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체포 시도시 무력 사용 검토도 지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구역에서 한 경호요원이 K-1 소총을 휴대한 채 걸어가고 있다. 더팩트 제공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2차 체포 시도를 앞두고 대통령경호처 간부들에게 ‘대외적으로 위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호처 현직 간부는 1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체포 집행이 가까워지면서 한남동 관저 앞에 기관단총 등을 든 직원들의 모습이 노출된 것은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앞서 11일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이광우 경호본부장을 비롯한 간부들과의 오찬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 시도시 무력 사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을 뿐 아니라 외부에도 그런 모습을 내보이며 무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수사기관과 경호처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런 위기감을 고조시켜 강제수사 시도를 막으려 한 시도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15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 간부는 “그 자리에서 이광우 본부장이 지시를 받고 직원들에게 총가방도 들고 다니고 위력을 내보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브이아이피(VIP·윤 대통령)가 직접 지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체포가 임박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 직원이 케이원(K-1)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채 경계를 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성훈 차장이 △매스컴에 노출되게 순찰할 것 △전술복·헬멧 등 복장을 착용할 것 △실탄을 포함한 화기는 가방에 넣어 노출되지 않게 휴대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는데, 윤 대통령 본인의 의중이 실린 ‘과시 행위’임이 드러난 것이다.

 

일명 ‘김용현·김건희 라인’으로 불리는 이들 경호처 수뇌부가 직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체포가 예고된 15일 새벽 거듭 윽박과 읍소로 체포 방해를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경호처 직원들은 일치된 반대 움직임은 없었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공수처에 길을 내어줬다.

 

그날 새벽 김 차장은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대기하며 현장 출동을 거부하는 직원들에게 “갔다와서 보자”고 으르거나 “제발 좀 나와서 버스 뒤에라도 서있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간부는 “윤 대통령의 눈에 띄는 현장에 출동이라도 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 차장이 상황실을 찾아 전 직원 출근을 지시하는 비상동보(조직에 속한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에 명령을 하달하는 시스템)를 명령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업무를 맡은 직원이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 직원은 비상동보 실행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이 예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간부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체포영장 집행이 미뤄지면서 경호처 내부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만에 하나 (윤 대통령이나 김 차장 등이) 돌아올 수 있다는 공포도 갖고 있다”며 “다들 윤 대통령의 구속과 김 차장 등의 체포영장 집행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 한겨레 엄지원 기자 > 

국회 기자회견 주선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비판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AI 디지털교과서 검증 청문회에서 ‘백골단' 회견과 관련해 의견을 피력하는 동안 야당 의원이 민주화 운동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는 백골단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백골단’을 자처하는 단체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국회 교육위원에서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17일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검증 청문회를 열었다.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에 앞서 김 의원에게 교육위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의원석에는 “백골단 부활 시도 김민전 교육위원 사퇴하라”는 피켓이 붙었다.

 

김문수 민주당 의원은 이한열 열사가 1987년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은 사진과 백골단이 시위 참가자에게 폭력을 행하는 사진 등을 보이며 “고등학교 교과서 대부분에 실린 사진이다. 이한열 열사의 희생 뒤엔 최루탄만 있던 게 아니라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폭력 조직 백골단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백골단이라는 이름이 교육위원인 김민전 의원의 기자회견장에 소환됐다”며 “교육위는 김 의원님 같은 분이 계실 자리는 아니다. 지금 당장 사퇴하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당 정을호 의원은 “올바른 민주의식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국회의원이 오히려 1980~90년대 민주주의를 탄압했던 폭력과 독재의 상징을 국회에 끌어들인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김문수 의원님이 사진을 보여줄 때 김민전 의원님은 웃으시면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며 “아무리 못해도 반성하는 모양새라도 보이든지 무거운 마음을 갖고 오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김 의원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도 백골단을 부활하자는 취지는 아니었고, 기자회견 이후에 기자회견을 철회하고 누차 입장을 표명했다”고 했다. 같은 당 서지영 의원은 “여당 위원들의 표정과 태도까지 관리하려는 거냐”고 반발했다.

