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Information) + 감염병(Epidemic) = 인포데믹
‘미신 파괴자’팀 운영한 WHO 고군분투에도 안사라져
공공방역 저해하는 잘못된 정보 확산…불안·불신 조장

 

“사람들이 ‘시궁창에 살면 페스트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과학적인 근거가 무엇이냐’ 묻지 않고 ‘가까운 시궁창이 어디냐’고 물었을 것이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의 저자 제니퍼 라이트는 중세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페스트(흑사병)가 창궐하던 시기의 사회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 질병이 아닌 공포가 우리를 지배할 때

지금처럼 전염병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했던 중세에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과학적 지식의 결여, 대중의 공포심을 이용하는 일부 세력들이 터무니없는 치료법을 내놓았습니다. 극단적인 치료법들은 종교적 열정에 기반을 둔 것이 많았는데요. 다수의 대중은 문에 십자가를 새겨 역병이 지나가기를 바랐는데 이는 아주 얌전한 치료법에 속했죠. 14세기 이후 네덜란드에선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온몸에서 선혈이 흐를 때까지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알몸으로 돌아다녔다고 해요. 이마저도 타인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는 치료법이었습니다.

일부 광기 어린 종교인들은 유대인이 우물에 역병을 풀며 돌아다닌다는 유언비어를 널리 퍼뜨렸습니다. 1349년 2월 독일 슈트라스부르크(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선 무려 900명의 유대인이 불에 타 죽었습니다. 같은 해 마인츠에서는 하루에만 6천명의 유대인이 살해당하는 등 총 2만명 이상이 학살됐고요. 교황 클레멘스 6세는 반유대주의 폭동을 막기 위해 유대인에게 역병의 책임을 묻는 사람은 악마의 거짓말에 넘어간 것으로, 학살을 멈춰야 한다는 칙령을 발포했습니다만 아직도 세계시민 중 일부는 페스트가 유대인에 의해서 퍼졌다고 믿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 우리가 싸우는 건 질병인가 가짜뉴스인가

우리는 이렇게 잘못된 질병의 원인과 처방이 공동체에서 널리 퍼지는 현상을 2003년 사스(급성 호흡기 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이후 인포데믹(Infodemic)이라고 부릅니다. 정보(Information)와 감염병(Epidemic)의 합성어입니다. 처음 용어를 만든 사람은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보건대학원의 데이비드 로스코프(David J. Rothkopf)였습니다. 그는 인포데믹을 “일부의 사실을 두려움, 추측, 소문과 뒤섞여 현대 정보기술을 타고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 국제경제와 정치, 심지어는 안보까지 위협한다”고 정의했습니다. 중세 시대에 페스트가 창궐할 때에는 질병의 원인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인류의 공포에 기반을 둔 거짓 소문이 횡행했다지만, 질병의 원인(바이러스)과 염기서열까지 정의되는 현재까지도 ‘거짓말’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임이 틀림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던 2월 중순께 독일 뮌헨에서 보안 전문가들과 만나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에 대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더 쉽게 퍼져나간다”며 “우리는 단지 에피데믹(질병)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포데믹과도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적인 감염병 유행과 같은 보건상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인포데믹이 방역 당국의 조처를 무력화하고,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한 WHO는 ‘미신 파괴자(Myth Busters)’라는 팀을 꾸렸습니다. 이 팀은 WHO 홈페이지에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된 지식과 인포데믹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코너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있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라는 미신

WHO 미신 파괴자가 반박하는 미신은 30개 정도인데 대표적인 것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하 클로로퀸)을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WHO는 클로로퀸에 대해선 “말라리아 치료제로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가능성을 연구했던 적이 있지만 최근 데이터로는 이 약이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없었다. 의료진의 도움 없이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도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본인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라고 추켜세웠기 때문일까요? 물론, 사회정치적 영향력이 큰 사람이 잘못된 정보를 말하는 것의 파급효과는 큽니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주장 뒤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클로로퀸의 효능과 관련해서도 생물학 실험 결과가 있었죠. 2020년 2월4일 세포 연구 저널인 셀 리서치(Cell Research)에 게재된 실험 논문에서 연구진은 클로로퀸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고 질병을 유발하는 것을 막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논문 결과를 우리말로 번역해 공유하면서 클로로퀸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고 낫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를 대상으로 확인한 내용으로 인체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는 반쪽짜리 ‘결론’에 불과했습니다.

