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채권금리 상승세 가속…증시 고평가 논란속 부담요인

"금리 상승은 경기회복세 반영…주식시장 조정요인은 돼"

 

미 상원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파월 연준 의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12월 1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상원 은행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새해 들어 미국 등 주요국 채권 금리의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주식시장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한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다만, 금리 상승이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는 만큼 강세장 지속이라는 증시 방향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대체로 평가한다.

 

  ◇ 경기회복·물가반등에 금리상승 가속…美 10년물 1.4% 눈앞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장중 연 1.39%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 12일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연 1.2% 선이 뚫린 지 불과 10일 만에 20bp(1bp=0.01%포인트)가 급등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정지출 부담이 급증한 상황에서 1조9천억달러(약 2천100조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 통과가 가시화한 영향이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추가 부양책이 없더라도 연방정부 부채는 16일 안에 28조달러를 넘어설 것이고, 2조달러 언저리의 추가 부양책이 통과되면 부채는 조만간 30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가 반등 등 여파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면서 명목 금리뿐만 아니라 실질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미국 실질금리의 대용 지표인 물가연동국채(TIPS) 10년물 금리는 22일(현지시간) -0.79%로, 작년 11월 9일(-0.7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채권 금리마저 상승해 위험자산(주식)과 안전자산(채권) 간 기대 수익률 차이가 줄어들면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006800] 연구원은 "작년 11월 이후 하락 내지 안정되면서 글로벌 증시에 우호적이었던 실질 금리가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른 게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는 작년 9∼10월 미국 실질 금리 상승 구간에서 조정 양상을 띤 바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자료: 인포맥스

 

◇ 금리 상승발 '긴축발작' 경계하는 금융시장

증권가에선 2013년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테이퍼 텐트럼은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기 위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미국 국채 가격이 폭락(채권금리 상승)한 사태를 말한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고, 이는 신흥국의 자본 유출과 자산가격 급락으로 이어졌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은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재확인했지만, 물가 반등 및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면서 시장에선 연준을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 주 열리는 파월 의장의 미 의회 증언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22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4% 선에 육박하자 미국 증시도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출렁였다.

테슬라는 8.55% 급락해 3일 연속 하락했고, 애플(-2.98%), 아마존(-2.13%), 마이크로소프트(-2.68%) 등 미 증시 대장주들도 낙폭이 컸다.

대형 기술주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으면서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높게 받았는데, 현재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할인율(금리)이 높아지자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 "경기 회복국면…강세장 방향성 큰 변화 없어"

증시 전문가들은 작년 말 이후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 급등세가 가팔랐던 만큼 주가의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지만, 강세장 지속이라는 방향성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란 의견을 대체로 내놓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시장은 기본적으로 유동성 장세이고, 그 근간은 통화공급 및 금리와 연관된다"며 "금리 상승은 시장에 분명한 조정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상승은 물가뿐 아니라 경기회복 속도가 반영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를 반영해 시장 심리가 바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금리 상승은 기본적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이지만, 주가가 그동안 너무 빨리 올랐던 만큼 시장이 단기적으론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리서치센터장은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확대돼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과 주식시장의 고평가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주요 지수의 기대수익률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미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저금리의 기본적인 틀이 바뀌지 않은 만큼 주식에서 채권으로 중심축이 이동할 만큼 확실한 신호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명지 삼성증권[016360] 투자정보팀장은 금리 상승 영향에 대해 "시장을 본격적으로 끌어내릴 요인은 아니다"라며 "시장 방향성에 대해선 큰 영향이 없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대응과 관련한 종목이나 경기민감주는 상승하는 반면, 그동안 투자자들이 빚을 내 샀던 테마주들은 이자 부담 상승으로 주가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전날 미국 나스닥지수는 내리고 다우 종합지수는 오른 게 이런 시장 색깔 변화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장초반 하락하는 코스피: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10.49포인트(0.34%) 내린 3,069.26에 출발했고, 코스닥은 2.06포인트(0.22%) 내린 952.23에 개장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한국 성장률이 -1.0%로 미끄러졌지만 주요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실질 성장률은 -1.0%로 관련 자료가 발표된 15개 주요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OECD는 회원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비회원국이지만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국가의 성장률 발표치를 모아 공개하고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은 중국(2.3%), 노르웨이(-0.8%)에 이어 15개국 중 세 번째로 높았다. 한국에 이어서는 인도네시아(-2.1%), 스웨덴(-2.8%), 미국(-3.5%), 일본(-4.8%), 독일(-5.0%), 프랑스(-8.2%)가 순이었다. 영국(-9.9%)과 스페인(-11.0%)은 -10% 안팎의 큰 역성장을 기록했다.

