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근대화론' 주장 뉴라이트 인사 정안기씨 집필

 
 
                            1945년 9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 주석 김구. 서해문집 제공

 

친일적 역사 인식으로 논란을 빚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의 학술·보훈기관 요직에 잇따라 중용되고 있는 가운데, 뉴라이트 핵심 인사 중 한명인 정안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쓴 책 ‘테러리스트 김구’가 오는 15일 광복절에 맞춰 출간될 예정이다. 학문적 영역에 머물러 있던 뉴라이트 인사들의 주장이 정부 영역으로까지 침투하고, 왜곡된 역사 인식이 버젓이 책으로 출간돼 역사학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온라인 서점 교보문고를 보면, 정안기씨가 쓴 ‘테러리스트 김구’가 예약 판매 중이다. 정씨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한 책 ‘반일 종족주의’의 공동 저자 중 한명이다. 온라인 서점에 게재된 출판사 서평 내용을 보면 “김구는 전 생애에 걸쳐 수십 건의 테러를 자행하고 다수의 인명을 살상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치적 암살자’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테러리스트’ 혹은 ‘테러의 수괴’라는 동시대 역사인들의 비난과 조롱을 애써 부정하거나 부끄러워한 적이 없다”며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김구 선생에 대해 한국인들이 잘 바라보지 않으려 하는 어둠의 면모 ‘테러리스트 김구’를 본격적으로 파헤쳤다고 주장한다.

               정안기씨가 광복절인 오는 15일 출간할 예정인 ‘테러리스트 김구’ 표지. 교보문고 누리집 갈무리
 

저자는 김구 선생의 업적와 공로를 철저하게 부정하고 폄훼한다. 정씨는 책에서 “오늘날 한국인들이 환상하는 김구는 종북 주사파가 만들어낸 역사적 허상에 불과하다”며 “그런 김구를 두고 ‘민족의 구원자’ 혹은 ‘자유와 통일의 메시아’라 환상하고 성인화하는 것은 지독한 정신분열이자 끔찍한 위선”이라고 주장한다.

역사학계에서는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의 정부 기관 진출과 함께 이런 책의 출간이 더 큰 역사 왜곡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의 존립 근거는 반공 체제와 분단 체제의 공고화이고, 이들은 ‘북진 통일’의 아이콘 이승만을 그들의 상징으로 채택했다”며 “이승만이 과소평가됐고 김구는 과대평가됐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 이같은 책을 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존엔 이들이 학문의 연구 일환이라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면, 지금은 정부의 공식적인 자리에 앉아 펼치는 것이라서 더 큰 문제”라며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들이 연구를 하고 집필을 할 것이라 더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 양선아 기자 >

[삶과 글] 밀레니엄 세대의 육아 모습

● 칼럼 2024. 8. 10. 08:3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임순숙 에세이 - 삶과 글]  밀레니엄 세대의 육아 모습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상큼한 아침햇살을 가르며 아들이 손주와 함께 들어섰다. 아이는 나를 보자 두 팔을 한껏 벌리며 온몸으로 안겨온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곤 겨우 엄마, 아빠뿐이건만 사랑스런 표정과 큰 몸짓으로 찐한 애정을 표현하니 세상에 이 보다 더한 감동이 또 있을까 싶다. 일주일에 두 세 번 참석하는 유아 놀이방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마다 부자는 선뜻 찾아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안긴다. 느긋했던 아침이 아이의 출현으로 갑자기 분주해지며 녀석의 뒤를 쫒는 우리들 이마엔 이내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다.

재택근무를 하는 아들이 본격 업무에 들어가기 전 몇 시간 육아를 담당하는  사이 어미는 그 시간을 활용하여 하루를 준비하는 일정으로 돌아가는 듯 하다. 부부가 함께 양육하는 모습이 생경하지만 아이에겐 더 없이 좋은 여건이니 복 많은 녀석이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위대하다고 했다. 나는 아들 내외의 육아 모습을 지켜보면서 새삼 이 말이 진리임을 깨닫는다. 신생아 때부터 지, 덕, 체를 겸비한 아이로 키우고자 열과 성을 다 하는 그들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가끔 예전의 육아 방법과 혼동하기도 하고 좀 지나치다 싶은 부분도 있어 마음이 짠 할 때도 있지만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볼 뿐이다.