중국과 프랑스에선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허술하게 설계된 실험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나왔습니다. 연구진이 연구대상으로 포함한 환자는 42명으로 이 중 26명에게 클로로퀸을 처방했는데, 샘플 수가 너무 적고 통제 변인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허술한 연구였다는 겁니다. 과학 실험과 논문 작성의 오류나 결점이 없는지 감시하고 철회된 논문의 사례를 모아 게시하는 매체 ‘철회감시’(Retraction Watch)는 해당 논문에 대해 “국제 연구단체들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연구로 저널에서 철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중국에서 실시됐던 연구도 환자들이 클로로퀸뿐만 아니라 다른 약을 함께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효능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에서 집회 참가자가 “백신 반대, 5G 반대, 마스크 반대”라는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 미신 파괴자가 싸우는 미신들…

이 밖에도 눈에 띈 파괴돼야 할 미신을 몇 가지만 더 살펴볼까요?

“5세대(G) 모바일 네트워크가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거의 믿는 사람이 없었지만 미국과 영국, 호주와 같은 곳에선 실제로 5G 인터넷이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코로나19 유행 중에 각지에서 건설되는 5G 네트워크 시설이 코로나19를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론’을 믿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5G 시설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시위가 일기도 했고요. 이에 대해, WHO는 “코로나19는 감염된 환자가 기침하거나 말할 때 나오는 비말을 통해 감염되거나, 비말에 오염된 물체를 만진 손으로 입이나 얼굴을 만질 경우에만 감염될 수 있다”며 “바이러스는 전파나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서 전파되지 않는데, 5G 인터넷망이 없는 국가에서도 감염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늘을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

한국에선 유튜브 영상에서 한의사와 목사가 출연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고춧대’를 끓여서 차로 마신 뒤 증세가 호전됐다는 주장을 하면서 시골에 노인들이 고춧대를 사고파는 ‘어이없는’(웃기고 아픈)일이 벌어졌는데요. 실제로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고춧대를 끓여 먹는 방법 등이 공유됐고, 온라인 판매처도 늘어났습니다. 식약처와 전문가들은 고춧대가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했지만 인포데믹에 감염된 사람들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고춧대가 아닌 마늘을 끓여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짜뉴스가 돌았습니다. 세계적으로 사스가 유행했을 때에도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감염환자가 적게 발생한 것과 관련해 ‘마늘이 많이 들어간 발효식품 김치를 먹어서’라는 설명이 대중의 설득력을 얻었던 것을 떠올리면 자연스러운 귀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보다 훨씬 앞선 중세 시대에 흑사병이 돌았을 때도 ‘마늘이 감염을 막아준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었거든요. 하지만 WHO는 “마늘은 항균 식품으로 건강에 좋은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메탄올(공업용 알코올), 혹은 표백제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치료할 수 있다”

미신 파괴자들은 이 주장은 특히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WHO는 “알코올과 표백제는 물질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데 쓰기는 하지만 강한 인체 독성이 있어 마시면 장애나 죽음에 이를 수 있다”며 “이것들은 당신의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가 없고, 내장을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백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6만명에 이르렀던 이란에선 2020년 2월 20일에서 4월6일 사이에 728명이 메탄올을 마시고 알코올 독성에 노출돼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란 보건국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위 기간 5011명이 메탄올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고 마셨고 이 중 90명은 시력을 잃었습니다.

5G 통신망, 마늘, 메탄올 외에도 미신 파괴자는 매운 고추의 효능, 모기와 집파리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소금물로 코 씻기의 코로나19 예방 등은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WHO가 다루진 않았지만 한국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 부적(?)’을 나눠주려다 철회한 일도 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누리집 갈무리.

■ 인포데믹 확산의 고리를 끊자

위기소통(Risk Communication) 전문가인 게서 에델스버그는 이와 관련해 “실제 공공의 영역과 온라인 상에선 영향력이 있는 ‘네티즌’이나 ‘파워 블로거’ 같은 사람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WHO보다 결코 작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건강이나 질병과 관련해 대중으로부터 신뢰받는 인물의 비공식적인 게시글과 메신저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는 WHO, 질병관리청과 같은 방역 전문기관이 내놓는 메시지의 영향력을 능가합니다. 메시지의 정확성과 상관없이 말이죠. 사회적·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이 의과학적인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이러한 인포데믹의 가장 큰 해악은 공공의 방역을 저해한다는 데 있습니다.

WHO는 이와 관련해 ‘인포데믹 고리 끊기’를 제안합니다. “개인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접하는 정보는 방대하지만 이 정보 중 잘못된 것들도 많다. ‘미신 파괴자’를 확인하고, 잘못된 정보를 접할 때 재확산에 기여하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미신(Myth)들, 아직도 믿고 계십니까? 이재호 기자

겨울철 흔한 변비 탈출, 쾌변의 비법은?

