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같은 위험성은 가정에서도 상존하고 있다. 이제 그 가정법을 살펴서 반면교사로 삼아 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의 자녀양육에서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위험성을 점검 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속으로 들어가보자. 많은 가정이 무너지며 해체되고 있다. 이혼하는 가정이 점점 늘고 있다. 이제는 아빠의 부재시대, 양육의 부재시대, 놀이의 부재시대를 맞았다. 아이들에게 꿈이 사라지고 있다. 그저 열심히 공부만 하라고 한다. 여기에는 사회적인 공부지상주의와 황금만능주의가 독버섯처럼 우리의 마음속에 자라고 있다. 그 결과 아이들의 인성 형성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사회성과 자존감의 형성 결여는 사회적인 안정감을 저해하며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왜 사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해보자. 누구나 행복하려고 산다. 결혼을 해서도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또한 아이를 낳아서 더욱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가정이 점점 불안하고, 또한 무너지고 있다. 이는 개인적인 가치관의 문제보다 사회학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자녀양육의 현실을 점검해보고, 과연 초심과 현실 사이에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 살펴보자. 아빠들은 결혼할 당시의 초심과 현재의 마음을 스스로 비교해보자.
 
세월호 사건은 총체적 부실이라고 한다. 우리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도 살펴보면 허점이 많다. 그런데 이는 부모의 잘못보다 사회적인 안전망 부실이 더욱 크다. 세상의 이치는 단순하다. 기본이 충실해야 한다. 또한 기본을 아는 것을 통하여 늘 실천되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다르지 않다. 부모의 초심이 중요하다. 다양한 인성을 갖춘 아이로 키우는 일, 아이가 꿈을 꾸게 하는 일,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려는 마음, 가족 소중함을 아는 일과 같이 모든 것은 그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한 번 가정이 깨져버린다면 다시 복원하기도 어렵고, 또한 복원을 하더라고 살얼음판이기 쉽다. 이제 세월호에 대한 수치심과 자죄감이 승화하는 일은 우리 자식을 잘 키우는 일이다. 그 중심에 바로 아빠들의 초심이 늘 마음속에 간직되어있어야 하고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위하여 태어났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


아이와 놀아 줄 시간 10년
‘성공·돈 많이 벌라’고만
스마트폰 만능, 부모는 어디

▣ 아이와 놀아줄 시간은 대략 10년이다. 하지만 정작 제대로 놀아줄 수 있는 시간은 5~6년에 불과하다. 이미 49의 법칙과 같이 4살이 되면 아빠가 아이를 떠나고, 9살이 되면 아이가 아빠를 떠난다. 그 결과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집안이 뒤집혀지는 사태가 왕왕 발생하며 중학생이 되면 대화가 없는 가정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 중학생의 인성이 최악이다. 중학생이 되면 엄마는 더욱 공부지상주의를 맹신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오직 공부만 잘하기를 바란다. 그 결과 가족과의 대화는 단절되고, 아이는 꿈을 포기한 채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한다.
 
▣ 정년퇴직 후에 아빠들이 자녀에게 왕따를 당한다. 어린 시절, 놀아주지 않는 아빠에 대하여 아이의 마음속에는 분노가 남아있다. 하지만 아빠도 할 말이 있다. 그래도 아빠가 너희들 대학까지 모두 졸업시키지 않았냐고 항변한다. 아이는 분명 그 부분에 대하여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놀아주지 않았던 아빠를 용서할 수는 없다.
 
▣ 황금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잘못된 사회이다. 몇 년전 크리스마스 광고에서 ‘돈 많이 버세요’라는 멘트가 우리를 공감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한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라고 한다. 그래야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돈의 중요성에 대하여 귀가 닳도록 듣는다. 하지만 돈이 많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천민 자본주의이다. 우리는 누구나 근본적으로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돈 역시 행복안의 부분집합에 불과하다. 진짜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다양한 인성을 형성시켜주고 꿈을 꾸게 해주는 일이다.
 
