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글마당] 길

● 교회소식 2016. 12. 3. 18:56 Posted by SisaHan

잠시 토론토를 떠나 막내 아들이 사는 미국의 워싱턴주 시애틀에 머물고 있다. 산이 없는 토론토와는 달리 만년설이 보이고 산으로 둘러 쌓여 맑은 계곡물을 볼 수 있고 바다를 끼고있는 도시가 참으로 아름답다. 지금은 낙옆이 뒹구는 골목길까지도 아름답기 그지 없다.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흔히들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을 길에 비유한다. 옳은 길, 바른 길, 넓은 길, 좁은 길 등등 우리가 가는 길은 그 종류가 수없이 많다. 우리들은 그 길 가운데 어느 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부모님이 가르쳐 준 길이 있고, 선생님이 일러 준 길이 있다. 사춘기에도 길을 가긴 가지만 방황하게 된다. 옳지 못한 길과 바른 길 사이에서 자신의 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인간에게는 양심이라는 것이 하나 있어서 그 양심이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옳지 못한 길을 갈 때는 마음이 불안하고 떳떳치 못함을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양심이라는 것이 세상의 주변 환경에 따라 각자 다르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다행히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양심이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도무지 이해 불가의 양심을 지니게 되면 자신에게도, 주변과 사회에게도 큰 해를 입히게 된다.
요즘 나라가 조용하지 못하다. 한 사람의 판단능력 부족으로 온 국민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잘못을 깨닫지 못한 주인공도 문제지만, 이 틈을 노려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온갖 말로 입을 벌리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에게서 더 화가 나고 우리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 특정한 집단의 이익을 위하여, 자신의 헛된 꿈을 키우기 위하여, 소신에 찬 말을 하지 못하고 입을 더럽히고 있는 정치인들을 보아야 하는 우리 마음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예수님께서도 좁은 길을 가라고 하셨다. 좁은 길이란 보통 사람들이 편하게(?) 가는 길이 아니라 옳은 길을 꾸준히 가는 길이다. 그 길은 고독하고 어려움이 있고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분야 에서든 가장 뛰어난 분들과 존경을 받는 모든 위인들은 다른 사람이 닦아 놓은 편한 길이 아니라 스스로를 채찍질 해가며 스스로의 바른 길을 개척해 나갔던 인물들이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주님께서 가신 십자가의 길을 생각해야 한다. 죄 없으신 분이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가신 길이다.
지금 우리의 조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는 죄를 죄로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것이, 조국의 밝은 미래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번 일을 기점으로 모두가 다시 한번 정신을 가다듬고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새로운 길이 열리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축복받은 길을 가고 있다. 그러나 이 길은 그냥 생긴 길이 아니다. 기독교정신이 주춧돌이 되어 닦아진 나라의 길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날마다 아름다운 길, 감사의 길을 걷고 있음을 깨닫는 나와,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이웃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정훈태 - 동산교회 장로 >