● 건강 Life 2021. 2. 13. 07:55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야외활동 줄며 내장활동도 둔화…쾌변 습관·좋은 식품·적정 운동을

 

추워지면서 변비로 고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활동량이 줄고, 몸에 냉기가 쌓이면서 배변기능이 저하된 탓이다. 배설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면, 변이 장내에서 오래 정체되어 갖가지 생리적 장애를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변비란 오래 변을 보지 않거나 변의가 있어도 배변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변이 굳거나 건조하고 배변 횟수와 변의 양이 감소해 불쾌감과 고통을 수반한다. 변을 볼 때 너무 힘이 들거나 용변을 본 후에도 덜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변비 증상의 하나이다. 경우에 따라 며칠에 한 번씩 변을 보는 데도 고통을 느끼지 않고 규칙성을 띤다면 변비라고 할 수는 없다.

배설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면 체내 독소가 만들어진다. 체내에서 오래 정체된 숙변으로 인한 독소가 혈액을 오염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각 기관의 기능을 저하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그로 인해 복부에 가스가 차고, 두통이나 불면증이 생기고, 피부가 거칠어지고, 비만과 노화를 촉진하고, 여러 질병을 부추긴다. 오래된 변비가 대장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변비를 계속 방치하면 큰 질병을 부르는 원인이 되므로, 쾌변의 습관을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의 의학자인 코다 미츠오 박사는 영양과잉이 문제가 되는 오늘날 '체내 노폐물을 완전히 배설하는 것이, 심신을 정화하는 길이고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변비는 섬유소가 적은 식사, 수분 섭취량의 부족, 불규칙한 배변 습관,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긴장, 몸의 냉기, 무리한 다이어트 등이 원인이 되어 발병한다. 어느 질환의 증상으로 변비가 나타나기도 하고, 약물의 오남용으로 배변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쾌변하는 습관 들이기

쾌변의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가급적 정해진 시간에 변을 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기르기 위해, 매일 아침 화장실에 가서 변을 보기 위해 시도해 보자. 화장실에 갈 때 신문 등 읽을거리를 갖고 가는 것은 오히려 변비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화장실에서는 변을 보는 데 정신을 모을 필요가 있다.

불규칙한 식사와 다이어트는 변비를 부추기는 나쁜 생활습관이다. 규칙적으로 음식물을 섭취해야, 위가 연동운동을 하고 대장도 움직여서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장의 연동운동이 원활하도록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자. 그리고 평소 변이 마려우면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에 가야 한다. 변을 참다보면 변비가 되기 싶다.  

생수를 수시로 마시는 것은 쾌변을 위한 좋은 생활습관이다. 성인의 경우 하루 2리터의 물을 식사 전후 시간대를 피해 조금씩 자주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변비 치료에는 아침에 일어나 냉수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체질이 냉한 사람은 추운 겨울에 찬물을 마시는 것이 오히려 인체에 부담이 되므로 미지근한 물을 먹는 것이 이상적이다.   

변비에 좋은 식품, 나쁜 식품

쾌변을 위해서는 섬유질이 다량 함유된 해조류, 채소, 과일, 현미, 잡곡 등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식이섬유는 물을 흡수하는 힘이 강해서 대장의 변을 팽창시켜 쾌변을 돕는다. 섬유질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방귀가 잦아지고 더부룩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차츰 나아진다. 단, 대장암으로 인해 대장이 좁아진 경우라면, 주치의와 상담해서 식단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효식품, 견과류, 식물성 기름 등도 쾌변에 도움이 된다. 유익한 미생물의 활동으로 소화 작용과 장청소를 돕는 '청국장'과 '된장' '요구르트', 장을 튼튼히 해주는 펙틴이 풍부한 '사과', 장의 연동운동을 돕는 '미역'과 '다시마', 섬유질이 풍부한 '고구마'와 '현미' 등은 특히 변비 해소에 좋은 식품이다.

반면 섬유질이 없어 장내에서 연동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육류와 튀김류의 과다 섭취는 변비를 부른다. 인스턴트식품과 자극성이 강한 식품도 배설작용을 방해한다. 이뇨작용, 즉 체내수분을 배출하는 작용을 하는 커피와 술도 변을 굳게 해서 변비를 부추기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감은 섬유질이 많지만 변을 굳게 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많이 먹지 말고, 체내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담배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식사는 느긋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배변작용은 물론 몸 전반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한다.    

