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초 공을 던지고 있다. 토론토/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벼랑 끝 승부에서 버텼다. 하지만 가을야구 티켓 획득은 실패했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4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했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투구수는 77개(스트라이크 58개). 팀 타선도 5회까지 대거 12점을 뽑아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류현진이 5이닝 이상을 투구한 것은 지난 9월7일 뉴욕 양키스전(6이닝 무실점) 이후 처음이다. 경기가 12-4로 끝나면서 류현진은 시즌 14승(10패)을 챙겼다. 2013, 2014, 2019년에 이은 4번째 14승(개인 최다). 평균자책점은 4.37로 시즌이 마무리됐다. 류현진이 규정 이닝을 채운 시즌에서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앞서 그는 개인 시즌 최다패(10패)를 기록한 바 있다.
토론토와 류현진은 승리했으나 웃지는 못했다. 와일드카드 경쟁 팀인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모두 극적으로 승리했기 때문. 두 팀 모두 8회까지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다가 정규이닝 마지막 이닝(9회)에 이르러 양키스는 탬파베이 레이스에 1-0, 보스턴은 워싱턴 내셔널스에 7-5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6일)은 양키스와 보스턴의 대결로 이뤄진다. 두 팀에 1경기 차이로 밀린 토론토는 두고두고 아쉬운 시즌이 됐다.
한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팀은 마지막 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결정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11-4로 꺾었다. 시즌 성적 107승55패(0.660)로 106승56패(승률 0.654)의 다저스를 가까스로 제쳤다. 다저스는 100승 이상을 거두고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단판 승부(7일)를 벌이게 됐다. 김양희 기자
류현진 '위태위태'…개인 최다패·ERA 4.37로 2021년 마무리
최다 피홈런 24개…악몽의 8∼9월 탓에 퀄리티스타트도 13회에 불과
화보 류현진 통산 4번째로 14승…정규리그 최종전서 5이닝 2실점
류현진 통산 4번째로 14승…정규리그 최종전서 5이닝 2실점
미국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새로 입은 2020년, 류현진(34)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한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승리도 거두고 팀의 가을 야구 출전을 확정해 기쁨이 배가 됐다.
2021년 정규리그 최종전에도 등판한 류현진과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지난해와 같은 해피 엔딩을 원했다.
류현진도 모처럼 5이닝을 잘 던지고 팀도 12-4로 대승해 꿈이 이뤄지는 듯했지만, 와일드카드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가 모두 이긴 바람에 토론토는 1승 차로 밀려 시즌을 접었다.
류현진은 올해 마지막 등판에서도 위태로웠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5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안타 6개를 맞고 2점을 줬다.
팀이 일찌감치 큰 점수를 벌어준 덕분에 류현진은 5회는 가뿐히 던질 것으로 보였지만, 무조건 이 경기에서 이겨야 했던 토론토 벤치의 생각은 달랐다.
11-2로 앞선 5회 류현진이 몸 맞는 공,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리자 토론토는 곧바로 불펜을 투입할 태세였다. 류현진은 위기에서 페드로 세베리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겨우 5이닝을 채웠다.
경기 중 타구에 오른쪽 다리 안쪽을 맞은 뒤 한숨을 쉬는 류현진 [캐내디언 프레스/AP=연합뉴스]
4경기 만에 5이닝 이상을 던진 류현진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이던 2013∼2014년, 2019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이자 토론토에서는 처음으로 시즌 최다승인 14승을 거두고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2위로 2021년을 마쳤다.
나머지 지표는 좋지 않다.
류현진은 2013년 빅리그 입성 이래 가장 많은 한 시즌 10패를 당했다. 또 처음으로 평균자책점 4점대를 넘은 끝에 4.37에 머물렀다.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장 많은 한 시즌 31경기에 선발 등판하고도 투구 이닝은 규정 이닝을 갓 넘긴 169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5⅓이닝보다 조금 높았다.
홈런 역시 가장 많은 24개나 허용했다. 선발 투수의 최소 몫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13회에 불과했다.
류현진은 4∼5월 5승 2패를 거둬 순조롭게 시즌을 출발했다. 특히 5월에는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64로 상승세를 탔다.
부침이 있었어도 전반기에 8승 5패, 평균자책점 3.56을 거둬 에이스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15승 달성에도 청신호를 밝혔다.
그러나 체인지업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류현진은 가파른 내리막을 탔다.
류현진은 8월 6차례 등판에서 두 번이나 4회를 못 넘겼고 2승 3패, 평균자책점 6.21로 흔들렸다. 보스턴과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7점씩 주면서 고전했다.
8월의 악몽은 9월에도 더 무섭게 이어졌다. 1승 2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부진했다. 후반기 기록은 6승 5패, 평균자책점 5.50으로 저조했다.
