내용에 반대하는 한 승려가 다가와 회견 참석자가 들고 있던 팻말을 뺏어 찢은 뒤 회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허정스님은 최근 전화통화에서 "(조계종 총무원이)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승려들의 발언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못하고 등원 공고(출석요구)를 내어 징계하려는 것은 승려의 자주권을 파괴하는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허정스님 등을) 호법부가 부른 이유는 절차에 따른 것으로, 승려대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기 때문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달 26일 불교계 매체의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종단에 비판적인 발언을 전국민주연합노조 조계종 지부 박정규 홍보부장을 해고했다.

 

총무원은 "(박 부장이) 종단의 종정과 총무원장 스님을 아무런 근거없이 비하했다"며 "신도이자 종무원으로서 기본적인 자세 및 책무를 저버린 것으로 종단에 봉직하는 구성원으로서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중징계 사유를 밝혔다.

 

조계종 노조는 해고 조치에 강력 반발했다.

 

이 단체는 입장문을 내 "불교 전통에 비추어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부정되는 것은 비불교적이며 전근대로의 회귀일 뿐"이라며 "건전한 비판을 징계해고라는 무딘 칼로 단죄하고자 하는 것은 노조탄압이며 부당노동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련의 종단 조치를 두고 불교계 시민단체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신대승네트워크는 3일 입장문을 내 "종단에 대한 비판은 자유로워야 하지만 현재 종단은 언로를 막고 있다"면서 "종단의 건강성을 높이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비판도 강해야 한다. 종단은 열린 자세로 비판을 폭넓게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조계종은) 징계와 고발을 철회하고 비판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2019년 알바그다디 제거후 최대작전…알쿠라이시 급습 도중 가족과 자폭"

어린이·여성 포함 최소 13명 사망…시리아 북서부는 극단주의 반군 본거지

 

'이슬람국가(IS) 수괴' 알쿠라이시가 최후를 맞이한 시리아 이들립 주의 가옥= 미국 정부는 3일 오전 특수부대가 시리아 북서부에서 대테러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작전을 통해 'IS 수괴' 알쿠라이시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들립 AP=연합뉴스)

 

미국은 3일 새벽 시리아 북서부에서 미군 특수부대 작전을 통해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46)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간밤에 나의 지시로 미군이 미국인과 우리 동맹을 보호하기 위한 대테러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의 기량과 용맹함 덕분에 알쿠라이시를 전쟁터에서 사라지게 했다"며 "모든 미국인은 작전에서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테러작전은 지난 2019년 10월 미군 특수부대가 당시 IS의 수괴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한 이후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알쿠라이시는 알바그다디 사망 뒤 수괴 자리를 이어받은 인물로, 한때 미국에 억류된 적도 있다. 미 국무부는 그에게 1천만 달러(약 120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알쿠라이시가 미 특수부대의 급습을 받자 스스로 폭탄을 터뜨려 부인들과 자녀들 등과 함께 폭사했다고 전했다. 알바그다디 역시 2019년 미국의 공격 도중 자폭했었다.

 

미 당국자는 알쿠라이시의 자폭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작전의 결과를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 때와 똑같이 비겁한 테러 전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군 특수부대가 공격한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주의 한 가옥=미국 국방부는 3일 오전 특수부대가 시리아 북서부에서 대테러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작전 목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번 공격으로 적어도 1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들립 AP=연합뉴스)

 

시리아 민방위단체인 '하얀 헬멧'은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알쿠라이시가 11개월 전부터 이곳에서 부인과 자녀, 여동생 등과 함께 살았다고 진술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작전이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에 의해 수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은 IS 잔당이 지난달 21일 시리아 쿠르드자치정부가 관리하는 IS 포로수용소를 공격하는 등 재기를 모색하는 와중에 이뤄졌다.

 

IS 잔당은 약 열흘 간 약 3천 명의 IS 포로가 수용된 그화이란 수용소를 공격했으며 수용소를 관리하는 쿠르드족 120여 명이 사망했다.

 

이 공격은 2019년 3월 IS 패망 이후 최대 규모였으며, 미군은 그화이란 수용소에 장갑차를 비롯한 병력을 배치했다.

 

목격자들은 미 특수부대가 최소 3대의 헬기를 타고 와 한 2층짜리 가옥을 공격했고, 2시간 이상 동안 총기를 지닌 괴한들과 대치하며 충돌하는 와중에 폭발음도 들렸다고 전했다.

 

계속된 총격과 폭발은 터키 국경 인근에 시리아 내전 난민 캠프가 흩어져 있는 이곳 아트메흐 마을을 뒤흔들었다는 진술도 있다.

 

아울러 드론 공습이 이뤄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민간인의 이 지역 출입을 금지하는 확성기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 역시 있다.

 

작전에 투입된 미군 헬기 1대는 기계적 문제가 생겨 지상에서 폭파시켜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의 공격 현장에 떨어진 탄피

 

시리아 북서부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10년째 정부군에 맞서는 반군의 본거지로, 현재는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를 비롯한 극단주의 세력이 반군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옛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의 후신인 하야트 타흐리흐 알샴(THS)은 북서부 반군 중 최대 파벌로 성장했다.

