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김건희 7시간 통화’ 거론하며 공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항간에 윤석열을 찍으면 김건희 대통령이 된다는 말이 떠돈다”며 “무속 힘에 이끌려 캠프를 좌우하던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넘는 왕순실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 윤 후보의 배우자 김씨와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 녹취론을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김씨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대택씨 “증인을 취소시켰다”고 말한 점, 한동훈 검사장과 “자주 연락한다”며 자료를 “전달해주겠다”고 했던 점, 비판적 언론을 겨냥해 “내가 정권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 등을 꼽으며 “김건희 3대 농담”이라고 규정했다.

 

윤 원내대표는 “(김씨) 본인이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행동했다. 남편을 꼭두각시 만들고 본인이 후보가 되는 것처럼 생각한다”며 “윤석열 사단의 실소유주는 부인 김건희씨”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 역할 충실하겠다는 말은 거짓말 되는 셈”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국민을 보는 시선 또한 대단히 문제”라며 “김씨는 일반 사람은 바보”라고 한다. 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를 모른다고 했던 윤 후보 인식과 오십보백보다. 특권의식까지 부창부수”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무당 때문?… ‘윤석열 무속논란' 거듭 맹공

 

"러 괴승 라스푸틴 꾐에, 공민왕 신돈에 놀아나 멸망한적 있어"

 민주당 "김건희 소환불응 및 의혹 관련, 법사위 소집 조율중"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상대로 '무속인 프레임'을 거듭 부각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2020년 2월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가 '건진법사'라 불리는 무속인 전모씨 조언에 따라 코로나 확산지로 지목된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거부했다는 의혹을 물고 늘어졌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울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를 언급하며 "이런 비과학적인 일로 중대사를 결정했다가 국가가 망하게 된 사례를 보면 러시아가 괴승 라스푸틴의 꾐에 넘어가 멸망한 것과 공민왕이 신돈에게 놀아나면서 (고려가) 멸망한 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후보가 신천지 압수수색을 반려한 의혹을 받는데 그 이유가 무당이었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무당 법사위를 둔다는 말이 나온다. 대통령 후보 자격 상실감"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 특위는 이날 당사 회견을 통해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대표인 연민복지재단, 이 재단의 재무이사이자 '건진법사' 스승으로 알려진 '혜우스님' 원모씨,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관계를 따져 물었다.

 

연민복지재단 설립 당시 6개 기업이 출연했는데, 그 중 한 업체는 김씨가 운영하는 전시 기획사 코바나콘텐츠에도 3차례 후원했다는 게 특위 설명이다.

 

특위의 김용민 의원은 "재판 중이던 이현동 국세청장이 재직 중 이해관계가 있던 법인들로부터 출연금을 각출해 재단을 만들고, 재단에 김건희 씨와 특수관계인 원모씨(혜우스님)를 재무이사로 영입해 윤석열 검찰에 로비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현동이 기소될 당시 검찰 라인은 윤석열(중앙지검장), 한동훈(제3차장)이었다. 이들이 전직대통령 뒷조사라는 국가적 사안으로 기소된 이현동에게 부실한 봐주기 기소를 해주는 대가로, 특수관계인인 혜우스님을 재단에 참여시키고 사실상 17억 원 상당을 재단에 넘긴 게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날 새롭게 공개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녹취록을 토대로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에 연루된 박영수 전 특검과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을 성토했다. 윤 후보는 국정농단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팀장으로 활동했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났다. 대장동 특검을 추진해 50억원이 어떻게 공정한 대가로 위장될 수 있었는지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예고한 김씨의 '7시간 통화' 추가 공개를 앞두고, 김씨를 향한 직접적인 공격은 자제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추가 녹취 방송을 검토한 뒤 공적인 검증 영역에 초점을 맞춰 논평을 낼 것"이라며 "내용 중심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생활 영역을 잘못 헤집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데다, MBC 보도의 파장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출입국 기록 삭제 의혹, 자산 형성 의혹 등 공적 영역에서 문제 될만한 부분을 계속 '송곳' 검증하겠다는 태세다. 검찰에도 김씨 소환조사를 비롯해 신속한 수사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에서도 김건희의 검찰 소환 불응과 의혹과 관련해 소집 요구를 조율 중"이라며 "녹취록에서 발언했던 부분에 대해 법사위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대위 공보단도 김씨와 그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수사와 윤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논평을 계속 발표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원희룡 정책본부장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 등에 대한 혐의로 오는 21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 전날 대사관 직원 가족 철수령…EU "똑같이 하지 않을 것"

"호주도 외교관 가족 철수 시작"…프랑스, 우크라 여행 자제 권고

 

'러시아 침공 우려' 속 대피호서 전선 살피는 우크라이나 군인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영국이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철수를 시작했다.

