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노스센트럴대학교(NCU)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희생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는 첫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앨 샤프턴 목사가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첫 추모식유족·인권운동가·정치인 등 500명 참석

"흑인 목 누르고 있어 성장할 수 없어"곳곳에서 846'침묵 애도'

금빛 관에 잠든 '빅 플로이드'엄숙·숙연함에서 격정·성토로

    

"인종차별의 전염병이 플로이드를 죽였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4일 오후 1시 백인 경찰의 폭력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는 첫 추모식이 열렸다.

플로이드가 지난달 25일 미니애폴리스 길거리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지 열흘 만이다.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시민단체 '내셔널액션네트워크' 주관으로 노스센트럴대학교(NCU)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유족들과 시민, 정치인, 인권운동가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흑인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서 킹 3, 미네소타주가 지역구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티나 스미스 상원의원,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 등이 같이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 멜빈 카터 세인트폴 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도 빠짐없이 나왔고, 흑인 배우 케빈 하트와 티파니 해디시 등 연예계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추모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마스크를 쓴 채 고개를 숙이거나 팔꿈치를 부딪치며 조용히 인사를 나눴다.

조지 플로이드 추모식에서 앨 샤프턴 목사가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플로이드 시신이 안장된 반짝이는 금빛 관 주변에는 하얀색 꽃들이 놓였고, 추모객들은 관을 어루만지며 플로이드의 넋을 기렸다.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관 위에 한 손을 얹고, 몇 분 동안 한쪽 무릎을 꿇고 웅그린 채 흐느꼈다.

추모식장 무대 연단 뒤 스크린에는 "이제 숨을 쉴 수 있다"는 문구를 담은 플로이드의 벽화 그림이 투사됐다. 연단에 오른 유족들은 "플로이드가 어디에서든 불의에 맞섰던 강인한 남자였다"고 회고했다.

이웃들은 2가 넘는 거구의 플로이드를 '(big) 플로이드'라는 애칭으로 불렀고, 친절한 그의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전했다.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는 "마약 복용자, 흡연자, 노숙자들까지 형에게 말을 걸었다. 형은 그들을 대통령처럼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엄숙하고 숙연하던 추모식장 분위기는 격정적인 조사가 이어지며 이내 인종 차별과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성토장으로 변했다.

추도식을 주관한 흑인 민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이제 우리(흑인)는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으로 일어나 (백인들을 향해) '우리의 목에서 너희들의 무릎을 떼라'라고 말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샤프턴 목사는 "당신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 시간은 끝났다. 변명과 빈말, 지키지 못할 약속도 끝이 났다"며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 실현을 촉구했다.

제이컵 프라이 미국 미니애폴리스 시장이 추모식이 열리기 전 플로이드가 잠든 관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족 측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는 "플로이드를 죽인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니라 인종 차별의 전염병"이라며 "고장 난 미국의 형사 사법제도에 그는 희생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도식 참석자들은 846초 동안 침묵하며 그를 애도했다. 플로이드가 9분 가까이 경찰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것에 항의하는 의미에서였다.

이날 추모식은 TV 방송과 온라인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추모식장 바깥에도 수백명의 사람이 모여들었다. 한 시민은 "코로나19 상황이 있지만 우리는 단결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로이드가 숨진 미니애폴리스 거리에도 그를 추모하는 형형색색의 꽃이 가득 놓였고, 길바닥에는 경찰 폭력에 희생된 흑인들의 이름이 새겨졌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날 시작한 추도식은 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퍼드 추모식 8일 텍사스주 휴스턴 추도식 9일 휴스턴 비공개 장례식으로 이어진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퍼드는 플로이드가 태어난 곳이고, 텍사스주 휴스턴은 플로이드가 생애의 대부분을 보낸 고향이다.

      

평화시위 강제해산 성경 인증샷트럼프 쇼에 공화 내부서도 비난

퇴역 장성들 전투헬기 동원 개탄 주 방위군 파견 요청 4개 주 거부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 경찰의 만행과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대신 이를 부추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물러나야 한다. 우리는 2021120(차기 대통령 취임식)은커녕, 113(대선)까지도 기다릴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최루탄과 고무탄, 말 탄 경찰관을 동원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워싱턴의 평화적 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직후,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성경을 든 채 인증샷을 찍고 돌아왔다. 그날 저녁,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에는 이런 칼럼이 실렸다. 다소 이른 반응인 듯하나,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하겠다고 천명한 뒤 미국 사회에선 민주주의 퇴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전방위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일 취재진 앞에 성경을 들고 나와 우리는 미국의 대통령이 불길에 부채질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전임자들의 선례를 따라 치유의 사령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강제 해산한 뒤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는 등 정치쇼를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을 두고 민주당 안에선 여기는 독재국가가 아니라 미국이다”(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인명과 우리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했다”(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는 성토가 빗발쳤다.

벤 새스·팀 스콧 상원의원도 사진 촬영을 하려고 경찰을 동원해 평화적 시위대를 해산시킨 것에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공화당 안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존 순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연방군 투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 의회에서 이처럼 이례적으로 초당적 비판이 나온 건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시위가 미 전역에서 폭발 일보 직전까지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행동에 대해 광범위하게 경각심이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마틴 뎀프시 전 합참의장은 이날 미국은 전쟁터가 아니며 우리의 시민은 적이 아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 퇴역 장성 등도 비판에 합류했다. 전날 밤 육군 소속 블랙호크(UH-60) 등 전투헬기 등이 수도 워싱턴 상공에서 저공비행하며 시위대 해산에 동원된 것을 성토한 것이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전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트럼프의 세인트존스 교회 방문에 동반한 것에 대해 어처구니없다고 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비판을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전날 세인트존스 교회에 이어 이날도 세인트 존 폴 2세 국립성지를 방문하며 시위대 강경 진압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폭력 시위에 대한 백인 중산층의 공포를 극대화해 보수 세력의 구심력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시위가 8일째로 접어들면서 워싱턴 등 28개주에 투입된 주 방위군 수만도 2만명을 넘어섰다. “이라크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병력과 동일하다는 게 <시엔엔>(CNN) 방송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하층민과 패배자들이 뉴욕시를 파괴하고 있다는 거친 말로, 주지사들을 향해 주 방위군 투입을 요구했다.

특히 버지니아와 뉴욕, 펜실베이니아, 델라웨어주 등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4개 주가 워싱턴에 주 방위군을 파견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하자, 현역 육군 병력까지 투입할 기세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미 국방부가 군사경찰(헌병)과 보병대대를 포함해 현역 육군 병력 1600명을 수도 지역 내 군 기지에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해당 병력이 워싱턴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이정애 기자 >

트럼프 지난 밤 많은 체포 이뤄져경찰 5명 이상 총상 입기도

워싱턴 상공에 전투헬기야간 통금에도 7일째 시위 무정부상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반()인종 차별 시위가 미국 전체로 번지며 악화일로다.

정부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선포하고 경찰에 이어 주 방위군까지 투입해 폭력 시위 진압에 나섰지만, 1일 수도인 워싱턴DC에서조차 통금에도 불구하고 7일째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며 '아비규환'의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백악관 인근에서도 최루탄과 고무탄까지 등장했지만 분노한 시위대를 해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미 전역에서 무더기 체포가 잇따랐고, 경찰이 총격을 입는 일도 발생했다. 현역 흑인 의원이 시위 현장에서 수갑을 차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 동원을 포함,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화염과 분노'에 휩싸인 미 심장부 수도 워싱턴DC 상공에 군 전투헬기까지 투입되는등 전장을 방불케 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이 폭력시위 대응을 위한 중앙지휘본부도 꾸려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DC는 지난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많은 체포가 이뤄졌다""모든 이들이 훌륭하게 일을 해냈다. 압도적인 병력. 진압"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마찬가지로 미니애폴리스도 훌륭했다"고 적었다.

