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차장이 기획... 경호처를 사병으로 부리 듯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4년 6월12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드라마극장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문화공연’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경호처가 2023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생일에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헌정곡을 합창했다. 기획관리실장이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이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16일 한겨레 취재와 에스비에스(SBS) 보도를 종합하면, 경호처는 2023년 12월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경호처 직원들은 “84만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 ‘84만5280분’은 2022년 5월10일 윤 대통령이 취임한 날로부터 이날까지 587일이 지난 것을 의미한다. 이 노래는 유명 뮤지컬 ‘렌트’의 ‘시즌스 오브 러브’(Seasons Of Love)라는 노래를 개사한 것이다.

 

메들리로 이어진 다음 노래는 가수 권진원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가사를 바꾼 것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였다. 경호처 창설 기념일은 12월17일이고 윤 대통령의 생일은 12월18일인데, 경호처가 창설 60주년 행사를 사실상 윤 대통령 생일파티로 진행하면서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충성의 뜻을 보이는 헌정곡을 부른 것이다.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고, 기획관리실장이었던 김 차장이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김 차장은 사실상 대통령 부부의 집사 노릇을 했고, 황당한 일을 자주 벌여 직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 12월18일 어간에 경호처 창립 기념일인데 윤 대통령 생일과 비슷하다며 생일파티로 둔갑시켰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경호 관련 유관기관을 모두 동원해서 소위 윤석열 3행시 선발대회, 생일 축하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 경호처 합창 등이 있었고 해당 동영상도 있다고 본 의원이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사실관계를 따지는 윤 의원의 질문에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은 “창설 기념일 행사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세부적인 사항은 제가 기억이(안 난다)…”라고 답변했다.    < 이승준 기자 >

 

경호처 ‘윤 찬양곡’에…원곡자 권진원 “이렇게 개사 되다니 당혹”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4년 6월12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드라마극장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문화공연’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경호처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생일에 기성곡을 개사해 만든 찬양곡을 합창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원곡자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수 권진원씨는 17일 인스타그램에 에스비에스(SBS) 보도 화면을 갈무리한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장미꽃 한송이와 시집 한권의 선물만으로도 행복한 생일을 보낼 수 있는 연인들의 사랑 노래 ‘해피 버스데이 투 유’가 이렇게 개사 되다니 정말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에스비에스 등은 대통령 경호처가 윤 대통령 생일인 2023년 12월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이 자리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위에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고 보도했다. 권진원씨의 노래 ‘해피 버스 데이 투유’의 가사를 바꿔 부른 것이었다. 경호처가 창설 60주년 행사를 사실상 윤 대통령 생일파티로 진행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노골적인 충성의 뜻을 보인 것이다.

 

가수 권진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경호처는 이 자리에서 유명 뮤지컬 ‘렌트’의 ‘시즌스 오브 러브’라는 노래를 개사해 ‘84만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는 당신’이라는 가사의 노래도 불렀다. 84만5280분은 윤 대통령이 2022년 5월10일 취임한 이후부터 이날까지 587일이 지난 것을 의미한다.

 

이런 내용의 이벤트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출석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생일에 친구들이 축하 파티나 생일 축하노래를 안 해주나. 업무를 떠나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경호처의 행태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란수괴 윤석열이 전두환 박정희가 되고 싶었던 것 아니냐”며 “김정은도 부러웠던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노래를 경호처 행사에서 불렀다니 북녘의 한복판에서 살고 있는 건가 착각이 들 정도”라며 “순간 이거 가짜뉴스인가 싶었다”고 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김성훈 차장, 윤석열 부부 생일에 경호처 직원 장기자랑 시켜”

 

