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본부 “막장 운영 더는 안돼”

민주당 “검찰주의자의 일방적 주장” 비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 정책토론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과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 공수처가 우리나라의 정당한 사정권력을 더 강화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지금의 공수처는 권력 비리를 사정하는 것이 아니고 거의 권력의 시녀가 돼 버렸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원래의 공수처안이 아니었는데 통과 직전에 민주당이 갑자기 끼워 넣은, 검·경이 갖고 있는 첩보·내사 사건을 공수처가 마음대로 갖고 와서 뭉갤 수 있는 우월적인 권한은 권력 비리에 대한 사정 권한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권력 비리를 은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이런 발언은 “공수처법상 검찰·경찰의 내사 첩보를 공수처에 다 보여줘야 한다는 건 독소조항”이라며 “(공수처를) 없앨 이유는 없지만, 공수처법은 정상화시켜야 한다”던 전날 <한국일보> 인터뷰보다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도 “윤 후보는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지금 제도 그대로 둬서는 국민이 고통받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런 ‘막장 운영’을 더 이상 할 수 없도록 정비해야 한다는 (게 윤 후보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공수처에 정치적 시비를 거는 것은 검찰주의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공수처가) 아직 여러 역량이 부족하긴 하지만 본래 취지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수사 역량을 강화하는 등 보완할 시기”라며 “검찰 출신인 윤 후보는 이를 뒤집으려고만 하지 말고 공수처가 잘 발전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 국회를 통과해 설치된 공수처에 대한 올바른 자세”라고 말했다. 김가윤 송채경화 기자

 

윤석열 ‘포린 어페어스’ 기고…보수표 겨냥 감정만 자극

 

“한국, 중국에 굴복하고 북한에 굴종”주장

“미-중의 미국편서 한미동맹 구축 외교중심”

  외교적 성찰과 국익관점 아닌 대결적 사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기고문이 실린 <포린 어페어스> 누리집. 누리집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8일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실린 ‘대한민국, 한반도를 넘어 세계를 품는 글로벌 중추국가로’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견고한 한미동맹을 구축하는 것이 곧 한국 외교의 중심축을 튼튼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포린 어페어스>가 미국 정치권과 학계에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 기고문은 윤 후보측 외교팀이 만든 것으로 보이며, 국민의힘 당의 외교안보정책을 미국 정계와 여론 주도층에 알렸다는 의미가 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정책 기조는 편협하고 근시안적 국익 개념에 좌우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거의 모든 외교력은 대북 관계를 개선하는데 모아졌고 이러한 내향적 외교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을 위축시켰다”며 “특히, 한미 양국 간 대북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견해차는 한미동맹을 표류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특정 군사위협을 상대로 세력균형을 꾀하는 것은 과거형 동맹”이라며 “한국은 미국과 포괄적 전략동맹을 구축해야 하며, 양국의 협력 관계는 21세기의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도록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와 외교안보 노선 차이를 부각하려고 애썼지만, 한미동맹 관련 주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21일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으로 정리해 밝힌 동맹 미래 비전과 비슷하다. 윤 후보가 ‘더 깊고 강력한 한미동맹’으로 내세운 내용 (개인정보 보호, 공급망, 공중 보건 협력, 첨단반도체, 배터리, 사이버 장비, 우주여행, 원자력, 제약, 녹색기술 분야 협력)들도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윤 후보는 “한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틀을 구체화해야 한다”며 “북한의 단계별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 조치를 명시한 예측 가능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추구함에 있어 남북대화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여러 정책 수단 중 하나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대화는 그 자체가 유일한 목표가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남한의 굴종적인 대응으로 지난 몇년간 남북관계가 크게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북한 지도부가 비핵화 결단을 내린다면 대북 경제 지원과 협력 사업을 추진함은 물론 비핵화 이후 시대에 대비한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강조하는 대북정책 및 비핵화와 관련한 ‘상호주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했지만, 뚜렷한 효과가 없었던 ‘해묵은’ 대북정책이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내 비핵화는커녕 북한 핵능력은 고도화됐고 남북관계는 단절됐고 연평도 포격전,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 등 남북 군사 긴장이 높아졌다. 반면 윤 후보가 ‘굴종적’이라고 비난한 문재인 정부 때는 남북 접경 지역에서 북한의 도발은 거의 없었다.

