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고요산혈증 발생 위험 17% 증가

 

 

장시간 앉아 있으면 통풍의 원인이 되는 혈중 요산 수치가 크게 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에 5시간 이상일 경우 고요산혈증이 발생할 위험이 유의하게 컸다.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8년) 데이터를 활용해 성인남녀 1만6천535명의 좌식 시간과 고요산혈증 발병의 연관성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고요산혈증은 혈중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칭한다. 흔히 바람만 스쳐도 아플 정도로 통증이 극심하다는 통풍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하루에 앉아있는 시간이 5시간 이상인 경우와 5시간 미만인 경우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에 5시간 미만 앉아있는 성인의 고요산혈증 유병률은 12%, 5시간 이상이면 14.6%였다.

외부 요인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하루 5시간 이상 앉아있는 성인은 5시간 미만 앉아있는 성인보다 고요산혈증이 발생할 위험이 17% 커졌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로 장시간 앉아 있는 행위는 고요산혈증의 독립적 인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일상생활에서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고요산혈증의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과 대사증후군 등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KJFP) 최근호에 게재됐다.

들숨 습도 상승→ 폐점액 배출 촉진, 항바이러스 인터페론 증가
면 마스크, 습도 상승 폭 가장 커 … 미 NIH 연구진 논문 발표

신종 코로나 시대의 마스크는 자신과 타인의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필수 도구가 됐다.

팬데믹(대유행) 초기만 해도 기침·재채기·대화 등을 통해 입에서 뿜어지는 작은 물방울(비말)이 바이러스 공기 전염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그 후 적지 않은 연구 결과가 쌓이면서 팬데믹 1년을 넘어선 지금은 마스크의 감염 차단 효과를 의심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 거리의 진풍경도 이젠 그리 낯설지 않게 됐다.

이번 팬데믹 사태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이들은 '마스크를 쓴 인류', 즉 호모 페르소나투스(Homo Personatus)라는 학명의 등장을 거론하기도 한다. 라틴어 페르소나투스는 '가면을 쓴'이란 뜻이지만, 현 상황에 비추면 '마스크를 쓴'에 가깝다.

그런데 코로나를 이겨내려면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다.

신종 코로나 감염자의 병세가 위중해지는 걸 막는 데 마스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스크를 쓰면 흡입하는 공기의 습도가 높아져 호흡기의 점액 섬모 청소(MCC)가활발해지고,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면역계의 인터페론 반응도 강화된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기관인 '국립 당뇨병 소화기 신장 질환 연구소(NIDDK)' 과학자들은 12일(현지 시간) 미국 메릴랜드에 본부를 둔 국제 생물물리학회 회보('Biophysical Journal')에 관련 논문을 제출했다.

과학자들은 높은 습도가 인플루엔자(독감)의 중증도를 완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슷한 메커니즘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감염증)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NIDDK 연구자들은 말한다.

습도가 높으면 MCC(mucociliary clearance) 작용이 활발해져 폐로의 바이러스 확산이 억제된다고 한다.

MCC는 폐에서 잠정적으로 유해한 입자가 뒤섞인 점액을 제거하는 메커니즘이다.

높은 습도는 또한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인터페론을 더 많이 생성함으로써 면역계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습도가 낮으면 이런 인터페론 반응과 MCC 기제에 장애를 일으킨다. 날씨가 추울때 호흡기 감염증에 더 많이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NIDDK 연구팀은 자원자에게 마스크를 쓴 채 밀봉 상태의 철제 상자 안으로 숨을내쉬게 하고, 세 개의 다른 온도(섭씨 8~37도) 조건에서 각각 습도를 측정했다.

검사는 N95 마스크, 수술용 삼합사(三合絲) 마스크, 면-폴리에스터 이중 마스크, 두꺼운 면 마스크 등 네 종류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피험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날숨의 수증기가 박스 안을 가득 채워 내부 습도가 빠르게 올라갔다.

마스크를 썼을 땐 박스 안의 습도가 훨씬 덜 올라갔다. 날숨의 수증기는 대부분마스크에 걸러졌고 농축된 상태로 들숨에 섞여 다시 흡입됐다. 시험한 네 종류의 마스크 모두 들숨의 습도가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한 정도는 마스크의 소재와 제조 방법에 따라 달랐다.