 

BBC는 24일 영국 외교관들에게 구체적으로 위협이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일단 약 절반이 영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관계자들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은 계속 열어두고 필수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스카이뉴스가 전했다.

 

스카이뉴스는 비필수 인력을 철수하고 대사관은 정상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전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의 직원 가족에게 철수 명령을 내리고 비필수 인력은 자발적으로 출국해도 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의 군사행동 위협이 지속함에 따라 23일부로 미 정부가 직접 고용한 인력에 자발적 출국을 허용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소재 대사관 직원의 가족에 출국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미국인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권고했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이번 조치가 미국 대사관의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은 계속 운영될 예정"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상당한 규모의 군사 행동을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미 국무부는 이날 러시아를 여행 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여행 금지) 국가로 재지정했다.

 

호주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호주 정부도 키예프 주재 자국 외교관 가족들의 철수를 시작했고,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즉시 철수하도록 촉구했다.

 

호주 정부는 "현지 상황 때문에 영사서비스와 영사조력 제공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지 말도록 자국민에게 당부했다.

 

우크라이나에는 현재 1천400명 정도의 호주인이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연합(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가 24일 EU는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외교관들의 가족을 철수시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전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미국이 전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의 가족에게 철수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우리는 똑같이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떠한 구체적인 이유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프랑스 외교부는 비필수적인 우크라이나 방문은 피하도록 자국민에게 권고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건진법사 ‘대통령 되는 데 걸림돌 손에 피 묻히지 말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국민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무속인의 조언을 받고 코로나19 확산지로 지목된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의혹을 두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윤 후보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공공수사2부(부장 김경근)에 배당했다고 24일 밝혔다. <세계일보>는 지난 17일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임하던 2020년 2월 ‘건진법사’라고 불리는 무속인 전아무개씨의 조언을 받고 방역수칙 위반으로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당시 윤 후보가 전씨에게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처리 여부 등을 묻자 전씨가 ‘대통령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는 조언 등을 해줬다는 것이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대구에서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급증하자 신천지 교단에 대한 강제수사와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을 지시했지만, 대검은 이 지시를 사실상 거부했다.

 

지난달 윤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2020년) 2월에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해 신천지를 압수수색하라는 법무부 장관의 공개 지시가 내려왔다. 내가 ‘압수수색은 불가하다’, 압수수색은 방역과 역학조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씨가 당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 본부에서 활동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18일 네트워크 본부를 해산한 바 있다.

 

민주당 선대위 국민검증법률지원단은 “공익적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닌 사적 동기에 의한 영장 반려는 직권남용, 공무방해 등에 해당한다”며 지난 19일 윤 후보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강재구 기자

 

김건희 “영빈관 옮길 것” 발언도…무속 논란 증폭에 ‘김씨 등판’ 고심

 ‘7시간 통화’ 내용 추가 공개…“남편도 영적인 기가 있다” 발언도

 ‘홍준표·유승민도 굿했다’ 발언에 윤석열 “마음 불편한 분에 죄송”

“선거 때까지 숨어만 있을 수 있나” 설 연휴 뒤 활동 공개 저울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청와대 영빈관을 옮겨야 한다’는 역술인의 권유를 전해 듣고 이에 동조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가 추가로 공개됐다. 김씨는 이 통화에서 “남편도 영적인 기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김씨 관련 무속 논란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은 김씨의 등판 시점과 방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인터넷매체 <열린공감티브이(TV)>와 <서울의 소리>가 24일 공개한 통화 녹취에서, 김씨는 ‘내가 아는 도사 중 (하나가 윤석열) 총장님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사람이 청와대 들어가자마자 영빈관 옮겨야 된다고 하더라’는 이아무개 서울의 소리 기자의 말에 바로 “(영빈관을)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옮길 거냐’는 이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도 “응”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영빈관은 국내외 귀빈을 맞이하는 건물이다. 김씨가 영빈관 터가 안 좋아서 역대 대통령들이 퇴임하고 궂은 일을 당했다는 일부 무속인들의 주장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강진구 열린공감티브이(TV) 기자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국가시설물들을 ‘터가 안 좋다’는 이유로 옮길 수 있다는 발상을 하는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김씨는 이 통화에서 “우리 남편(윤 후보)도 그런 약간 영적인 기가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그는 “저랑 그게 연결이 됐다”며 “서로 홀아비·과부 팔자인데, 혼자 살아야 될 팔자인데. 그래서 인연이 됐다”고도 했다. 이전에 공개된 통화 내용 중 윤 후보의 멘토로 알려진 ‘무정 스님’이 김씨에게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며 결혼을 권했다고 한 얘기와 맥을 같이 하는 내용이다.

