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P, 사상 최대 규모 50개국 120만명 대상 여론조사

 

54일 간의 최장 장마가 있었던 지난해 여름 환경시민단체들의 연대체인 기후위기비상행동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만든 해시태그와 함께 공유한 이미지.

     

청소년 50만명을 포함해 전 세계 120만명을 대상으로 한 사상 최대 규모의 기후변화 여론조사가 이뤄졌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기후변화를 세계적 비상사태라며 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 조치를 원한다고 답했다.

27일 유엔개발계획(UNDP)50개국 120만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함께 한 조사에서 기후변화를 세계적 비상사태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64%그렇다고 답했다. 미래세대인 14~18(69%) 외에도 18~35(65%), 36~59(66%), 60살 이상(58%)에서도 높은 비율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기후변화가 세계적 비상사태라고 답한 사람들 중 59%세계가 필요한 모든 것에 시급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현재의 대응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10%, ‘대응을 더 늦춰도 괜찮다고 답한 이들은 20% 수준에 그쳤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조사에서 기후변화를 세계적 비상사태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그렇고고 답한 이들의 지역별 비율.

유엔개발계획(UNDP)의 조사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대한 응답별 비율. 응답자의 59%세계가 필요한 모든 것에 시급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원하는 기후변화 대응 조치(복수응답)는 산림과 토지 보존(54%),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53%), 기후친화적 영농 기법(52%), 녹색 사업·일자리에 대한 투자(50%)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담당한 스티븐 피셔 옥스퍼드대 교수는 기후 비상사태에 대한 인식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널리 퍼져 있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영국서 COVID19 백신 노바백스 임상시험 3상에 참가

안희경 (생물학 박사, 영국 노리치 세인스버리연구소)

 

영국 노리치에서 식물과 미생물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안희경(33) 박사는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진행된 미국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3)에 자원했다. 한국 정부는 현재 노바백스와 백신 구매 협상을 하고 있다. 전례 없이 짧은 기간에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한 기대와 걱정 속에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자원자들의 노력을 들어봤다. 19일 기준 영국 하루 신규 확진자는 33355, 누적 사망자는 91470명이다.

타국살이는 언제나 고달픈 일이라지만, 2020년 영국에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우지 못한 영국에서는 무려 세 번이나 전국 봉쇄령이 내려졌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1월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매일 4~5만명, 사망자도 매일 천여명이 발생한다. 낙후한 공공체계, 한발 늦은 추적 시스템, 그리고 초기 진단검사 수 부족이 맞물려 현재 영국 상황을 만들어냈다.

근무하는 연구소가 언제 또다시 닫힐 지 알 수 없어서, 살얼음판 위를 걷는 기분으로 출근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이라는 공고를 보았다. 같은 연구단지에 있는 임상시험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었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노바백스(Novavax)의 백신으로 진행되는 임상시험이었는데, 미력하나마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외피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세포에 침투한다. 노바백스의 백신(NVX-CoV2373)은 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만들었다. 특히 스파이크 단백질이 여러 개가 한 데 모여 별 모양의 작은 나노입자가 되는데, 이런 형태는 인체 내에서 항체 생성율을 높인다. 그리고 이 항체가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하게 된다. 여기에 함께 접종되는 식물 추출물은 면역 반응을 촉진해서 항체 생성을 더욱 증폭한다. 단백질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냉장보관이 가능하며 유통기간이 길다.

영국에서 실시하는 백신 임상시험은 15천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3상 임상시험으로, 이미 1, 2상 시험을 통해 검증된 안전성과 유효성을 최종 확인하는 단계다. 내가 참여한 임상시험의 경우 65살 이상 참가자가 25% 이상이다. 당뇨, 고혈압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참여한다. 다양한 인구의 백신 반응을 확인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3주 간격으로 두 번 접종이 이루어지고, 그 후 1년간 추적 검사가 이루어진다.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한다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임상시험 참가를 독려해 주었지만, 부작용을 걱정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임상 3상을 실시하기 전, 1·2상 임상 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100명 남짓이었다. 부작용이 적었다고는 하나, 미처 발견되지 않은 부작용이 임상 3상 진행 중에 생길 수 있었다. 두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백신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해야 하며, 그 데이터는 임상시험에 참가하는 이들로부터 나온다. 이들이 없이는 백신의 효과를 증명할 수 없다. 임상시험 참가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이 없어도, 그와 상관없이 기꺼이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다.

무엇보다 임상 3상시험은 참가자의 다양성이 중요하다.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인종, 그리고 다양한 생활패턴을 가진 이들이 두루 참가할수록 백신의 안정성과 효율성에 대한 결과가 다양한 인원을 대표하는 것이 된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처럼 전세계 인구에게 접종될 수도 있는 백신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의 1·2상 시험 참가자는 총 131. 그 중 아시안과 흑인은 각각 17명과 2명이었다. 임상시험에서의 편향된 인구 구성 때문에 혹시라도 어떤 부작용을 놓칠지 모른다는 우려 역시 임상시험장으로 날 이끌었다. 나의 가족이 접종 받게 될지도 모를 백신인데, 그 안전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라도 참여할 것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쿼드럼연구소 진료실에 들어가니 동년배로 보이는 의사가 앉아 있다. 함께 임상시험 동의서를 한장 한장 확인했다. 동의서에 포함된 내용 중 어느 하나라도 불편하다면 바로 임상시험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 동의를 한 후에는 기본적인 문진이 이어졌다. 이 과정이 끝나고 연구간호사의 진료실에서 보다 자세한 검진을 받은 후 접종이 이루어진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자원한 안희경 박사에게 노바백스에서 제공한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임상시험 자원자 카드.