마스크가 들숨의 습도를 올리는 효과는 4종 모두 낮은 온도에서 대폭 커졌다.

들숨의 습도 상승 폭은 측정 온도와 상관없이 면 마스크를 썼을 때 가장 컸다.

NIDDK 소장인 그리핀 로저스 박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증가하더라도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라면서 "자신과 주위 사람을 호흡기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간편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서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는 걸 재차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나노그래픽스, ‘역대급’ 첫 섬세한 사진 찍어

초저온 전자현미경 이미지 원본에 색상 부여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초저온 전자현미경 실물 사진. Nanographics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한 뉴스가 쏟아지면서, 표면에 수십개의 돌기를 갖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모습은 이제 매우 익숙해젔다.

더욱 강력해진 전자현미경 기술 덕분에 물체를 원자 수준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상세한 바이러스 입자 사진을 볼 수 있게 됐다. 이는 바이러스 구조를 훨씬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른 시일 안에 백신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상세한 바이러스 입자 이미지들은 주로 과학적 분석을 위해 컴퓨터를 이용해 시각화한 것이나 여러 조각 이미지를 합성한 것이었다.

초저온 전자현미경의 단층촬영(cryo-ET) 기법으로 촬영한 실제 바이러스의 상세한 전체 사진이 최근 공개됐다. 시시각각 움직이는 바이러스를 순간 동결시켜 찍은 첫 입체 사진이다.

실물 사진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과학이미지 전문업체 나노그래픽스(Nanographics)가 중국 칭화대의 촬영 데이터를 토대로 확보했으며, 입체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킹압둘라과학기술대(KAUST)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다만 바이러스의 서로 다른 부분을 구별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색상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초저온 전자 현미경 사진 원본.

    센서 측정값을 반영해 부위별로 색을 부여한 사진. Nanographics


‘네이처’가 뽑은 ‘1월의 베스트 과학 사진’에

바이러스 같은 나노 물체는 가시광선의 파장보다도 훨씬 작기 때문에 색으로 표현할 수가 없다. 가시광선의 파장은 가장 짧은 것이 38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이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이것보다 훨씬 작은 100나노미터 안팎이다.

따라서 바이러스를 보려면 가시광선(광자)이 아닌 전자를 사용해야 한다. 전자를 이용하면 색을 볼 수는 없지만 모양은 볼 수 있다. 전자는 물체에 닿은 뒤, 해당 부위의 밀도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로 산란한다. 이 산란된 전자를 센서가 포착하는데, 이를 전부 모으면 물체 전체의 밀도 분포를 측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물체의 모양을 알 수 있게 된다.

 

사진영상: https://youtu.be/7g0fkC3CywM

그렇다면 색상을 임의로 지정한 것도 실제 사진이라고 볼 수 있을까?

나노그래픽스는 "인공적인 색상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센서의 측정값을 반영해 정하는 것이므로 실물 사진으로 불러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나노그래픽스는 이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센서의 측정값을 반영해 선명한 사진을 만들어내는 것에 비유했다.

이 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의 `1월의 베스트 과학 사진'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곽노필 기자

 

정보(Information) + 감염병(Epidemic) = 인포데믹
‘미신 파괴자’팀 운영한 WHO 고군분투에도 안사라져
공공방역 저해하는 잘못된 정보 확산…불안·불신 조장

 

“사람들이 ‘시궁창에 살면 페스트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과학적인 근거가 무엇이냐’ 묻지 않고 ‘가까운 시궁창이 어디냐’고 물었을 것이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의 저자 제니퍼 라이트는 중세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페스트(흑사병)가 창궐하던 시기의 사회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 질병이 아닌 공포가 우리를 지배할 때

지금처럼 전염병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했던 중세에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과학적 지식의 결여, 대중의 공포심을 이용하는 일부 세력들이 터무니없는 치료법을 내놓았습니다. 극단적인 치료법들은 종교적 열정에 기반을 둔 것이 많았는데요. 다수의 대중은 문에 십자가를 새겨 역병이 지나가기를 바랐는데 이는 아주 얌전한 치료법에 속했죠. 14세기 이후 네덜란드에선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온몸에서 선혈이 흐를 때까지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알몸으로 돌아다녔다고 해요. 이마저도 타인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는 치료법이었습니다.