내가 처음으로 그들의 육아 모습을 보면서 기함했던 때는 아이가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때 였다. 먹고 자기를 무한 반복하는 아기를 일정한 시간에 먹이고 재우는 습관을 들이느라 고생하던 모습에서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가련만, 젊은 부모는 아이의 생활 습관은 빠를수록 좋다는 지론으로 무리 없이 다음, 그 다음 단계로 이어 간다.

우리 세대의 육아법은 약간의 육아 이론을 바탕으로 어른들의 경험을 많이 참고 한데 비해 지금 세대는 다양한 이론을 골고루 섭렵한 후 SNS 를 통해 비슷한 연령층의 다수와 소통하며 궁금증을 해결해 가는 모습이다. 가끔은 만남을 가져 아이의 사회성을 깨우쳐주기도 하고 도서관, 체육시설, 놀이방, 농장 견학 등 가능한 많은 경험을 하게 하는 열정은 상상 그 이상이다. 비록 인지 능력은 아직 미진해도 무한한 잠재력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겠기에 기회가 되면 열심히 동참한다.

최근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육아법이 정반대여서 가족들에게 자신의 견해를 이해시키려는 토론의 장이 열렸었다.

다양한 장난감 중에서 유난히 자동차를 좋아하는 손주를 유심히 관찰한 할아버지는 어느 날 노란 스쿨버스를 사다 주었다. 새로운 장난감을 받아 쥔 아이는 스쿨버스를 굴리며 신나게 놀고 있는데 이를 지켜보던 며느리가 조용히 제안을 했다. ‘사오신 스쿨버스를 감춰놓았다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꺼내주시면 좋겠다’고.  이유인즉, 연령에 비해 장난감이 많은 편이며 하나하나 집중해서 놀기에 충분하다는 견해였다. 이를 듣고 있던 할아버지는 어릴수록 다양한 장난감을 접해야 잠재된 뇌기능이 활성화 되고 탐구력 또한 발달 한다고 했다.

나는 상반된 의견을 들으면서 물자 풍요의 시대에 사는 아이에게 귀함까지 가르치려는 며느리의 교육관에 한 표 던졌다.

어른들의 마음을 알리 없는 아이는 오늘도 노란 스쿨버스를 부르릉 거리며 신나게 논다.

이제 17개월 된 아이를 보며 어른들은 매일 매일 다양한 꿈을 꾼다.

그래서 아이는 꿈나무인 모양이다.

[편집인 칼럼] 참 광복을 가로막는 원흉들

● 칼럼 2024. 8. 10. 08:31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편집인 칼럼-한마당]  참 광복을 가로막는 원흉들

 

다시 광복절을 맞는다. 빛을 되찾은 날-, 그러나 눈부시게 빛나야 할 민족의 광영(光榮)은 언제일지, 지구가 태양을 79번이나 돌았는데도 여전히 짙은 그늘을 드리운 채 우리들 가슴을 짓누른다. 삼천리 온 산하를 우중충하고 을씨년스런 흑암의 구름이 마치 놀부의 심술처럼 덮고 있다. 과연 우리가 간절히 열망하는 진짜 눈부신 광명천지는 얼마나 더 참고 부대끼고 씨름하고 쏟아내야 그 소원의 문이 활짝 열린단 말인가.