 

윤 후보는 지난해 5월 한미 양국이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의 비핵화’로 바꿔 한-미관계에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5월21일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로 용어를 통일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초기에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비핵화’를 혼용하다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 계기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용어를 통일했다.

 

윤 후보는 “중국과의 복잡한 관계를 재정비(retool)해야 한다”며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는 안보 문제가 경제 문제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 관련해 “한국이 중국의 경제 제재에 굴복하며 안보 이익을 희생시켰다”며 문재인 정부의 ‘3불 입장’(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망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 불추진)을 비판했다. 그는 “중국을 달래기 위해 이른바 ‘3불 입장'을 선언하면서 지나치리만큼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였다”며 “이런 조치는 안보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주권적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드 문제와 관련하여, 북한 위협에 대한 억지력 확보가 한국의 주권 사항”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 증가에 비례해 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한미가 사드의 추가 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지난 7일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 정례브리핑)고 밝혔지만, 윤 후보는 사드 논란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사드가 수도권 주민을 지킬 수 있느냐’라는 군사적 실효성과 ‘미국과 중국이 거칠게 충돌하는 국제관계에서 사드 추가 배치가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는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사드 추가배치는 군사적 효용성, 남북관계, 한미관계, 미-중 전략경쟁 등 요동치는 국제 정세를 아우르는 전략적 판단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윤 후보는 보수표를 얻기 위한 감정적 접근에 치중하고 있다.

 

그는 미중 경쟁 와중에서 한국이 미국편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한국은 변화하는 국제환경에 수동적으로 적응하고 대응하기보다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인도·태평양 질서를 촉진하는데 앞장설 것”이라며 “한국은 쿼드(중국을 견제하는 미·일·인도·호주 4자 안보협의체) 워킹그룹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국을 직접적 위협으로 단정하는 반중국 연대에 참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시아판 나토’로 불리는 쿼드 참여는 중국과 불필요한 긴장만 초래하고 미국의 요구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불편한 상황만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미국과 중국 가운데 획일적인 양자택일보다는 사안별로 우리 국익에 맞는 선택을 함으로써 우리 스스로 운신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권혁철 기자

“경제와 민생이 우선이라는 이 후보의 메시지와도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방신전통시장 고객지원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자영업자·소상공인 단체 대표단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식 선거운동 슬로건이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으로 변경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부터 새 슬로건을 사용하게 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은 합니다’, 지난달 1일부터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을 각각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나를 위해 이재명’이 이 후보의 장점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결국 슬로건을 교체하게 됐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새 슬로건은 사람들에게 이 후보의 이미지가 쉽게 각인될 뿐 아니라 경제와 민생이 우선이라는 이 후보의 메시지와도 통한다”며 “(새 슬로건을) 공식 선거운동 포스터에서도 담자는 게 후보의 아이디어인 만큼 공보물에도 이 슬로건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비교해 가장 경쟁력을 갖는 게 경제에 대한 식견과 행정능력”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차별점을 주자는 취지도 담겼다”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 전면에서 이끈다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0월2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앞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전면에 나선다. 이재명 대선 후보캠프가 이 전 대표를 앞세워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와 당 선대위의 간곡한 요청을 받고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는 그동안 (선대위의)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선거를 도왔으나 이제 선거 전면에 나서 당 선대위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따라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보다 직급이 높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9일 오전 선대위 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첫 공식 메시지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겸손한 선거, 민주당다운 선대위’를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이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중도·호남·‘친문’ 지지층 결집을 위한 ‘긴급조처’로 해석된다. 민주당 안에선 이 후보가 30%대 박스권에 갇힌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이 후보 지지에 유보적이라는 점이 지적돼왔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보합세를 보이면서 긴장감이 고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설 연휴 직후 이 후보와 송영길 대표 등이 이 전 대표의 도움을 요청했고, 이날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와 통화해 최종 승락을 얻어냈다고 우 본부장은 전했다. 우 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주저하는 분들과 호남 등에는 바로 신호가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전 대표뿐 아니라 이 대표 중심으로 뭉쳐 있던 사람들이 총동원되어 선거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조윤영 기자

