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빛 돌며 2~3년 더 숙성된 깊은 맛…“아름다워” 절로 나오는 감탄

타닌이 부드럽고 꽃향기도 더 많이 나…“기후변화에도 잘 자라는 식물 연구할 것”

 

 

"음, 아름답네요. 지구에서 숙성된 와인과는 맛, 향, 색깔 모두 확실히 다릅니다."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1년간 숙성된 프랑스 보르도의 레드 와인을 맛본 연구진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와인의 숙성 정도도 지구에서보다 더 빠르게 이뤄져 깊은 맛을 낸다는 평가도 나왔다.

25일 영국 인디펜던트,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프랑스의 보르도에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우주에서 가져온 프랑스 메를로 품종의 '샤토 페트루스' 와인과 지구에서 보관해온 같은 제품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가 벌어졌다.

이는 세계 최초로 무중력의 우주에서 1년가량 숙성한 와인의 맛은 어떤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앞서 룩셈부르크 스타트업 '스페이스 카고 언리미티드'는 2019년 11월 농업 연구를 목적으로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화물선 '카고 드래건'에 와인 12병을 실어 보낸 후 14개월만인 지난 1월 14일 지구로 가져왔다. 와인들은 438일 19시간 동안 지구 궤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무중력 상태로숙성됐으며, 우주에서 약 3억㎞를 이동했다. '우주 와인'과 지구에서 숙성된 같은 종류의 와인을 2개의 잔에 따라 맛을 본 전문가들은 우주 와인에 대해 "밝은 벽돌색이다", "루비색도 띤다", "가장자리는 약간의 갈색빛이 도는 붉은 벽돌색이 드러나고 옅은 분홍빛도 보인다"는 등 평가를 하였다.

와인 전문가 제인 앤슨은 "우주 와인의 중심부 색깔은 뚜렷하지만, 가장자리는 벽돌색을 띤다. 지구의 와인보다 조금 더 숙성됐고, 타닌이 더 부드럽다. 꽃향기가 좀 더 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 와인'은 숙성 기간이 2∼3년 더 지난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만약 오늘 밤 당장 와인을 먹어야 한다면 우주 와인이 좀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와인 판매업자는 "숙성 기간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두 와인 중 하나는 확실히 더 진한 색깔과 향을 띤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곰 스페이스 카고 최고경영자(CEO)는 "우주 와인은 색깔도 다르지만 맛도 독특하다. 좀 더 숙성된 지구의 와인 같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끄는 필리프 데리어트는 "우주에서 와인 숙성은 지구와 다른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어떤 요소가 향과 맛, 침전물, 기포에 영향을 미쳤고 다르게 만들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우주에서 가져온 나머지 11병의 와인과 포도 줄기 320개를 연구소로 보내 분석할 예정이다.

곰 CEO는 이와 관련 "식물들이 기후변화와 중력의 영향 없이 잘 자라도록 자연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라면서 "유기농이면서 건강한 미래 농업을 펼쳐나갈 수 있는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백신 수출 제한 등 확보에 사활 걸면서 백신 불평등 해소 외면, 비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WHO 갈무리

 

“그로데스크하다.”(괴기하고 극도로 부자연스럽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각)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이날 선진국과 저개발국 간의 백신 접종 격차에 대해 “도덕적 분노”라는 표현을 쓰며 강하게 비판했다. 선진국들이 백신 수출 제한을 시도하는 등 백신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도, 세계적인 백신 불평등 해소에는 눈을 감고 있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이날 <알자지라> 등 보도를 보면,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명백히 예상되는 도덕적 실패의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격차는 날마다 증가하고 있고 점점 더 그로데스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질병 위험이 낮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나라는 다른 나라의 보건 종사자와 고령층, 취약 계층의 생명을 희생하면서 그렇게 하고 있다”며 “어떤 나라들은 자국의 모든 인구를 접종하기 위해 경쟁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접종 현황을 보면 나라별 격차가 두드러진다. 이스라엘의 경우 969만 회분을 접종해 전 국민이 1차례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지만, 백신을 1만회분 이상 전달받지 못한 국가도 적지 않다.

