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23구 ‘진도 5강’ 흔들림…뭔가 붙잡지 않고 걷기 힘든 수준

동일본대지진 뒤 이런 강진 처음…일주일 내 추가 발생 가능성

 

도쿄 등 일본 수도권에서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래 가장 강한 지진이 발생해 30여명의 부상자가 나오고 일부 시설물이 손상되는 피해가 있었다. 도쿄/AP 연합

 

도쿄 등 일본 수도권에서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래 가장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30여명의 부상자가 나오고 일부 시설물이 손상되는 피해가 있었다.

 

일본 총무성 소방청은 7일 밤 수도권 일대를 흔든 지진으로 도쿄, 군마, 사이타마, 지바, 가나가와 등에서 3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8일 발표했다. 지진으로 인한 진동에 넘어지거나 시설물에 충격이 발생하면서 다친 이들이 많았다.

 

이번 지진은 7일 오후 10시41분께 지바현 북서부에서 발생했으며 규모 5.9로 추정된다. 이 지진으로 인해 도쿄 일부 지역에서 ‘진도 5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 5강은 지지물을 붙잡지 않으면 걷기 힘든 수준이다. 선반의 접시나 책이 바닥에 떨어지고, 고정되지 않은 가구가 넘어질 위험이 있다.

 

도쿄 등 일본 수도권에서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래 가장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열차가 탈선되고, 이에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전광판 모습. 도쿄/AP 연합뉴스

 

도쿄 23개 특별구에서 5강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약 10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구명·구조 활동에 최선을 다하라고 각 기관에 지시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 사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도쿄 아다치구에서는 열차가 지진 발생 뒤 긴급 정차하면서 바퀴 일부가 레일에서 벗어나 전동차 내 승객들이 넘어져 3명이 다쳤다. 사이타마현에서는 60대 여성이 골절상을 당했다. 도쿄 메구로구에서는 수도관이 파열돼 맨홀에서 물이 쏟아졌다. 엘리베이터가 정지되면서 안에 갇혔다는 신고도 이어졌다. 일부 철도나 지하철 등이 운행을 중단해 밤에 귀가하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사이타마현의 한 원유 처리 시설에서는 불이 나기도 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최대 진도 5강 정도의 흔들림을 동반하는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이정재 · 박해수 · 정호연 · 위하준 ‘지미 팰런 쇼’ 출연

 

<오징어 게임> 배우들이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한 모습. 넷플릭스 제공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출연진이 미국 인기 티브이(TV) 토크쇼에서 게임을 하며 승부욕을 불사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정재·박해수·정호연·위하준은 6일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서 진행자 지미 팰런과 화상 인터뷰를 했다.

 

“세계 90개국에서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언제 느끼느냐”는 팰런의 질문에 박해수는 “지금”(Right now)이라고 재치 있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많은 매체를 통해 (인기를) 접하고 있어 너무 감사한데, 이 쇼에 출연한 지금 더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한 뒤, “내가 정말 지미 형(brother)을 만나고 싶었다”며 웃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위하준은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한국의 놀이가 신선한 소재인 동시에, 그렇게 활용된다는 점이 충격적으로 다가간 게 아닐까 싶다”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탐욕이나 본성을 잘 표현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오징어 게임> 배우들이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한 모습. 넷플릭스 제공

 

게임 중 특히 화제를 모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팰런은 게임 속 인형을 작게 만든 걸 들고나와 “이 오싹하고 끔찍한 인형이 한국의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고안된 캐릭터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정호연은 “우리가 학교에서 교과서로 공부할 때 이해를 돕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소년·소녀 캐릭터가 있다. 소년은 철수이고 소녀는 영희다. 인형은 영희를 표현한 것”이라고 유창한 영어로 설명했다.

 

팰런이 주인공 기훈의 출연 장면에 즉흥연기(애드리브)가 있었냐고 묻자 이정재는 “즉흥적으로 연기한 장면이 많다”며 그중 새벽(정호연)과 부딪히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부딪힐 때 새벽이 들고 있던 커피가 떨어지면 내가 주워주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빨대도 떨어져 있길래 그걸 주워 컵에 꽂아주려다 실수를 연발하는 바람에 당황하는 즉흥연기를 했다. 그 과정에서 호연씨가 너무 웃느라 고개를 못 들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오징어 게임> 배우들이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한 모습. 넷플릭스 제공

 