AP통신이 경찰 발표와 트위터,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한 결과 플로이드 사망 시위로 전국에서 최소 5600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5명 이상의 경찰이 지난밤 시위 과정에서 총격을 당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위대를 막던 4명의 경찰이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시위 도중 경찰관 1명이 총에 맞아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관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주 버펄로에서는 SUV 차 한 대가 시위를 막던 경찰을 향해 돌진해 한 명이 차 바퀴에 깔리는 등 경관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는 몇 시간 후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에 따르면 흑인인 젤러 마이리 뉴욕주 상원의원은 1일 밤 브루클린에서 '평화적 시위' 도중 최루액 분사기(페퍼 스프레이)를 맞은 뒤 경찰이 자신에게 수갑을 채우는 일을 겪었다. 그는 현장에서 경찰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이름과 직함이 적힌 형광색 초록셔츠를 입고 있었지만 몸싸움이 격화되는 와중에 경찰이 휘두른 자전거로 등을 맞았으며 결국 수갑까지 차게 됐다고 전했다. 몇 분 후 경찰당국은 그의 신분을 인지하고 수갑을 풀어줬다고 CNN은 보도했다. 마이리 의원은 자신의 풀려난 것은 화려한 타이틀 덕분이었다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다른 시위자들처럼 처리됐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1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내 로즈가든 기자회견이 진행될 무렵 중무장한 경찰 차량과 군인이 곳곳에 배치됐고, 이에 맞서 다양한 인종의 시위대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여기는 우리의 거리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항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이 진행된 때는 이미 통행금지령이 시작되는 오후 7시가 임박한 시간이었다. 이 무렵 트럼프 대통령이 길 건너 세인트존스 교회로 가는 길을 트기 위해 주 방위군이 경고도 없이 최루탄과 연막탄을 발사해 연기로 가득 차고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회에서 성경을 든 채 사진 촬영을 한 후 비밀경호국 대원들의 엄호 속에 오후 730분께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시작과 교회 방문, 백악관 복귀까지 30분 동안 '군사작전'이 벌어진 것이다. 200250명 규모의 현역 미 헌병부대가 당장 워싱턴DC에 배치될 수 있다고 미 국방부 관리들이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는 아울러 뉴욕·뉴저지·유타주 등 5개 주에 주 방위군 600800명을 워싱턴DC에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워싱턴DC의 주 방위군 1200여명은 현재 전원이동원된 상황이다. 또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도 워싱턴DC 일대에 배치됐다.

뉴욕에서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브루클린에서 행진했다. 뉴욕 당국은 경찰을 증원해 배치하고 통금을 어기는 사람은 체포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또 맨해튼에서는 산발적으로 약탈 행위가 발생해 노드스트롬 백화점을 포함해 많은 상가의 창문이 깨지고 파괴됐다. CNN은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가까운 미드타운 동부에서도 약탈 행위가 있었다며 "무정부 상태"라고 묘사했다.

LA 경찰국은 상가 보호를 위해 이미 투입된 1천명의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에 더해 1천명의 추가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도 수백명의 시위대가 주요 도로를 차단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뿌리며 대응에 나섰다.

애틀랜타 CNN 본사 앞에서도 시위대가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 등의 구호를 평화롭게 외쳤으나 통행금지 시간 이후에도 시위가 계속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애틀랜타 경찰은 이날 5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동상을 무너뜨리려 시도하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했다. 경찰은 이후 평화 시위대를 향해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사과했다. 이날도 애리조나주가 주 전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을 비롯해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덴버, 마이애미, 올랜도, 애틀랜타, 디트로이트, 신시내티, 필라델피아 등 40개 이상의 도시에서 통행금지가 발령됐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도 마찬가지다.

플로이드 동생도, 오바마도, 할시도, 메이웨더도, 조던도평화

평화시위 주장투표로 바꾸자메이웨더는 장례 비용 대기로

평화적으로 해주세요 제발. (폭력 시위 한다고) 나의 형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경찰의 무자비한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이 1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대에게 평화 시위를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팝스타 할시, 복서 메이웨더 등 유명 인사들도 평화 시위를 호소하거나 직접 시위에 참여했다.

플로이드의 동생 테렌스 플로이드는 이날 형이 숨진 장소를 찾아 무릎을 꿇고, ‘형의 정신을 느끼고 싶어 직접 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소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멈추고 투표를 하자스스로 배우고 우리를 위해 투표하자고 말했다. 그는 <에이비시>(ABC) 방송에도 출연해 형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며 일부 집회에서 나타나는 폭력과 파괴를 거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한 누리집에 이 순간을 진짜 변화를 위한 전환점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시위 참가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평화롭고 용감하며 책임감이 있고 고무적이었다폭력을 봐주거나 합리화하거나 가담하지 말자. 미국 사회가 더 높은 윤리적 규범에 따라 작동되길 원한다면 우리 스스로 그러한 규범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종주의가 우리 사회를 좀먹는 역할을 하는 데 대해 인지하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대통령과 의회, 법무부, 연방 사법부를 확실히 갖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군 투입주장에 노 쌩큐라며 파괴적 행동을 일삼은 사람은 시위대의 일부이다. 워싱턴 디시(DC)에 있던 사람들은 평화로운 시위자들이었다고 반박했다.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하기도 했던 미 팝가수 할시는 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본인 소셜미디어에 시위대는 평화로웠고 손을 들고 있었지만 경찰은 군중을 향해 고무탄을 쐈다며 본인 역시 두 발을 맞았다고 말했다. 팝스타 리쪼도 본인 인스타그램에 당신을 사랑한다. 당신은 억압받는 데 지쳤다미니애폴리스를 재건하는 것을 돕겠다고 말했다.

50전 전승의 무패 복서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는 플로이드의 장례식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메이웨더의 프로모션 대표인 레너드 엘러비는 이런 사실을 알렸다고 메이웨더가 내게 화를 낼 것 같지만, 장례비용을 대겠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ESPN>에 말했다.

농구 황제마이클 조던도 이날 매우 슬프고 진심으로 고통스러우며 분노를 느낀다. 많은 사람의 고통과 분노, 좌절에도 공감한다우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불의에 저항하는 우리의 뜻을 표현해야 한다. 우리의 지도자에게 법률을 개정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실현되지 않으면 투표로 제도적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선수들 함께하면 강해진다인종차별 반대 한 목소리

타이거 우즈 선을 넘은 일비판 가세, 축구 선수들 무릎 꿇기연대

숨을 못 쉬겠어.(I can’t breathe)’

1월 헬리콥터 사고로 세상을 떠난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42)가 사진 속에서 숨을 못 쉬겠어라고 적힌 검은색 상의를 입고 있다. 사진을 찍은 때는 6년 전인 2014. 당시 흑인 에릭 가너는 경찰에게 목이 졸려 사망했다. 그는 죽기 전 30초간 11번이나 이 말을 반복했다. 미국 뉴욕에서 일어난 사건에 코비가 메시지로 저항한 것이다.

비극은 6년 만에 반복됐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했다. 세상을 떠나기 전 그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코비의 아내 바네사가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편의 사진을 올린 이유다. 그는 남편이 이 셔츠를 입은 건 몇 년 전이다. 우리는 다시 같은 상황을 보고 있다. 증오를 몰아내고, 가정과 학교에서 존중과 사랑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적었다.