국제 통계누리집인 ‘아워 월드 인 데이터’ 자료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총 4억4816만 회분의 접종이 이뤄졌고, 미국과 중국이 각각 1억2448만회분, 7496만회분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인도(4507만)와 영국(2986만), 브라질(1356만), 터키(1306만), 독일(1047만) 등이 이었고, 이스라엘과 프랑스, 칠레, 러시아 등도 수백만 회분을 접종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가 주도하는 국제 백신 공동구매·분배 조직인 코백스(COVAX)는 22일 기준 엘살바도르 등 57개국에 백신 3100만 회분을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백신 접종량(2986만)과 비슷하며, 전 세계 백신 배포량의 6.9%, 전 세계 인구의 0.4%에 해당한다. 최현준 기자


1억3천만회 분 생산하고도 수출은 0… ‘백신 구두쇠’ 미국

중국은 생산량의 62% 수출 … EU도 48%
내부에서 “비윤리적이며 외교 실수” 지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인 지난해 12월21일 델라웨어주 뉴어크에 있는 크리스티아나케어 병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뉴어크/AFP 연합뉴스

 

미국이 전세계 코로나19 백신의 27%를 생산하면서도 국외 수출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백신 생산량의 33%를 차지하는 중국은 62%를 수출했다. 미국이 중국에 견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지만, 미국 내에서도 비윤리적이며 외교적인 실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22일(현지시각)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인도 등 전세계 주요 백신 생산국의 생산량과 수출 현황 등을 전하며, 미국에서 생산된 백신의 외부 유출이 유독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의 코로나19 백신 1억3610만 회분을 생산해,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의 27%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국외로 수출된 것은 전혀 없었다.

반면, 중국, 유럽연합, 인도 등은 백신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국외에 수출했다. 시노백, 시노팜, 칸시노 등 1억6940만회분의 백신을 생산한 중국은 전세계 생산량의 33%를 차지해 1위 생산국이었고, 이 가운데 62%를 외국에 수출했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9620만회분을 생산하는 유럽연합은 화이자 백신 생산량의 48%를 국외 수출했다. 6800만회분을 생산한 인도는 물량의 65%를 수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2990만명으로 전세계 확진자의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미국의 현실이 반영됐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민 우선 접종 방침을 정하고, 사실상 수출 금지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국방물자생산법 등을 동원해 백신 확보에 힘을 쏟았고, 인구 수를 뛰어넘는 5억명 분량의 백신을 확보하기도 했다.

 주요국 백신 생산량. 악시오스 갈무리

바이든 인수위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원이었던 지크 이매뉴얼 펜실베이니아대 부학장은 “우리(미국)는 곧 공급 과잉을 맡게 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백신을 팔고 있는데, 우리는 1억회분의 백신 여분을 쌓아놓는 것은 비윤리적이고 외교전략적으로 실수”라고 말했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미국이 백신 개발 초기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우선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이런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 내부 반대가 거의 없다는 것은 놀랍다”고 말했다.

백신에 대한 자국 우선주의가 미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과 영국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놓고 상호 수출 제한에 나서는 등 극심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백신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은 24일 정상회의를 열어, 역내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영국 수출 금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1일 유럽연합 핵심 국가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통화해 이 백신의 수출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

이런 갈등은 영국계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1월 영국 내 생산은 유지하면서, 유럽연합 내 공장의 낮은 생산성을 이유로 유럽연합 공급분에 차질을 빚은 것이 계기가 됐다. 실제 유럽연합은 이 제약사로부터 1분기 약속받은 백신의 절반 정도밖에 공급받지 못한 상태이며, 그 배후에 영국 정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현준 기자

 