돌아보면 어둠의 본체인 일제의 패망이 남의 손으로 이뤄진 탓이기도 하다. 그 어둠의 세력을 완전히 걷어내지 못한 여한을 남기며 미완의 광복시대를 시작한 민족의 비운이다. 기를 쓰고 ‘참 광복’의 길을 가로막아 선 질긴 악연들, 그 방벽들을 혁파하여 떨쳐내지 않는다면 우린 언제까지고 먹구름 낀 세상을 탄식하며 가야할 수도 있다. 어쩌면 다시 캄캄한 암흑의 세력 손아귀로 되돌아 갈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 광복을 생각할 때, 나는 이 땅의 참 광복을 훼방하는 최악의 암적존재, 곧 원흉은 당연히 우리들 내부의 친일족(親日族)이라고 단정한다. 일제치하 악행을 참회하지도 않고 광복 후에도 독립투사들을 괴롭힌 악질형사들과 같은 부류들이다. 그리고 오로지 자국과 자파의 이기(利己)로 분단국의 핸디캡과 지정학적 유불리 악용에만 관심이 있는 안팎의 권력집단과 호전세력 및 강국들이 두 번째요, 거기에 빌붙어 이념과 색깔로 갈라치기와 덧씌우기를 즐기는 공존거부, 상생 거부의 무리들이 세 번째이며, 절대로 반성없이 제국의 망령에 매달려 사는 일본 극우세력이 그 뒤를 이어 포진해 있다고 여긴다.

참 광복의 길은 무엇보다 국민이 주인인 진실되고 정의로운 민주주의 완성과 민족 자존으로 하나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믿기에 그렇다.

광복회는 며칠 전 격앙된 성명을 냈다. 항일운동과 대한독립의 상징인 독립기념관 이사진을, 일제 찬양 ‘뉴라이트’인사들이 장악하고 관장까지 차지할 위기라는 격노의 항의였다. 하지만 정부는 들은체 만체 임명을 강행했다. ‘군대위안부’의 강제성에 대해 “논쟁적 사안”이라고 얼버무린 부적격 인물도 다른 장관들처럼 서둘러 기용했다. 이례적으로 국회의장이 호통을 쳐서 알려진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의 이면에는 ‘강제노동’ 지우기를 묵인하고 동조한 굴욕적 외교가 있었다.

일본을 대변하다 못해 일본인의 짓인지, 일본정부가 아닌지 의심케 하는 한국인과 한국정부의 수많은 언동들이 친일족의 발호 때문인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요즘 잇달아 민족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소식들에서 친일족이 얼마나 반 민족, 반 광복적 존재들인지를 실감케 한다.

분단을 만들어 내고 고착시켜 대립과 갈등을 즐기는 주변 열강의 이기적인 행태와 그에 굴종·영합하는 정통성 없는 권력과 반통일 세력들 역시 설명이 필요없는 엄연한 실체다. 또한 이념과 색깔팔이 족들의 음흉한 속셈도 늘 보아온 구태요 적폐인 반 광복 무리의 하나다.

일본에 처음 등장한 사회당 출신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는 하얀 눈썹이 인상적인 촌티나는 할아버지였다. 하지만 광복 50년의 해인 1995년, 일본으로는 ‘8.15 종전 기념일’에 그는 “침략과 사죄”를 처음 언급해 평가받은 역사적인 담화를 발표했다. 당시 특파원으로 그의 담화를 직접 들었던 필자는 총리실을 나오면서 무라야마를 맹비난하는 우익들의 확성기 시위를 보고 담화의 수명이 얼마나 길까 의구심이 났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후의 자민당 정권은 ‘담화 탈색’을 계속했고, 아베 신조에 이르러서는 거의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과거사가 무슨 잘못이 있느냐”는 뻔뻔한 당당함이다. 군대위안부와 강제동원을 부정하고 욱일기를 고집하여 부산에 입항하는가 하면 독도를 내놓으라고 큰 소리치면서, 한편으로는 북한과 수교에 열을 올리고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노리는 오늘의 일본. 그리고 그들의 비위를 상할까 전전긍긍하는 현 한국정부의 비굴에서, 참 광복을 훼방하는 극우의 ‘파묘’ 악령을 본다.

다시 강조하지만, 참 광복은 자주적 정체성을 가진 국민이 주인인 나라, 진실되고 공의로운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동서 남북이 하나되어 통일과 번영을 이룰 때 비로소 구가할 수 있는 8천만 한민족의 비전이다. 그 절실한 미래를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 김종천 핀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