▣ 스마트폰 양육시대가 도래했다. 아이가 투정을 부리거나 울면 엄마는 스마트폰을 준다. 심지어 돌이 된 영아가 울 때, 아이가 좋아하는 앱을 열어준다. 점점 부모들이 양육과 훈육에 대하여 관심이 적다. 그 결과 아이 인성형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스마트폰과 아빠와는 대체재의 관계임을 망각한다. 아빠가 아이와 잘 놀아주면 창의성, 사회성, 자존감 등 16가지의 인성이 발달한다. 그러므로 스마트폰 양육이란 곧 인성교육의 포기를 의미한다.
 
▣ 캥거루족의 증가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나와도 비자발적 실업자가 늘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한 후, 부모의 품에서 나가서 홀로서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심지어 입사원서를 엄마가 아이에게 갖다 바치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놀고 먹어도 부모가 편안하게 먹여주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들은 부모의 노후 대책을 망치고 있다. 인성중에서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중,고등학교의 예체능 교육이 부실하다. 요즘은 문화가 시대의 아이콘이다. 그리고 문화강성대국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 문화의 기본은 음악과 미술과 체육이다. 한 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입시에서 예체능은 늘 천덕꾸러기 신세다. 국영수를 위하여 양보하는 과목이 되었다. 한창 감성이 예민하고, 호기심이 많은 시절에는 미술이나 음악은 늘 마음의 양식이 되고, 미래의 꿈을 가질 수 있는 원천동력이다.
 
▣ 골목길의 실종은 곧 자동 인성 형성 장치의 실종이 되었다. 한 세대 전에는 아빠가 놀아주지 않아도 누구나 좋은 아빠였던 시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빠가 놀아주어도 좋은 아빠가 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음이 골목길이라는 자동 놀이 환경을 퇴출시켰다. 그러므로 16가지의 인성발달의 원천 장소인 골목길이 사라졌다.

▣ 어른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아이들은 초등학생만 되어도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산다. 그리고 시시각각 벌어지는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한다. 이제 정보에 관하여 부모가 우월적 지위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부모는 아이에게 하는 말은 그저 공부만 하라고 한다. 사람의 속성에는 청개구리가 들어있어서 심리적인 저항은 더욱 거세다. 그 결과 초등학생부터 부모와 대화가 줄어들고, 중학생이 되면 대화가 단절된다. 일명 한지붕 세가족 동거 형태로 바뀐다.



피해자와 가족, 한국인들 모두… 치유를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


혼자라고 느낄 때 더 큰 고통‥ 세심한 보호·치유필요
잘잘못 문책하되, 강하고 더 나은 사회 향한 희망 줘야

세월호 참사는 부실한 재난 대응 시스템의 총체적 난국을 보여주었다. 다시는 재발이 없도록 잘못된 제도와 체계, 인식 등의 개선과 동시에 이미 발생한 피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핵심은 재난 피해자에 대한 사후 관리와 지원이다. 이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이 무엇이고, 치유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상담 전문가들에게 들었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은 “대형 재난을 겪은 모든 이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 4가지 요소에 따라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정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네 가지는 기존의 심리취약성, 사건의 강도, 대응능력, 지지체계 등이다. 서 원장은 “생존자들의 유형이 다양하다. 충격을 적게 받은 사람도 있고, 크게 받은 경우도 있다. 또한 기존에 불안하거나 우울했던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곁에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는지 여부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런 다양한 상황으로 인해 트라우마에 대해 다루고 언급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서 원장의 의견이다. 그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트라우마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사용되는 용어였는데, 어느덧 전국민이 아는 단어가 됐다. 지금 언론은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자 모두에게 트라우마가 있다는 식으로 다룬다. 그렇게 할 경우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자연스럽게 극복한 사람이 오히려 ‘내가 이상한 건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회복력을 믿으며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 그 상태에 머문다는 것이다. 그는 또 “피해자를 상처의 잣대로만 보는 것이 문제다. 사람들은 흔히 피해자들이 늘 슬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굉장히 복잡다단한 존재이기 때문에 때때로 웃거나 즐거울 수 있다. 그럴 때 오해해서 ‘이런 상황에 웃음이 나오냐’고 한다면 심각한 2차 가해를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 대부분 사회적 관심서 멀어져
피해자들이 자연스럽게 애도를 하고, 각성 상태가 가라앉을 때까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서 원장은 “꼭 치유로 접근하지 않아도 곁에서 안정적으로 마음을 지지해줄 사람이 있으면 자연치유력이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문요한 더나은삶정신과의원 원장은 “고통 그 자체도 힘들지만, 고통 속에서 혼자 남겨질 경우 치유력이 작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에게 ‘마음을 강하게 먹어라’ ‘왜 그리 약하냐’ 등의 말은 오히려 감정을 억압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재경험, 회피, 과각성 등 크게 세 가지 증상을 보인다. 반복적으로 자신에게 충격을 준 사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거나 악몽을 꾸는 것이 ‘재경험’이고, 사고와 관련된 것을 피하거나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회피’, 신경이 예민해져 작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을 ‘과각성’이라고 한다. 이런 세 가지 증상은 슬픔, 분노, 죄책감, 두려움, 우울 등의 감정과 결합된다. 정운선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경북대 소아정신과 교수)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결국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이라고 표현했다.
 