플로이드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 스포츠 스타들이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골프 황제타이거 우즈(45)2일 자신의 트위터에 플로이드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상처받은 모든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경찰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충격적인 이번 비극은 분명 선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마이클 조던(57)매우 슬프고 진심으로 고통스러우며,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무패 복서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3)는 플로이드의 장례식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이미 플로이드의 유가족에게 연락을 취했고, 유가족이 그의 호의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선수단은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렀던 경찰의 행동에 무릎 꿇기로 맞섰다. 이들은 훈련 중 홈구장 안필드 중앙선 부근에 둥글게 자리 잡은 뒤 무릎을 꿇는 포즈를 취하며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에 합류했다. 리버풀 수비수 피르힐 판데이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함께하면 우리는 더 강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폴 포그바는 인종차별은 무지, 사랑은 지성이라고 지적했고, 팀 동료 마커스 래시포드도 흑인의 목숨은 중요하다. 우리는 중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데이비드 베컴은 이번 일로 분노한 이들과 연대하겠다고 지지를 표했다.

스포츠 경기장과 코트에서는 정치적 메시지를 알리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플로이드 추모 세리머니가 이어져 독일축구연맹이 징계 검토에 나서자 국제축구연맹(FIFA)상식에 기초해 판단해주길 바란다며 이 사안에 대해서는 사실상 반대 목소리를 냈다. 피파는 경기장 내에서의 모든 정치적 행동을 금지하고 있다.

시위대에 반란법연방군 부르겠다는 트럼프 연일 강경발언

LA 폭동 뒤 28년만의 발동 시사, 교회앞 기념촬영에 교계 신성모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폭력시위에 군대를 포함해 연방·지방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대의 분노를 달래고 인종갈등을 해소하는 메시지보다는 법과 질서를 앞세워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번 사태를 정면돌파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여러분의 법·질서 대통령이자 모든 평화시위자들의 편이라며 법을 지키는 미국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연방·지역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 또는 주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취하기를 거부한다면, 나는 미국 군대를 배치해서 그들을 위해 문제를 빨리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군대 배치의 법적 근거를 대지는 않았으나, 미국 언론은 1807년 제정된 반란법(Insurrection Act)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풀이했다. 이 법은 대통령이 폭동이나 반란 진압을 위해 주지사의 동의 없이도 군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법이 가장 최근에 발동된 것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였다. <시엔엔>(CNN)은 국방부 안에서는 각 지역이 치안 유지를 책임지는 게 바람직하다며 트럼프의 군대 동원 발언에 회의론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연방의회 흑인의원모임인 블랙코커스의 회장 캐런 배스 하원의원(민주당)군대를 부르겠다는 것은 공동체에 대한 위협과 협박일 뿐이다.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도 불러낸 것으로, 이는 필연적으로 폭력을 부른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플로이드 사망 7일이 지나서야 연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초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트럼프의 측근들은 시위가 약탈·방화 등을 수반하며 과격해진 지난 주말 사이 트럼프에게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더구나 트럼프가 백악관 앞 첫 시위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밤 지하벙커로 대피했었다는 보도가 나온 터라, ‘약해 보여선 안 된다는 주문이 더 거셌을 것으로 관측된다.

백악관과 가까운 한 공화당 인사는 <폴리티코>폭력적인 폭도들은 대선의 해에 트럼프에게 정치적 금광이라며 다만 좌파가 준 틈을 트럼프가 이용할 때만 그러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로서는 일부 시위대의 폭력행위가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경제 악화라는 위기까지 돌파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성경을 끼고 백악관 앞 세인트 존 교회까지 걸어가 기념사진을 찍은 것도 지지층을 겨냥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에서 직선거리로 약 160m에 있는 이 교회는 대통령의 교회로 불린다. 이 교회는 전날 밤 시위 과정에서 지하에서 불이 피어올라 곧 진화됐다. 트럼프의 깜짝 방문을 위해 경찰은 워싱턴의 통행금지 발효시간(오후 7) 25분 전부터 그 동선상에 있는 라파예트광장의 시위대에 섬광탄과 최루탄, 고무탄을 쏴서 밀어냈다. 트럼프는 교회 표지판 앞에서 성경을 들어 보이며 사진을 찍었다. 이어 우리는 위대한 나라를 갖고 있다. 계속 그렇게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뒤 다시 걸어서 백악관에 복귀했다.

종교계에서는 트럼프의 기행과 관련해 신성모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이 교회를 관할하는 성공회 워싱턴교구의 메리앤 버디 주교는 대통령이 예수의 가르침 및 우리 교회가 대변하는 것에 반대되는 메시지를 위해 성경과 내 교구의 교회를 허락 없이 배경으로 썼다나는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미국 전역에서는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졌다. 워싱턴, 뉴욕, 시카고, 마이애미, 필라델피아 등 40여개 도시에 통행금지 명령이 내려졌으나 시민들은 저항하며 즉시 해산하지 않았다. 일부 상점의 유리창이 깨진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는 중화기로 무장한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이 투입됐다.

한편,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검시관은 플로이드의 사인이 경찰의 제압과 억압, 목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심폐 기능 정지라며 살인으로 분류했다고 <에이피>(AP) 등이 보도했다. 앞서 헤너핀 카운티 검시관은 예비 부검 때 외상에 의한 질식이나 교살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경찰에 의한 사망으로 결론 낸 것이다.

트럼프 법과 질서앞세워 정면돌파, 대선앞 보수층 붙들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현지시각)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에 군대를 포함해 연방·지방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대의 분노를 달래고 인종갈등을 해소하는 메시지보다는 법과 질서를 앞세워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번 사태를 정면돌파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여러분의 법·질서 대통령이자 모든 평화 시위자들의 편이라며 법을 지키는 미국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연방·지역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 또는 주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취하기를 거부한다면, 나는 미국 군대를 배치해서 그들을 위해 문제를 빨리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군대 배치의 법적 근거를 대지는 않았으나, 미 언론은 1807년 제정된 폭동진압법(Insurrection Act)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풀이했다. 이 법은 대통령이 폭동이나 반란 진압을 위해 주지사의 동의 없이도 군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법이 가장 최근 발동된 것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였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에도 주지사들과 화상회의에서 거친 언사로 강경 진압을 요구했다. 그는 여러분은 제압해야 한다. 제압하지 못하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여러분을 때려눕힐 것이고 여러분은 한 무리의 얼간이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폭력 시위 대응을 위해 윌리엄 바 법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이 참여하는 중앙지휘센터를 설치한다고 케일리 메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트럼프가 플로이드 사망 뒤 8일 만에 연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초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보수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측근들은 시위가 약탈·방화 등을 수반하며 과격해진 지난 주말 사이 트럼프에게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트럼프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강경 메시지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쪽이 공들여온 흑인층의 이탈을 부추길 것이라며 인내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크 메도우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폭스뉴스> 등 보수 매체는 폭력 시위에 단호한 입장을 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후자를 택했다. 더구나 트럼프가 백악관 앞 첫 시위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밤 백악관 지하벙커로 대피했었다는 보도가 지난 31일 나온 터라, ‘약해보여선 안 된다는 주문이 더 거셌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과 가까운 한 공화당 인사는 <폴리티코>폭력적인 폭도들은 대선의 해에 트럼프에게 정치적 금광이라며 다만 좌파가 준 틈을 트럼프가 이용할 때만 그러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로서는 일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가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경제 악화라는 위기까지 돌파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성경을 끼고 백악관 앞 세인트 존 교회까지 걸어가 기념촬영을 한 것도 지지층을 겨냥한 행동으로 보인다. 백악관에서 직선거리로 약 160m에 있는 이 교회는 역대 대통령들이 방문해 대통령의 교회로 불린다. 이 교회는 전날 밤 시위 과정에서 지하에서 불이 피어올라 곧 진화됐다. 트럼프의 깜짝 방문을 위해, 경찰은 워싱턴의 통행금지 발효시간(오후 7) 25분 전부터 그 동선상에 있는 라파예트광장의 시위대에 섬광탄과 최루탄, 고무탄을 쏴서 밀어냈다. 트럼프는 교회 표지판 앞에서 성경을 들어보이며 사진을 찍었다. 그는 우리는 위대한 나라를 갖고 있다. 계속 그렇게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뒤 다시 걸어서 백악관에 복귀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발언과 행보에 비판이 잇따랐다. 미 연방의회 흑인의원 모임은 블랙코커스의 회장 캐런 베이스 하원의원(민주당)군대를 부르겠다는 것은 공동체에 대한 위협과 협박일 뿐이다.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도 불러낸 것으로, 이는 필연적으로 폭력을 부른다고 말했다. 텍사스 휴스턴의 아트 아세베도 경찰청장은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강경 대응 주문에 대해 건설적인 걸 얘기할 게 없다면, 그냥 입 다물고 있으라라고 일갈했다. 군대 동원 방안에 대해서도 국방부 안에서는 각 지역이 치안 유지를 책임지는 게 바람직하다며 회의론이 일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의 세인트 존 교회 사진촬영을 두고는 종교계에서 신성모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교회를 관할하는 성공회 워싱턴 교구의 매리앤 버디 주교는 대통령이 예수의 가르침 및 우리 교회가 대변하는 것에 반대되는 메시지를 위해 성경과 내 교구의 교회를 허락없이 배경으로 썼다나는 분노한다고 말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시장은 트럼프의 교회 방문 길을 터주려고 경찰이 통행금지 시작도 전에 시위대를 최루탄 등으로 밀쳐낸 것을 지적하면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날도 미 전역에는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졌다.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마이애미, 필라델피아 등 40여개 도시에 통행금지 명령이 내려졌으나 시민들은 저항하며 즉시 해산하지 않았다. 뉴욕에서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통행금지(11)가 내려졌으나 수백명이 그 시간 넘어서도 손 들었다. 쏘지 마라며 저항했다. 뉴욕의 유명 쇼핑거리인 5번가 일대에서는 통행금지 시간 전후로 일부 시위대가 안경점 등을 털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는 다리를 점거한 시위대가 붙잡히는 등 미 전역에서 대치와 체포가 이어졌다.