토론토 에이스란 칭호는 같은 왼손 투수 로비 레이에게 넘어갔다. 류현진은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빠른 볼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는 레이의 볼 배합을 배워 컷 패스트볼 대신 슬라이더를 던지기도 했다.
구속은 시즌 막판에도 시속 150㎞에 가까운 공을 찍을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체인지업이 들쭉날쭉해 타자와의 대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류현진은 9월 12일 볼티모어, 18일 미네소타 트윈스, 29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세 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우려를 안겼다.
고비에서 땅볼을 유도하던 류현진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도 많이 반감됐다. 가을 야구를 뒤로하고 류현진이 내년의 고민을 안은 채 조만간 귀국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12월 6일 알제리를 방문해 수도 알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알제리가 “프랑스 대통령이 알제리의 독립투사를 모욕했다”며 프랑스 주재 대사를 소환하고 프랑스 군용기의 영공통과를 거부했다고 <AP>가 3일 보도했다.
양국의 마찰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 알제리 독립전쟁(1954~1962)에 참전했던 양국 인사들의 후손들을 초청한 행사에서 한 자극적인 발언에서 비롯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알제리에 대해 “정치적·군사적 시스템”에 의해 통치된다고 비하했다. 그는 또 알제리가 쓴 “공식 역사”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 프랑스에 대한 증오의 담론에 기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알제리가 16~17세기 오토만 제국이 북아프리카를 지배했던 역사는 잊은 채 프랑스만 그들을 식민 지배한 유일한 나라인 것처럼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알제리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 건수를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한 조치에 대해서도 “정부 지도층 인사들을 힘들게 하려는” 것이며 학생이나 사업가 등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알제리는 “용납할 수 없는 내정간섭”이며 프랑스의 식민지배에 맞서 싸우다 숨진 알제리 독립투사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알제리는 곧바로 프랑스 주재 모하메드 안타르-다우드 대사를 본국을 소환한 데 이어 아프리카 사헬 지역을 오가는 프랑스 군수송기의 영공통과를 불허했다. 프랑스군 대변인인 파스칼 이안니 중령은 이날 “알제리가 사전 통고 없이 갑자기 군용기 2대의 영공 통과를 거부했다. 한 대는 샤헬발 프랑스행이고 다른 한 대는 프랑스발 사헬행이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사하라 사막 이남 사헬지역에 군을 파병해 이슬람 무장단체를 상대로 전투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와 알제리는 식민지배의 과거사를 둘러싼 마찰이 이어져 왔다. 2005년엔 프랑스 의회가 “식민지배의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갈등을 빚었다. 논란이 커지자 법안은 폐기됐지만 그 여파로 알제리와 프랑스의 친선조약이 취소됐다.
프랑스는 과거 문제와 관련해 몇몇 전향적인 조처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 사살되거나 참수된 알제리 독립투사 24명의 유해를 알제리로 돌려보냈고, 앞서 3월엔 1957년 프랑스군이 알제리 변호사 알리 부멘젤을 살해하고 암매장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역사학자 벤자멩 스토라에게 양국간 화해를 위한 방안을 검토해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스토라는 올해 1월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상징적인 조치”와 함께 ‘기억과 진실 위원회’의 설립 등의 내용이 남긴 보고서를 마크롱 대통령에 제출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 알제리는 “프랑스가 130년간 알제리를 지배하면서 저지른 전쟁범죄와 인권범죄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박병수 기자
이집트 국적 항공사 이집트에어의 여객기가 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착륙해 있다. 텔아비브/신화 연합뉴스
이집트 국적 항공사의 여객기가 3일 이스라엘 공항에 착륙했다. 이집트 국적기가 이스라엘 공항에 착륙한 것은 지난 1979년 양국이 평화협정을 맺은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집트 국적 항공사 이집트에어의 여객기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주이집트 이스라엘 대사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양국을 잇는 직항 노선은 관계 강화에 있어서 환영할 만한 신호이며, 특히 경제 협력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집트에어는 카이로와 텔아비브를 잇는 정기노선을 일주일에 3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국적 항공사의 이스라엘 노선 취항은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이집트를 방문한 지 2주 만에 이뤄졌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1948년 이후 ‘중동전쟁’이라 이름 붙은 전쟁을 네 차례나 벌인 앙숙 관계다. 이후 1979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었지만, 본격적인 항공노선을 개설하는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물론, 양국 간 항공 취항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집트에어는 1980년대 초반 자회사 ‘에어시나이’를 만들어 주 1회 텔아비브를 오가게 했다. 에어시나이 항공기에는 이집트 국기를 달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중재로 ‘아브라함 협정’이 맺어진 뒤 상황이 변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한 외교적 합의다. 이후 아랍 국가들의 이스라엘 노선 운항이 잇따라 재개됐다.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정부 소유의 항공사가 이스라엘 노선 운항을 시작했고, 바레인 걸프에어도 지난주 처음으로 텔아비브 직항 노선 운영에 들어갔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