♣ ‘내가 이상한건가’ 생각 불필요
서 원장은 “학생들의 회복을 위해선 교사들이 먼저 안정을 찾고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직후부터 단원고에 머물며 지원활동을 해온 서 원장은 “사건 직후 교사들이 자신감을 잃어 어느 것 하나도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죄책감을 크게 느끼는 교사들도 상당수고, 비난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교사라는 지위로 인해 위로나 지지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혼자 살기에 힘이 벅차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단원고 강아무개(52) 교감에 대해 서 원장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기보단,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분은 보호조치하고 현장과 격리해야 한다. 재난 대응 매뉴얼이 부재해 소중한 생명을 잃은 것이 아닌가 싶다. 생존자 중에서도 죄책감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특별히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 연구원은 “학생이나 친구들을 구한 사람들을 언론이 집중 조명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이들에 의해 구조받은 사람들이 크게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가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는 식으로 세심한 보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언론 부주의, 트라우마 악화
전문가들은 언론이 생존자와 실종자 가족, 유가족의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 직후 경황없는 상태에서 응한 인터뷰가 반복적으로 보도된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불시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언론의 부주의한 취재와 보도가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보스턴 스트롱’을 기억하세요
대형 재난으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이 지역사회로 퍼지고, 전사회적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전홍진 성균관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보스턴 스트롱’(Boston Strong)의 예를 들어 사회적 처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스턴 스트롱은 지난해 4월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3명이 사망하고 183명이 부상당한 폭탄테러가 발생한 뒤 보스턴시가 내세운 구호다. 전 교수는 “지난 1년간 보스턴에선 어딜 가도 보스턴 스트롱이란 구호가 넘쳐났다. 이들은 테러라는 재난을 겪고 나서 위기대응 체계를 강화했고, 상처 입은 사람들의 치유에 힘썼다. 보스턴은 상처를 치유하고 일어설 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뭉쳤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가 소속된 체첸계 소수민족에 대한 공격이나 적개심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1년 뒤인 올해 4월21일 제118회 보스턴 마라톤은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로 치러졌다. 출전 선수는 3만5755명으로 1만명이 더 늘었고, 관람객도 100만여명으로 예년의 두배 규모였다. 전 교수는 “이번 재난에서 잘잘못과 책임도 분명히 따져야 하지만, 우리 사회가 상처를 견디고 일어설 만큼 강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갈 수 있단 희망을 줘야 한다. 그게 결국 상처 입은 사람들의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뉴욕엔 아직도 ‘9.11 치유 광고’
상처 입은 사람들에 대한 치유와 관심이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정 연구원은 “미국 뉴욕의 지하철에는 아직도 ‘9.11 테러로 심리적인(psychological)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도움을 얻는 방법’을 알리는 광고가 곳곳에 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지금도 혼자 고통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이들을 위해 정부는 일회성 관심과 치료가 아닌 장기적인 지원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라우마는 재난과 재해뿐 아니라 전쟁과 학살, 범죄피해 등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한국 사회는 이미 트라우마를 양산한 환경인 셈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감정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모든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 전가해 극심한 죄책감을 느끼거나, 외부로 표출해 분노를 발산한다. 이들이 겪는 트라우마의 근원이 사회에서 비롯됐음을 알려주고, 회복과 치유에 힘쓰는 일을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 윤형중 기자 >