한편,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검시관은 플로이드의 사인이 경찰의 제압과 억압, 목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심폐 기능 정지라며 살인으로 분류했다고 <에이피>(AP) 등이 보도했다. 앞서 헤너핀카운티 검시관은 예비 부검 때는 외상에 의한 질식이나 교살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경찰에 의한 사망으로 결론낸 것이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최현준 기자 >


                 

흑인 사망 시위대 2500여명 체포, 워싱턴 등 26개주에 방위군 투입

40여개 도시에선 야간 통행금지유럽서도 숨 쉴수 없다시위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 사건에 항의하는 분노의 물결이 31(현지시각) 미국 전역을 덮었고, 독일 등 유럽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시위대와 경찰이 과격해지면서, 1968년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이 암살된 뒤 처음으로 수십개 도시에 야간 통행금지 명령이 내려졌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플로이드가 숨진 이튿날인 지난 26일 사건 현장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한 항의 시위는 엿새째인 이날 미국 내 최소 140개 도시로 번지고, 현재까지 2500명 이상이 체포됐다. 26개 주와 워싱턴에 수천명의 주방위군이 투입됐다. 40개 이상의 도시가 야간 통행금지를 명령했지만, 시위대는 아랑곳없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백악관 앞 라파예트광장에서 1천여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시위대는 차량을 뒤집고 불을 질렀으며, 경찰은 백악관 근처로 향하려는 시위대한테 최루탄을 쐈다. 상황이 거칠어지자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시장은 이날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6시까지 통행금지를 명령했다. 29일 밤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지하 벙커로 쓰이는 긴급상황실(EOC)1시간가량 피신했다고 <CNN>31일 보도했다.

뉴욕에서는 차량들이 불타고 수백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평화 집회를 촉구했지만, 그의 25살 딸 키아라는 30일 맨해튼 시위에서 차량 진행을 방해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플로이드가 숨진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대형 유조차가 고속도로를 점거한 수천명의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으나,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숨진 플로이드의 아들 메이슨과 딸 코니 플로이드는 텍사스 <케이비티엑스>(KBTX) 인터뷰에서 오하이오주 브라이언에서 진행된 평화 시위를 칭송하면서 전국의 시위대를 향해 폭력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메이슨은 어린 시절 이후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지만 모두가 나와서 그(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이 모든 것에 감동받았다고 시위대한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사태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일부 경찰은 플로이드를 추모하며 시위대와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 퀸스에서 열린 시위에서 경찰관 두명이 시위대 앞에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를 취한 장면이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됐다. 이 경찰관들은 시위대가 플로이드를 비롯해 과거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들의 이름을 하나씩 외치는 동안 자세를 유지했다. 무릎 꿇기는 전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국민의례 대신 취한 뒤 유명해졌다. 플로리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도 경찰관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트위터 등에 올라왔다.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국 밖으로도 번졌다.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는 이날 코로나19에 따른 단체모임 금지 규정에도 수백명이 모여 정의 없이 평화 없다등의 구호를 외치며 미국대사관까지 행진했다. 독일에서도 전날 베를린의 미국대사관 주변에 수천명이 모여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 “정의가 필요하다등의 손팻말을 들고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30일 수천명이 모여 흑인이 또 죽어선 안 된다등의 구호를 외쳤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뉴욕시장 딸, 흑인사망 시위 참여했다 체포엄마가 흑인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가족의 2014년 모습.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더블라지오 시장, 아들 단테, 딸 키아라, 아내 셜레인 맥크레이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을 향한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촉발된 항의 시위에 뉴욕 시장의 딸이 가담했다가 체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미 NBC방송,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의 딸인 키아라 더블라지오(26)가 불법 집회에 참여해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키아라는 당일 맨해튼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이 도로를 비우라고 지시했는데도 이동하지 않아 체포됐다.

그는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를 둔 혼혈이다.

그는 아버지인 더블라지오 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에게 "집에 갈 시간이다"라고 촉구하기 한 시간 전쯤 체포됐다고 NBC는 전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같은 날 트위터로 "(백인으로서의) 내 특권을 알고 있고 나는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흑인 사회의 일상에 인종차별이 스며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알고 있다"며 시위대의 분노에 동감을 표했다.

지난 25일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후 일어난 시위는 미 전역으로 들불처럼 확산했다.

일부 지역에서 시위는 방화와 총격을 동원한 유혈·폭력사태로 비화했다.

백악관 앞·뉴욕·LA·시카고 등 30개 도시 충돌25곳 통행금지령

주 방위군 투입 승인 13곳으로 늘어AP "사흘간 1383명 체포"

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관의 강압적 체포 과정에서 숨진 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주말인 30일에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는 물론 미 전역에서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며 닷새째 전국적으로 항의 집회가 열렸다.

최소 30개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난 가운데 16개 주의 25개 도시가 통행금지 조치를 취했고, 12개 주와 워싱턴DC에 주 방위군 투입이 승인됐다고 CNN이 전했다.

AP통신은 28일부터 경찰에 체포된 인원이 1383명이라고 전했다.

행진 등으로 평화롭게 시작한 시위는 폭력을 자제해달라는 당국의 호소에도 시간이 흐르면서 곳곳에서 폭력과 방화, 약탈 등으로 얼룩졌다.

이날까지 총격으로 최소 3명이 숨졌으며, 1400명 가까이 경찰에 체포됐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대통령 비밀경호국(SS) 차량 3대를 파손하고 차 위에 올라가 '흑인 생명은 중요하다', '정의 없인 평화도 없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상점과 사무실 창문을 부쉈고, 로널드 레이건 연방 빌딩과 국제무역센터 건물이 공격받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물병이 날아가고 경찰은 체포에 나서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특히 경찰차가 시위대를 밀어붙이는 SNS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 사안을 조사하겠다면서도 경찰을 비난하지 않겠다고 했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시내 중심가 도로가 폐쇄된 상황에서 시위대가 주의회 의사당과 경찰서를 향해 행진했다.

