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득표율 54.9%(54만5537표)… 순회경선 중에 최고

34.33%(34만1076표) 얻은 이낙연 후보 20.57%p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3일 ‘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득표율 58.17%로 압승을 거뒀다. 이 후보는 이날까지 누적득표율 54.9%(54만5537표)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본선 직행을 확정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공개된 국민·일반단원 2차 선거인단 투표(2차 슈퍼위크)에서 17만2237표를 얻어 득표율 58.17%를 기록했다. 그간 순회경선 가운데 최고 득표율이다. 이낙연 후보는 33.48%(9만9140표)로 2위에 올랐고, 추미애 후보(5.82%), 박용진 후보(2.53%)가 뒤를 이었다. 이날 함께 공개된 인천 지역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에선 이재명 후보가 53.88%, 이낙연 후보가 35.45%를 얻었다.

 

이에 따라 앞서 치러진 충청·영남·호남·제주 지역 경선과 1·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까지 합산한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가 54.90%(54만5537표)로, 34.33%(34만1076표)를 얻은 이낙연 후보를 20.57%포인트 앞섰다.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의 누적 득표수 차이는 20만4469표로 더욱 벌어졌다. 추미애 후보는 누적 득표율 9.14%로 3위, 박용진 후보는 1.63%로 4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선 결과로 이재명 후보는 결선 투표없는 본선직행을 사실상 확정지은 것으로 평가된다. 투표율 약 70%를 가정했을 때 전체 선거인단 216만여명 가운데 본선 직행에 필요한 ‘매직 넘버’는 75만여표로 추산된다. 이재명 후보가 오는 9일 경기(16만4508명), 10일 서울(14만4216명) 및 3차 선거인단(30만5780명) 투표에서 약 20만여표 이상만 얻으면 결선 없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는 셈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토건세력, 기득권 부패세력과 더 치열하게 싸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이해하겠다”며 “어느 지역도 특별히 자신을 가질 수 없다. 한 순간도 마음을 놓지 않고 겸허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는 “제게 표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그러지 않은 분들의 뜻도 함께 헤아리겠다”면서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조윤영 기자

 

이재명 "대장동 사태, 오히려 제 청렴함 증명…국민이 평가"

결선 투표없이 본선 직행 전망에 "국민은 냉철…겸허히 최선"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 "오히려 대장동 사태가 제 청렴함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인천 지역 대선 후보 경선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집단 지성을 믿고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국민의 이익을 위해 행사하는 바른 정치로 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곁가지를 갖고 흔들어대지만 대장동 사건의 본류와 줄기는 국민의힘이 독식하려 했던 개발이익을 야당 기초단체장이 치열하게 싸워서 개발이익의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드린 것"이라면서 "그런 노력과 투지를 국민이 평가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경선)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을까도 생각해봤다"고 덧붙였다.

 

이어 "부정과 부패에 대해 피아 및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면서 "다시는 이런 시도가 가능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 불로소득 공화국을 청산하고 공정한 나라, 투기 없는 나라, 집값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면서 자신을 공격하는 야당을 비판한 것과 관련, "본인들이 부정부패를 하다 보니 다른 사람도 다 그럴 것이란 눈으로 보고 있다"면서 "도둑 잡은 사람을 도둑이라고 비난하면 국민이 잠깐은 속을지 몰라도 국민들이 다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말했다.

 

또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아들이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 야권 등에서 '이재명 설계론'을 거론한 것에 대해 "이재명이 아니었으면 한 200억, 300억원을 받는 건데 이재명 설계 때문에 50억원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저는 들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그는 인천 경선 및 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승한 것과 관련, "토건 세력, 우리 사회의 기득권 부패 세력과 더 치열하게 싸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선 득표율 과반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 같다'는 지적에는 "국민은 현명하고 냉철하기 때문에 한순간도 마음을 놓지 않고 겸허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일주일 남은 경선, 최선 다할 것”…‘3차 슈퍼위크’ 총력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후보 쪽은 ‘2차 슈퍼위크’ 결과에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남은 경기·서울 경선과 ‘3차 슈퍼위크’ 투표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지방보다는 수도권 여론에, 당심보다는 민심에 더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막판 격차 좁히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3일 인천 경선과 ‘2차 수퍼위크’ 결과을 보면, 이낙연 후보는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20만4469표로 뒤지고 있다. 전날까지 13만여표 차이였는데, 되레 표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이재명 지사의 ‘결선 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저지하기 위해선 오는 9, 10일 열리는 경기, 서울 지역 순회경선과 3차 슈퍼위크에서 최대한 표차를 좁혀야 한다.