충격적 경험 후유증 방치 금물

● 건강 Life 2014. 4. 27. 14:35 Posted by SisaHan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담·치료 필요하다

진도 근처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된 생존자들이 심각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나서 극심한 불안이나 정신적으로 사건을 재경험하는 등의 증상을 겼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세월호 생존자들 가운데 학생과 교사 등 63명은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추가적인 검사와 안정이 필요해 입원 치료하고 있다. 이 병원 위사들은 입원 환자들이 심각한 외상은 없지만 충격과 스트레스를 호소할 우려가 크다고 설명하고 “대부분의 환자가 심각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호소하는 등 사고 당시의 큰 충격 탓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추가적인 심리 상담과 치료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대형 사건·사고의 생존자들 가운데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충격적 사건을 겪은 만큼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자료를 통해 “대형 참사는 신체적 외상뿐 아니라 정신적인 외상을 일으키며, 이는 학생들을 포함한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친구·친지·구조인력한테도 심각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며 “생존 학생과 유가족 등을 위한 포괄적 치유 프로그램이 이른 시일 안에 제공돼 장기적으로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도 “청소년한테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나타나면 세상을 불신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가치관에 혼란을 일으키는 등 인격 발달에 영향을 주게 된다. 초기에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을 평가해 고위험군이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짚었다. 이 학회가 설명한 내용을 보면, 고위험군은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이 심하거나 장기화되는 경우 △가까운 친구나 이성 친구를 잃은 경우 △사망한 학생의 상황과 자신의 상황을 같게 보는 경우 △과거에도 충격적 사건을 겪은 경우 △상처받기 쉽거나 심리적으로 취약한 경우 등이다. 이 학회는 “생존자들이 사고 관련 소식을 반복적으로 접하거나 스스로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도 문제다. 언론도 학교 안을 직접 취재하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 학회들은 이와 함께 전문의로 이뤄진 심리지원팀을 구성, 피해자들의 안정을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과 대처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큰 사건 혹은 사고에서 심각한 외상을 보거나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장애를 의미한다. 이 같은 사건이란 전쟁, 사고, 자연 재앙, 폭력 등 심각한 신체 손상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경험들이다. 환자는 외상적 경험에 대하여 공포심과 고립감을 갖거나 반복적으로 회상되고, 다시 기억나는 것을 회피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인구의 8%가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경험을 하게 된다는 통계가 있다. 남자의 경우 전쟁 경험이 많고 여자는 물리적 폭행, 강간을 당한 경우가 많다. 베트남 참전 용사의 약 30%가 이 장애를 경험했다고 한다. 
사고를 경험한 모든 사람에게서 병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어서 단순히 외상의 충격만은 아니고 다른 생물학적, 정신 사회적 요소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생물학적 요인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등의 수용체 혹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을 축으로 하는 기능 등이 연관되는 것으로 분석한다. 그밖의 위험 인자로는 어렸을 때 경험한 심리적 상처, 성격 장애, 가족관계 부족, 정신과 질환에 취약한 유전적 특성,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 등도 거론된다.

■ 증상과 진단= 주요 증상은 크게 3가지로 설명된다. 즉 △꿈이나 반복되는 생각을 통해 외상을 재경험하는 것, △외상과 연관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하거나 무감각해지는 것, △자율신경계가 과민해져 쉽게 놀라고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 짜증 증가 등의 반응이 나타난다. 간혹 공황 발작과 같은 심한 불안을 느끼거나 착각·환각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진단은 환자 면담과 심리 검사 등을 통해 내려지며 그 기준은 대략 외상을 경험한 이후 극심한 불안, 공포, 무력감, 고통을 느끼는 경우, 또한 악몽, 환시 등을 재경험하는지 여부, 그리고 외상에 대한 회피 또는 외상에 관한 것에 대해 말을 하지 않고 장소를 피하거나 관련된 일이 기억나지 않고 감각과 의욕의 저하 등 무감각 상태가 되는 것, 수면 장애, 짜증과 분노의 증가, 자주 놀램 등이 나타나고 이런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그 후유증으로 본다.