뉴욕에선 경찰차가 시위대를 밀어붙이는 SNS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빌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 사안을 조사하겠다면서도 경찰을 비난하지 않겠다고 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평화로운 행진으로 시작한 시위가 경찰의 제지에 막히면서 충돌이 빚어져 경찰이 시위대에 곤봉을 휘두르고 고무탄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가 불길에 휩싸이기도 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밤 LA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LA에 배치해달라는 에릭 가세티 LA시장의 요청을 승인했다.

시카고 시내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뒤 망가진 경찰차 위에 시민들이 올라가 있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왔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시위대가 시 청사 앞에 있는 전 시장의 동상을 밧줄로 묶고 불을 붙이고, 경찰차를 비롯한 차량 여러 대도 불길에 휩싸였다.

시애틀에서는 경찰차에서 소총 2자루가 도난당했다가 현지 방송국 경호직원이 시위대로부터 되찾아오기도 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플로이드가 체포됐던 자리에 사람들이 모여 헌화하고 길바닥에 추모 그림을 그리며 집회를 했다.

인디애나폴리스 도심에서는 이날 시위 과정에서 "여러 건의 총격"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시위와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전날 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시위를 지켜보던 국토안보부의 계약직 보안 요원 1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며 이를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또 다른 국토안보부 직원도 부상해 위중한 상태다.

디트로이트에서는 전날 밤 21세 남성이 신원 불명의 차에 탄 용의자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도 전날 밤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경찰관 5명이 부상하고 상점 10여개가 약탈당했다.

시위가 폭력 사태로 비화하는 양상이 이어지자 미네소타·조지아·오하이오·콜로라도·위스콘신·켄터키 등 9개 주와 수도 워싱턴DC는 치안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을 배치하거나 출동을 요청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네소타주 공안국은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의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이날 밤부터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며 주 방위군과 경찰의 지원의 받아 치안 인력을 3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또 미네소타주 교통국은 이날 오후 7시부터 미니애폴리스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들을 폐쇄했다.

뉴욕경찰(NYPD)은 전날 밤 경찰관 4명이 타 있던 경찰 승합차에 화염병을 투척한 사람을 포함해 화염병 사건에 연루된 시위 참가자들을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에서 이날까지 최소 120명이 체포됐고, 파손된 경찰차는 15대를 넘어섰다.

취재진 수난도 속출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한밤중 경찰이 500명가량의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로이터TV 소속 2명이 고무탄에 맞아 다쳤다.

현장 카메라에는 경찰이 취재진을 향해 고무탄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뉴욕에서는 허프포스트 기자 한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가 31일 풀려났다.

대형마트 타깃(Target)은 미네소타,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체의 9%에 달하는 13개 주의 175개 점포를 일시 폐쇄했다.

유혈 시위미네소타 주방위군 투입야간 통금령 발동

미 전역 최루탄·투석전에 대규모 체포사태총격 사건도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미 전역의 유혈 폭동과 폭력 시위 사태로 비화하고 있다.

29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26일 시작한 격렬한 항의 시위는 나흘째 이어지며 전국 10여개 도시로 번졌다.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인 지난 25"숨 쉴 수 없다"고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숨졌고, 이는 흑인사회를 비롯한 전국의 분노를 촉발했다.

'유혈 폭동' 미네소타에 주방위군 500명 투입야간통행금지령 발동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서까지 불탔다. 미니애폴리스 경찰 당국은 전날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시위 현장 인근 경찰서에 대피 명령을 내렸고, 시위대는 텅 빈 경찰서에 난입해 불을 지른 뒤 환호했다.

폭동 사태는 미시시피강을 끼고 미니애폴리스와 마주한 '쌍둥이 도시'(트윈시티) 세인트폴로도 번졌다. 200여개 상점이 약탈당했고, 화재 수십건이 발생했다. 미네소타주는 전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주 방위군 500여명을 투입했다. 존 젠슨 부관참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를 필요로 할 때까지 경찰을 지원하며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주는 폭동 사태를 막기 위해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전역에 야간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통금령은 29일과 30일 각각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을 일으킨 시위대를 '폭력배'로 규정하고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파문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이 시위 현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언급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대통령이 경찰의 폭력 진압을 선동했다는 거센 후폭풍을 불러왔다.

워싱턴D.C 등 미전역으로 시위 확산백악관 한때 봉쇄 조치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경찰관에 의한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전역으로 번졌다. 미 언론에 따르면 시위는 워싱턴 D.C. 뉴욕주 뉴욕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와 새너제이 애리조나 피닉스 켄터키 루이빌 테네시 멤피스 오하이오콜럼버스 뉴멕시코 앨버커키 조지아 애틀랜타 텍사스 휴스턴 등으로 확산했다. 시위대는 돌과 물병을 던지며 경찰 차량을 파괴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쏘며 대응했다.

수도 워싱턴 D.C에서는 수백명이 백악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일부 참가자가 백악관 진입을 시도하자, 비밀경호국(SS)이 최루액을 뿌리며 저지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백악관은 이 때문에 한때 모든 출입을 통제하는 봉쇄조치에 들어갔다. 실리콘밸리 지역인 새너제이에서는 시위대가 고속도로에 진입해 도로를 가로막고 차량 유리창을 부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수천 명이 CNN본사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CNN건물 외벽 유리창을 박살 내고, 'CNN' 로고 조형물 위에 올라가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고 쓰인 깃발을 흔들었다. 뉴욕에서는 전날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72명이 체포되는 사태가 빚어졌고, 루이빌에서는 격렬한 항의 시위 도중 총격 사건까지 발생하며 7명이 다쳤다. 총격 사건은 덴버와 앨버커키 시위에서도 이어졌지만,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비무장 흑인 ‘9분간 목 눌렸다경찰관 살인 혐의기소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을 체포하다가 숨지게 한 경찰관이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CNN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의 마이크 프리먼 검사는 이날 미니애폴리스경찰 소속이었던 전 경찰관 데릭 쇼빈(44)3급 살인 및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쇼빈은 이날 체포돼 구금됐다.

쇼빈은 지난 25일 경찰관들의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눌렀던 인물이다. 쇼빈을 포함한 경찰관 4명은 25일 편의점에서 누군가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플로이드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쇼빈은 수갑이 채워진 채 엎드려 있는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누르고 있는 동영상이 공개됐고, 이 동영상에서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어요, 나를 죽이지 마세요"라고 호소했다.

이날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쇼빈은 846초간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렀고, 플로이드가 의식을 잃은 뒤에도 253초간 무릎을 목에서 떼지 않았다. 고통을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결국 코피를 흘리며 미동도 하지 않게 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쇼빈은 또 미니애폴리스경찰 내사과에 18건의 민원이 제기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구체적인 민원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쇼빈을 포함한 경찰관 4명은 모두 해임된 상태다.

미 언론들은 살인 혐의가 적용된 점에 주목했다. 미국은 주마다 법률 체계가 다르지만 통상 살인 혐의는 의도적으로 사람을 죽인 경우, 또는 사람의 목숨을 신경쓰지 않는 행동으로 사람을 죽인 경우를 가리킨다. 이는 죽일 의도는 없었지만 격분한 상황에서 사람을 죽였거나 부주의한 행동으로 사람을 죽인 우발적 살인보다 무거운 범죄로 여겨진다.