일부 광기 어린 종교인들은 유대인이 우물에 역병을 풀며 돌아다닌다는 유언비어를 널리 퍼뜨렸습니다. 1349년 2월 독일 슈트라스부르크(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선 무려 900명의 유대인이 불에 타 죽었습니다. 같은 해 마인츠에서는 하루에만 6천명의 유대인이 살해당하는 등 총 2만명 이상이 학살됐고요. 교황 클레멘스 6세는 반유대주의 폭동을 막기 위해 유대인에게 역병의 책임을 묻는 사람은 악마의 거짓말에 넘어간 것으로, 학살을 멈춰야 한다는 칙령을 발포했습니다만 아직도 세계시민 중 일부는 페스트가 유대인에 의해서 퍼졌다고 믿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 우리가 싸우는 건 질병인가 가짜뉴스인가

우리는 이렇게 잘못된 질병의 원인과 처방이 공동체에서 널리 퍼지는 현상을 2003년 사스(급성 호흡기 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이후 인포데믹(Infodemic)이라고 부릅니다. 정보(Information)와 감염병(Epidemic)의 합성어입니다. 처음 용어를 만든 사람은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보건대학원의 데이비드 로스코프(David J. Rothkopf)였습니다. 그는 인포데믹을 “일부의 사실을 두려움, 추측, 소문과 뒤섞여 현대 정보기술을 타고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 국제경제와 정치, 심지어는 안보까지 위협한다”고 정의했습니다. 중세 시대에 페스트가 창궐할 때에는 질병의 원인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인류의 공포에 기반을 둔 거짓 소문이 횡행했다지만, 질병의 원인(바이러스)과 염기서열까지 정의되는 현재까지도 ‘거짓말’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임이 틀림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던 2월 중순께 독일 뮌헨에서 보안 전문가들과 만나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에 대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더 쉽게 퍼져나간다”며 “우리는 단지 에피데믹(질병)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포데믹과도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적인 감염병 유행과 같은 보건상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인포데믹이 방역 당국의 조처를 무력화하고,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한 WHO는 ‘미신 파괴자(Myth Busters)’라는 팀을 꾸렸습니다. 이 팀은 WHO 홈페이지에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된 지식과 인포데믹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코너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있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라는 미신

WHO 미신 파괴자가 반박하는 미신은 30개 정도인데 대표적인 것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하 클로로퀸)을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WHO는 클로로퀸에 대해선 “말라리아 치료제로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가능성을 연구했던 적이 있지만 최근 데이터로는 이 약이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없었다. 의료진의 도움 없이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도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본인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라고 추켜세웠기 때문일까요? 물론, 사회정치적 영향력이 큰 사람이 잘못된 정보를 말하는 것의 파급효과는 큽니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주장 뒤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클로로퀸의 효능과 관련해서도 생물학 실험 결과가 있었죠. 2020년 2월4일 세포 연구 저널인 셀 리서치(Cell Research)에 게재된 실험 논문에서 연구진은 클로로퀸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고 질병을 유발하는 것을 막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논문 결과를 우리말로 번역해 공유하면서 클로로퀸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고 낫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를 대상으로 확인한 내용으로 인체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는 반쪽짜리 ‘결론’에 불과했습니다.

중국과 프랑스에선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허술하게 설계된 실험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나왔습니다. 연구진이 연구대상으로 포함한 환자는 42명으로 이 중 26명에게 클로로퀸을 처방했는데, 샘플 수가 너무 적고 통제 변인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허술한 연구였다는 겁니다. 과학 실험과 논문 작성의 오류나 결점이 없는지 감시하고 철회된 논문의 사례를 모아 게시하는 매체 ‘철회감시’(Retraction Watch)는 해당 논문에 대해 “국제 연구단체들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연구로 저널에서 철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중국에서 실시됐던 연구도 환자들이 클로로퀸뿐만 아니라 다른 약을 함께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효능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에서 집회 참가자가 “백신 반대, 5G 반대, 마스크 반대”라는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 미신 파괴자가 싸우는 미신들…

이 밖에도 눈에 띈 파괴돼야 할 미신을 몇 가지만 더 살펴볼까요?