관광 등 서비스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국가는 코로나19 충격을 많이 받았지만 중국과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노르웨이는 중국처럼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나 인구 10만명 당 확진자 수가 유럽에서 핀란드 다음으로 가장 적게 나타나는 등 방역 조치 덕을 봤다.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이 살아나며 수출이 회복한 점도 한국의 역성장 폭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4∼5월 수출액은 20% 넘게 급락했으나 반도체 경기 덕에 11월(4.1%), 12월(12.6%) 연달아 플러스 성장했다.

정부 재정지출 영향도 있었다. 지난해 민간 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2%포인트였지만 정부는 1.0%포인트였다. 코로나19에 민간소비가 위축됐으나 추가경정예산 등 확장재정이 성장률 급락을 완화하는 데 일부 기여한 셈이다.

OECD는 지난해 12월 전 세계 50개 주요국의 2021년도 성장률을 전망했는데, 한국의 전망치는 2.8%로 29위다. OECD는 중국이 올해 8.0% 성장하며 50개국 가운데 성장률이 가장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역성장 골이 깊었던 프랑스(6.0%), 스페인(5.0%)은 기저효과 영향 등에 급반등할 것으로 나타났다.

 

[표] 2020년 세계 주요국 실질 경제 성장률 (단위 : %)

중국

2.3

노르웨이

-0.8

한국

-1.0

인도네시아

-2.1

스웨덴

-2.8

미국

-3.5

네덜란드

-3.8

사우디아라비아

-4.1

일본

-4.8

독일

-5.0

슬로바키아

-5.2

캐나다

-5.4

프랑스

-8.2

영국

-9.9

스페인

-11.0

※ 자료 : OECD 통계

 

 

 

 

 

 

영 대법원, ‘우버 기사는 노동자’ 판결

● 경제 & 과학 2021. 2. 22. 05:02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만장일치로 인정…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성 인정되나

"임금 등 노동조건 결정하는 우버에 기사가 종속" 지적

 

우버 기사들이 19일 영국 런던 대법원 밖에서 우버 기사가 노동자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는 소식을 태블릿을 통해 접하고 기뻐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우버 운전기사는 “노동자”라는 영국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거대 디지털 플랫폼에서 자영업자 취급을 받으며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영국 대법원은 차량 공유 서비스 사이트인 우버의 운전기사들은 자영업자가 아니라 노동자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지난 19일 판결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이 판결로 영국 내의 우버 기사들은 노동법에 따라 최저임금을 보장받고 휴일수당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영국 대법원은 우버가 자신의 플랫폼에서 기사들이 일할 때 임금과 계약조건을 정할 뿐만 아니라, 노동 규율도 감시한다며 우버 기사들이 고용된 노동자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우버가 기사들의 서비스를 감시할 뿐만 아니라 업무 계약의 연장과 종결권도 가진 점을 지적했다. 이런 요인을 고려할 때 우버 기사가 자신의 수입을 증가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 것뿐이라며, 기사들의 지위가 우버에 종속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법원은 우버 기사들이 우버 앱에 로그인할 때부터 로그 오프 할 때까지 “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우버는 그동안 우버 기사들이 승객을 태우고 운전한 시간만 근무한 시간으로 보고, 고객을 기다리는 시간은 근무한 시간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영국 우버의 기사였던 제임스 패러 등 2명은 지난 2016년부터 자신들이 우버를 위해 일한 노동자였음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노동법원에 제소해, 이날 대법원까지 가는 법적 투쟁 끝에 승리했다. 이들은 노동법원의 1심과 항소심에서 승소했으나, 우버는 일반 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까지 항소와 상고를 했으나 모두 패소했다. 우버는 이들이 자영업자여서 최저임금 지급 대상이 아니며, 휴일수당을 지급할 의무도 없다고 주장해왔다.