 
김건희와 반려견들. 대통령실 제공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경호차장 직무대리)이 김건희 여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경호처 직원들에게 관저에서 키우는 대통령 반려견 옷을 구입하게 하고 장기자랑을 시키는 등 업무와 무관한 일들을 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차장이) 관저에서 키우는 반려견들 옷을 경호관들이 구입하게 했으며, 반려견 옷에다 관계기관 마크까지 새겨서 선물하기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야당에서 ‘김건희·김용현 라인’으로 지목한 대통령 경호처 내 ‘강경파’의 핵심 인물인데, 윤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견을 위해 경호처 마크가 새겨진 옷을 ‘상납’한 게 윤 대통령 부부의 환심을 산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또 “윤 대통령 내외 휴가 기간 때 (김 차장이) 경호처 직원들을 무리하게 동원했다”며 “노래방 기계를 설치한다거나 폭죽놀이를 하는데 폭죽을 사 오라고 시킨다거나 이런 사사로운 일에도 경호관들을 동원했다는 제보들이 쏟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대통령 내외) 생일 같은 날에 직원들에게 일종의 장기 자랑을 시켰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이 지난해 11월19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군 골프장 이용 당시 경호 활동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윤 의원은 이날 경호처 내부 직원이 보내온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이 직원은 “경호처 직원들은 윤석열씨의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현재 열악한 근무 여건하에서도 신의로서 참아내며 직업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여기까지 버텨왔다. 그러나 경호처 직원들에게 윤석열씨가 본인의 체포를 막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에 대해서 당신을 경호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호처 직원들뿐만 아니라 체포영장을 재집행하는 경찰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들과 딸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알고 있다. 경호처는 피경호인에 대한 의무와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윤석열씨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경호처 강성 지휘부를 멀리하고 국민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 달라”고 했다.

 

지난 7일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집행 계획 수립과 막바지 법리 검토를 진행하며 대통령 관저 재진입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주변이 적막한 모습이다. 신소영 기자

 

김성훈 경호차장 경찰 출석 후 바로 체포…각종 의혹 부인 

 
 
경찰, 김성훈 경호처 차장 소환 =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오전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 출석하고 있다. 김 차장은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1.17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경찰에 출석했다.

 

경호처 내 강경파로 꼽히는 김 차장은 앞서 3차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날 오전 10시 3분께 서대문 국가수사본부 청사에 출석한 김 차장은 조사실에 들어선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 전 차장을 체포할 방침이었지만, 윤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김 차장에 대한 영장을 일단 집행하지 않았다.

김 차장은 체포된 윤 대통령의 경호 업무를 마친 뒤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날에는 출석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이날 경찰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나 8분간 변명성 발언을 쏟아냈다.

먼저 김 차장은 '어떤 점을 위주로 소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소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경호원들에게 무기 사용을 지시한 적 없다면서 경호원들은 무기를 상시 휴대한다고 덧붙였다.

 

'업무와 무관한 윤 대통령 생일 등에 경호처 직원을 동원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김 차장은 "동원한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경호처 창립 60주년을 겸해 경호처가 윤 대통령 생일 파티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 연합 이동환 김현수 기자 >

 

김성훈 경호처 차장, 윤석열 체포 뒤 명령 거부 직원들 직무배제

 

 
 
12·3 내란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가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한 15일 아침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인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 했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 등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직원들을 직무배제한 사실이 16일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기 전인 지난 12~13일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소총이나 ‘소총 가방’을 든 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순찰한 것은 윤 대통령의 지시였음도 드러났다.

 

‘김건희·김용현 라인’으로 지목된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과장급 2명 등 직원 여럿을 이날 대기발령했다. 윤 대통령의 서울구치소 경호를 담당하는 부장도 이날 현장에서 철수하며 직무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차장 등의 ‘앙갚음’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 체포가 예고된 15일 새벽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대기하며 현장 출동을 거부하는 직원들에게 “갔다 와서 보자”고 으르거나 “제발 좀 나와서 버스 뒤에라도 서 있어달라”고 읍소했다고 한다. 이후 김 차장은 상황실을 찾아 전 직원 출근을 지시하는 비상동보(조직에 속한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에 명령을 하달하는 시스템)를 명령했다. 그러나 이 업무를 맡은 직원이 이를 거부했고, 김 차장은 대기발령을 예고했다고 한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역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경호처 한 직원은 “직원들은 이제 조직을 추스르는 데 힘을 쏟는데,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이 전횡을 이어가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재관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상 이들에게 경호처를 지휘할 권한을 계속 부여하는 것은 그 자체가 범죄”라며 경찰에 두 인사를 당장 체포하라고 촉구했다.