 

김민전 의원은 “이미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리고 기자회견 철회문도 올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하다”고 했다. 이어 “저희 의원실이 주선 과정에서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그리고 단체 이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역사적인 상처를 상기시킨 부분에 대해 굉장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프락치 공작’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한 다른 사람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동의해서 공유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변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해당 글에는 “‘ 백골단'이란 네이밍부터 프레임 공작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며 “순진한 청년들을 이용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특정 세력이 존재하고, 그 세력은 놀랍게도 민주당 계열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경력이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그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며 “제 페북에 다른 사람의 글을 공유할 때는 '너무 동의해서 올립니다'라고 명확히 밝히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공유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를 벌인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했다. 이 자리에서 반공청년단은 ‘백골단’을 예하 조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백골단은 1980~1990년대 민주화 시위대를 과격하게 진압·체포했던 사복 경찰 부대를 일컫는 별칭으로, 제복 대신 사복을 입고 하얀 헬멧을 썼다.        < 한겨레 이우연 기자 >

 

 

김성훈 차장이 기획... 경호처를 사병으로 부리 듯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4년 6월12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드라마극장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문화공연’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경호처가 2023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생일에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헌정곡을 합창했다. 기획관리실장이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이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16일 한겨레 취재와 에스비에스(SBS) 보도를 종합하면, 경호처는 2023년 12월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경호처 직원들은 “84만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 ‘84만5280분’은 2022년 5월10일 윤 대통령이 취임한 날로부터 이날까지 587일이 지난 것을 의미한다. 이 노래는 유명 뮤지컬 ‘렌트’의 ‘시즌스 오브 러브’(Seasons Of Love)라는 노래를 개사한 것이다.

 

메들리로 이어진 다음 노래는 가수 권진원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가사를 바꾼 것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였다. 경호처 창설 기념일은 12월17일이고 윤 대통령의 생일은 12월18일인데, 경호처가 창설 60주년 행사를 사실상 윤 대통령 생일파티로 진행하면서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충성의 뜻을 보이는 헌정곡을 부른 것이다.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고, 기획관리실장이었던 김 차장이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김 차장은 사실상 대통령 부부의 집사 노릇을 했고, 황당한 일을 자주 벌여 직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 12월18일 어간에 경호처 창립 기념일인데 윤 대통령 생일과 비슷하다며 생일파티로 둔갑시켰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경호 관련 유관기관을 모두 동원해서 소위 윤석열 3행시 선발대회, 생일 축하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 경호처 합창 등이 있었고 해당 동영상도 있다고 본 의원이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사실관계를 따지는 윤 의원의 질문에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은 “창설 기념일 행사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세부적인 사항은 제가 기억이(안 난다)…”라고 답변했다.    < 이승준 기자 >

 

경호처 ‘윤 찬양곡’에…원곡자 권진원 “이렇게 개사 되다니 당혹”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4년 6월12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드라마극장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문화공연’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경호처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생일에 기성곡을 개사해 만든 찬양곡을 합창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원곡자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수 권진원씨는 17일 인스타그램에 에스비에스(SBS) 보도 화면을 갈무리한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장미꽃 한송이와 시집 한권의 선물만으로도 행복한 생일을 보낼 수 있는 연인들의 사랑 노래 ‘해피 버스데이 투 유’가 이렇게 개사 되다니 정말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에스비에스 등은 대통령 경호처가 윤 대통령 생일인 2023년 12월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이 자리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위에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고 보도했다. 권진원씨의 노래 ‘해피 버스 데이 투유’의 가사를 바꿔 부른 것이었다. 경호처가 창설 60주년 행사를 사실상 윤 대통령 생일파티로 진행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노골적인 충성의 뜻을 보인 것이다.

 

가수 권진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경호처는 이 자리에서 유명 뮤지컬 ‘렌트’의 ‘시즌스 오브 러브’라는 노래를 개사해 ‘84만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는 당신’이라는 가사의 노래도 불렀다. 84만5280분은 윤 대통령이 2022년 5월10일 취임한 이후부터 이날까지 587일이 지난 것을 의미한다.

 

이런 내용의 이벤트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출석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생일에 친구들이 축하 파티나 생일 축하노래를 안 해주나. 업무를 떠나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경호처의 행태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란수괴 윤석열이 전두환 박정희가 되고 싶었던 것 아니냐”며 “김정은도 부러웠던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노래를 경호처 행사에서 불렀다니 북녘의 한복판에서 살고 있는 건가 착각이 들 정도”라며 “순간 이거 가짜뉴스인가 싶었다”고 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김성훈 차장, 윤석열 부부 생일에 경호처 직원 장기자랑 시켜”

 

