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위생의 향상 따라 염증 질환 줄어든 영향 추정

전통적 기준 섭씨 36.5~37도보다 약 0.5도 낮아져

 

사람의 정상 체온은 37도라는 견해가 오랜 기간 통용돼 왔다.

 

사람의 체온은 보통 섭씨 36.5~37도 사이를 정상 범위라고 말한다. 1850년대 독일 내과의사 칼 분더리히(Carl Reinhold August Wunderlich 1815~1877)25천명의 겨드랑이 온도 측정 자료를 토대로 37도가 정상이라고 밝힌 이후 오랫동안 이 기준이 통용돼 왔으나 199236.8, 201736.6도가 평균 체온이라는 연구 등이 나오면서 요즘엔 정상의 범위를 이보다 좀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

정상 체온의 범위는 사람에 따라, 측정 부위에 따라, 측정 시간에 따라, 나이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르다. 하루 중에도 오전 4시께 가장 낮고 오후 4~6시에 가장 높은데 최저점과 최고점 사이 편차는 보통 0.5도 안팎이라고 한다.

그런데 보건위생 수준의 향상과 함께 사람의 평균 체온이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 사람의 체온이 지난 200년간 약 0.6도 떨어졌다는 미국인 코호트 분석 결과가 발표된 데 이어 최근 볼리비아 아마존 토착민들에서도 급격한 체온 저하 현상이 보고됐다.

아마존 치마네 부족의 2002~2018년 체온 기록 자료.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볼리비아 열대우림 치마네부족, 16년새 0.5도 떨어져

미국 연구진을 중심으로 한 국제공동연구진은 볼리비아의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치마네 부족의 평균 체온이 2002~2018년 사이에 평균 0.5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028일치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치마네 부족 5481명의 의료 기록을 살펴본 결과 이들의 평균 체온은 2002년 섭씨 37도에서 201836.5도로 떨어졌다.

앞서 올해 1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미국인의 체온이 1860년대 이후 10년마다 0.03도씩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를 생명과학·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에 발표한 바 있다. 1860년대 미국 남북전쟁 참전군인 체온 기록과 1970년대 건강보건조사 기록, 2000년대 스탠퍼드대 환자의 기록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2000년대 출생한 미국 남성 체온은 1800년대 초에 태어난 사람보다 0.59도 낮았다.

과학자들은 체온 저하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건위생 수준의 향상을 든다. 위생이 좋아지면서 병원체 감염 빈도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체계의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평균적으로 체온이 내려가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고소득 국가의 평균 체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6% 낮아진 36.4도로 추정한다. 이번 볼리비아 치마네 부족 연구는 고소득 국가가 아닌 지역에서도 뚜렷한 체온 저하 현상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열대우림에 거주하는 치마네 부족의 전통적인 일상 생활은 다양한 병원체에 노출돼 있다. 따라서 이 병원체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백혈구, 면역글로불린 등 면역 관련 물질이 끊임없이 활성화한다. 치마네 부족 사망 원인의 약 절반이 감염, 특히 호흡기 감염이라고 한다. 게다가 잦은 기생충 감염에 따라 인체의 대사량도 많아진다. 이런 생활 환경은 결국 신체의 에너지 소비를 촉진해 체온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한다.

건강 검진을 받고 있는 치마네 부족 주민(왼쪽). 사진 Michael Gurven.

항생제 사용 증가·주거환경 개선도 영향 줬을 듯

그러나 21세기 들어 이곳 주민들한테도 정부의 공중보건 및 사회보장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이들의 위생 상태가 크게 달라졌다. 이번에 이들의 체온 변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다. 연구진은 항생제 사용 증가로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줄어 장내 미생물에 의한 열이 줄어든 것도 체온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인 체온을 분석한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냉난방 시설 등 주거환경과 관련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체온 유지에서 신진대사의 비중이 덜해진 것도 체온 저하의 한 원인으로 추정했다.