WP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법률상 3급 살인은 "대단히 위험한 행동을 저지르며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 없이 타락한 심성을 보여주는" 살인 행위로 규정된다. 이와 달리 1급 살인은 보통 사전에 계획된 살인이나 어린이 등 약자를 상대로 한 살인, 강도 등 다른 중대범죄를 저지르다 일어난 살인 등이 해당된다.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쇼빈은 최대 35년간 징역형을 살 수 있다. 프리먼 검사는 "우리는 여전히 증거를 검토하는 중"이라며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반발했다. 유족 측 변호사 벤저민 크럼프는 "우리는 1급 살인혐의를 예상했고 이를 원한다""또 우리는 다른 경찰관들도 체포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프리먼 검사는 나머지 경찰관 3명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도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CNN은 또 경찰관 3명이 동시에 플로이드의 몸을 무릎으로 찍어 누르고 있는 또 다른 동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기존의 동영상과 다른 시점에서 촬영된 이 동영상에서도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내가 일어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백악관 시위대에 "울타리 넘었다면 맹견 만났을 것"

"전문 시위꾼, 극좌파" 이념 공세연일 강경론 속 지지집회 유도 발언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기 위해 전날 밤 백악관 밖에 모인 시위대를 '전문 시위꾼'이라고 비난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25일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 발생 후 항의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폭력 사태로까지 번지자 연일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이번에는 이념 공세까지 펼친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자신이 전날 밤 백악관 밖에서 벌어진 시위를 전부 지켜봤다고 한 뒤 비밀경호국(SS)의 대응을 칭찬했다.

또 시위대가 백악관 울타리 근처로 접근했다면 '가장 사나운 개''가장 험악한 무기'를 만났을 것이고, 정말 심하게 다쳤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윗에서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소위 백악관 시위꾼들은 플로이드 추모와는 거의 관계가 없다. 그들은 단지 문제를 일으키기 위해 그곳에 있었다"고 비난했다.

또 민주당 소속인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이 항상 돈과 도움을 요청하면서도 워싱턴DC 경찰이 개입되길 거부했다며 "잘했어"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까지 거론한 뒤 "이렇게 형편없이 방어되는 모든 곳은 왜 민주당이 운영하는 곳일까"라며 "더 거칠어지고 싸워라"고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이는 안티파이자 급진 좌파"라고 쏘아붙였다. 안티파는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대선 구호였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언급하며 "오늘 밤 백악관에서 마가의 밤이라고 이해해도 될까"라며 지지층의 집회를 유도하는 글까지 올렸다.

CNN 방송에 따르면 백악관 바로 북측의 라파예트 공원에는 전날 밤 10시 시위대가 몰려와 5시간 넘게 비밀경호국 요원들과 대치하다 30일 새벽 3시가 넘어서야 해산했다.

전날 초저녁에도 백악관 주변의 시위 때문에 백악관이 한때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봉쇄령을 내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니애폴리스에 군대를 파견할 것이냐는 질문에, 요청한다면 매우 빨리 보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안티파, 나쁜 급진 좌파들이 많이 있다""그들은 이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이와 관련, 국방부가 800명의 헌병부대 파견을 준비하라고 육군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한 경찰이 1967년 흑인 시위 때 보복을 다짐하며 사용한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문구를 트위터에 올렸다가 흑인 시위대 강경 진압을 부추긴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CNN"트럼프 대통령은 건강과 인종 위기를 동시에 겪는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을 위로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AP 통신은 "백악관 시위대를 조롱하는 트윗을 쏘아댔다"고 비판했다.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사나운 개와 험악한 무기는 없다. 단지 겁먹은 사람이 있을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담장 너머에 숨어 있었다고 쏘아붙였다.

흑인 사망사건에 팝스타들도 분노외면하지 말자

비욘세 청원 동참을테일러 스위프트 뻔뻔한 트럼프, 폭력 위협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사건이 미국 사회에 충격파를 던진 가운데 팝 스타들도 잇따라 항의와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비욘세는 29일 인스타그램에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관련 청원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비욘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4700만명에 달한다. 그는 "우리는 모두 백주에 벌어진 이 살인을 목격했다""무분별한 살인은 더는 없어야 한다. 유색인종을 사람 이하로 대하는 것도 더는 있어선 안 된다. 더는 외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비욘세는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쇼빈뿐만 아니라 플로이드 사건에 관여된 모든 경찰관을 살인 혐의로 처벌할 것을 촉구하는 등의 청원 링크를 게재했다.

아리아나 그란데도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해시태그와 함께 "청원에 계속 동참하고, 기부하고, 가족·친구들과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링크를 공유해 달라"며 행동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SNS에서 폭동을 일으킨 시위대를 '폭력배'로 규정하고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고 말한 것을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스위프트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임기 내내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주의 불길을 부추기고서, 뻔뻔스럽게도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하더니 폭력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거냐""우리는 11(대선)에 당신을 투표로 몰아낼 것"이라고 썼다. 과거 정치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유명했던 스위프트는 2018년 중간선거를앞두고 당시 테네시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를 공개 비판하면서 민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발언,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정규 6'크로마티카'를 발매한 레이디 가가는 팬들과 다 같이 새 앨범을듣는 온라인 행사 '리스닝 파티'를 할 계획이었지만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연기하기도 했다. 그는 "리스닝 세션을 지금 바로 연기할 것"이라며 "여러분들 모두 유권자 등록을 하고 목소리를 내시는 데 그 시간을 쓰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이외에도 카디 비, 리애나 등 많은 팝스타가 이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과 분노를SNS에서 표출했다.

미국 국적을 가진 힙합 스타 박재범도 플로이드 사진과 함께 "셀 수 없는 무고한 비무장 시민들이 생명을 잃었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진실이 승리하길 기도한다"며 흑인 인권운동 단체에 1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 흑인 사망시위로 미네소타 한인 상점 피해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비무장한 흑인이 숨지면서 촉발된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한인 상점도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30"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남성이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 중"이라며 "현재까지 미네소타주 일부 한인 상점들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외교부와 주미대사관을 포함해 미국 각 지역 총영사관은 홈페이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안전문자 등을 통해 시위 현장 접근 자제와 신변안전 유의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한인 단체 등과 비상 연락망을 유지하면서 국민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피해 발생 때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5(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자신을 체포하며 목을 누르는 백인 경찰에게 "숨을 쉴 수 없다"고 소리쳤지만, 경찰이 가혹행위를 이어가 숨졌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시작됐고 점차 유혈 폭동으로 비화하면서 미니애폴리스 등의 상점 곳곳이 약탈당했다.

북한 TV도 미국 흑인 사망사건 보도항거 기운 거세져

북한이 30일 미국 전역을 뒤흔들고 있는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비무장 흑인 남성의 사망 사건을 관심 있게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8시 정규뉴스 시간에 "미국 미네소타주의 미네아폴리스(미니애폴리스)시에서 25일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살해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하면서 사건 경과 등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중앙TV"현지에서 흑인들에 대한 경찰의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규탄하는 항의 행동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항거 기운이 거세지자 미네소타 주지사가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경찰의 가혹 행위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고 일부에서는 유혈 폭동으로 비화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는 트윗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분노한 시위대 일부가 29(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진입을 시도하면서 백악관이 한때 봉쇄됐다.