 

경호처 현직 간부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관저 앞에서 기관단총 등을 든 직원들의 모습이 노출된 것은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앞서 11일 경호처 간부 오찬에서 ‘공수처의 체포 시도 시 무력 사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을 뿐 아니라, 외부에도 무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수사기관과 경호처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유혈 사태’ 위기감을 고조시켜 체포를 막으려 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 간부는 “오찬에서 이광우 본부장이 지시를 받고 직원들에게 총 가방도 들고 다니고 위력을 내보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브이(VIP·윤 대통령)가 직접 지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체포가 임박한 12~13일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 직원이 K-1 기관단총(소총)으로 무장하거나 총 가방을 든 채 경계를 서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한편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수감 이틀째인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이어서 경호처의 경호를 받고 있다. 다만, 경호원들은 서울구치소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한 채 담장 밖 별도 대기실에서 대기 중이다. < 한겨레  엄지원  이승준  강재구 기자 >

 “청구 이유 없다” 체포상태로 계속 조사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한 체포적부심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는 16일 밤 11시10분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며 윤 대통령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을 기각했다. 체포적부심은 수사기관의 체포가 적법한지를 법원이 심사해 석방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소 판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적부심 심문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법원에 나오지 않았고, 윤 대통령 변호인인 배진한·김계리·석동현 변호사가 출석했다. 윤 대통령 쪽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위법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공수처는 적법한 절차로 윤 대통령을 수사한 뒤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맞섰다.

 

이날 체포적부심이 기각됨에 따라 윤 대통령은 체포 상태로 계속 조사를 받게 됐다. 체포적부심 심사가 진행되는 시간은 최대 48시간인 체포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공수처는 17일에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 장현은 기자 >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기한 밤 9시…오늘도 “조사 불응”

체포적부심사로 체포영장 기한 밤 9시5분으로 연장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이 서울중앙지법에서 기각된 가운데, 체포적부심 관련 서류가 17일 0시35분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반환됐다. 법원이 체포적부심과 관련한 서류와 증거물을 접수한 시점부터 결정 뒤 공수처로 서류를 반환할 때까지는 체포영장 집행 뒤 구속영장 청구 기한인 48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때문에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한은 밤 9시께까지 연장됐다. 

 

공수처는 17일 “16일 진행된 체포적부심사와 관련 공수처가 제출한 자료가 금일(17일) 00시35분에 반환됐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상 체포적부심이 청구된 뒤 법원에 수사기록 등 증거물이 접수된 시간부터 반환된 기한은 체포 기한에서 산입하지 않는다. 공수처는 전날 오후 2시3분께 자료를 법원에 접수했고, 이날 0시 35분에 기록물을 되돌려 받았다. 그 결과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15일 오전 10시33분 체포했지만, 영장청구 시한은 17일 밤 9시5분으로 늘어났다.  

 

한편, 이날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상대로 17일 오전 재조사를 시도에 나섰지만, 윤 대통령 쪽은 이날 조사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윤 대통령에게 이날 오전 10시에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로 출석을 통보했다. 이날 오후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막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사에도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쪽 변호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공수처 조사에 응하는지’ 묻는 한겨레 질의에 “아니다”라고 문자로 답했다. 윤 대통령은 체포 직후 이뤄진 모든 조사에 진술 거부 또는 출석 불응으로 대응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체포 당일인 15일 8시간20분 동안 이뤄진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뒤, 체포 필요성을 다시 판단해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다. 전날엔 개인 사유로 오전 조사를 연기 해달라 한 뒤, 오후에 출석하라는 공수처 통보에도 응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는 윤 대통령 쪽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을 심사한 뒤, 전날 밤 11시10분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 강재구  곽진산 기자 >

 

서부지법 앞 윤 지지자들 “판사도 빨갱이”…체포적부심 기각 반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6일 밤 11시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 모여 경찰과 대치 중이다. 박고은 기자

 

“체포적부심 기각됐대요! 공수처 막아야 합니다!”

 

16일 밤 11시10분께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적부심 청구가 기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 모여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 100여명이 한숨과 탄식을 뱉어냈다. 이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며 이날 저녁부터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여들어 경찰과 대치 중이었다.