■ 치료와 합병증= 이 장애는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발생하는데, 30년이 지나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치료받지 않은 30%의 환자는 스스로 호전되고, 나머지는 악화되거나 악화·호전을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증상이 짧게 지속된 경우, 혹은 가족적·사회적 지원 체계가 좋은 경우나 다른 정신과 질환이 없는 경우 예후가 좋다고 판단한다.
치료는 무엇보다 환자를 감싸주고 격려해서 스스로 외상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하면서 대처 방법에 대한 교육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약물 치료와 정신치료가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로는 불안이나 우울 증상 치료에도 효과인 약제가 사용되며 최소 8주 이상, 효과를 보아 1년 정도 사용하고, 필요시 수면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또한 상담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기하면서 외상을 재구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의사들은 밝혔다.

 

봄이다, 기지개켜고‥ 걸어보자

● 건강 Life 2014. 4. 21. 19:04 Posted by SisaHan

대표적 유산소운동… 사전 스트레칭 충분히
11자로 걸으면서 시선은 10~15m 앞 주시

한낮 기온이 10도를 오르내리는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추위에 미뤄둔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특히 걷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으로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비롯해 많은 이들한테 권장된다. 하지만 겨우내 운동을 쉬었거나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처럼 쉬운 걷기 운동을 하다가도 다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운동 강도를 서서히 올리는 것이 중요하며, 운동 전후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는 게 좋다.
 
◐ 잘못된 자세는 발바닥·허리 통증 유발=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인 걷기는 하루에 30분~1시간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가슴과 등을 쭉 펴고 바른 자세로 걸으면 척추 주변의 근육이 강화돼 척추 디스크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겨우내 늘어난 몸무게를 고려하지 않고 평소보다 무리하게 걸으면 발바닥을 지탱하는 근육이나 인대가 압력을 받아 발바닥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발뒤꿈치의 아킬레스건이나 무릎 관절의 통증도 드물지 않은 부상이다. 
걷기 운동을 할 때 상체 자세가 잘못되면 허리와 목의 척추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허리를 뒤로 젖히고 팔자걸음을 걸으면 척추관을 좁게 만들어 관 안의 척수 신경을 압박하게 돼 허리 통증이나 다리에 뻗치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고개를 내민 채 구부정하게 걷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자세는 머리 무게를 목의 척추가 감당하게 만들어 목 관절 및 디스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 걷기의 좋은 자세= 8자걸음보다는 11자에 가깝게 걸어야 하며,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시선은 10~15m 앞을 보는 것이 좋다. 등과 가슴을 쭉 펴서 어느 한쪽으로 몸무게 부담이 쏠리지 않도록 한다. 발목이나 무릎 등 주요 관절의 부상을 막으려면 발바닥이 땅에 닿을 때에는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중앙 바깥쪽, 새끼발가락, 엄지발가락 쪽으로 부드럽게 이동하며 엄지발가락 쪽에서 마무리돼야 한다.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로 준비 및 마무리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운동 강도는 처음 5~10분 정도는 몸을 준비시킨다는 정도로, 그 뒤 20~30분은 본격적인 속도로 걷고, 나머지 5~10분도 다시 속도를 줄여 걷는 게 좋다.
 
◐ 젊은층, 관절 불안정증 유의해야= 관절 부상은 주로 나이든 사람들한테 흔하지만 신체 활동이 활발한 젊은층이 기온이 오른 봄이라고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관절 불안정증이 올 수 있다. 이는 관절 주변 인대가 관절을 안정적으로 지탱해주지 못해 사소한 충격에도 관절이 삐끗하는 질환이다. 습관적으로 반복되면 인대 및 관절 안 연골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관절 불안정증이 잘 생기는 부위는 발목·무릎·어깨 등인데, 우선 발목은 운동을 하다가 한번 접질린 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생기는 경우가 많다. 무릎은 무릎 안에서 관절을 지탱하고 안정성을 지키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하는 십자인대의 손상으로 불안정증이 잘 생긴다. 십자인대는 굵기가 가늘어 외부 충격에 매우 약하다. 관절 불안정증 예방은 준비운동을 철저히 해 인대나 근육의 부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지만, 만약 다치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해당 관절의 운동을 하지 않거나 완전히 회복된 뒤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