“5세대(G) 모바일 네트워크가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거의 믿는 사람이 없었지만 미국과 영국, 호주와 같은 곳에선 실제로 5G 인터넷이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코로나19 유행 중에 각지에서 건설되는 5G 네트워크 시설이 코로나19를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론’을 믿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5G 시설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시위가 일기도 했고요. 이에 대해, WHO는 “코로나19는 감염된 환자가 기침하거나 말할 때 나오는 비말을 통해 감염되거나, 비말에 오염된 물체를 만진 손으로 입이나 얼굴을 만질 경우에만 감염될 수 있다”며 “바이러스는 전파나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서 전파되지 않는데, 5G 인터넷망이 없는 국가에서도 감염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늘을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

한국에선 유튜브 영상에서 한의사와 목사가 출연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고춧대’를 끓여서 차로 마신 뒤 증세가 호전됐다는 주장을 하면서 시골에 노인들이 고춧대를 사고파는 ‘어이없는’(웃기고 아픈)일이 벌어졌는데요. 실제로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고춧대를 끓여 먹는 방법 등이 공유됐고, 온라인 판매처도 늘어났습니다. 식약처와 전문가들은 고춧대가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했지만 인포데믹에 감염된 사람들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고춧대가 아닌 마늘을 끓여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짜뉴스가 돌았습니다. 세계적으로 사스가 유행했을 때에도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감염환자가 적게 발생한 것과 관련해 ‘마늘이 많이 들어간 발효식품 김치를 먹어서’라는 설명이 대중의 설득력을 얻었던 것을 떠올리면 자연스러운 귀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보다 훨씬 앞선 중세 시대에 흑사병이 돌았을 때도 ‘마늘이 감염을 막아준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었거든요. 하지만 WHO는 “마늘은 항균 식품으로 건강에 좋은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메탄올(공업용 알코올), 혹은 표백제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치료할 수 있다”

미신 파괴자들은 이 주장은 특히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WHO는 “알코올과 표백제는 물질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데 쓰기는 하지만 강한 인체 독성이 있어 마시면 장애나 죽음에 이를 수 있다”며 “이것들은 당신의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가 없고, 내장을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백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6만명에 이르렀던 이란에선 2020년 2월 20일에서 4월6일 사이에 728명이 메탄올을 마시고 알코올 독성에 노출돼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란 보건국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위 기간 5011명이 메탄올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고 마셨고 이 중 90명은 시력을 잃었습니다.

5G 통신망, 마늘, 메탄올 외에도 미신 파괴자는 매운 고추의 효능, 모기와 집파리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소금물로 코 씻기의 코로나19 예방 등은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WHO가 다루진 않았지만 한국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 부적(?)’을 나눠주려다 철회한 일도 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누리집 갈무리.

■ 인포데믹 확산의 고리를 끊자

위기소통(Risk Communication) 전문가인 게서 에델스버그는 이와 관련해 “실제 공공의 영역과 온라인 상에선 영향력이 있는 ‘네티즌’이나 ‘파워 블로거’ 같은 사람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WHO보다 결코 작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건강이나 질병과 관련해 대중으로부터 신뢰받는 인물의 비공식적인 게시글과 메신저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는 WHO, 질병관리청과 같은 방역 전문기관이 내놓는 메시지의 영향력을 능가합니다. 메시지의 정확성과 상관없이 말이죠. 사회적·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이 의과학적인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이러한 인포데믹의 가장 큰 해악은 공공의 방역을 저해한다는 데 있습니다.

WHO는 이와 관련해 ‘인포데믹 고리 끊기’를 제안합니다. “개인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접하는 정보는 방대하지만 이 정보 중 잘못된 것들도 많다. ‘미신 파괴자’를 확인하고, 잘못된 정보를 접할 때 재확산에 기여하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미신(Myth)들, 아직도 믿고 계십니까? 이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