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협 각파, 세 결집 나서

● 한인사회 2012. 3. 10. 17:57 Posted by SisaHan
‘4.12 선거’ 시동, 후보군 물밑조정 활발

법원이 주관하는 온주실협 회장단 선거가 3월7일자로 공고되면서 후보군 압축과 지지세 확산 등 차기 실협의 주도권을 겨냥한 그룹별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다.
법원이 선정한 실협 선거감독관(Election Supervisor)은 모니터(Monitor)를 통해 회장단과 이사 및 감사 등 선출을 위한 4월12일 특별총회를 공고하고 후보자들의 등록을 3월22일(목)까지 받는다고 밝혔다. 실협은 이와함께 공고에 맞춰 유권자인 회원명단을 일제 공표했다. 이번 선거는 회장단의 경우 우편을 이용해 실시하며, 이사와 감사는 총회장에서 투표한다.

한편 출마가 예상됐던 강철중 전회장과 반 강철중 전선을 형성했던 ‘실사모’ 그룹은 각기 지지세 결집과 함께 조만간 후보등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회장 측은 부회장단을 참신한 인물로 선정해 조기 등록, 선거전에 총력으로 임해 명예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에대해 ‘실사모’ 그룹은 5일 회합에서 권혁병·오승진 씨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와 압축에 의견을 모으고 ‘반 강’세력 단일후보로 선거전에 임해 반드시 승리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극화된 두 세력간의 격돌로 실협이 양분되고 갈등과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와 위기감도 나돌면서 양측을 대신할 ‘제3의 포용세력’을 내세우자는 대안론도 저변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따라 15일간의 등록기간 중 후보군 이합집산과 물밑조정 등 세 결집 움직임이 급박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응시하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란 공격하나?
이스라엘 처지 암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5일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구약성서의 한 부분인 에스더서를 선물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성서를 굳이 건넨 이유는 무엇일까? 
에스더서의 줄거리에 답이 있다. 이 성서는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제국의 유대인 왕비였다는 에스더가 주인공이다. 페르시아 대신 하만이 유대인들을 절멸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을 눈치챈 에스더는 자신이 유대인임을 밝힌 뒤 페르시아 왕을 설득해 이 계획을 좌절시킨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들을 공격하려던 수만명을 사살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에스더서가 묘사한 유대인과 반유대인 세력의 대결을 현재의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결에 빗댄 것이다. 이란은 페르시아제국의 계승자라고 자임한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그만큼 역사적 원한 관계가 깊고, 이란의 핵 개발은 이스라엘에게는 생존의 문제라는 게 네타냐후 총리가 전하려는 메시지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 때에도 그들은 우리를 전멸시키려고 했다’는 말을 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에스더서를 전달한 날은 하만의 음모를 꺾은 것을 기념하는 유대인 축일인 부림절을 이틀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백악관 정상회담에서도 “이스라엘은 스스로의 운명의 주인이다”,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을 가져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심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제재를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단념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는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 언론들은 중동평화협상 문제로 냉랭했던 지난해 5월 정상회담보다는 분위기가 풀렸다고 평가했다. 당시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으로 국경선을 되돌리라고 이스라엘에 요구해 양국 관계가 냉각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도 내내 굳은 표정이었지만 이스라엘 쪽 심기를 건드리는 표현은 삼갔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와 나는 (이란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푸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마당] 신문의 신뢰

● 칼럼 2012. 3. 5. 20:42 Posted by SisaHan
인터넷 고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지지난해 세상을 뒤흔든 대특종을 앞에 두고 <뉴욕 타임스> <르몽드> <가디언> <슈피겔> <엘 파이스> 다섯 매체에 손을 내밀었다. 독차지할 수 있는 과실을 함께 누린 것이다. 줄리언 어산지가 추려낸 다섯 매체를 꿰는 공통어는 신뢰다. 
이는 위기가 수식어가 된 지 오랜 신문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인터넷과 SNS 시대, 신문과 같은 전통매체의 고민은 깊다. 속보 경쟁도 의미를 잃어간다. 탐사보도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 황색 저널리즘을 추구하기엔 온라인에 재미있는 게 너무 많다. 그나마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해법은 좀더 예민한 잣대로 사실을 준별하는 것이다. 인터넷의 정보 포화에 멀미를 느끼는 이들에게 지갑을 열게 할 유용함을 신뢰 아닌 다른 것에서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신뢰는 커녕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는 보도들이 잇따른다. 

감사원은 지난 2월26일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일보>는 다음날 지면에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통화한 내용을 이렇게 전했다. “제가 언론 경험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수치를 내는 어설픈 짓을 하겠느냐.” 비언론인인 박 전 차관조차 어설프다고 폄하한 그 보도자료를 중앙은 어떻게 보도했을까. 경제면 4단 크기로 후하게 대접했었다. 업체 이름도 제목에 달았다. 이 보도자료를 접했던 한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통상적인 외교부 보도자료와 너무 달랐다. 수치가 자세히 적시되는 등 경제부처 보도자료처럼 너무 친절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해 다루지 않았다.” 

“그 체형에서 나오기 힘든 MRI.” “박원순 아들이 낸 MRI, 본인 것 맞다.” <동아일보>의 지난 2월22일과 23일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전날 한껏 의혹을 부풀린 뒤 바로 다음날은 강용석 의원이 ‘무리한 주장으로 자충수를 뒀다’며 한발 뺐다. 그렇게 중요하다는 박 시장 아들의 체형 확인 없이 기사를 썼다가 폭로가 엇나간 것으로 드러나자 이번에는 공격의 화살을 매몰차게 강 의원에게 돌린다. 

<조선일보>가 고침까지 낸 김정남 이메일 관련 보도(지난 1월17일치 1면 머리기사)는 어떤가. 조선은 보도 사흘 뒤 ‘<월간조선>이 요약해 본지에 전달’ 운운하며 주로 자매 월간지에 책임을 떠넘기는 정정기사를 냈다. 하지만 월간조선 기자가 쓴 허위의 텍스트만 보더라도 ‘김정남 “천안함, 북의 필요로 이뤄진 것”’이라는 조선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서는 “북조선 입장에서는 서해5도 지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핵, 선군정치 모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라고 했다」가 김정남이 언급했다는 해당 기사 내용이다. 김정남 이메일 내용을 직접 발췌한 대목에 천안함이란 단어는 없다. 제목처럼 김정남이 북의 소행이라고 단정해 밝혔다고 해석하기도 무리해 보인다. ‘북이 했다면 그런 의도였을 것’으로 보는 게 상식적인 해석일 듯하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제목은 달랐다. 사실에 대한 존중 없이 독자의 신뢰를 붙들 수 있을까. 

조선일보가 공들여 만들고 있는 지면이 있다. ‘신문은 선생님’이란 신문활용교육(NIE) 면이다. 그 누구도 선생님이 될 자격이 있지만, 정말 신문은 선생님이 되어야 할 이유가 많다.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신문에 실린 내용은 참이다. 정직은 학생뿐 아니라 선생님에게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내가 일하는 곳을 포함해 모든 신문들이 부끄럽지 않게 선생님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길 정말 바란다.

<한겨레신문 강성만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