“임상시험 안전성 확인…안심하고 맞으시길

 백신 맞고 열 나면 해열제로 적극 관리해야”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고혈압이나 당뇨 등은 대표적인 성인 만성질환입니다. 심장이나 뇌에 크고 작은 질환이 있어서 주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하고 약을 먹으며 건강을 관리하는 인구도 상당합니다. 이런 분들은 안 그래도 건강 상태에 민감한데, 코로나19 백신이 혹여 갖고 있던 기저질환을 더 악화시키지는 않을까 걱정이 들 법 합니다. 이번 ‘백·알·맞’(백신 알고 맞자) Q&A에는 전문가들에게 이런 걱정에 대한 답을 들어봤습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합니다. 애초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는 이런저런 기저질환을 가진 이들이 다수 참여해 효능과 이상반응 등을 살펴보게 됩니다. 만약 어떤 백신이 고혈압 환자에게는 못 쓰는 백신이라면, 그것 자체로 제대로 된 약이라고 볼 수가 없겠죠. 전 세계 성인 인구의 40% 정도가 고혈압 환자라고 할 정도니까요. 그래서 화이자가 미국 등 6개 국가에서 수행한 1∼3상 시험에도 전체 참가자(4만3448명)의 20.7%(8978명)는 기저질환을 가진 이들이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 시험에서 2만3745명 참여자 가운데 35.8%(8510명)가 비만, 심혈관계, 호흡기계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두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 백신 접종군의 기저질환이 더 악화하지 않았고, 예방효과도 접종군과 비접종군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 133개 나라에서 약 4억3천회(블룸버그 백신 트래커 21일 오전 4시 기준) 접종이 이뤄졌다는 점, 접종 국가 대부분이 지병 하나쯤은 안고 살기 마련인 고령층을 우선 접종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만약 코로나19 백신이 고령층이 가지기 마련인 특정 질환을 더 악화시켰다면 전 세계 백신 접종은 진작에 중단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질병관리청도 “중증 기저질환자 역시 접종 건강상태가 좋다면 접종해도 된다”며 “다만 접종 전 예진에서 발열이 있는 등 급성 병증이 있다면 접종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접종에 뒤따르는 면역반응이 걱정이란 분들도 많습니다. 고열 증상 등이 고령층이 견디기엔 힘든 수준이 아닐까 하는 우려인데요. 전문가들은 해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합니다. 엄중식 교수는 “가령 심부전이 있는 사람에게 고열이 생기면 심장 기능이 더 안 좋아지는 등 고령층에게 고열은 위험할 수 있다”며 “접종 뒤 발열이 생기면, 해열제를 먹고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발열에 대한 걱정은 너무 크게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발열 등의 이상반응 발생 빈도가 60대 이상에서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질병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백신 접종자 1만8천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이상반응을 호소한 비율은 20대가 9.8%, 30대 8.3%, 40대 7.2%, 50대 6.3%로 차츰 감소하고, 60대에선 1.1%로 확 줄어듭니다.

사실 기저질환자나 고령층은 ‘예방접종을 해도 된다’가 아니라 ‘꼭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기저질환자나 고령층엔 코로나19 감염이 너무나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80대 이상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명률이 20.5%에 이릅니다. 70대는 6.39%이고요, 60대는 1.27%입니다. 사망에 이르지 않아도,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훨씬 큽니다. 최원석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차츰 오르면서 사회가 조금씩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백신 미접종자에겐 외려 일정 기간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더 커지게 될 수 있다”며 “백신의 이득(예방효과)은 분명하고, 기저질환 악화 근거는 없으니 차례가 오면 꼭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최하얀 기자

 