체온 감소는 사망률의 감소, 즉 기대 수명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20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43세에 불과했던 치마네 부족의 기대 수명은 현재 54세까지 높아졌다.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1860년에서 2000년까지 체온이 0.6도 떨어지는 동안 39세에서 76세로 늘어났다.      곽노필 기자


"40서 하루 미만 생존낮은 온도·매끄러운 표면 생존력 더 강해"

호주 연구진 '20상온·어둠' 조건 실험바이러스학 저널에 발표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SARS-CoV-2)가 매우 강력해 지폐나 휴대전화 액정 표면에서 최장 28일간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제껏 확인된 것보다 생존 기간이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질병대비센터(ACDP)가 이런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바이러스학 저널>에 발표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기존 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폐나 유리 표면에서 23, 플라스틱·스테인리스(강철) 표면에서 최대 6일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에 비해 독감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은 17일 정도다.

이번 연구는 실내 온도 수준인 20, 어두운 환경에서 이뤄졌다. 이번 연구에선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40에서는 24시간 안에 감염을 멈추는 등 온도가 높을수록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 시간이 짧아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데비 이글스 질병대비센터 부소장은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오랜 기간 표면에서 전염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표면 접촉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바이러스 양이 얼마나 돼야 감염이 이뤄지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의 표면 생존 기간을 확립하는 것은 고접촉 분야의 위험 완화 전략 개발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사가 어두운 환경에서 이뤄진 점은 한계로 꼽히기도 한다. 자외선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일부 전문가들은 표면 접촉을 통한 감염이 실제적 위협이 될 것이라는 데 의구심으로 보내고 있다고 <비비시> 방송은 전했다.    이정애 기자

   

정은경 코로나19 피부서 9시간 생존손 씻기·표면소독 중요

 

방역당국이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피부에서 9시간가량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손 씻기와 표면소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9시간 정도까지는 피부에서 생존하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2시간에 못 미치는 생존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휴대전화 액정 등 유리나 지폐 표면에서 최장 28일간 생존한다는 호주 질병대비센터(ACDP)의 연구 결과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정 본부장은 비호흡기 전파의 위험성을 묻는 말에 "실험의 디자인에 따라 (바이러스 생존 기간에) 차이가 있다""(피부에서 9시간 생존한다는 연구도) 실제 사람의 피부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짜 현실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확히 예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공통적인 특징은 손을 비롯한 표면이 비말을 통해 분비된 바이러스에 오염될 경우 일정 시간 정도 바이러스가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손 씻기와 표면소독을 철저히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손잡이나 책상, 키보드, 휴대전화 등의 표면을 알코올 등 소독제를 이용해서 열심히 소독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장내 미생물 부족한 제왕절개 출생 아기

엄마 대변 이식해주니 정상 상태로 복원

 

출생 초기의 장내 미생물 결핍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내 미생물은 2천여종, 100조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장내 미생물을 최초로 전해주는 사람은 바로 엄마다. 자연 분만 과정에서 엄마의 장내 미생물이 아기의 입 속으로 들어가 전달된다. 그러나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 아기들은 엄마의 몸속에 있는 장내 미생물을 충분히 받을 기회가 없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쳐 천식, 알레르기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아기의 입에 산모의 질액을 발라주는 경우가 있지만, 그 효과를 둘러싸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핀란드 헬싱키대 연구진이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에게 산모의 대변 일부를 먹여 장내 미생물을 보충해주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 산모의 대변이식이 신생아 소화기관의 미생물 군집을 형성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출생 초기에 엄마로부터 장내 미생물을 받지 못할 경우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실험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대변 이식 3주 후부터 자연분만 아기와 비슷해져