접종은 보다 넓은 처치실에서 이루어졌다. 참가자 중 절반은 백신을, 그리고 남은 절반은 플라시보(가짜 약)인 소금물을 접종 받는다. 하지만 임상시험은 이중맹검(주관적 편향을 막기 위해 시험자와 피험자 모두 접종 내용을 모르게 하는 것)으로 진행되어서 제조실 외에는 접종하는 이도, 접종 받는 이도 무엇을 접종하는지 알 수 없다.

다들 무엇을 접종 받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의 참여로 조금이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진료실 분위기는 활기차다. 처치실에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의료진도 참가자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가벼운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 보면 접종 후 대기 시간 30분은 금새 지나간다. 두 차례 접종을 받으면서 발열, 오한, 혹은 접종 부위가 부어 오르는 증상을 경험하지 않았다. 대기 시간 30분이 지나고 나면 일상 생활로 복귀하면 된다. 접종 후에는 몇 달 간격으로 항체 생성율을 검사하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도 확인한다. 이렇게 1년간 백신의 안전성, 유효성, 부작용 등에 대한 추적 검사가 진행된다.

백신트래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임상 3상시험이 진행 중인 백신은 20종류다. 보통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승인이 되는 데 10년이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코로나19가 발견되고 1년만에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이렇게 우리가 접종 가능한 백신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백신 물질을 개발한 과학자들, 임상시험을 준비한 연구진과 의료진, 임상시험에 기꺼이 참가하기로 자원한 이들이 있다.

백신 하나의 효과를 입증하는 데만 수만명이 참여한다. 이런 백신이 20종류니, 못해도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뿐일까. 임상시험을 진행한 후에는 국가별로 승인심사가 진행되고, 그 다음에는 실제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영국에서는 접종 전문인력만 8만명, 보조인력까지 하면 십수만명이 매일 바이러스와 싸워 나가고 있다.

내가 1년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한 결과는 아마도 몇 달 후 논문에 나오는 그래프의 점 몇 개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모인 수만개의 점이 인류가 접종 받을 수 있는 또다른 안전한 백신을 증명할 수 있다면,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1년 간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코로나19라는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하루에도 수천, 수만명이 죽어가는 현실이 끝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3개월 뒤 탈모 · 운동 때 숨찬 증상 6개월 뒤엔 피로감폐 섬유화 관찰

방역당국 셀트리온 항체 치료제 식약처 승인 전 고연령·고위험군 투여

 


코로나19 확진자들의 후유증을 조사한 결과 회복하고 3개월이 지난 뒤엔 탈모와 운동 때 숨찬 증상이, 6개월 뒤엔 피로감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확진자들에게선 폐 기능 저하나 폐 섬유화도 관찰됐고, 정신적 우울감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도 보였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2부본부장은 14일 정례브리핑을 열고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이 성인 확진자 40명을 대상으로 3개월 마다 검진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담은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적 후유증 연구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권 부본부장은 일부 환자는 폐 기능 저하를 보였는데 시간 경과에 따라 회복양상이 나타났으며, 폐 컴퓨터단층촬영(CT) 관찰에서 3개월 시점에서는 폐에 염증이 상당 부분 남아 있었고,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는 대부분 호전됐으나 일부 폐 섬유화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폐 섬유화는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이어 “40명에는 경증과 중등증, 중증 환자가 골고루 섞여 있고, 연령대별로도 골고루 분포돼 있다폐 기능 저하와 관련해서는 60살 이상의 고령 및 중증이었던 환자에게서 높은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정신과적 후유증의 경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울감은 감소된 대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후유증 사례에 대해서도 권 부본부장은 중국의 경우 회복된 환자 중에 4분의 3에 이르는 76%가 지속적인 임상 증세를 호소했는데 가장 많은 건 근육 약화나 수면 장애 등이었고, 미국의 경우에도 기저질환 환자에게서의 사망률 증가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 승인이 이뤄지기 전에 고연령·고위험군 환자에게 우선 투여하기로 결정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의 임상 3상 조건부 허가에 대해 식약처 검토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는 조건부 허가 승인 전이라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고연령·고위험 환자에게 항체치료제를 투여하는 연구자 임상시험을 식약처와 협의해 모두 35개 의료기관과 75명의 연구자 참여 하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희창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장은 이를 두고 렉키로나주는 전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이 결과를 지난 12일 과학잡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공동 게재했다. 이 결과에 대해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통해 통계적으로 추가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구소는 현재까지 국내에 유행한 바이러스주에 대해 항체치료제의 중화능력을 평가했고, 중화능력이 유지됨을 확인했다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입된 (변이) 바이러스주에 대해서도 중화능력을 추가로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모더나 CEO  코로나19 사라지지 않을 것

풍토병 될 가능성 높다전문가 지적 일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백신 제조사 최고경영자(CEO)가 전망했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13JP모건 보건의료 콘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해 "SARS-CoV-2(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바이러스와 영원히 함께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앞으로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공중보건 및 감염병 전문가들의 예상과 일치하는 견해라고 CNBC는 전했다.

방셀 CEO의 발언은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새로운변이 바이러스가 보고된 날 나온 것이기도 하다.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2종이 발견됐고, 이 중 소위 '콜럼버스 변이'는 최근 3주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백신 개발사 화이자는 보건당국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지속해서 관찰해야 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에도 백신이 예방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