 


홍콩 보안법 대응 조처, 보안법 관련 중국·홍콩 당국자 제재도

코로나19 관련 중국 중심적인 WHO와 모든 관계 끊을 것

당장 실행조처 없고 미-중 무역합의 언급 안해- 파장고려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중국의 홍콩 보안법제정 강행에 대응해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보안법 제정에 관여한 중국과 홍콩의 관리들에 대한 제재 방침도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던 예상된 수순이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발표하고 실행을 예고한 것이어서 미-중 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체적인 조처에 따라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 추진에 대해 중국은 홍콩의 국가안보를 지키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진실은 홍콩은 자유 사회로서 안전하면서도 번영을 누려왔다중국의 결정은 그 모든 것을 뒤집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홍콩이 더는 우리가 제공한 특별대우를 보장할 정도로 충분히 자치적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홍콩의 특별대우를 제공하는 정책적 면제 제거를 위한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따라 관세·투자·무역·비자 등에서 본토인 중국과 달리 홍콩에는 특별대우를 해왔다.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홍콩은 미국에게 중국과 차별성이 없어지면서 중국과 똑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발표는 범죄인 인도조약에서 기술 사용에 관한 수출통제, 그리고 더 많은 것까지 거의 예외 없이 홍콩과 맺고 있는 모든 범위의 협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의 자치권 침해에 관련된 중국과 홍콩의 관리들에 대한 제재도 하겠다고 밝혔다. 책임 있는 관리들의 미국내 자산 동결 등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산업기술 탈취 문제를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의 중요한 대학 연구를 더 잘 담보하고 잠재적 안보위협인 중국으로부터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중지하기 위한 포고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군과 연관되는 미국 내 중국인 대학원 유학생 수천명을 추방하는 것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이끄는 행정부 내 워킹그룹에 미 금융시장에 등록된 중국 기업들을 평가하도록 지시했다. 향후 제한을 가하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최초 발생과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거듭 불만을 표하고,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난해온 세계보건기구(WHO)와의 모든 관계도 끊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는 지금 중국 정부의 불법행위 결과로 고통받고 있다.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 은폐로 감염증이 전 세계로 퍼져 세계적 유행병(팬데믹)을 초래했다이로 인해 미국인 10만여명의 목숨과 전 세계 100만여명의 목숨을 대가로 치렀다고 비난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와 관련해 미국이 1년에 세계보건기구에 45000만 달러를 내는데 중국은 4000만 달러 밖에 내지 않으면서 세계보건기구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우리는 오늘 세계보건기구와의 관계를 끊고 지원금을 다른 긴급한 국제보건상 필요에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즈가든에서 이같은 내용을 10분 동안 말한 뒤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홍콩의 세계 4위 국제금융시장으로서의 위상에 큰 타격을 입히는 등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는 조처다. 하지만 미국 내의 대중국 강경파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구체적이지 않고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데릭 시저스는 <워싱턴 포스트>홍콩에 대한 발표는 일주일 전에 나올 수 있던 것이라며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가 홍콩 보안법 제정 계획을 밝힌 이후 미 정부는 분명히 특별한 조처들을 고려했으면서도 하나도 발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따라 당장 실행되는 조처는 없다. 홍콩에는 미국 기업 1300여개가 사무실을 두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에 대한 불이익이 미국 경제에 미칠 파장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중 갈등 고조 속에 미 언론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합의·서명한 미-1단계 무역합의 파기 여부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직접적 비난도 삼갔다. -1단계 무역합의는 중국이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대량 구매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함부로 파기하기 어려운 처지다. 이 때문인지 미 뉴욕증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도 크게 출렁이지 않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53포인트(0.07%) 떨어진 25383.11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4.58포인트(0.48%) 오른 3044.31로 장을 마감했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윤미향 당선자 사과, 정의기억연대 부정의혹은 부인

할머니 비난말길 피해자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9검찰 조사와 추가 설명을 통해 한 점 의혹없이 소명하겠다며 자신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의혹을 부인했다.

윤 당선자는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 계좌 모금을 통해 약 28000만원이 모였고,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돈은 약 23000만원, 나머지 약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후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당선자는 다만 개인 명의 계좌를 사용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사과했다.

윤 당선자는 주택 구매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개인계좌와 정대협 계좌가 혼용된 시점은 2014년 이후의 일이고, 아파트 경매 취득은 2012년에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아파트 경매 시점이 더 빨라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퇴 여론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소명하고 책임 있게 일하겠다며 일축했다.

이날 윤미향 당선자 해명에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보수 야당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미래통합당은 논평을 내어 윤 당선자는 고개는 숙였지만 태도는 당당했고, ‘죄송하다고는 했지만 반성은 없었다. 회계부정과 기부금 유용, 횡령 의혹에 대해 악의적 보도라고 일축했고, 후원금 모집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 중이라는 변명으로 피해 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스스로 사퇴하고 조사를 받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공식 논평을 통해 스스로 국회의원 당선자의 신분을 내려놓고 본인이 언급한 상응하는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가세했다.

정의당은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었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윤 당선자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후 과정에서 의구심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비판이 위안부당사자인 이용수 할머니로부터 나온 것이니만큼 위안부문제 해결 운동의 미래를 놓고도 더 깊은 논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이렇게까지 의혹이 커지는 동안 민주당이 개인에게 책임을 돌려놓고 당으로서의 의혹 해소 노력에는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유감이라며 절대다수 의석을 획득한 여당으로서 좀 더 책임 있게 나섰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윤 당선자가 소속된 민주당은 이날도 말을 아꼈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윤미향 당선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검찰도 신속한 수사를 통해 논란을 조속히 종식시키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 노현웅 기자 >

윤미향 당선자 기자회견 일문일답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할머니에겐 제가 배신자가 되어 있는데 30여년 같이 활동해왔다. 그럼에도 충분하게 소통하지 못했고 배신자라고 느낄 만큼 신뢰드리지 못한 데 대해 지금이라도 사죄 말씀을 전하고 싶다.

-검찰 소환요청은?,

=아직 받지 않았다.

-국회의원이 되면 불체포 특권이 생기는데,

=앞으로 검찰 수사과정이나 그 이후에 따르는 책임에 성실히 임하겠다.

-2012년 당시 이용수 할머니의 비례대표 출마를 말린 이유는?

=녹취 내용이 기사에 실렸던 걸 접했다.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마 진짜로 할머니가 국회의원을 하고자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말했던 것 같다.

-개인계좌 공개하실 의향은 없나?

=검찰에서 소명하겠다.

-공공 목적인데 개인 계좌로 받은 이유는?

=전체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에는 단체 명의의 통장을 사용한다. 김복동 할머니를 유럽에 모시고 가면서 비즈니스 좌석으로 모시고 싶었고, 전체 할머니 위한게 아니라서 개인계좌로 모금했다. 그럼에도 개인명의로 모금한 건 잘못이다. 검찰에 고발되어있는 사항 중 하나다. 앞으로 설명하겠다.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는데,

=할머니에 대한 비난은 중단해주셨으면 좋겠다. 할머니들은 피해자의 아픔을 겪은 것만으로도 존중받고 보호받아야한다. 한국사회가 보수적인데 내가 피해자였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용기있는 행동이다. 할머니들은 30년동안 정부가 하지 않은 일을 몸소 세계 각국을 돌며 운동했다. 그분들의 삶에 대해서는 우리가 미안해하고 반성해야할 것이다.

-당에서 사퇴권유는 없었나?

=없었다.

-이용수 할머니께서 일본군 위안부운동의 방식을 바꾸자고 했는데,

=운동 방식은 앞으로 정의연에서 토론하고 할머니의 제안을 새겨서 반영할거라 생각한다. 할머니 말씀 중에 중요한 것이 증오를 키우지 않고 미래 세대의 교육을 강조하셨다. 미래세대 교육이나 한일 청소년 교류등은 할머니들의 책임이 아니고 한국정부, 한국의 시민사회, 일본정부, 일본의 시민사회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2012년 한일합의 당시 10억엔을 받지 말라고 할머니에게 권한 적 없나?

=없다. 당시 단체 활동가들이 할머니들에게 전화를 돌려서 한일합의 내용을 설명 드렸고 그럼에도 1억원 받는 건 할머니의 자유라고 말씀드렸다. 수요 시위에서도 할머니들이 1억원을 받는다고 해도 우리가 할머니 탓을 하거나 반대 목소리 내면 안 된다고 했다.

-사퇴 고려는 하지 않았나, 오랜 침묵의 이유는?