12월이 가까이 모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고 우리 주위는 축하의 물결을 이룬다. 교회력으로는 대림절이 크리스마스와 함께 우리에게 다가온다. 대림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기대하는 절기로 기다림과 인내가 기독교의 중요한 부분인 것을 알려준다. 이는 4주 동안 계속되는 데 희망, 평화, 기쁨, 사랑의 주제로 매 주일 예배에서 각기 이들 주제를 중심으로 한 기도와 함께 촛불을 점화한다. 그리고 마지막 크리스마스에는 중앙에 자리잡은 예수 그리스도 촛불을 점화한다. 우리에게 다시 오시는 그리스도와 아기 예수의 오심을 축하하는 일이 서로 상반된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두 절기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신비롭게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의 축제를 이룬다. 우리가 주님 뜻대로 살아간다면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마음이나 다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축하하는 일은 사랑으로 조화를 이루며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은 예배, 다양한 음악회, 성극 등등을 통해서 우리의 희망, 평화, 기쁨, 사랑이 표현된다. 그러나 교회력의 의미를 생각할 때 잊어서는 안될 일이 있다. 교회력의 마지막 주일은 왕 되신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통치를 기념하는 주일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거룩한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거룩한 삶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치심과 그의 삶을 통해서 배우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의 공생애 첫 번째 설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난한 사람에게 기쁨을 전하고, 포로된 사람에게 해방을, 눈먼사람에게 보임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신다. 이것이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이것이 거룩한 삶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12월이 희망의 시간이고, 평화와 기쁨과 사랑이 우리의 삶가운데 가득한 계절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공동체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이미 와 계신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우리 교회에, 가정에, 직장에 그리고 이웃과의 삶에 예수 그리스도가 이미 와 계시는 삶은 어떤 삶인가? 우리 가운에 가장 작은 자 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을 그리스도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 욕심에 포로된 사람, 진실을 바로보지 못하는 사람, 힘없이 억눌린 사람, 병든 사람, 외로운 사람들이 바로 우리가 항상 항께 살면서도 바로 보지 못한 예수 그리스도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닐까? 이들이 우리가 섬기고 받들어야 하는 사람은 아닐까? 이렇게 우리의 시각이 달라지면 우리가 속한 공동체, 가정, 직장은 따뜻함이 가득하게 될 것이다.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마음과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마음은 같은 마음이다. 이때에 마음 깊이 기억하는 희망, 평화, 기쁨, 사랑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다. 내 뜻대로가 아니고 주님 뜻대로 사는 삶에서 우리가 서로 나눌 수 있는 귀한 선물이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진리의 삶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한다”고 말씀하신다. 다시 말해 진리를 향해 나아갈 때 여기에 희망이 있다. 이러한 희망 안에서 우리는 평화를 누릴 수 있고 이런 삶에는 기쁨이 있다. 이렇게 진리가 어우러져 있는 삶에 사랑이 있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발견 할 수 있고 우리 모두는 천사의 목소리, “땅위에 평화,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영광”을 들을 수 있다.

< 이영정 목사 - 덴토니아파크 연합교회 담임목사 >


[박 대통령 3차담화 의도 뭔가]


총리추천 논의도 못하는 야당·국회에 임기단축 등 퇴진 일정 만들라 꼼수
눈앞에 닥친 탄핵 미뤄 시간 벌기
검찰 수사내용 통째로 부인하며 저항
바닥까지 추락한 여론 반등 노림수

박근혜 대통령은 권력투쟁에 능한 사람이다. 20대에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할 때 아버지로부터 일종의 ‘제왕학’을 사사했다. 그래서인지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당내 권력싸움을 능수능란하게 처리했다. 어떻게 그렇게 권력싸움에 잘 대처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건 내가 좀 해봤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29일 3차 대국민 담화의 메시지는 두 가지다. 첫째, 자신은 단 한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첫번째 메시지는 지금까지 언론의 보도와 검찰의 수사 내용을 통째로 부인하는 강력한 저항이다. 1998년 정치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자신이 사익을 챙기는 것을 본 일이 있느냐고 지지자들에게 되묻고 있는 것이다. 바닥으로 추락한 여론을 끌어올리기 위한 몸부림이다. 4% 남은 지지자들에게 거리의 논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마지막 무기를 손에 쥐여준 것이다.

두번째 메시지는 2일이나 9일로 임박한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에 급제동을 걸기 위한 정치적 책략이다. 탄핵에 동참하는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을 흔들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탄핵에 찬성했던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 담화를 ‘꼼수’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본래 예정대로 탄핵을 밀어붙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표 계산을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닌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40명 이상이 동참하지 않으면 탄핵소추 의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공학적 계산이 무엇인지는 이날 담화 직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친박좌장’ 서청원 의원은 △‘정권 이양의 일정과 절차’ 여야 논의 △야권이 추천하는 거국내각 총리 국회가 결정 △야권의 개헌 주장 경청 등 세 가지를 주문했다.

하지만 야당은 지금 박근혜 대통령 퇴진 일정은 고사하고 총리 추천이나 개헌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최순실 사태를 야당이 이끌어온 것이 아니고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현 사태나 정치적 상황을 수습할 능력이 거의 없다.

박근혜 대통령과 서청원 의원은 야당의 이런 처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야당과 국회에 대통령직 임기 단축 일정을 만들어보라고 떠미는 것은 코앞에 닥친 탄핵을 좀 미루고 시간을 벌기 위한 얄팍한 술수라고 봐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기는 그 나름의 진정성과 정치공학을 결합한 짤막한 메시지를 적절하게 구사하는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피습 뒤 말했던 “대전은요”가 그런 사례다. 2007년 원포인트 개헌을 요구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던진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말도 그런 경우다. 이날 3차 담화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나름대로 그런 반전을 시도하려 한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이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나 국회가 임기 단축 일정을 마련해보라는 메시지는 과거와 같은 울림이 전혀 없고 비웃음을 사고 있다.

