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백신 모두 전달체(벡터) 방식, 화이자·모더나 mRNA 백신과 달라
FDA “가능성 있지만 확인 안돼” 두 백신, 혈전 사망자 규모 큰 차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 존슨앤드존슨(J&S)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혈전(혈액 응고) 부작용 우려를 제기하면서 각국이 접종을 멈추고 도입을 미루고 있다. 이 백신은 혈전과 관련해 ‘드문’ 부작용이 확인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은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방식이며, 현재까지 발생한 사망자 규모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미치지 않는다.
미 FDA “드물지만 심각한 혈전”…각국 접종·도입 멈춰
13일 <뉴욕 타임스> 보도 등을 보면, 이날 미 식품의약국은 얀센 백신 접종자 중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 사례 6건을 근거로 이 백신의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얀센은 현재 전 세계에서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만 접종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초부터 얀센 백신 접종에 들어갔으며, 접종자 약 700만명 가운데 6명에게서 혈전 사례가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18~48살의 여성이었고 6~13일 이후 증세가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 상태다.
미국은 14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외부 자문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얀센 백신의 부작용 사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때까지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모든 접종 센터에서 이 백신 투여를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미국 내 최소 35개주가 당국의 권고 직후 얀센 백신의 접종을 중단했다. 하워드 주커 뉴욕주 보건국장은 주내 얀센 백신의 접종을 “즉시” 중단시켰다며 기존 예약자들에게는 화이자 백신을 투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이날 미 식품의약국 권고 뒤 얀센 백신 접종을 중지했다. 남아공은 지금까지 2만8900여명의 의료 종사자가 얀센 백신을 맞았고, 혈전 발생 보고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얀센 백신 도입을 검토하는 유럽은 이를 늦추기로 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날 성명을 내어 “유럽 보건당국과 이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유럽에서 우리 백신의 출시를 선제적으로 연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얀센 백신 사용을 승인한 캐나다도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얀센·AZ, 같은 벡터 방식…면역 반응과 연관될 가능성
얀센 백신은 현재까지 개발이 완료된 백신 가운데 유일하게 1번만 맞으면 돼,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이 일반적인 감기를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매개체)로 이용한 방식이다. 이에 반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경우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실제 바이러스(항원)가 아닌 소량의 유전자(mRNA)를 주입해 항원을 만든다.
피터 마크스 미 식품의약국 바이오로직스 평가 및 연구센터 소장은 이날 “얀센 백신에서 보고 있는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봤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윌 코넬 메디신의 면역학자 존 무어도 “얀센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 우려가 매개체(아데노바이러스) 성분에 의한 면역 반응과 연관될 수 있다는 것은 타당하지만 아직 입증되지는 않았다”며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식품의약국은 구체적인 연관 관계를 찾기 위해 두 회사의 백신을 포함해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한 여러 백신의 임상 실험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얀센, 미국서 700만명 중 1명 사망…AZ, 유럽서 3400만명 중 19명 사망
현재까지 드러난 바를 보면, 얀센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 발생 확률은 차이가 있다. 얀센의 경우 접종자 700만명 가운데 6명에게서 혈전 현상이 발견됐고 1명이 사망했다. 110만명 중 1명꼴로 발생하고 700만명 중 1명이 숨진 셈이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에서 2천만명이 접종해 79명이 희귀 혈전을 겪었고 19명이 사망했다. 25만명 중 1명 꼴로 발생해, 100만명 중 1명꼴로 사망한 것이다.
유럽연합에서는 더 적다. 유럽의약품청(EMA) 조사를 보면 지난 4일까지 유럽경제지역(EEA)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3400만 회분 접종했고, 뇌정맥동혈전증 사례 169건, 내장정맥혈전증 사례 53건이 보고됐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9명이다. 15만명 중 1명 꼴로 혈전이 발생했고, 180만명 중 1명꼴로 숨졌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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