 

법원 정문과 후문 앞을 지키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윤 대통령이 낸 체포적부심을 기각하자 “판사도 빨갱이”, “법치는 죽었다”, “공산화가 다 됐다”고 외치며 분노를 쏟아냈다. 한 지지자는 닫혀 있는 철문을 걷어차기도 했다. 난데없이 경찰을 향해 “권력의 개”라고 내뱉는 이도 있었다.

 

앞서 이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인간 띠’를 만든 채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이들이 미신고 불법집회를 열고 있다며 자진 해산을 여러 차례 권고했다. 법원 주변에는 ‘사법 쿠데타 서부지법’, ‘서부지법, 권력의 개로 전락하였다’ 등이 적힌 근조화환 10여개가 배달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는 이날 윤 대통령의 체포적부심 청구를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체포적부심은 수사 단계에서 체포영장이 집행된 피의자가 법원에 체포가 적법한지 판단해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윤 대통령은 서울서부지법의 체포영장 발부가 부당하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 박고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6일 밤 11시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 모여 경찰과 대치 중이다. 박고은 기자

 

‘윤석열 체포적부심 기각’ 판사 신변 위협 글에 경찰 수사 착수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예정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 주변으로 경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김태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적부심을 기각한 판사의 신변을 위협하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7일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에 대한 살해 위협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전날 밤 11시42분께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마이너 갤러리에는 소 판사를 언급하며 ‘출퇴근길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청 사이버수사대는 직접 사건을 수사하며, 글 작성자의 신원 확인 등에 나섰다.

 

소 판사는 전날 윤 대통령 쪽이 윤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에 대한 적정성을 판단해달라며 제기한 체포적부심에서 “이 사건 청구에 이유가 없다”고 기각했다. 그간 윤 대통령 쪽은 ‘관할권’을 문제 삼으며 서울서부지법의 체포영장 발부가 위법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서울중앙지법도 재확인한 것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울중앙지법과 서부지법 주변에 몰려 이에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소 판사에게 신변보호 의사를 물었지만 소 판사는 “걱정은 되지만 당장 신변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이를 고사했다고 한다. 경찰은 서울중앙지법 주변 경계 태세를 한층 강화한 상태다.       < 한겨레 고나린 기자 >

 

 “아주 기초적인 질문에도 제대로 답을 못한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 참석한 윤 대통령 쪽 대리인단이 헌법재판관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 하고 있다. 오마이티브이(TV) 갈무리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쪽 탄핵심판 대리인단의 어리숙한 변론 태도에 “엑스맨이냐”는 조롱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변호사 출신으로 국회 쪽 탄핵심판 대리인단에 속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17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쪽 대리인단이) 아주 기초적인 질문에도 제대로 답을 못한다”며 “재판정에서 자꾸 변호인들끼리도 누가 얘기하려고 하면 하지 말라는 식으로 지금 정돈이 하나도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재판 2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 쪽의 변론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내린 평가다.

 

실제로 윤 대통령 쪽은 헌재 재판관의 질문에 더듬거리며 제대로 답을 못하는 미숙한 모습을 여러번 노출했다.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12·3 내란사태 당시 국무회의록 등 관련 증거를 왜 아직도 제출하지 않고 있느냐는 취지로 물었을 때도 6초간 정적만 흘렀다. 뒤늦게 질문을 인지한 윤 대통령 쪽은 횡설수설하다가 행정안전부에 사실조회(문서를 보관하고 있는 기관에 필요한 문서사본을 요청하는 절차)를 신청하겠다고만 했다. 윤 대통령 쪽은 앞선 헌재 변론준비기일에서도 국무회의록을 제출하란 헌재 요구에 사실조회를 하겠다고 답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국무회의록 작성 주체인 행안부는 당시 회의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정계선,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문형배, 김형두, 정형식, 조한창 헌재 재판관. 공동취재사진
 