때로는 약물 남용이 변비를 부르기도 한다. 항우울제, 진통제, 철분제, 혈압약 등의 장기 복용이 변비를 부추길 수 있기에 신중하게 이용하자. 상습적인 변비약의 이용 역시 변비를 더욱 악화시킨다. 변비약을 쓰면 일시적인 효과를 보지만 내성이 생겨 복용량을 계속 늘여야 하고, 결국 장의 기능을 더욱 무력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은 이들의 경우 신경성 변비인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를 받아 불안하거나 긴장하게 되면, 몸이 경직되고 장벽이 수축하면서 장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럴 때는 명상, 단전호흡, 요가 등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신경성 변비의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마음이 평온해지면 자연스럽게 몸도 이완되면서 장운동도 정상화된다.

대장운동 촉진하는 운동과 마사지   

꾸준한 운동은 쾌변의 습관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걷기, 조깅 같은 전신 운동이나 스트레칭은 대장의 운동성을 높여주는 좋은 운동이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윗몸 일으키기'나 '45도 다리 들기'도 복부의 힘을 강화해서 대장운동을 원활히 한다.

복부와 하체가 차면 장이 수축되고 운동성도 저하되므로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몸에 냉기가 쌓이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따뜻한 음식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고,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냉기를 몰아내는 방법이다.

평소 아랫배를 두드리거나 문질러 자극을 가하면 대장운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랫배를 두드릴 때는 양손으로 주먹을 가볍게 쥐고 아랫배 전체를 골고루 20~30회 두드리면 된다. 이것을 3~5회 반복하면 복부의 장기가 튼튼해지고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변비 해소에 효과적이다. 기상 직후 화장실에 가기 전에 하면 더욱 좋다.

손바닥으로 배꼽 주위를 마사지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편안하게 누워 무릎을 세우고 두 손바닥을 따뜻하게 비빈 후 배꼽 주위를 시계 방향으로 문지르면 된다. 대장의 운동 방향에 맞추어 오른쪽 아래, 오른쪽 위, 왼쪽 위, 왼쪽 아래의 순으로 시계 방향으로 돌려 따뜻해질 때까지 마사지를 하자. 처음에는 부드럽게 하다가 점차 힘을 주어 문지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배에 딱딱한 것이 느껴질 때는 그 부위를 집중적으로 마사지해서 부드럽게 풀어주면 된다.  

코다 미츠오 박사는 '찬물과 더운물에 적신 수건을 교대로 1분씩 배에 올려 높으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변비 해소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권한다.

예로부터 건강의 기본으로 '쾌식' '쾌면' '쾌변'이 강조되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만큼, '시원한 배변'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배설작용이 원활하지 않으면 무병장수를 기대할 수 없다. 건강한 삶을 위해 적극적으로 쾌변의 습관을 기르자.

미국서 가짜 N95 마스크 기승…의료진 안전도 위협

● 건강 Life 2021. 2. 12. 06:11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코로나19 국면서 그동안 가짜 3M 마스크 1천만개 압수

 

     미국에 유통된 가짜 3M N95 마스크(미국 이민세관단속국 제공)

 

미국에서 가짜 N95 마스크가 유통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의 안전도 위협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KF94처럼 바이러스 차단력이 강한 N95 마스크는 미국에서 주로 의료진이나 코로나19 업무에 투입된 공무원이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가짜 N95 마스크에는 3M 상표까지 찍혀 정품과 구분하기 어렵게 돼 있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짜 마스크는 적어도 5개 주의 병원과 의료 시설, 정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통·보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토안보부는 수사상의 이유로 해당 주와 회사는 공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넘기면서 마스크가 부족한 병원이나 개인을 상대로 이러한 가짜 마스크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가짜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백신이나 개인 보호장비, 또는 해외에서 개발됐다는 치료제를 판매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팬데믹 사태 초기에는 소비자에게 바가지를 씌운 사례가 많았지만, 현재는 가짜 상품을 배달하는 수법이 많아졌다고 한다.

 

     가짜 마스크 유통 단속(미국 이민세관단속국 제공)

전세계에서 N95 마스크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3M사는 지난해에만 20억 장을 공급했지만, 물량이 부족했던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가짜 업체들이 다수 등장했다.

이에 따라 3M은 홈페이지에 포장 상태나 로고 등으로 알 수 있는 가짜 상품 구분법까지 올려놨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토안보부와 국경 수비대, 식품의약국(FDA), 연방수사국(FBI) 요원 등과 협력해 가짜 상품 적발에 나섰고, 수백 명을 검거했다.

