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네스 팰트로도 소개, 판매 크게 늘어…대사관 김치 선물에 대환영

 

영국 출신 배우 귀네스 팰트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 극복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김치를 꼽은 것은 특이한 현상이 아니었다.

지난해부터 영국에서는 김치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좋은 건강음식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김치가 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관계자가 팰트로의 식이요법이 과학적이지 않은 조언이라며 경고하고 나섰지만, 역으로 보면 그만큼 김치가 좋다는 인식이 퍼져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영국 아이뉴스는 3일 '소화 잘되는 한국 스낵 김치가 어떻게 봉쇄 중 영국에서 인기 음식이 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치가 속 편한 음식을 찾는 이들이나 음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만 제한적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건강한 생활과 전통적인 요리법에 관해 관심이 늘면서 인기가 커졌다고 말했다.

아이뉴스는 영국인 팻 빙리가 운영하는 김치판매업체는 판매량이 지난해 첫 봉쇄 이후 '미사일 같은' 속도로 증가해서 11월에는 3월 대비 8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김치는 한국이나 아시아 슈퍼를 넘어 웨이트로즈, 모리슨, 아스다 등 영국 주요 슈퍼마켓의 매장에서도 자리를 잡았다.

           영국 슈퍼마켓 김치 온라인 판매 [웨이트로즈 웹사이트 갈무리]

다른 매체들도 김치의 효능과 요리법 등에 관해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지난달 텔레그래프지는 지난달 백신 효과가 잘 나도록 건강을 유지하는 5가지 방법에 관한 글을 실었는데, 저자는 첫번째로 소화기관을 잘 돌보라고 하면서 지중해식 식사와 함께 요거트, 치즈, 김치 등과 같이 유산균이 풍부한 음식을 추천했다.

BBC는 홈페이지 요리법 코너에 김치 담그는 법을 올려놨고, 더 타임스는 길었던 지난 겨울 긴 봉쇄기간에 필진들이 만든 음식을 소개하면서 김치를 담그다 실패한 이야기도 넣었다.

영국인들은 이미 김치를 다양하게 응용하고 있다.

빙리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김치를 먹으며 천연 유산균을 섭취한다고 아이뉴스는 전했다.

그는 "아주 좋은 스낵"이라며 "염분이 약간 있고, 열량은 거의 없고, 신맛, 짠맛, 약간 매콤한 맛이 다채롭게 있다. 과자, 아보카도, 사과랑 같이 먹어봐라"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쌀가루, 베이킹 파우더, 우유와 섞어서 기름을 두르고 김치 팬케이크를 만들어 보라고 제안했고 데일리 메일은 치즈와 김치를 넣은 샌드위치를 소개했다.

텔레그래프는 봉쇄 중 집에서 점심 식사로 식은 밥에 계란, 채소, 고추, 김치를 넣어서 볶아 보라고 했다.

 [BBC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주영 한국 대사관은 관저 요리사가 담근 김치를 의회, 외교부 등의 한국 관련 주요 인사 50여명에게 선물했다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고 8일 밝혔다.

대사관은 겨울 내내 계속된 봉쇄로 인해 오랫동안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안부 인사를 겸해 선물하는 품목으로 김치를 정해두고서 다소 걱정은 했다. 낯선 음식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어서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애초 우려가 무색해졌다. 김치 선물을 받을지, 채식주의자를 위해 젓갈 등을 뺀 김치를 원하는지 등을 묻는 이메일에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답장이 왔고 다들 대환영이었다.

너무 멀어서 배달을 할 수 없는 두어명만 빼고는 명단에 있는 인사들 모두에게 김치가 전달됐다. 기본 한 포기에, 채식주의자가 있는 경우엔 한 포기를 더 보냈다.

한 상원의원은 김치와 함께 보낸 요리책을 보면서 주말에 부인과 함께 직접 김치를 담가봤다고 감사 인사를 보내왔고, 김치 덕에 가족들이 파티를 했다는 답도 있었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인이 직접 담근 김치를 한포기 받은 인사들에게 김치는 파오차이(泡菜·중국 절임 배추)가 아니라 한국 김치로 각인되는 효과가 났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국내 공급 지연되자, 자국 생산 아스트라제네카 ‘금수’

계약대로 공급 안되면 금수 허용한 ‘EU 규정’ 첫 적용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가 만든 코로나19 백신.

 

이탈리아가 자국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수출을 금지시켰다. 유럽연합(EU)이 역내 생산 코로나19 백신의 역외 반출을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했느나, 현실화 된 것은 처음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4일(현지시각) 자국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오스트레일리아 수출을 금지했다. 이 조처는 코로나19 백신 제조회사가 백신과 관련한 유럽연합의 의무를 지키지 못하면 백신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새로운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탈리아는 이 규정을 처음으로 활용한 국가가 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3월까지 유럽연합 회원국들에게 공급하기로 계약된 백신 가운데, 현재까지 40% 만을 공급했다. 이탈리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자, 이 조처를 발동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이를 승인했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은 보도했다.

지난 1월 주세페 콘테 당시 이탈리아 총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의 백신 공급 지체는 “용납할 수 없다”며 두 회사가 계약을 어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럽연합도 백신 공급 프로그램이 지체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다.