 

이재명, 윤여준에 당선시 ‘뉴노멀시대준비위원장’ 맡기로

윤여준 전 장관이 위원회 구성 제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저녁 서울시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8일 중도 보수 성향으로 정치권의 ‘책사’로 꼽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장관은 이 후보에게 대통령에 당선되면 ‘뉴노멀시대준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고, 초대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이 후보의 요청에 사실상 수락의 뜻을 표했다고 민주당은 전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에 따르면 윤 전 장관은 이 후보와의 이날 만남에서 “경제를 모르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국민에게 공포로 다가올 것”이라며 “국정 최고 책임자의 무능은 해악이다. 그 해악은 국민에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뉴노멀, 대전환의 시대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며, 준비된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뉴노멀시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고 민주당은 전했다.

 

윤 전 장관은 이어 ‘정치개혁’과 관련해 “현재 유지되고 있는 거대 양당의 절대적 공존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의회민주주의 정신을 지켜낼 수 없으며, 모순적 관계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얘기하는 ‘통합정부구상’은 의회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이며, 거대 양당의 국정 구조를 깰 수 있다”고 했고, “거대 양당의 국정 독점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국민께 제3 지대의 선택지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두 제안을 들은 이 후보는 ‘뉴노멀시대준비위원회’ 구성에 동의를 표시한 뒤, “초대 위원장을 윤여준 전 장관께서 직접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윤 전 장관은 미소로 화답했다고 민주당이 전했다.

 

이날 만찬 회동은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두 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 후보 측 오영훈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윤 전 장관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돕는 등 보수 진영의 책사로 알려졌고,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선대위 국민통합추진위원장도 맡은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정치 입문 당시에는 멘토로 알려지기도 했다. 최하얀 기자

“심판이 경기 지배하면 안 돼…정확히 판단해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직접 항의 계획도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이 8일 중국 베이징 메인 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쇼트트랙 판정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판정 문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해 한국 선수단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재발방지를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윤홍근 선수단장, 유인탁 선수촌장,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 이소희 쇼트트랙 코치는 8일 중국 베이징 메인 미디어센터(MMC)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젊은 청년들이 4년의 청춘을 바쳐가며 피땀 흘려 이 자리를 준비해왔다”라며 “가능한 방법을 모두 찾아 절차에 맞게끔 즉각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전날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부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23)과 이준서(22)가 잇달아 뒤늦은 레인 변경 반칙 등을 이유로 페널티를 받아 실격됐다. 이어진 결승에서도 1위로 통과한 헝가리 류 샤오르 샨도르가 역시 페널티를 받아 실격되고 중국이 금·은메달을 차지하자 편파 판정 논란이 일었다. 중국은 이날 한 차례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선수단은 즉각 황대헌·이준서에 대한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다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심판 판정에는 이의제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윤 단장은 “과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제소 경험을 살펴 변호사단을 즉시 선임했고, 현재 제소 절차를 확인하고 있다. (검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즉시 제소를 하겠다”고 밝혔다.