영국 대법원 판결은 우버 기사에게만 적용되지만,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세계 다른 디지털 플랫폼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버 등 거대 디지털 플랫폼 업체를 통해 일 하는 이들이 노동자로 대우받게 된다면, 디지털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3월 프랑스 대법원에 해당하는 파기법원도 우버 기사를 자영업자가 아니라 노동자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날 판결로 우버 주가는 미국 증시에 크게 하락했다. 우버는 판결 뒤 “이번 판결이 처음 제소당했을 당시인 2016년 우버 앱을 사용한 소수의 기사들에게 적용됐던 것”이라며, 사업모델을 시대에 맞게 바꾸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의길 기자

 

‘인싸’들 잡아끄는 신개념 SNS, 밤새 수다 떨며 중독성 절감
 순간에 충실한 오디오 서비스 기록·저장 아닌 동시성 ‘주효’

 

오디오 기반 에스엔에스(SNS) 서비스 클럽하우스가 유명인들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휴대전화에 클럽하우스 앱이 깔린 모습. AFP 연합뉴스

 

유명인 소통창구 유명세 더해 ... 한정된 초대장에 돈 오가기도
자유·폐쇄, 수평·수직 묘한 조합 서비스 진화 방향 지켜볼 필요

 

잘 버리지 못한다. 좋게 말하면 정이 많고 다르게 말하면 미련이 많다. 버리기 열풍이 부는 요즘 시대를 역행하는 삶의 태도다. 나는 인터넷에도 언제나 무언가를 쌓기 바빴다. 2000년대를 사로잡았던 1세대 고인물 에스엔에스(SNS)인 싸이월드는 그런 의미에서 내 사적인 기록의 보고에 가깝다. 멋모르던 망아지처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쏟아내던 중고교 시절,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했던 낱낱의 일상이 모두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싸이월드가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처음 느낀 감정은 반가움보단 막막함이었다. 망할 놈의 서버는 기억력도 좋지, 왜 20년 전 일기를 아직도 갖고 있는 거야? 당장 일년 전에 쓴 일기만 들추어 봐도 손발이 오글거려 무릎을 찰싹찰싹 때리게 생겼는데, 질풍노도의 시기, 그때의 일기장을 제정신으로 들여다볼 자신이 있을 리가 없었다. 하물며 다른 사람들이 그때의 내 일면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질 수밖에. 도토리 100개를 주고서라도 내 미니홈피의 정보들을 모조리 삭제해달라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의 흑역사, 나의 오글거리는 일기, 말실수와 말장난. 그런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할 필요도 없는 신개념 소셜미디어가 한국에도 들어왔다. 녹화도, 녹음도 금지. 지금 당장, 여기 모인 사람들끼리만 이야기를 나눈 다음,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오디오 서비스 클럽하우스 얘기다.

 

밤새워 떠드는 인싸들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 일주일차, 벌써 이틀 밤을 샜다. 이거 좀 세다. 엄청나게 중독적이다. 말하기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외향인에게는 딱 맞는 플랫폼이다. 어떤 방에서든 손만 들면 스피커가 돼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끝도 없이 대화가 굴러간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흥미가 떨어지면 ‘조용히 떠나기’(leave quietly)를 누르면 그만이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만큼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다는 것은 클럽하우스의 큰 장점 중 하나다. 그래서 인기가 높다. 가입자 수도 성큼성큼 늘고 있고, 기업가치도 1조원 이상 인정받았다. 2020년 4월 출범한 신생 플랫폼이지만, 벌써 유니콘으로 평가받는 중이다. 구글 전 직원 로언 세스와 투자자 폴 데이비슨이 만든 이 기업은 문을 연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기준을 써 내려가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서서히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스타트업, 투자, 창업 등의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로 서서히 퍼지다 일반 대중에게도 가닿고 있다.