이번에 수출이 중단된 백신은 이탈리아 내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장에서 생산된 25만회 분량이다. 일단, 오스트레일리아 쪽은 1회 선적 분량을 잃는다 해도 자국의 백신 공급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5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주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8월 아스트라제네카와 3억회 분량에 1억회 분량을 추가할 수 있는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초 네덜란드 및 벨기에의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유럽연합은 3월말까지 1억회 분량을 공급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 4천만회 분량만 공급받았다. 정의길 기자

 

유럽서 “효과 있다” 잇단 발표, ‘65살 미만’서 입장 바꿔
영국 “80살 이상 입원 80% 줄이고 70살 이상은 화이자보다 효과 높아”

 

국외에서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우리 정부가 “관련 자료가 충분히 쌓인다면 언제든지 접종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추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일부 국가에서 고령층에 대한 접종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특정 시기를 한정하지 않고, 충분한 자료가 쌓였다고 하면 언제든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초 3월 말 나올 예정인 미국의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만 65살 이상 고령층 접종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던 일정을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앞서 스코틀랜드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중증 예방 효과가 입증된 데 이어, 영국에서도 그동안의 접종 분석 자료가 나왔다. 1일(현지시각) 영국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은 1월부터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의 1회차 백신을 맞은 80살 이상이 접종 3∼4주 뒤 입원율이 80% 떨어지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70살 이상의 1회차 접종 4주 뒤 유증상 감염 예방 효과는 아스트라제네카(60∼73%)가 화이자(57∼61%)보다 높았다.

65살 미만 접종을 권했던 프랑스와 독일은 입장을 바꿨다. 프랑스는 이날 65~74살 고령층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다만, 75살 이상에게는 예전처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다.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의 예방접종위원회 토마스 메르텐스 위원장도 지난달 27일 공영방송 <체트데에프>(ZDF)에 출연해 “곧 새로운 권고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2일 0시까지 1442명이 추가로 백신을 맞아 누적 인원은 모두 2만3086명이 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만2191명, 화이자 백신은 895명이 맞았다. 예방접종 뒤 이상반응 의심 신고 사례는 전날 4건 늘어 누적 156건이 됐다. 모두 두통·발열·오심·구토 등의 경증 사례였으며, “입원이 신고돼 중증 이상반응인지 확인해본 사례 2건은 첫날 고열이 좀 있었다가 하루 만에 소실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정 반장은 밝혔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백신 접종률 1위인 이스라엘의 경우 접종 초기 강력한 봉쇄정책을 병행했을 당시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추가로 감염시키는 사람 수)가 0.8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2월28일에 다시 0.99로 증가했다”며 “백신 접종과 별개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달 8∼17일 18살 이상 전국 성인 10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백신 접종은 모두의 책임’이라는 응답이 54.4%로 나타났다. ‘개인의 선택’이라는 응답은 12.5%, ‘둘 다 맞다’는 26.7%였다. ‘모두의 책임’과 ‘개인의 선택’이 모두 49%로 나온 미국 비영리단체 케이에프에프(KFF)의 지난해 12월 조사 결과와 다른 양상이다. 최하얀 최현준 기자

미 연구소 "여성, 심뇌혈관 위험 혈압 경계선 남성보다 낮아"

 

혈압 측정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혈압의 경계선은 여성이 남성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세다스-시나이(Cedars-Sinai) 메디컬센터 건강 노화연구소(Institute for Research on Healthy Aging) 소장 수전 청 박사 연구팀은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최고(수축기) 혈압의 경계선이 여성은 110mmHg로 남성의 120mmHg보다 10mmHg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6일 보도했다.

현재 성인의 수축기 혈압은 남녀 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120mmHg 이하가 정상이다.

연구팀은 성인 2만7천542명(이 중 여성은 1만4천873명)의 혈압과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을 40년에 걸쳐 비교 분석했다.

연구 시작 때 심뇌혈관 질환이 있던 사람은 한 명도 없었지만, 연구 기간에 7천424명(이 중 44%가 여성)이 치명적 또는 비치명적 심뇌혈관 질환에 걸렸다. 심근경색 3천405명, 심부전 4천81명, 뇌졸중 1천901명 등이다.

분석 결과 남성은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혈압의 경계선이 120mmHg이었다.

그러나 여성은 이보다 낮은 110mmHg부터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 종류별로는 뇌졸중 위험 경계 혈압이 여성은 120~129mmHg로 남성의 140~149mmHg보다 상당히 낮았다.

심부전은 여성이 110~120mmHg, 남성이 120~129mmHg였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혈압 경계선은 질환 종류와 무관하게 여성이 남성보다 낮았다.

백인, 흑인 등 인종을 구분하고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을 제외해 봤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이는 고혈압의 경계선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여성 건강에는 해로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작년에 진행한 선행 연구에서 여성은 혈압이 상승하는 속도가 남성보다 빠르고 혈압 상승이 더 이른 나이에 시작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모든 결과는 남녀의 혈관이 해부학적, 생리학적으로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실제로 여성은 남성보다 동맥 혈관의 직경이 짧다.

결국 연령이 같고 혈압이 같아도 여성이 남성보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혈압의 정상 기준이 여성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으며, 따라서 성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혈압 지침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미국의 2대 심장건강 전문 학회인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와 심장학회(ACC: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는 2017년 고혈압의 기준을 최고 혈압 140mmHg에서 130mmHg으로 대폭 낮춘 새로운 고혈압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은 최고 혈압을 기준으로 120mmHg 이하를 정상 혈압, 120~129mmHg를 고혈압 전단계(prehypertension), 130~139mmHg를 1단계 고혈압, 140mmHg 이상을 2단계 고혈압으로 각각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학술지 '순환'(Circulation)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