 

이낙연 후보 쪽은 검찰의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 수사가 본격화된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이재명 후보 쪽에 불리한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 보고 있다. 검찰의 수사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 사이의 연결고리가 명확해질 경우,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로 규정한 이 지사 쪽 주장이 명분을 잃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낙연 캠프 쪽 한 의원은 “대장동 사건이 터진 것은 9월13일이지만 점차 실체가 밝혀지면서 우리한테 굉장히 유리하다고 본다”며 “최근 추세를 보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당심보다는 민심이 우리를 더 지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 비수도권보다는 수도권이 이 문제를 절박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가 연일 자신이 “흠없는 후보”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에 따라 ‘네거티브 프레임’을 의식해 수위 조절에 나섰던 이 전 대표 쪽의 대장동 공세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6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3차 슈퍼위크’ 투표를 이 지사에 부정적인 국민 여론이 반영될 적기라 보고 총력전에 나설 수도 있다. 3차 슈퍼위크에 걸려있는 국민·일반 당원 선거인단 수는 30만여명으로, 경기(9일·16만여명)와 서울(10일·14만여명) 경선 선거인단 수를 합친 수준과 비슷하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경선 뒤 ‘결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전망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아직 열려있다고 본다”며 “일주일 남은 경선,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같은 당 소속 후보에 대해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민주당 원팀’ 기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지점이다. 이낙연 캠프 소속 또 다른 의원은“실체는 결국 핵심을 향해 갈 텐데 당을 위해서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이재명 “내가 노스트라다무스냐? 재판 예측해 미리 이익 챙겨주게”

간담회서 대법관 재판거래설 등 강하게 반박

지사직 사퇴 시기 등은 “경선 결과보고 판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3일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관련 대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아무리 해명해도 제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의 중심에 계속 서 있는 것은 (야당과 보수언론이) 가짜뉴스와 음해로 국민들의 상실감과 소외감을 자극해 판단을 못하도록 하려 하기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국민들은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3일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관련 대선 공약을 발표를 마친 뒤 경기도청 기자실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둑이 왜 도둑을 제대로 못 막았냐고 주장하는 이런 분들 보면 애처롭고 정말 기가 막힌다. 100% 민간개발 주장한 것도 국민의힘, 공공개발하겠다니까 부결시켜서 막은 것도 국민의힘, 민간업자랑 이익을 나눠 먹은 것도 국민의힘”이라며 야당과 보수언론 비판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민간개발업자에게 전부 돌아갈 수 있는 이익의 70%를 성남시민들에게 돌려줬는데 초과이익을 더 환수하지 못했다고 배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협약이 끝난 뒤 땅값이 상승해서 초과이익이 발생했는데, 계약을 위반하면서 달라고 할 수 있나”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권순일 전 대법관을 둘러싼 자신의 ‘재판거래설’을 두고 “이재명 만물창조설에서 이제 예언자설도 있다. 제가 노스트라다무스인가”라며 “때를 대비해서 제가 이익을 챙겨주고 계획했다는 거냐. 21세기 대한민국의 언론의 수준이 이래서 되나. 정말 황당하다”고도 했다. 이어 “저 사람들(보수언론과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내가 해먹으려면 뭐하러 그렇게 복잡한 방식으로 해먹겠느냐. 그냥 민간개발업자에게 허가 내주고 챙기면 되는 것 아니냐.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지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연루가 확인되면 정치적인 책임을 진다고 했는데 어디까지 책임지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 사람이 뭐가 잘못했는지 확인이 되면 그때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측근’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성남)시장 선거도 도와줬고, 도움을 준 사람 중 하나인 건 맞는데 경기도에 와서는 딴 길을 같다. 380억원 영화투자 예산 안 줬다고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때려치웠다. (나와) 상의도 없이 때려치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사직 사퇴 시기와 관련해선 “상황이 복잡할수록 단순히 봐야 한다.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 보고 판단하겠다”며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기도 국정감사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그것도 그때 가서 보겠다. 상황을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해명 오락가락…상식 어긋난 구시대 행태