출연진은 <오징어 게임> 속 한국 아이들 게임에 빗대 제작진이 마련한 미국 어린이들의 ‘스쿨야드 게임’ 꼭지에도 참여했다. 네 배우가 ‘손등 치기 게임’(Slapsies), ‘가위바위보’, ‘스푼 위에 계란 놓고 달리기’(Egg and Spoon Race) 등을 하며 승부욕을 불태우는 모습에 팰런과 200명 가까이 모인 방청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한편, 넷플릭스 창업자인 마크 랜돌프(현 놀스 이사)는 7일(한국시각)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2021 스타트업콘’ 화상 기조 강연에서 <오징어 게임>의 성공과 관련해 “모든 걸 다 할리우드에서 만들 필요는 없다. 넷플릭스는 로컬 배우·감독·작가를 적극적으로 고용·활용하려 한다. 의사 결정을 무조건 본사가 하는 게 아니라, 멀리 현장에 있는 관계자들이 로컬 시장에 맞는 콘텐츠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고 만들 필요가 있다. 이후 경쟁력이 있는지, 글로벌 회사의 목표와 부합하는지를 보고 계속 같이할지 말지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뉴스타파 ‘판도라프로젝트’ 역외법인 관련 문서 확인

김용철 변호사 폭로 뒤 삼성비자금 의혹 시기와 겹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08년 조세 회피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뉴스타파>가 7일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취재하고 있는 ‘판도라 페이퍼스’ 파일을 분석하던 중 “이재용 부회장의 역외 법인 설립 관련 문서가 역외 금융서비스 업체인 ‘트라이던트 트러스트’의 고객 관리 파일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 서류상 회사인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을 2008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자본금은 5만달러(1달러짜리 주식 5만주를 발행)로 돼 있는데, 이 부회장이 단일 주주로 올라와 있다.

 

해당 파일에 첨부돼 있는 주식증서엔 이 부회장의 이름과 함께 서울 한남동 주소도 써 있다. 증서 발급일은 2008년 5월2일로, 실제 이날 이 부회장이 이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스타파>는 해석했다.

 

이 페이퍼컴퍼니가 설립된 시기는 2008년 3월에서 5월 사이로, 당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해 촉발된 특검 수사와 그 후폭풍이 일던 시기와 겹친다. <뉴스타파>는 “차명 이사를 내세워 주인이 노출되지 않게 만든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 쪽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부회장 명의의 회사를 설립했더라도 관련 업무를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돼 사실 파악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가 삼성 내부에서 나온다. 한광덕 기자

탄자니아 출신 72살 소설가

35년 만에 아프리카·비백인 수상자

 

                  202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압둘라자크 구르나. 스웨덴 한림원 자료 갈무리.

 

2021년 노벨문학상은 탄자니아 출신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2)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7일 “구르나가 식민주의의 영향과 난민들의 운명에 대한 타협 없고 열정적인 통찰을 보여줬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아프리카의 비백인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86년 나이지리아 작가 월레 소잉카 이후 35년 만이다.

 

구르나는 1948년 당시 영국 식민지이던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섬에서 태어나 열여덟살 때 영국 유학길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영국에서 지내며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켄트대학에서 영문학과 탈식민주의 문학을 가르쳐오다 최근 은퇴한 그는 식민주의 이후 글쓰기와 식민주의 관련 담론을 주로 탐구하며, 지역적으로는 아프리카, 카리브해, 인도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켄트대학이 소개했다. 그는 식민주의 이후 시대 작가들에 관한 <아프리카 글쓰기에 관한 논문들>을 두권 편집해 출간하기도 했다.

 

구르나는 1987년 첫 장편 <출발의 기억>을 내놓은 이래 지금까지 10권의 장편소설과 다수의 단편을 발표했다. 그의 소설들에는 난민이 겪는 세계의 붕괴라는 주제가 일관되게 관류하고 있다.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그의 네번째 장편 <낙원>(1994)이 대표작으로 꼽히는데, 1차 세계대전 당시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삼은 이 소설은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 <암흑의 핵심>을 비틀어 쓴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최근작인 대작 <내세>(2020)는 <낙원>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낙원>과 마찬가지로 20세기 초를 무대로 삼아 <낙원>의 주인공 ‘유수프’를 연상시키는 청년 ‘함자’가 독일군으로 전쟁에 참전하고 그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장교에게 의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스웨덴 한림원은 “구르나는 엄청난 공감과 굴하지 않는 책임감으로 개인들의 운명을 좇으면서도 진실에 헌신하고 단순화를 혐오하는 태도 때문에 비관적이고 무자비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며 “그의 소설은 정형화된 묘사를 거부하고 동아프리카의 문화적 다양성을 향해 우리의 시야를 틔워준다”고 평가했다. 최재봉 기자,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