윤 대통령 쪽은 자신들이 작성한 서면 답변서를 바탕으로 한 질문에도 시종일관 자신 없는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 쪽은 앞서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국회와 지방의회 등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한 위헌적 포고령 1호와 관련해 “반국가적 활동을 못 하게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항변했으나, ‘그 반국가적 활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정 재판관 질문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증인신문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정 재판관은 윤 대통령 쪽이 서면상으로 제출한 내용이라면서 재차 “반국가적 활동이란 게 무엇이냐 밝혀달라”고 물었지만, 윤 대통령 쪽은 답변하지 못했다. 정 재판관은 결국 서면으로 관련 내용을 제출하라고 했다. 윤 대통령 쪽은 앞서 포고령 작성에 윤 대통령이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묻는 재판관 질문에도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증인신문을 통해서만 밝히겠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대통령 쪽 변호인단이 어버버했다. 서면으로 정리해서 내라는 것 자체가 답을 못한다는 취지”라며 “게임이 끝났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쪽이 변론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뒤집는 황당한 상황도 펼쳐졌다. 윤 대통령 쪽은 계엄이 경고성이었다는 취지에서 “드라마 볼 시간에 대통령 계엄 선포한다는 건 국회의원들 계엄 해제하라고 통보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는데, 정작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는 “계엄이 적어도 며칠간 이어질 거로 예상했다”고 기재했다. 이는 계엄이 경고용이었다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도 배치되는 내용이다. 천 의원은 “(윤 대통령 쪽의 주장이) 정리가 안 돼 있고 굉장히 모순적”이라고 했다.

 

사실관계를 묻는 말에 머뭇거리던 윤 대통령 쪽은 부정선거와 같은 거짓 왜곡 주장에는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한 대리인은 가짜뉴스로 판명된 극우 매체의 뉴스를 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같은 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누리집을 통해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고지한 보도였다. 답변이 길어지자 재판관이 윤 대통령 쪽 발언을 제지하는 일도 있었다.

 

검사 출신으로 국회 쪽 대리인단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희들끼리는 ‘(윤 대통령 쪽) 변호인들이 엑스맨 아닌가’라는 얘기도 했다”며 “극우, 태극기 집회에서나 할 연설들에 나오는 내용이었고, 재판관들한테 전혀 어필이 되지 못하는 잘못된 변론이었다”고 말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아침신문 솎아보기]

윤 공수처 2차조사·탄핵심판 출석 불응…중앙 “오늘 구속영장” 관측
공수처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을 ‘내란’ 고발... “온갖 법기술 총동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12·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공수처 조사에 불응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재판 변론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은 이날 기각됐다. 17일 아침신문들은 윤 대통령이 갖은 방어와 연기 전략을 두고 “형사 사법체계를 흔든다” “법꾸라지”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이 권력과 법률 지식, 지지자를 총동원해 처벌을 피해가려 하고 있다. 온갖 ‘법기술’을 끌어모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제동을 거는 ‘법꾸라지’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형사·사법체계를 흔들면서 스스로 탄핵의 늪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17일 경향신문

 

동아일보는 “그간 윤 대통령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적법한 수사기관이 아니다’라며 수사에 불응해 왔지만, 이제는 거부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법조계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금은 유지됐지만 체포적부심이 진행되면서 공수처 수사도 늦춰졌다고 했다.

 

공수처가 체포적부심 재판부에 수사기록 등을 보낸 때부터, 체포적부심 결론이 나고 기록이 반환되기까지 시간은 체포 기한(48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구속영장 청구 시기도 그만큼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1면 <체포적부심 기각…공수처, 오늘 윤 구속영장>에서 “공수처는 17일 오전 10시 한 번 더 불러 추가 조사를 시도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문들은 윤 대통령이 다양한 ‘방어 전술’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했다. △진술거부권(묵비권) 행사 △조서 서명·날인 거부 △조사 전면 불응 △체포적부심 청구 △변론기일 연기 신청 △수사 책임자 고발 등이다.

 

전날 공수처에 체포되기 전에도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의 보호를 받으며 ‘버티기’로 일관한 윤 대통령은 체포 뒤 공수처에서 8시간20분간 조사받으면서 진술을 일절 거부했다. 16일엔 공수처의 오전 2차 조사를 ‘건강상 이유’로 미뤘고, 오후 조사도 “더 조사받을 게 없다”며 불응했다. 그리고 윤 대통령 측은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에 오동운 공수처장과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을 내란 혐의로 고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진행된 탄핵심판에 대해선 공수처 조사를 이유로 ‘2차 변론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부터 일주일간 헌재가 보낸 답변요구서 수령 자체를 거부하면서 시간을 끌기도 했다”며 “헌재가 서류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5차례 변론기일을 일괄 지정하며 속도를 내자 ‘방어권을 제한한다’며 반발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1차 변론에는 안전이 우려된다며 불출석했다.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권력자들의 이 같은 행태(수사 회피)를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3월 검찰총장 퇴임사에서 ‘힘 있는 자들은 사소한 절차와 증거 획득 과정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바 있다”고 짚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법치’를 강조하면서도 장외 여론전으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수사와 재판을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1면 여론조사 기사서 윤석열·한덕수 탄핵 ‘측면’ 비판