연구진은 우선 헬싱키대학병원에서 제왕절개 출산을 준비하는 임산부 17명을 모집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출산하기 3주 전에 이들의 분변을 채취했다. 그런 다음 대변에서 병원균이 발견되지 않은 7명만을 실험 대상으로 선정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아이를 낳은 뒤 3.5~7mg의 대변을 모유 5ml에 희석해 아기에게 먹였다. 이어 생후 12주 동안 일정한 간격(출생시, 2, 1, 2, 3, 3개월)을 두고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자연분만 아기 29, 대변을 먹이지 않은 제왕절개 아기 18명과 각각 비교한 결과, 대변을 먹인 아기의 장내 미생물군이 3주 후에 자연분만 아기 미생물군과 비슷해진 것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제왕절개 아기가 정상 미생물 군집을 갖추려면 1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변 이식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기에 비해 병원성 박테리아가 훨씬 적었다. 특히 대변 이식 후 3개월의 추적 기간 중 아기들에게 어떤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앞으로 과제는 적정량 알아내는 것

미국 럿거스대 마리아 글로리아 도밍게즈-벨로 박사는 `사이언스 매거진' 인터뷰에서 "모든 척추동물에서 아기가 나오는 곳이 항문 옆에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이는 우연이 아닌 자연 선택의 결과이며 신생아가 대변에 노출되기를 원한다는 자연의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의대 존 펜더스 박사는 자연분만 아기가 출생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장내 미생물을 섭취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식대변의 적정량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적정량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에 이미 돌입했다. 대변을 이식받은 아기와 위약을 이식받은 아기 그룹으로 나눠 수년간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대변 박테리아를 투여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국 버밍엄대 피터 브로클허스트 박사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인터뷰에서 "유해한 박테리아를 아무리 잘 선별하더라도 탐지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연구진 역시 대변에는 위험한 미생물이 있을 수 있으므로 분변 이식에는 신중한 의학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산모가 집에서 이를 따라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 101일치 온라인판에 실렸다. 곽노필 기자


다회용 면 생리대 모든 제품에선 다이옥신 성분 검출

 

2014년 이후 국내에 유통된 해외 직구 여성 생리용품 25종 모두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외 직구 제품을 포함해 생리대 전체 품목 중 97가 넘는 제품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돼 생리대를 믿고 사용해도 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일회용 생리대 건강영향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 666개 품목 중 97.2에 달하는 647개 제품에서 국제보건기구와 국제암센터가 분류한 발암류 물질이 검출됐다.

발암류물질은 생식독성과 발암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디클로로메탄, 헥산, 클로로포름,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 톨루엔, 테트라클로로에틸렌, 에틸벤젠, 스티렌, 자일렌 등이다.

지난 2017년 식약처는 생리대와 기저귀의 인체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해당 물질의) 최대 검출량을 기준으로 해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조사대상 666종 중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된 품목은 165(25%), 유럽 화학물질관리청에서 지정한 생식독성물질인 스테렌, 클로로포름, 톨루엔, 헥산이 검출된 항목은 639(95.9%)였다.

해외 직구 제품 25종에서는 모두 발암물질과 생식독성물질이 검출됐다. 특히 '유기농' 표시가 된 137개 제품 중에서 20개 품목에서는 벤젠이 검출됐다.

해외 직구 '유기농' 생리대 7개 중 6(85.7%)에서 벤젠이 검출돼 국내 생산 제품보다 벤젠 검출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아울러 이 의원이 식약처가 지난해 국내에 유통 중인 생리대, 팬티라이너, 탐폰등 여성 생리용품 126개 제품을 대상으로 프탈레이트류, 다이옥신류 검출을 조사한 결과를 조사했더니 이 중 73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류 성분이 검출됐다.

또 일회용 일반 생리대 78개 제품 중 3개 제품과 다회용 면 생리대 8개 제품 전체에서 다이옥신류 성분이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류는 환경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며 동물에게 생식 발생 독성, 내분비계 교란의 위험이 있다고 알려졌으며 다이옥신은 국제암연구기구(IARC)'인체에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1급 발암 물질이다. 이 의원은 "식약처가 20179월 생리대 위해성 평가 발표 당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안전하다고 강조한 바 있고 지난해 12월 생리용품 품질점검 결과 발표에서도 다이옥신류 위해평가 결과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과연 믿고 사용해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제품 가운데 발암류와 프탈레이트류, 다이옥신류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 제품도 있는데, 검출량이 소량이기 때문에 안심하라고만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