  안전성 위원회 임시회의 결과 발표
“혈전 현상 위험과 전반적 연계성 없어
  매우 드문 혈전 현상 관련 가능성은 있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유럽의약품청(EMA)이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해 얻는 이익이 위험성보다 크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은 18일 안전성 위원회 임시 회의를 열어 아스트라제카 백신과 혈액이 굳는 ‘혈전 현상’ 위험성 증가와 전반적으로 연계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유럽의약품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여전히 크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특정 제조 현장과 관련된 문제점이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유럽의약품청은 “혈소판 감소와 관련한 매우 드문 혈전 현상과 관련되어 있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은 유럽연합(EU) 내 의약품 및 백신의 평가, 승인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유럽의약품청 에머 쿡 청장은 드문 혈전 현상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이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쿡 청장은 “우리의 과학적 입장은 이 백신이 시민들을 코로나19에서 보호하기 위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선택지라는 것이다. 이것(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에서 적어도 60% 면역 효과를 보였다. 그리고 사실, 실제 (접종)에서는 면역 효과가 임상시험보다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7일 오스트리아 보건 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액 응고 장애 등으로 의료진 2명이 숨졌다며 이 회사 백신의 접종을 중단했고 이어서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불가리아, 노르웨이, 프랑스 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일부 또는 전체 물량에 대해 접종을 중단한 바 있다. 통신은 유럽의약품청 이번 발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 유럽 국가들이 다시 접종을 재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날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을 일으켰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도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매우 드물고 특정 유형인 뇌혈전이 5건 보고돼서 자세히 추가 조사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조기원 기자

 

유럽의약품청 "AZ백신 이익, 위험성보다 커…혈전유발 징후없어"

EMA, 기존 입장 재확인…정보 추가 검토 · 평가 뒤 18일 재결론 

 

 

유럽의약품청(EMA)은 16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일부에게서 혈전이 발생했다는 보고와 관련, 이 백신의 이익이 부작용의 위험성보다 크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에머 쿡 EMA 청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수백만명에게 백신 접종을 할 때 이와 같은 상황은 예상 밖의 것은 아니다"라면서 혈전 발생 보고와 관련, "현재는 백신 접종이 이들 질환을 유발했다는 징후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전문가들이 그 가능성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쿡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이익은 계속해서 위험성보다 크다"면서 EU 전역에서는 매년 수천명에게서 다양한 이유로 혈전이 생기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시험에서 혈전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EMA는 전날에도 현재 코로나19 예방에 있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이익은 부작용의 위험성보다 크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쿡 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고 상세한 과학적 평가가 필요하다"며 EMA가 관련 사례별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EMA 안전성 위원회가 이날 새로운 정보 추가 검토를 거쳐 오는 18일 회의를 열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EMA 안전성 위원회가 이를 통해 필요한 추가 조치가 있을지 여부에 대한 권고를 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결론, 조치들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유럽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일부에게서 혈전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나온 뒤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각국이 잇따라 예방 차원에서 특정 제조 단위 혹은 전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스웨덴도 이날 추가로 EMA 조사가 끝날 때까지 예방 차원에서 해당 백신 사용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WHO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 전세계 백신공급에 영향 없어"

"사용 중단한 백신은 유럽산…코백스 공급물량 인도·한국이 생산"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의 일부 국가가 아스트라제네카(AZ)의 백신 사용을 일시 중단했음에도 전 세계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WHO는 국제 백신공급 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위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현재 인도와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면서 사용이 중단된 특정 제조단위(batch) 백신은 유럽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마리안젤라 시마오 WHO 사무부총장은 각국의 AZ 백신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에 대해 "예방적 조처라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현재 논란이 된) 백신은 유럽에서 생산된 것으로,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공급되는 백신이 아니라는 것을 유럽이 아닌 나라들에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이후 뇌혈전이 발생했다는 사례가 보고된 뒤 일부 유럽 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유보하고 있다.

WHO가 주도하는 코백스 퍼실리티는 지난 2월 백신 배송을 시작했으며, 5월 말까지 2억회 접종분을 세계 각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코백스 공급 물량의 대부분은 AZ 백신으로, 한국을 포함해 92개국이 코백스를 통해 무료로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은 코로나19 백신과 혈전 형성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기구는 16일 AZ 백신 접종 데이터를 분석해 안전성을 검증하는 회의를 각각 개최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