 

국제빙상경기연맹 국제심판이기도 한 최 지원단장은 “황대헌 실격 상황은 중국 선수가 몇 번에 걸쳐 추월을 방해했고, 황대헌 선수가 인으로 파고 들어가는 작전을 썼다. 코너 입구에서부터 충분히 공간이 있어서 무리 없이 들어갔고, 어떤 충돌도 없었다. 중국 선수가 제스처 취하는 걸 심판이 잘못 보고 판단한 것 같다.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실격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이준서 선수는 정상적으로 인코스 출발을 해서 두번째 자리 코너로 들어왔고, 같은 코너에서 정상적인 주로 활주를 했다. 세번째에 헝가리, 네번째에 중국 선수가 있었는데 심판진은 이준서 선수가 안으로 급격하게 들어왔기 때문에 실격이라고 판단했지만, 영상을 보고 판단한 바로는 헝가리와 중국 선수가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하고 있다. 심판은 이 상황을 황대헌의 반칙으로 인정해 실격 처리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최 지원단장은 “심판 판정이 경기를 지배하면 안 된다”라며 “심판은 경기 조력자로 잘못된 부분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결승 경기 때는 다섯명 모두 실격 상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피니시 라인(결승선)에선 (중국 선수가) 팔을 벌린 상태에서 양손을 이용해 잡아당긴다. 헝가리가 실격당한 부분은 심판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오심이 반복되면 고의”라고도 했다.

 

다만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한다고 해도, 판정이 번복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재판소에선 과거 명백한 오심인 경우에도 심판 매수 등 명백한 부정이 아닌 실수라면 판정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체육회는 남은 경기 등에서 부당한 판정을 막기 위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직접 항의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할 계획이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빙속 괴물’ 김민석 1500m 동메달…“한국 선수들에게 힘 됐으면”

 

11조에서 나위스와 접전 1분44초24

평창서 ‘깜짝 메달’ 이어 연속 입상

베이징올림픽 한국 첫 메달 ‘물꼬’

 

김민석이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빙속 괴물’ 김민석(23·성남시청)이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개인적으로 올림픽 두 대회 입상의 기쁨도 만끽했다.

 

김민석은 8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1분44초24로 동메달을 따냈다. 김민석은 평창 대회에 이어 올림픽 두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김민석은 이번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주인공이 됐다.

 

김민석은 이날 11조에서 평창 대회 2관왕(1000m, 1500m) 키얼트 나위스(35·네덜란드)와 각축을 벌였다. 인코스에서 출발한 김민석은 초반부터 힘있게 치고 나갔지만, 중반 이후 나위스의 가속에 밀렸다. 나위스는 1분43초21,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평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석은 300m 구간을 23초75로 주파했고, 700m까지 49초13을 기록했다. 이후 1100m 구간을 1분15초74로 통과한 뒤 마지막 구간에서 스퍼트하며 입상권에 골인했다. 올 시즌 자신의 최고기록(1분43초05)에 미치지 못했지만 극한의 힘을 발휘했다.

 

김민석은 4년 전 19살 때 출전했던 평창겨울올림픽에서 ‘깜짝 메달’을 안기는 등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다.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의 동메달이었다.

 

김민석은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실전 훈련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지난해 11월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500m 금메달을 땄고 2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일구는 등 막판 몸상태를 끌어 올렸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메달을 딴 국내 선수는 김민석이 유일하다.

 

김민석은 지난 4년간 웨이트 훈련을 통해 힘과 근력을 보강하는 등 부족한 부분을 개선했다. 이번 대회 전에는 “평창 때보다 기량이 확실히 올라왔다. 다시 한번 나 자신을 증명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관중석에는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이 찾아와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김민석은 앞으로 스피드스케이팅 1000m, 팀추월에서도 또 다른 메달 도전에 나선다. 김민석은 평창 대회에서는 이승훈(IHQ), 정재원(의정부시청)과 함께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김민석은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 “챔피언을 향해 열심히 준비했다. 긴장을 많이 했지만 후회없는 레이스를 편 데 만족한다.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내가 딸 줄은 몰랐다. 저의 메달이 다른 선수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민석과 함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 출전한 박성현(23·한국체대)은 최선을 다해 레이스를 펼쳤지만 1분47초59로 21위에 그쳤다. 박성현은 지난달 21일 남자 1500m에 결원이 생기면서 극적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박성현은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월드컵 때 나를 이겼던 선수들을 이겨 만족한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이상호, 안타까운 0.01초…예선 1위 통과에도 8강서 패배

 

베이징올림픽 스노보드, 러시아 빅토르 와일드에 밀려

“스노보드는 30살 넘어서 전성기 많아…기회 더 있다”

 

‘배추보이’ 이상호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러시아의 빅토르 와일드에 0.01초 차로 진 뒤 아쉬워하고 있다. 장자커우/연합뉴스

 

0.01초 차이의 명암. 평창의 영웅 ‘배추보이’가 이번엔 불운에 아쉬움을 삼켰다.