 

미국은 이 지역에서 알카에다와 연계 세력을 겨냥한 소탕 작전을 꾸준히 펼쳤다.

 

작년 10월에는 알카에다의 고위 지도자 압둘 하미드 알마타르를 드론을 이용해 사살했고, 12월에는 알카에다 연계조직의 고위급인 무사브 키난을 목표로 삼기도 했다.

경찰 "불법행위에 사용한 뒤 증거인멸 위해 묻었을 수도"…마약 운반?

 

농장 땅속 1.5m에 묻혀있다 발견된 BMW. 왼쪽에 운전대가 보인다. [래따이 페이스북 캡처]

 

태국의 한 야자나무 농장 땅속에서 외제차가 발견돼 의혹이 인 가운데, 차 주인이 10년 전 태국을 떠난 미국인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3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 남부 나콘시탐마랏주 찰렘 쁘라끼앗 지역의 한 기름 야자나무 농장에서 BMW 한 대가 발견됐다.

 

농장 근로자가 야자열매를 줍다가 땅속에 묻혀있는 이 차를 우연히 발견했다.

 

그가 동료들과 함께 땅을 파자 운전대가 드러났다. 이들은 이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굴착기를 이용해 1.5m 깊이로 묻혀있는 검은색 BMW를 파냈고, 이후 감식반이 조사에 나섰다.

 

차량엔 번호판이 없었고, 내부에는 등록 서류도 남아있지 않았다.

 

차량 발견 당시 농장 근로자들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차 내부에 시신은 없었다.

 

그러나 차는 지붕과 문짝이 없는 상태였고, 일부 부품은 뜯겨 나간 상태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땅속에 묻혀있던 BMW를 파내 조사 중인 태국 경찰.[래따이 페이스북 캡처]

 

경찰 조사 결과, 이 차의 주인은 50대 미국인으로 10년 전인 지난 2012년 2월에 태국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미국인은 푸껫주에서 주택을 임대해 살았던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푸껫 경찰도 수사에 나선 가운데, 태국 경찰은 이 미국인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농장주가 이 차 또는 해당 미국인과 관계가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현지 언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 누군가가 이 차를 불법 행위에 사용한 뒤 증거 인멸을 위해 땅속에 파묻었을 수도 있다면서 마약 밀매조직이 연관돼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높이 40m 넘는 6천억원 짜리 초호화 선박에 특혜 논란

문화재 훼손 비판 속 로테르담시 "베이조스가 비용 부담"

 

로테르담 지역 명물인 코닝스하벤 다리 [로테르담 시 홈페이지 캡처]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인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의 호화 요트가 지나가기 위해 네덜란드 항구도시 로테르담이 144년 된 지역 명물 건축물을 부분 철거한다.

 

2일 AFP통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로테르담시 당국은 올 여름 중으로 예정된 베이조스 소유 요트의 통행을 위해 코닝스하벤 다리 중 교량 부분을 제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리가 통과시킬 수 있는 선박 높이의 상한선이 40m이기에 이보다 높게 건조될 베이조스의 요트가 지나갈 수 없어서다.

 

이는 이 요트를 건조 중인 조선회사 오션코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로테르담 인근 조선소에서 요트가 완성된 후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리가 설치된 수로를 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로테르담시 대변인은 "이 길이 (요트가) 바다로 향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라면서 베이조스가 이를 위한 작업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시 당국의 철거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면, 오션코는 요트를 반 정도 건조한 후 코닝스하벤 다리를 통과한 후 로테르담이 아닌 다른 곳에서 최종 완성할 계획이었다.

 

건조 중인 제프 베이조스의 요트 Y721 [슈퍼요트팬(superyachtfan) 홈페이지 캡처]

 

시 대변인은 "경제적 관점에서 (요트 건조 작업에 따라) 창출되는 고용에 크게 중점을 뒀다"라면서 요트 건조를 지역에서 끝까지 진행케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철거 이후에는 다시 다리를 최신식으로 재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지역 사회에서는 문화재 훼손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로트르담 역사학회 회장인 톤 베세린크는 "일자리는 중요하지만, 우리의 산업 문화재가 얽히게 되면 일자리를 위해 내릴 수 있는 조치에도 제한이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지역 명물인 코닝스하벤 다리는 철도교로, 1878년에 건축됐다가 2차 세계 대전 나치의 폭격에 무너졌지만, 전쟁 중인 1940년에 재건됐다.

 

 

열차가 지나갈 때는 상단에 매달린 교량이 기둥을 따라 내려와 강으로 분리된 양측의 통행을 이어주고, 수로에 배가 지나갈 때는 반대로 교량이 올라가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다른 철도 노선이 마련된 1993년부터는 통행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시 당국이 쓸모가 사라졌다며 이를 철거하려 했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후부터는 시의 대표적 명물로 남아 주민의 사랑을 받았다.

 

한편 현재 특별한 명칭 없이 코드명 Y721로 불리는 이 요트는 완공 시 가치가 4억8천500만달러(약 5천846억원)로 추산되며, 선박 전문 매체 보트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127m 길이로 세계 최고 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