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후보 5위로 평가받았다.

캐나다 디지털미디어 회사 더스코어닷컴은 18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NL)AL 사이영상 후보 톱5를 선정했다.

류현진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더스코어닷컴은 "류현진을 영입할 때 토론토가 기대한 것을 류현진이 충족시키고 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입성 후 최다인 9이닝당 삼진 10개를 기록 중이고, FIP(수비와 무관한 평균자책점) 3.24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류현진은 최근 8경기에서 45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0점만 내주며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7(20132019)을 뛴 류현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토론토와 4년간 8천만달러에 계약했다.

개막전을 포함한 초반 2경기에서는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이후 8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18일 현재 류현진은 4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이다. 더스코어닷컴의 언급대로 메이저리그 입성 후 가장 높은 삼진율을 찍고 있다. 9이닝당 삼진 10개로 이 부문 AL 7위를 달린다. 평균자책점은 AL 5위다.

더스코어닷컴은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AL 사이영상 1순위로 꼽았다.

비버의 성적은 71패 평균자책점 1.52. 비버는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104) 1위에 올랐다.

루카스 지올리토(시카고 화이트삭스),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트윈스), 딜런 번디(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24위에 올랐다.

더스코어닷컴은 NL 사이영상 후보로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1순위로 꼽고, 트레버 바워(신시내티 레즈)와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2, 3위로 평가했다.


[변방에서 중심으로 좌표 이동한 케이팝]

잘나가는방탄소년단 · 블랙핑크, 빌보드 등 세계 차트 계속 질주

JYP·SM ·중서 발굴한 아이돌 완벽한 현지화각종 차트 1위 점령 

세계 음악 시장에서 변방에 머물던 케이(K)팝이 주류 문화로 발돋움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에서 연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고, 슈퍼엠·몬스타엑스·엔시티(NCT)127 등 뒤를 따르는 그룹들도 좋은 성과를 내면서 K-Pop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이 즐기는 대중문화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한국 아이돌 체계와 성공 노하우를 그대로 이식한 그룹이 국외에서 성공을 거두는 등 K-Pop의 확장성이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K-Pop의 인기를 앞장서 이끄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대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1일 공개한 다이너마이트로 발매 첫 주(95일치) 빌보드 싱글차트인 100’ 1위에 올랐고, 차트 진입 2주차(912일치)에도 정상을 지켰다. 지금까지 한국 가수가 이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이 유일하다. 미리 발표된 3주차(919일치)에는 카디 비와 메건 디 스탤리언의 ’(WAP)1위를 내줬지만, 2위를 기록하며 최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블랙핑크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들이 팝스타 설리나 고메즈와 부른 아이스크림100’ 차트에서 13위를 기록하며 한국 여성 가수로서는 최고 성적을 냈다. 넷플릭스도 블랙핑크에 주목했다. 세계 190여개 나라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는 다음달 14블랙 핑크: 세상을 밝혀라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할 예정이다. 2016년 데뷔 이후 지난 4년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넷플릭스는 앞서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 비욘세, 테일러 스위프트를 각각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지만, 한국 가수를 단독 주인공으로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BTS).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빌보드가 14일 새롭게 내놓은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 200여개 지역에서 집계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음원 판매) 수치를 기반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를 뽑는 차트다. ‘다이너마이트2, ‘아이스크림8위에 올랐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노래 2, 8위가 K-Pop이라는 얘기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선전 속에 K-Pop은 아시아를 넘어 꾸준히 대중성을 높이며 경쟁력을 확보해가는 모습이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연합팀인 슈퍼엠이 지난해 100’(싱글차트)과 함께 빌보드 양대 차트로 꼽히는 빌보드 200’(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고, 올해엔 몬스타엑스와 엔시티127이 이 차트에서 각각 5위를 기록했다.

K-Pop의 인기는 아이돌 체계와 성공 노하우의 수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의 니쥬와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웨이션브이(WayV)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케이팝 기획력으로 각각 일본과 중국 현지에서 발굴해 데뷔시킨 아이돌 그룹이다. 데뷔와 동시에 현지에서 각종 차트 1위를 휩쓸며 인기몰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들의 인기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있다. 지난 6월 데뷔한 니쥬는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가 일본 소니뮤직사와 합작해 만든 팀이다. 일본 현지에서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멤버들을 선발한 뒤, 한국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체계적으로 훈련시켰다.