 

스노보드의 세계적 스타인 이상호(27·하이원)가 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러시아의 빅토르 와일드에 0.01초 차로 뒤져 탈락했다.

 

2018 평창 대회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처음으로 메달(은)을 수확한 이상호의 올림픽 연속대회 입상 꿈도 물거품이 됐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이 종목 종합 1위에 올라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이상호로서는 아쉬움을 남긴 대회가 됐다. 이날 예선에서 최고의 성적으로 토너먼트에 올랐던 만큼 아픔은 더 컸다.

 

이상호는 이날 32명이 치른 예선 1차 시기에서 39초96로 결승선을 통과해 1위를 차지했다. 30초대에 들어온 선수는 그가 유일했다. 예선 2차 시기(40초58)에서도 상위권에 든 이상호는 1~2차 합계(1분20초4) 성적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상호는 토너먼트로 이뤄진 16강전에서 예선 16위로 올라온 이탈리아의 다니엘라 바고차를 0.92초 차로 따돌리며 8강에 진입했다. 일대일 대결이어서 이상호는 상대방을 살피며 여유 있게 골인했다.

 

하지만 8강전에서 와일드에 의외의 일격을 당했다. 이상호는 예선 성적 우위자에 주어지는 코스 선택권에 따라 16강전 때와 마찬가지로 8강전에서도 레드코스를 택했다. 정신력과 균형감이 뛰어난 이상호는 583m의 코스 전반부에 와일드와 대등한 경쟁을 펴면서도 앞서는 듯했다. 하지만 결승점을 향해 갈수록 둘의 간극은 좁혀졌고, 결국 결승점을 통과한 뒤 나온 계측에서 0.01초 차의 패배를 당했다.

 

강원도 정선의 고랭지 배추밭에서 스노보드를 타 ‘배추보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상호는 4년 전인 평창 올림픽 4강전에서는 슬로베니아의 잔 코시르를 0.01초차로 제치면서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두번째 올림픽 8강전에서는 야속하게도 0.01초 차로 무너졌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일대일 스피드 대결이 묘미다. 담력과 정신력은 가장 중요하다. 스노보드의 양쪽 면 가운데 하나(에지)로 급경사를 회전하면서 내려가야 하는 만큼 무게중심을 잘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미끄러져 나가야 한다. 이상호는 이 예민한 스노보드에서 기술적으로는 세계 최고 반열의 선수로 꼽힌다. 또 멘털도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이상호의 은메달 성취를 도왔던 이상헌 전 감독은 “스노보드에서는 30살을 넘어 전성기인 선수들이 많다. 이상호는 실력 면에서 최정상급이다. 앞으로도 기회는 더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팀 동료이자 주장 김상겸(33·하이원)은 이날 1차 시기에 삐끗해 블루코스 14위(42초40)로 들어왔고, 2차 레드코스에서 41초41로 당겼으나 1~2차 합계 24위로 16강에 오르지 못했고, 여자부의 정해림(27·경기도스키협회) 역시 1~2차 합계 18위로 결선에 나서지 못했다. 김창금 기자

수도 오타와에서 토론토·밴쿠버 등지로 퍼져

 

오타와 시위= 5일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트럭 운전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에 반대하는 인파가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타와 AFP=연합)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시작된 트럭 운전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시위가 전국 단위의 방역 규제 철폐 시위로 격화하고 있다.