=할머니 목소리로 제가 잘못한 오류가 드러나 깊은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 미숙한 점도 있었다. 스스로 변호하고 싶어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기억에 의존하다보니 오류를 낳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답변으로 설명할까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용기내서 국민들께 국민께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절박감에 이 자리에 나왔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소명할 것이고, 피할 생각이 없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 황금비 채윤태 기자 >

개인계좌 허술한 부분 있었으나 후원금 유용 안했다

“9차례 28천만원 중 23천만원 목적대로 사용, 5천만원은 정대협 사업

 힐링센터 고가매입 “9억원 매물 75천만원에 구입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사용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지 20여일 만인 29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정의연 전 이사장)가 기자회견을 열어 소명에 나섰지만 개인 계좌로 모은 후원금 이체 내용 등 구체적인 증빙자료들은 공개하지 않아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검찰 조사를 앞두고 피의자 방어권차원의 신중한 태도임을 고려하더라도 일부에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모두 망라했다. 큰 갈래로 보면 안성 힐링센터 매매 과정 등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활동을 둘러싼 의혹과 후원금 개인 계좌 모금 자녀 유학 자금 출처 등 윤 당선자 개인을 향한 의혹이다. 그러나 수사 대상인 후원금 모금·지출과 관련해선 대부분 정의연이 내놓은 해명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금한 부분은 검찰 수사의 핵심이어서 증빙자료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됐다. 윤 당선자는 2014년부터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의 외국 방문 경비나 장례 조의금 모금, 국외 구호 지원 등의 목적이 있을 때 에스엔에스(SNS) 등에 글을 올려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받았다. 확인된 계좌는 모두 네개다. 그는 이날 “9건의 모금을 통해 28천여만원이 모였고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돈은 23천여만원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5천여만원에 대해선 정대협 사업에 썼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자는 검찰 수사를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를 두기도 했다. 윤 당선자는 계좌이체 내역을 일일이 다시 보니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이체 이유를 거의 모두부기해 놓았다고 밝혔다. ‘허술하다등의 표현 등은 후원금 사용 내용에 일부 구멍이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읽힌다. 후원금을 용도에 딱 맞게 쓰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착복하지는 않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자의 업무추진비 유용 등을 수사할 때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하면 검사가 이를 입증하긴 쉽지 않다. 식사 자리 등에서 지출했어도 업무 연관성이 있는 자리였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정대협 활동과 직결되지 않은 사용 내용이 있어도 유용여부를 파악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계좌에서 윤 당선자의 개인 돈과 후원금이 섞였을 가능성도 있다. 2014년 윤 당선자가 자신의 계좌로 베트남 빈딘성 우물파기를 위한 후원금을 모금했을 때, 그가 나중에 공개한 모금 내용을 보면 윤 당선자 자신도 이 계좌에 네 차례에 걸쳐 38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돈이 실제 기부한 것인지, 애초 윤 당선자의 강연 수입 등으로 입금된 돈인지는 확실치 않다.

윤 당선자의 재산 형성과 관련한 의혹도 그 연장선에 있다. 윤 당선자가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신고한 재산 내역을 보면, 그는 국민은행 계좌에 32천여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윤 당선자는 앞서 딸의 유학 자금을 남편 김삼석씨의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에서 지출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가족이 받은 배상·보상금 28천여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딸의 유학 자금을 썼다면, 14천여만원의 현금을 추가로 보유한 것이다. 윤 당선자는 이날 정대협 돈을 횡령해 딸 유학 자금을 댔다는 의혹은 일축했다.

안성 힐링센터 고가 매입 의혹에 대해선 윤 당선자는 “9억원에 나온 매물 가격을 조정해 75천만원에 샀고 시세 하락 등으로 42천만원에 팔았다고 해명했다. 힐링센터는 “1(3.3)600만원이 넘는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지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도자인 김아무개씨가 20073500여만원에 사들인 부지에 60평 주택 건축비 36천만원을 들여 집을 지었다고 해도 수억원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건축법 시행령상 건설공사의 용도별·구조별 표준단가를 보면 스틸하우스 구조의 당 표준단가는 998천원이다. 윤 당선자는 당시 알고 지내던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이 주택의 매도자 김씨를 소개받았다. < 채윤태 김정필 기자 >

윤미향 또렷한 답변37분간 땀 흘리며 의혹 반박

왼쪽 가슴엔 '위안부 상징' 나비 문양 배지

11일간의 침묵을 깨고 국회에 나타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은 긴장한 듯 땀을 많이 흘렸으나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당당하게 해명했다.

29일 오후 21분께 국회 소통관 입구로 들어선 윤 당선인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하얀 마스크를 벗으며 단상 위에 올라섰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그는 왼쪽 가슴에는 위안부 할머니를 상징하는 나비 문양의 배지와 제주 4·3 사건을 의미하는 동백꽃 배지를 달았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등장에 언론사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자, 한동안 제대로 정면을 바라보지 못한 채 들고 온 서류 뭉치만 뒤적였다. 그가 읽기 위해 갖고 온 원고는 A4 용지 33페이지 분량이었다.

입술을 한 차례 질끈 깨문 후 정면을 바라본 윤 당선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윤미향입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믿고 맡겨 주신 모든 분께 깊은 상처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한 후엔 단상 왼쪽으로 걸어 나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후 22분간 준비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쉼터 고가 매입 의혹, 2015년 한일합의 내용 사전 인지 의혹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는 말을 5번이나 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소명이 늦어진 점, 개인 계좌를 사용한 후원금 모금 문제 등에 대해선 "죄송하다"5번 사과했다.

이날 국회 소통관은 윤 당선인을 취재하려는 국내외 기자 200여명이 몰리면서 취재 열기로 후끈했다.

이 때문인지 윤 당선인은 발언 중반부터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는 이따금 이마에 난 땀을 닦아냈다.

발표문을 다 읽은 그는 "다시 한번 죄송하고 앞으로"라고 말한 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을 말씀드리면서 제 입장을 마친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입장 발표를 마친 후 소통관 밖 복도로 나온 윤 당선인은 관계자가 건넨 물을 마시고 땀을 닦아낸 뒤 15분간 기자들의 질문에 응했다.

긴장한 듯 두 손을 맞잡고 "자 질문을"이라며 말을 꺼냈지만 그는 쏟아지는 질문에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곁에 선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이 "내일 임기가 시작되지만 처음 국회를 찾은 상황이다. 지금 굉장히 땀을 흘리고 있어서 계속 질문을 하기가 힘들 것 같다"고 말하며 질의응답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몇 차례 질문을 더 받은 윤 당선인은 송 대변인의 안내에 따라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해 국회를 빠져나갔다.

질의응답이 끝나자 한 중년 남성은 윤 당선인을 향해 "기자회견 내용을 간추려보면 언론도 잘못했고 할머니 주장도 잘못됐고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국회는 윤 당선인 기자회견에 취재진이 몰리자 1층 출입구와 2층 기자회견장에 포토라인을 설치했다.


김홍걸 당선자, 사저 소유권 자신 명의로

형 홍업씨,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이희호 여사가 남긴 동교동 자택을 두고 김 전 대통령의 두 아들이 법정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고 김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동생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를 상대로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고 김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한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51(재판장 박범석)가 지난 1월 김 이사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자 김 당선자는 이에 불복해 지난 4월 가처분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29일 심문을 종결했다.

김 당선자가 지난 4·15 총선에 출마하면서 제출한 공직자 재산신고를 보면, 32억원 상당의 동교동 사저가 김 당선자의 재산 목록에 포함됐다. 이희호 여사가 별세한 뒤 사저 소유권을 자신 명의로 바꾼 것이다.

이에 반발한 김 이사장은 사저에 대한 김 당선자의 처분 행위를 막으려고 법원에 부동산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한 것이다. 현재는 김 당선자가 법원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가처분 이의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장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