 
김건희와 반려견들. 대통령실 제공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경호차장 직무대리)이 김건희 여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경호처 직원들에게 관저에서 키우는 대통령 반려견 옷을 구입하게 하고 장기자랑을 시키는 등 업무와 무관한 일들을 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차장이) 관저에서 키우는 반려견들 옷을 경호관들이 구입하게 했으며, 반려견 옷에다 관계기관 마크까지 새겨서 선물하기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야당에서 ‘김건희·김용현 라인’으로 지목한 대통령 경호처 내 ‘강경파’의 핵심 인물인데, 윤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견을 위해 경호처 마크가 새겨진 옷을 ‘상납’한 게 윤 대통령 부부의 환심을 산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또 “윤 대통령 내외 휴가 기간 때 (김 차장이) 경호처 직원들을 무리하게 동원했다”며 “노래방 기계를 설치한다거나 폭죽놀이를 하는데 폭죽을 사 오라고 시킨다거나 이런 사사로운 일에도 경호관들을 동원했다는 제보들이 쏟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대통령 내외) 생일 같은 날에 직원들에게 일종의 장기 자랑을 시켰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이 지난해 11월19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군 골프장 이용 당시 경호 활동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윤 의원은 이날 경호처 내부 직원이 보내온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이 직원은 “경호처 직원들은 윤석열씨의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현재 열악한 근무 여건하에서도 신의로서 참아내며 직업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여기까지 버텨왔다. 그러나 경호처 직원들에게 윤석열씨가 본인의 체포를 막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에 대해서 당신을 경호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호처 직원들뿐만 아니라 체포영장을 재집행하는 경찰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들과 딸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알고 있다. 경호처는 피경호인에 대한 의무와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윤석열씨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경호처 강성 지휘부를 멀리하고 국민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 달라”고 했다.

 

지난 7일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집행 계획 수립과 막바지 법리 검토를 진행하며 대통령 관저 재진입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주변이 적막한 모습이다. 신소영 기자

 

김성훈 경호차장 경찰 출석 후 바로 체포…각종 의혹 부인 

 
 
경찰, 김성훈 경호처 차장 소환 =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오전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 출석하고 있다. 김 차장은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1.17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경찰에 출석했다.

 

경호처 내 강경파로 꼽히는 김 차장은 앞서 3차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날 오전 10시 3분께 서대문 국가수사본부 청사에 출석한 김 차장은 조사실에 들어선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 전 차장을 체포할 방침이었지만, 윤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김 차장에 대한 영장을 일단 집행하지 않았다.

김 차장은 체포된 윤 대통령의 경호 업무를 마친 뒤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날에는 출석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이날 경찰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나 8분간 변명성 발언을 쏟아냈다.

먼저 김 차장은 '어떤 점을 위주로 소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소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경호원들에게 무기 사용을 지시한 적 없다면서 경호원들은 무기를 상시 휴대한다고 덧붙였다.

 

'업무와 무관한 윤 대통령 생일 등에 경호처 직원을 동원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김 차장은 "동원한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경호처 창립 60주년을 겸해 경호처가 윤 대통령 생일 파티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 연합 이동환 김현수 기자 >

 

김성훈 경호처 차장, 윤석열 체포 뒤 명령 거부 직원들 직무배제

 

 
 
12·3 내란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가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한 15일 아침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인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 했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 등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직원들을 직무배제한 사실이 16일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기 전인 지난 12~13일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소총이나 ‘소총 가방’을 든 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순찰한 것은 윤 대통령의 지시였음도 드러났다.

 

‘김건희·김용현 라인’으로 지목된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과장급 2명 등 직원 여럿을 이날 대기발령했다. 윤 대통령의 서울구치소 경호를 담당하는 부장도 이날 현장에서 철수하며 직무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차장 등의 ‘앙갚음’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 체포가 예고된 15일 새벽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대기하며 현장 출동을 거부하는 직원들에게 “갔다 와서 보자”고 으르거나 “제발 좀 나와서 버스 뒤에라도 서 있어달라”고 읍소했다고 한다. 이후 김 차장은 상황실을 찾아 전 직원 출근을 지시하는 비상동보(조직에 속한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에 명령을 하달하는 시스템)를 명령했다. 그러나 이 업무를 맡은 직원이 이를 거부했고, 김 차장은 대기발령을 예고했다고 한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역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경호처 한 직원은 “직원들은 이제 조직을 추스르는 데 힘을 쏟는데,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이 전횡을 이어가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재관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상 이들에게 경호처를 지휘할 권한을 계속 부여하는 것은 그 자체가 범죄”라며 경찰에 두 인사를 당장 체포하라고 촉구했다.

 

경호처 현직 간부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관저 앞에서 기관단총 등을 든 직원들의 모습이 노출된 것은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앞서 11일 경호처 간부 오찬에서 ‘공수처의 체포 시도 시 무력 사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을 뿐 아니라, 외부에도 무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수사기관과 경호처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유혈 사태’ 위기감을 고조시켜 체포를 막으려 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 간부는 “오찬에서 이광우 본부장이 지시를 받고 직원들에게 총 가방도 들고 다니고 위력을 내보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브이(VIP·윤 대통령)가 직접 지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체포가 임박한 12~13일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 직원이 K-1 기관단총(소총)으로 무장하거나 총 가방을 든 채 경계를 서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한편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수감 이틀째인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이어서 경호처의 경호를 받고 있다. 다만, 경호원들은 서울구치소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한 채 담장 밖 별도 대기실에서 대기 중이다. < 한겨레  엄지원  이승준  강재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