 

지난 22일 문화방송 ‘뉴스데스크’에 ‘홍준표·유승민도 굿을 했다’는 김씨의 통화 내용이 보도된 데 이어, 김씨가 무속에 깊이 심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되며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에서도 대응책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김용남 전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녹취록을) 하나씩 쪼개서 공개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배우자 본인이나 아니면 후보께서 대국민 입장표명 아니면 설명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녹취록에 의해 마음이 불편한 분, 상처받는 분에 대해서는 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굿을 했다’는 김씨의 주장에 “거짓말”, “허위 날조”라고 불쾌감을 드러낸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마음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녹취록 문제는 (문화방송이) 법원에서 공개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까지 공개를 안 하겠다고 해놓고 또 뉴스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으로서 저희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윤 후보의 입장 표명을 넘어, 설 연휴 이후 김씨의 선거운동 등판을 저울질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김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이 처음 공개됐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파장이 크지 않았던 만큼, 김씨가 등판해 논란을 정면 돌파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선거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선거 때까지 계속 숨어있을 수만은 없지 않으냐”며 “김(건희) 대표도 활동을 생각해보겠다고 해 계속 (공개 활동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의 페이스북 팬클럽인 ‘건희 사랑’(희사모)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씨가 한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사진을 찍으며)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는 사진을 공유하며 “공개 등장도 임박했다”고 적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선 이와 관련 ‘배우자팀’ 신설을 검토하는 한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거나 전공을 살려 미술관을 방문한 뒤 추후 공개하는 방식으로 김씨의 활동을 공개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윤 후보는 김씨의 공식 행보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제가 남편이지만 (김씨가 프로필 사진을) 찍었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등판 계획이) 아주 확정적이진 않다”며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옳은 일인지 고민을 더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배지현 기자

1912년 4월 타이태닉호 침몰 당시 남자들이 어린이와 여성을 먼저 대피시켰다는 이야기는 과장됐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23일 보도했다.

 

이 사건 관련 전문가이자 작가인 클라에스-고란 베터홀름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이 난파선 전시회와 관련해 '더 메일 온 선데이스 유'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마지막 구명정을 타고 살아난 이들 가운데는 남자들이 많았다고 주장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스웨덴 출신으로 이번 전시회 큐레이터인 그는 케이트 윈즐릿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블록버스터 영화 '타이태닉' 덕분에 세계인들이 110년 전 사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할 이야기가 많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여자와 어린이의 대피 이야기 등 '신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 비극적 사건을 반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침몰하는 타이태닉호 / 런던 해양박물관 홈피 캡쳐

 

베터홀름은 당시 여자와 어린이를 구명정에 먼저 태우라는 선장의 명령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우현에 있던 일등 항해사 윌리엄 머독이 먼저 대피하면서 남자들이 구명정에 타는 것을 제지하지 못했으며, 생존한 323명의 남자 가운데 80%가 이곳 구명정을 타고 내렸다고 밝혔다.

 

타이태닉호에 타고 있던 사람은 모두 2천208명으로 생존자는 695명이다.

 

그러나 반대편에 있던 이등 항해사 찰스 라이톨러는 여자와 어린이를 먼저 태우라는 선장의 명령을 곧이곧대로 따라 65명이 탈 수 있는 구명정에 고작 28명만 태우고 남자들을 배에 둔 채 떠났다.

 

베터홀름은 또 승객들의 국적에 대해서도 잘못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 등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승객들이 백인 위주가 아니라 시리아와 레바논 등지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선 아랍인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승무원 중 이들의 비율은 다섯 번째로 많았고, 이들은 프랑스 북부 셰르부르에서 합류했다고 베터홀름은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타이태닉호 승객과 승무원들이 갖고 있던 소지품 200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델레그래프는 이번 전시회는 방문객들이 잊을 수 없는 과거로의 여행에 빠져들도록 배에 있던 선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