 

지난 1일 <MBN> 토론회에 출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바닥에 한자로 ‘왕’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MBN>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 때 손바닥에 한자로 ‘임금 왕’ 자를 써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과 야당 내 경쟁 후보들은 ‘주술적 의미 아니냐’, ‘시대착오적이다’라며 비난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3일 “지지자가 왕과 같은 기세로 자신감 있게 토론 잘하라고 응원의 뜻으로 써준 것”이라며 “주술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얘기는 억측”이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 쪽은 해프닝이라고 치부하지만, 그렇게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는 일이다.

 

우선 윤 전 총장 쪽 해명이 오락가락하고 상식과 맞지 않는다. 문제가 불거지자 처음에는 최근 5차 토론회에서만 벌어진 일인 것처럼 해명하더니 3·4차 토론회에서도 같은 글자가 손바닥에 쓰인 장면이 나오자 말을 바꿨다. ‘글자를 지우려 했지만 지워지지 않아 그냥 토론회에 나섰다’는 해명도 손바닥 글자가 토론회 때마다 나타났다 지워졌다를 반복한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우지 못했던 게 아니라 최소한 윤 전 총장의 묵인이 있었던 셈이다. 애초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면, 두번째부터는 아무리 지지자의 요청이라도 정중히 거절했어야 마땅한 일 아닌가.

 

무속적 의미를 둔 행위인지 여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지난 8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오찬에도 역술인과 동석했던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대통령 선거에서 무속과 관련한 구설이 자꾸 나오는 것 자체가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무엇보다 경선 토론회는 민주주의 정치 과정의 핵심인 선거에서 중요한 절차 중 하나다. 국민 앞에서 대통령 후보로서 자질과 정책을 검증받는 공식적인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런 자리에서 전근대적 통치를 상징하는 ‘임금 왕’ 자를 손바닥에 써 반복적으로 노출한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할 수 없다. 시대에 맞지 않는 통치관을 가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윤 전 총장은 “요즘 세상에 왕이 어딨나”라고 해명했는데, 그렇다면 더욱 신중했어야 할 일이다.

 

윤 전 총장 쪽은 과도한 논란이라는 입장이지만, 본인은 물론 선거 과정 자체를 희화화하는 결과를 낳은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그동안에도 여러 분야의 정책과 관련한 말실수로 비판받고 뒤늦게 해명하곤 했다.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으로서 품격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더 이상 되풀이하지 말기 바란다.

 

윤석열 손바닥에 ‘王’자…“‘오방색 타령’ 최순실과 뭐가 다른가”

이상한 캠프 해명도 논란…경쟁 주자들 “무속 대통령 하려 저러나” 맹폭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세 차례의 당내 경선 토론회 때 손바닥에 한자로 ‘왕’자를 쓰고 임한 것을 두고 당내 대선주자들이 맹폭을 퍼붓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점으로 박사학위 받는 것도 처음 봤고 무속인 끼고 대통령 경선 나서는 것도 처음 봤다”며 “늘 무속인 끼고 다닌다는 것을 언론 통해 보면서 무속 대통령 하려고 저러나 의아했지만 손바닥에 부적을 쓰고 다니는 것이 밝혀지면서 참 어처구니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의 논문 주제가 ‘온라인 운세 콘텐츠’에 대한 내용인데 이어, 윤 전 총장까지 ‘무속신앙’에 의존한 정황이 있다고 연결지은 것이다.