진정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언론의 보도와 검찰의 수사로 드러난 자신의 범죄행위를 깡그리 부인하는 억지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는 1·2차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실패한 것 같다.
<성한용 선임기자>


전국에 눈·비 내린 26일 궂은 날씨에도
서울 150만 등 전국 190만 최대 규모

한달 넘으며 더욱 커져가는 촛불
최순실 국정농단 규탄 넘어 박근혜 퇴진과 개혁 요구로


지난달 29일 서울 청계광장에 3만여개의 촛불이 켜졌다. 한달이 지나 2016년 11월26일, 이제 ‘촛불’은 ‘횃불’이 되어간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다섯번째 촛불이 켜진 이날, 서울·부산·광주·대구 등 전국에서 190만명(주최 쪽 추산)이 사상 최대 시위에 나섰다. 전세계 20개국 50개 지역에서도 박근혜 퇴진 촛불 집회가 진행됐다. 거리에 나선 이들만이 아니다. 저녁 8시 일제히실시된 ‘1분 소등’과 ‘1분 경적’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 집과 자신의 일터에서 생중계를 지켜본 모든 이들의 마음에도 촛불이 켜졌다.

5주째 주말마다 진행된 시위는 매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먼저 규모다. 지난달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모였던 3만 인파가 서울 기준으로 11월5일 20만명(전국 30만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11월12일엔 100만명으로 87년 6월항쟁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1월19일은 서울 60만명(전국 100만명)이었지만 전국 70여곳이 참여하는 ‘전국 최대 동시다발 시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26일의 경우, 주최 쪽은 밤 9시40분 기준으로 서울 광화문에 연인원 150만명이 참가하고 부산 10만명, 광주 7만명, 대구 4만명 등 지역에서 40만명이 거리에 나선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 추산 서울 27만명, 전국 5만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물론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지치기를 노리는 듯 지지율 4%의 청와대가 ‘버티기’를 거듭함에도, 사람들이 그보다 더 끈질기고 길게 모여들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 일이다. 특히 이날은 서울에 첫눈이 내리는 등 전국 곳곳에 눈 또는 비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두툼한 방한복을 갖춰 입고 나와 오히려 ‘하야 눈’이 내린다며 서로를 북돋우며 집회장을 지켰다. 청주와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주최쪽 예상보다도 더 많은 시민들이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건 집회에 나온 사람들의 목소리의 변화다. 애초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규탄하던 목소리는 지난 한달간 급속히 ‘박근혜 하야’‘즉각 퇴진’으로 바뀌어갔다. 특히 시위를 거듭할수록 지치기보다 오히려 더 단호해지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대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이날 시민들은 청와대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청운·효자주민센터 부근으로 대규모 행진을 벌이며 “7시간 물러나라”“뇌물죄로 기소하라”를 외쳤다. 심재호(24)씨는 “오늘로 네번째 나왔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과 행동을 볼 때마다 갈수록 절망스럽다. 그런데도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걸 보면 대통령에겐 절망하지만 시민들에게 희망을 얻게 된다. 더 추워져도 물러날 때까지 끝까지 나올 거다”라고 말했다. 양평에서 올라왔다는 김재주(66)씨는 “이게 나라인가 싶어 집에 그냥 있기가 힘들다. 희망적인 건 젊은 친구들이 많이 나온다는 거다. 청와대가 꿈쩍않는 것처럼 보여도 퇴진할 때까지 국민들이 화가 나 있다는 것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등 일부 극우단체가 서울역 등에서 벌인 맞불집회는 설치해놓은 의자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청운동 쪽 행진을 마친 시민들은 밤 11시부터 다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박2일 집회를 벌이며 자유발언에 들어갔다. 광장에선 ‘부정의한 사회에 대한 분노’와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정치와 권력’에 대한 요구가 넘친다. 주말시위만이 아니라 대학생들은 동맹휴업을, 노동자들은 동맹파업을 실행하거나 예고하고 있고 일상 속 하야운동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날 청와대 200m 근처인 청운·효자주민센터로 향하는 행진의 선두에는 처음으로 횃불이 등장했다. “단 하루도 못 참는다. 지금 당장 퇴진하라”는 96% 국민들의 요구에도 꿈쩍않는 청와대를 향해, 촛불 민심은 이제 진짜 횃불이 되어가고 있다.

<허승 박수지 김규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