 

한편 일부 신문은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탄핵심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항소심 재판을 같은 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국민의힘 측 주장을 1면에 올렸다. 서울신문의 <尹 헌재 심판 vs 이재명 2심 여야 ‘시간싸움’ 시작됐다> 제목의 기사다.

 

조선일보는 나아가 ‘野 독주’를 1면에 올렸다. <尹 탄핵·체포했지만 …野 독주에 민심 뒤집혔다> 기사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더불어민주당을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섰다는 4사 공동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이 원인이 민주당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등에 있다고 했다. 위헌적 비상계엄을 통한 내란 사태에 따른 윤 대통령 탄핵·수사를 측면에서 비판하는 모양새다. 사설에선 “헌재는 16일 윤 대통령이 체포된 상황을 감안해 탄핵 심판 2차 변론을 미뤄 달라는 윤 대통령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변론을 그대로 진행했다”고 했다.

 

김건희-명태균 국정논의, 동아 “사실상 비선 참모 역할”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에도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수시로 국정 관련 조언을 구한 메시지가 뉴스타파 보도로 공개된 뒤 동아일보가 사설에서 “명씨가 대선 후에는 사실상 비선 참모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보도된 검찰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계획서가 통과된 2022년 11월24일 “어찌하면 좋을까요”라고 텔레그램으로 물었다. 이에 명씨는 “국정조사 위원으로 당내 의사조율과 전투력, 그리고 언론플레이에 능한 의원들을 포진해야 한다”며 정점식, 배현진, 송언석 의원 이름을 제시했다.

 

▲17일 동아일보

 

명 씨가 김 여사 동남아 순방을 앞두고 꿈 얘기를 하며 ‘남쪽으로 가실 일 있으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문자를 보내고 나흘 뒤, 김 여사가 캄보디아를 방문해 앙코르와트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수도 프놈펜에 머문 사실도 전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은 명 씨와의 관계에 대해 대선 전 도움을 받았을 뿐 취임 후에는 연락을 거의 끊었고 김 여사도 몇 차례 일상적인 연락이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다”며 “국정을 상의했다고 볼 증거가 적지 않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되면서 야권에서는 16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출국금지·체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 체포 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생·경제 행보에 무게를 싣는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에 속도를 내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고 했다.

 

이진숙 탄핵심판 종결, 헌재 공격한 조선일보

 

헌재가 15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 심판 변론을 종결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위법을 저지를 시간도 없었다. 그런데 민주당이 MBC를 자기 편으로 묶어두기 위해 탄핵안을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재를 향해서는 “선고 기일은 지정하지 않았다. 민주당 눈치를 보는 것으로, 한심하고 위험한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17일 조선일보

 

야6당은 이진숙 위원장이 임명 당일에 회의를 소집하고 본인을 포함한 방통위 상임위원 2인만 참석한 가운데 공영방송 임원 후보자 선정과 임명 안건을 의결한 것을 두고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야6당은 “과거 5인 상임위원들이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협의를 통해 임명해온 관례 등을 위배한 채 공영방송 임원 후보자 선정과 임명을 강행했다”며 “이 위원장은 자신에 대해 기피신청이 있어 의결에 참여할 수 없음에도 회의를 소집해 기피신청을 기각함으로써 방통위법을 위배했다”고 탄핵소추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진숙 위원장 탄핵안은 명백한 정략적 목적이었다”며 “방통위원 추천을 거부해 2인 체제를 만든 게 민주당이다. 그래 놓고 그 상태에서 일을 했다고 탄핵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이 국회 추천 방통위원 임명을 거부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