 

홍 의원은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시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 하나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는데 이제 부적 선거는 포기하시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과거 오방색 타령하던 최순실 같은 사람과 윤 후보님은 무엇이 다르냐”며 “손바닥에 글자 하나 쓴다고 사람이, 우리 당이, 대한민국이 과연 달라질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여당 대선후보가 조선 시대 왕처럼 상대방에게 봉고파직·위리안치 형벌을 내렸다. 이에 질세라 야당 후보는 손바닥에 ‘왕’자를 새겼다. 대선이 대통령이 아니라, 상대 진영을 초토화시킬 왕을 뽑는 선거가 되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16일 1차, 23일 2차 토론회까지만 해도 윤 전 총장 손바닥에서 ‘왕’자는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3차 토론회 때부터 지난달 28일 4차, 지난 1일 5차 토론회에선 왼손 손바닥에 ‘왕’자가 그려져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왕’자의 크기와 모양이 조금씩 다른 것으로 보아 매번 새로 쓰인 것으로 추측된다. 윤 전 총장이 무속신앙과 가까운 행보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8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오찬에도 친분이 있는 역술인과 함께 동석했던 사실이 해당 역술인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윤 전 총장 쪽의 이상한 해명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한겨레>에 “윤 전 총장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지자분이 3차 토론회 때부터 ‘기를 불어 넣어 주겠다”며 손바닥에 써 준 것”이라며 “마치 커닝페이퍼 적어놓은 것처럼 비칠 수도 있고 해서 닦아보려고 했지만 잘 안 지워져서 그냥 토론회에 나섰다고 한다. 6차 토론회 때도 (지지자분이 응원하러) 나오실 텐데 또 (‘왕’자를) 써주시면 그대로 나가실 것”이라고 했다. 지지자들의 성원이었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 것이다.

 

그러나 유 전 의원 캠프 권성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토론이 겁나 후보가 부적을 붙이든 굿을 하든 자유이나 국민을 속이려 해서는 안 된다”며 “유성 매직은 코로나19 시대 곳곳에 비치된 손 소독제로 말끔히 지워진다. 무속에 의지하는 후보와 거짓말하는 참모들은 절대 권력을 쥐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라고 맹비난했다. 김미나 기자

 

윤석열 ‘王’자 논란에…홍준표 “부적 선거 포기하라”

 

윤석열, 홍준표 겨냥 “속옷까지 빨간색 소문 나”

윤 캠프 “홍준표 이름도 역술인이 지어준 것”

유승민 “4차 혁명 시대에 미신 믿는 후보 괜찮나”

홍준표 쪽 “김건희 개명과정도 풀어내보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3일 부산시당에서 열린 ‘제이피(jp) 희망캠프’ 부산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내 경선 티브이(TV) 토론 때 손바닥에 ‘왕(王)’자를 적은 모습이 포착되면서 당내 주자들 사이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시작된 해당 논란은 때아닌 ‘무속신앙 공방’으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포문은 홍준표 의원이 열었다. 그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늘 무속인 끼고 다닌다는 것을 언론 통해 보면서 무속 대통령 하려고 저러나 의아했다”, “손바닥에 부적을 쓰고 다니는 것이 밝혀지면서 참 어처구니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부적 선거는 포기하라”고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홍 의원은 이날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대통령 선거가 마치 무속 대통령 뽑는 선거처럼 됐다. 저는 이런 대통령 선거 처음 봤다”며 “(무속인들이) 직접 경선에 참여해서 후보에 부적 써주고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참 유치하고 우습다”고 일갈했다. 경쟁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경북 김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손바닥에 ‘왕’자를 새겨서 티브이 토론에 나온 것은 미신으로밖에 저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신을 믿는 그런 사람이 후보가 돼서야, 또 대통령이 돼서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손바닥 ‘왕’자가 ‘미신’ ‘부적’이라는 일부 주장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독립서점 ‘최인아 책방’에서 캠프 청년위원회 발족식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자가 왕과 같은 기세로 자신감 있게 토론 잘하라고 응원의 뜻으로 써준 것”이라며 “주술 운운하는 분들이 있는데 세상에 부적을 손바닥에다가 펜으로 쓰는 것도 있느냐”고 되물었다. 또 “지지자의 응원도 좋지만 들어갈 때는 신경을 써서 지우고 가는 게 맞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다. 깊이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러면서 자신이 원래부터 점쟁이와 역술인들과 가깝다는 홍 의원 지적에 정면으로 맞섰다. 윤 전 총장은 이어 “어떤 분은 속옷까지 빨간색으로 입고 다닌다고 소문이 났다. 뻔히 아는 정치인들이 이런 말을 하는 건 우리나라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가당치 않다”고 맞받았다. 이런 발언은 평소 붉은색 패션을 선호해 온 홍 의원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됐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는 홍 의원의 개명과정에 역술인이 개입했다며 가세했다. 홍 의원은 검사 시절 홍판표라는 이름을 홍준표로 바꾼 바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김기흥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원래 홍판표였던 홍 의원의 현재 이름은 역술인이 지어준 것이라는 걸 홍 의원은 잊었는가”라며 “본인의 개명이야말로 주술적이란 지적에 뭐라 변명할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홍 의원 캠프는 윤 전 총장 아내의 개명과정을 걸고넘어졌다. 홍 의원 캠프 소속 여명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홍 의원 중간자를 ‘판’과 뜻은 같으면서 발음이 다른 ‘준’자로 하라며 충고한 사람은 당시 검찰청 소년선도위원이었던 성명철학자 류화수씨”라며 “특정한 염원을 담은 손바닥 ‘왕’자 와는 비교 불가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도 윤 전 총장과 결혼 직전 김명신에서 김건희로 개명했다고 알려져 있다. 어디 한 번 김건희씨 개명과정도 풀어내 보라”라고 반발했다. 김미나 기자