그동안 1천250회 넘게 수색을 벌였고, 가짜 3M 마스크만 1천만 개 압수했다.

국토안보부는 가짜 3M N95 마스크로 의심되는 모델 '1860'과 '1860S'를 공급받은 주와 병원에 경고문을 보냈다.

워싱턴주에서는 여러 회사에서 납품받은 마스크를 조사한 결과 140만 달러 분량의 30만 개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연구팀, 중국 윈난지역 식생 변화 추적
기후변화로 박쥐 ‘맞춤형’ 서식지로 탈바꿈
100년 간 박쥐 40종·바이러스 100종 늘어

 

중국 남부 윈난지역 박쥐 서식 숲.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영국 연구팀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일으킨 직접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증거를 제시했다. 지구온난화가 식생에 변화를 일으켜 박쥐 종 증가를 초래해 박쥐 기원의 바이러스 창궐을 야기했다는 주장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지난 1세기 동안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로 박쥐들이 좋아하는 숲 서식지가 크게 늘어난 중국 남부와 인근 지역이 박쥐 기원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발원지가 됐음을 밝히는 논문을 과학저널 <종합환경과학> 5일(현지시각)치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중국 남부 윈난지역과 인근 미얀마와 라오스 지역에서 식물 식생의 대규모 변화를 추적했다. 초목의 성장에 영향을 끼치는 기온 상승과 일사,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를 포함한 기상기후 변화들이 기존 열대 관목지대를 열대 초원지대(사바나)와 낙엽수림으로 바꿔놓았다. 대부분 숲속에서 사는 많은 박쥐 종들에게 알맞은 환경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의 변화로 박쥐 숫자가 늘어난 지역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중국 남부와 인접한 동남아 국가 지역들이었다. 특히 중국 남부와 미얀마, 라오스 지역은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 코로나19 발생지와 일치한다.

 

연구팀은 또 지난 세기 윈난지역에 박쥐 40종이 추가로 늘어났으며, 유전자 분석을 통해 100종 이상의 박쥐 기원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들 박쥐에 깃들어 살고 있음을 발견했다. 논문 제1저자인 케임브리지대 동물학부 연구원 로버트 베이어는 “지난 100년 동안 기후변화는 중국 윈난지역을 박쥐 종들이 더 많이 살 수 있는 서식지로 바꿔놓았다”며 “기후변화에 따라 박쥐 종이 전 세계로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코로나19 발원 과정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베이어는 현재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으로 기후변화와 바이러스 전파 관계에 관한 후속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온과 강수량, 구름양 등 기상기록 자료를 토대로 100년 전의 세계 식생 지도를 만들었다. 또 세계 박쥐 종들이 선호하는 식생 정보를 사용해 20세기 초 종별 세계 분포도를 그렸다. 이 지도와 현재의 식생 및 박쥐 종 분포도를 비교해 기후변화로 인한 식생의 변화와 박쥐 종 증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베이어는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바뀌자 박쥐 종들은 서식하던 곳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으며, 바이러스도 함께 옮겨졌다”고 말했다.

세계 박쥐 종은 3000여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다. 한 종마다 평균 2.7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 박쥐들은 바이러스로 인한 병증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특정 지역의 박쥐 개체수가 증가하면 인간에게 해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거나 진화할 확률이 높아진다. 박쥐의 모든 바이러스가 곧바로 인간에게 전파되진 않지만, 메르스나 사스, 코로나19처럼 일부 바이러스는 전파가 이뤄진다.

기후변화로 박쥐가 증가한 곳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지목된 천산갑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종(Cov1)인 사스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알려진 소형포유류 흰코사향고양이(백비심)도 이곳에서 산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천산갑으로 종간 전파(스필오버)됐고,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후베이성 우한 야생동물 노천시장에서는 주민들이 천산갑을 사고 팔았다.

논문 공저자인 케임브리지대 동물학부 앤드리어 매니커 교수는 “코로라19 대유행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일으켰다. 정부는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조처를 결단력 있게 추진해 감염병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저자인 캐마일로 모라 하와이대 교수도 “기후변화가 야생 천산갑에서 인간으로 전파를 촉진했다는 사실은 온실가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라고 했다.

메이어는 “미래의 인수공통감염병의 종간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자연서식지 보호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고 야생동물 사냥과 거래를 제한하는 강력한 법규를 마련하고 농장과 시장, 이동 과정의 동물복지를 수립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