 

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타와뿐 아니라 토론토, 밴쿠버, 퀘벡시티, 프레더릭턴, 위니펙 등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시위대가 많게는 수천명씩 거리로 나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규탄했다.

 

오타와에선 지난 주말부터 트럭을 탄 시위대가 시내 도로 곳곳을 점거했고 시위대가 의회 앞 광장에 모여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항의했다.

 

당초 오타와 시위는 미국 국경을 오가는 트럭 운전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정부 조치에 반대하며 시작됐으나 이후 백신 반대론자와 일부 극우 세력 등이 합류하면서 세를 키웠다.

 

현지 매체 글로벌뉴스에 따르면 퀘벡시티에서도 도시가 속한 퀘벡주 의회 앞에 이에 동조하는 수천명의 시위대와 수십대의 트럭이 집결했다.

 

일부 시위대는 프랑수아 르고 퀘벡주 총리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묘사한 피켓을 내세우며 방역 규제를 비난했다.

 

종일 시위가 커지자 지역 경찰은 의회 건물 주변을 차량 통제 구역으로 지정하며 대응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캐나다 퀘벡시티에 모인 코로나19 방역 규제 반대 시위대와 경찰= 5일 캐나다 퀘벡시티에서 경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차량 시위대를 통제하고 있다.(퀘벡시티 AP=연합)

 

토론토에서도 수백명이 도시가 속한 온타리오주 의회 건물 앞에 모여 '자유를 되찾길 원한다'는 피켓과 함께 캐나다 국기를 흔들며 시위했다.

 

인근의 토론토 종합병원 앞에서는 보건의료 종사자 등 수백명의 맞불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토론토 경찰은 시위대가 시내 주요 병원이나 주 의회 건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도로를 봉쇄하는 등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던 중에 경찰은 주 의회 앞 퀸스 공원에서 연막탄을 터트리려던 22세 남성을 체포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위니펙에선 시위 도중 차량으로 인파를 덮쳐 사람들을 친 42세 남성이 체포됐다.

 

이 남성은 전날 밤 시위대 사이를 차로 질주해 7명을 들이받았다. 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3명은 경상을 입었다.

 

밴쿠버에서는 백신 반대 시위대와 맞불 시위대 200명가량이 대치하며 일대 혼잡이 빚어졌다.

 

현지 매체 CBC에 따르면 이날 밴쿠버 시내에 규제 반대 시위 차량이 몰려들자 맞불 시위대가 차량 앞에 드러누워 도로 교통이 일시 마비됐다.

 

수도 오타와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하며 혼란이 빚어진 캐나다= 5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안에 반대하는 시위 차량의 통행을 '맞불 시위대' 남성이 도로에 드러누워 방해하고 있다.(밴쿠버 AP=연합)

 

캐나다 수도에 비상사태…코로나 백신반대 트럭에 점령

9일째 격화하는 시위에 오타와 마비…"통제 불능 수준"

 

캐나다 오타와, 트럭 시위에 비상사태 선포.[AFP 연합뉴스]

 

캐나다 수도 오타와가 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로 기능이 마비되면서 비상사태까지 선포됐다.

 

6일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짐 왓슨 오타와 시장은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이는 계속되는 시위로 인해 주민들의 안전과 보안에 대한 위험성과 위협이 심각하다는 것을 반영하며, 다른 관할구역과 정부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를 내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왓슨 시장은 같은 날 "시위대가 경찰관보다 수가 많다"며 "현재 상황은 완전히 통제를 벗어났다"고 현지 매체에 전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오타와 시위는 트럭 운전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정부 조치에 반대하며 시작됐으나 세가 불어나며 전국 단위의 방역 규제 철폐 시위로 격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날에도 오타와뿐 아니라 토론토, 밴쿠버 등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결집해 목소리를 냈다.

 

현지 주민들은 끊이지 않는 경적 소리, 도로 점거로 인한 교통 마비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는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풀릴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지 경찰은 시위대가 연루된 범죄 가능성이 있는 사건 97건에 대해 수사를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