 

빨라진 윤석열 주변 수사…김건희·윤우진 검찰 소환 임박했나

주요 관련자들 잇달아 구속영장…검찰 수뇌부도 '더 미룰 수 없다' 결단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과 측근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관련자들에 대해 잇달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까지 5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사건 처리가 지연될수록 검찰이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어 관련 수사를 서둘러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모씨 등 3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전 총장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는 이 사건에서 자금을 대는 역할을 맡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2012∼2013년 도이치모터스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최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측과 김씨 간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단서를 포착하고 관련 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법원이 지난달 29일 이씨에게 도주·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한차례 구속영장을 기각한 만큼, 검찰이 핵심 증거를 추가로 확보했느냐에 따라 구속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을 둘러싼 '스폰서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전 서장은 법조계에서 '대윤' '소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윤석열 전 총장과 가까운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친형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정용환 부장검사)는 2일 윤 전 서장의 측근인 낚시터 운영업자 최모씨를 구속했다.

 

최씨는 인천 지역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A씨로부터 각종 인허가 로비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6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가운데 수표 1억원을 윤 전 서장과 함께 받은 돈으로 보고 있다.

 

윤 전 서장은 또 사업가 A씨를 비롯한 '스폰서'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법조인·세무당국 관계자들을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윤 전 총장이 윤 전 서장에게 직접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적이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부 [연합뉴스]

 

윤 전 총장 주변 인사들이 연루된 사건의 핵심 관련자들이 잇달아 구속되거나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1년 넘게 이어진 김건희 씨와 윤 전 서장을 둘러싼 의혹 수사는 두 사람으로 향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김씨와 윤 전 서장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연이은 압수수색으로 증거를 확보한 검찰이 그간 미뤄왔던 소환 조사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찰은 유력 대권주자가 연루된 만큼 조사 시기와 방법을 놓고 고민을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논란에 휘말려 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도 최근 사건 처리를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쪽에서는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칼자루를 쥔 검찰이 정치적 공정성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기제가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을 고강도로 수사하는 상황이라 야권에서 제기해온 정치 편향 시비를 비껴가며 '균형추'를 맞추게 됐다는 얘기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9일 김태훈 4차장검사 산하에 검사 16명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린 뒤 화천대유자산관리와 관련자들의 사무실·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대장동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시다 총리 취임

일본 정부 대변인, 자민당 정책 담당 ‘역사 수정주의’

대화·아시아 외교 중시하는 ‘기시다 색깔’ 언제 나올까

 

기시다 후미오 총리 예정자.