클럽하우스의 등장이 단적으로 보여주듯, 요즘 소셜미디어 흐름은 20년 전과는 좀 다르다. 사람들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정보를 쌓는 과정을 즐겼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요즘 사람들은 무엇이든 잘 쌓지 않는다. 대신 24시간 뒤 자동으로 게시물이 삭제되는 인스타그램의 ‘인스타 스토리’나 트위터의 ‘플리츠’(Fleets)를 즐겨 사용한다. 남기거나 기록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을 고스란히 공유하고 날려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요즘의 우리는 밥 먹을 때, 차 마실 때, 걷거나 달릴 때, 친구를 만날 때 그 순간을 스토리로 포착하고 공유하기를 즐긴다. 실시간성과 동시성은 어느덧 요즘 시대에, 우리 세대에서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소셜미디어에도 곤도 마리에의 원칙이 배어가고 있는 것이다. ‘설레지 않으면 남기지 않는다’는 원칙 말이다.

 

뭐가 그렇게 재밌냐면

불시에 출몰하는 연예인들과 목소리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클럽하우스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배우 공효진이나 사이먼 도미닉, 스윙스 등 힙합 뮤지션들도 클럽하우스에서 방을 만들어 팬들과 소통한다. 평소에는 팬사인회에 참여하거나 콘서트장에 가야만 목소리를 듣고 마주할 수 있었던 유명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무료로, 불시에 이루어진다. 얼마 전에는 테슬라 시이오(CEO) 일론 머스크가 게임스톱 논란의 중심이 됐던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의 대표와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대담을 나눠 화제가 되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수장인 마크 저커버그, 이승건 토스 대표,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 등도 ‘클럽’에 합류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서비스 장벽은 높은 편이다. 아무나 가입을 할 수 없고, 내부에 이미 소속된 멤버에게 초대장을 받아야만 클럽하우스에 입성이 가능하다. 아직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아이오에스(iOS) 환경에서만 지원을 하고 있어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초대받아도 앱을 깔 수조차 없다. 클럽하우스는 곧 안드로이드 서비스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클럽하우스는 아이폰 유저들만의 ‘클럽’으로 남아 있다. 이 같은 서비스의 폐쇄성은 사람들의 ‘소외 공포증’(FOMO)을 자극한다. 때문에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가입 시 한명당 2개씩 주어지는 클럽하우스의 초대장이 2만원 선에서 거래되기도 한다. 중고 아이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자유로운 듯 눈치 보게 되는 현실적 클럽

실시간으로 설레는 순간이 잔뜩일 것만 같은 클럽하우스에도 장점만 가득하진 않다. 일단 필연적으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자유도가 떨어지는 구조다.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는 연락처들과 자동으로 연동되어 있는데다, 자신의 실제 얼굴과 실명을 사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현재 직장뿐 아니라 과거 직장, 커리어까지 주르륵 써둔 사람들의 프로필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이곳이 링크트인인지 클럽하우스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아예 ‘○○회사 다니는 사람’ ‘○○회사에 대한 모든 걸 알려드립니다’ 같은 방을 열어,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끼리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좋게 말하면 커뮤니티의 성격이 강하고, 나쁘게 말하면 ‘끼리끼리’ 문화가 강하다. ‘○○외고 ○○기 방’ ‘○○대학 사람들만 모이는 방’도 자주 출몰하는 방 중 하나다. 강한 커뮤니티성과 더불어 현실에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는 클럽하우스의 이런 특징은 자유로운 탐색과 소통을 가로막는 요소다. 익명성이 잘 보장되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에 자칫하다 말실수를 할까 두려워 손들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말하기가 망설여지는 것이다.

음성언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자체가 근본적으로 장애인 배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시간으로 자막 등을 서비스할 수 있는 줌(Zoom)과는 달리 클럽하우스에서는 녹음이나 녹취가 허용되지 않기에, 음성언어를 자유로이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최근엔 운영사인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사용자들의 대화를 녹음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실상 모두가 스피커가 될 수 있다는 명제도 틀렸다. 스피커가 되고 싶어 손을 들더라도, 모더레이터가 허락해주지 않으면 스피커가 될 수 없는 시스템도 클럽하우스의 제한적 자유도를 방증한다. 스피커가 되지 않는 한 어떠한 반응이나 피드백을 남길 수 없는 스피커 위주의 환경도 마찬가지다. 스피커, 스피커가 팔로하는 사람, 나머지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클럽하우스 대화방의 시스템은 꽤 수직적인 구조다. 자유로운 듯 폐쇄적이고, 수평적인 듯 수직적인, 이 오묘한 신생 플랫폼 ‘클럽하우스’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천다민 뉴닉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