 

4일 일본 100번째 총리로 취임할 예정인 기시다 후미오 신임 자민당 총재를 떠받치게 되는 당과 내각의 요직에 극우 성향의 인사들이 전진 배치된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의 측근들도 다수 기용돼, “기시다의 얼굴을 한 아베·아소 내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분간 한-일 관계를 포함한 외교·안보 정책에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내각의 ‘2인자’이자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에는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이 강한 호소다파의 마쓰노 히로카즈(59) 전 문부과학상이 기용된다. 그는 2012년 미국 뉴저지주 지역신문에 실은 일본군 ‘위안부’ 관련 의견광고에 아베 당시 자민당 총재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린 우익 성향 인사다. 이 광고에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 과정의 강제성과 군의 개입을 인정한 ‘고노 담화’(1993)를 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4년에도 <마이니치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무라야마·고노 담화는 재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가 문부과학상이었던 2017년 일본 정부는 초등·중학교 사회 과목에서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을 가르치도록 의무화하는 학습지도요령을 확정하기도 했다.

 

자민당의 정책을 관장하는 정무조사회장에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 지원으로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다카이치 사나에(60) 전 총무상이 기용됐다. 그는 “총리가 돼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 “한국과 중국이 역사 문제에 대해 부정확한 정보를 내보내고 있다”, “(침략 전쟁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나쁘다고 사죄를 한 것이다” 등 일본의 가해 책임을 부정하는 인식을 대놓고 드러냈던 극우 성향 정치인이다. 안보 정책에 대해서도 일본의 방위 예산을 사실상 2배 가까이 올려야 한다며 “적기지 무력화를 위해 헌법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베의 복심’으로 통하는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도 경제산업상으로 자리를 옮겨 기시다 내각에 남을 것이라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보도했다. 애초 관방장관으로 거론됐지만 막판에 마쓰노 전 문부과학상에게 밀렸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2013년 아베 총재 특별보좌를 맡으면서 고노 담화에 대해 “이미 담화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뼈를 발라내야 한다’(껍데기만 남기고 실제 내용은 무력화시킨다는 뜻)”고 말하기도 했다. 또 현직 각료 신분으로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아베·아소’의 영향력은 건재했다. 자민당 4역이라 불리는 간사장·정조회장·총무회장·선대위원장 가운데 3명이 아베·아소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들이다. 당의 2인자인 간사장은 예상대로 아마리 아키라(72) 세제조사회장으로 결정됐다. 아마리 간사장은 아소파 소속이면서 아베 전 총리와 가깝다. 당 간사장은 총재를 보좌해 자금 관리와 공천권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아마리 간사장이 아베 2차 정부 때인 2016년 건설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경제재생상에서 물러난 전력이 있는데도 요직을 맡겨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의혹이 남은 상태다.

 

외교·안보 분야도 ‘아베 노선’을 유지하는 인사가 단행됐다. 아베 정권 때인 2019년 9월부터 외무상을 맡고 있는 모테기 도시미쓰(66) 외무상이 유임됐다.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 1월 부임한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를 만나지 않고 있다. 한-일 외교 라인에서도 변화를 모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베 전 총리의 동생으로 지난해 스가 요시히데 정권 때 입각한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유임이 결정됐다. 다케나카 하루카타 일본 국립 정책연구대학원대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기시다 정권은 아베 정권 계승극의 2막”이라고 지적했다. 요직에서 사실상 배제된 기시다파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기시다파 중견 의원은 “이것은 ‘고치카이’(기시다 총재 파벌) 정권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기시다 총재가 ‘아베·아소’의 지지를 업고 당선된 만큼 인사에서 운신의 폭이 작았다는 견해가 많다. 자민당 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11월 중의원 총선거,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를 안정적으로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또 아베 정권 동안 여섯번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모두 자민당이 무난히 승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지지층을 묶어두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시다 총재 측근들은 “이번엔 다른 파벌에 최대한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 여름의 참의원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시다파가 참아야 한다”고 내부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기시다 총재는 지난해 9월 총리를 준비하면서 쓴 책 <기시다의 비전―분단에서 협조로>에서 대화 중시, 관용, 아시아 외교의 중요성, 분배를 강조한 경제정책 등 ‘고치카이’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런 그의 정치적 지향점이 현실 정치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선거 승리가 필수 조건이긴 하다.

 

하지만 ‘아베·아소’ 중심의 국정 운영으로 기시다 총재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정권 기반의 안정을 우선한 결과 방치된 것이 기시다 총재가 강조했던 정치의 신뢰 회복”이라며 “당에서는 벌써 중의원 선거나 정권의 장래를 우려하는 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재는 14일 중의원을 해산한 뒤, 다음달 7일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김소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