지난해 데뷔한 웨이션브이도 중국(홍콩 포함)과 타이 멤버로만 꾸려진 현지화 그룹이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프로듀싱을 맡고, 중국 현지 합작 레이블(음반사)레이블 브이(V)’가 매니지먼트를 맡았다. 중국의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에 한류 아이돌 그룹은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들은 현지에서 활동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블랙핑크.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 음악 전문 웹진 <아이돌로지>의 미묘 편집장은 케이팝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일본이나 중국에선 자국어로 자국민이 활동하는 아이돌에 대한 수요가 있다“K-Pop의 음악성과 퍼포먼스를 갖춘 이들의 등장에 팬들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방탄소년단도 일본에서 활동할 때는 일본어로 된 음반을 낸다일본 음반 시장은 자국어 위주의 특수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변방의 노래로 여겨지던 K-Pop이 큰 관심을 받게 된 이유로는 콘텐츠 파워가 꼽힌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2000년대 이후 케이팝이 음악적으로나 산업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인재가 몰리면서, K-Pop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는 한국적 색깔을 갖춘 콘텐츠들이 완성되기 시작했다미국 팝 가수들이 여전히 세계 음악 시장의 주류를 장악하고 있지만, 보여주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돌 팝 장르에서만큼은 한국 가수들이 미국이나 영국 가수를 뛰어넘을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T)을 보유한 스마트폰 및 인터넷 강국이라는 점도 세계 무대에서 K-Pop듣는 음악을 넘어 보는 음악으로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니쥬.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 제공

K-Pop이 가진 양면성이 인기 비결이란 평가도 나온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국외 수용자가 보기에, K-Pop은 큰 틀에서 다른 팝송과 장르적으로 큰 차이가 없게 들리지만, 세부적으로는 비티에스의 아이돌이나 슈가의 대취타등의 사례처럼 국악적 요소가 결합하는 등 독특한 색깔을 담고 있다이런 보편성과 특수성에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선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영대 평론가는 이젠 K-Pop의 미래를 위해 일부 그룹에서 드러난 왕따·괴롭힘 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오랜 연습생 기간과 합숙 생활 등 한국만의 독특한 아이돌 문화를 합리적으로 손봐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희아 평론가는 니쥬의 멤버 가운데 한명이 전범기업 소유주의 후손으로 드러나고, 웨이션브이 일부 멤버는 홍콩 시위 당시 시위대를 과잉 진압한 홍콩 경찰을 지지하면서 논란이 인 적이 있다··일이 역사적으로 민감하게 얽혀 있는 만큼, 멤버를 뽑는 과정에서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경욱 기자 >

 


24이닝 연속 비자책, 평균자책점 0.63승부치기서 동점 승리 불발

밀워키 선발 린드블럼도 5이닝 무실점'KBO 선발 대결'은 무승부

      

밀워키와 더블헤더 1차전서 등판해 역투한 김광현

 

'신장 경색' 증세를 극복하고 13일 만에 건강하게 다시 마운드에 선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개인 최다 투구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김광현은 14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 파크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더블헤더(DH)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선발로 6이닝씩 세 번을 던진 김광현은 처음으로 7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탈삼진 6개는 빅리그 진출 이래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다.

피안타 3개가 모두 2루타였고, 볼넷 3개를 내줬지만, 김광현은 집중타를 피해 점수를 안 줬다.

지난달 2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 이래 24이닝 연속 비자책점 행진을 벌인 김광현은 평균자책점을 0.83에서 0.63으로 더욱더 낮췄다. 선발 투수로서 평균자책점은 0.33으로 극강이다.

김광현은 한국계 내야수 토미 에드먼의 중전 적시타에 힘입어 1-0으로 앞선 더블헤더 연장 8회말에 승리 요건을 안고 배턴을 라이언 헬슬리에게 넘겼다.

그러나 헬슬리가 라이언 브론에게 중월 1타점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해 김광현의 승리를 날렸다.

세인트루이스는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내줘 1-2로 졌다. 김광현은 3승 수확을 다음으로 넘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메이저리그는 7이닝 더블 헤더를 진행한다.

다만, 더블헤더 정규이닝에서 승패를 가리지 못하면 주자를 2루에 두고 공격하는 연장 승부 치기를 적용한다.

전날 시카고 컵스의 우완 알렉 밀스에게 노히트 노런을 당한 밀워키 타선은 이날도 생경한 김광현의 투구에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김광현의 역동적인 투구 자세

김광현은 지난 2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2승째를 따내고 나서 사흘 후 시카고 원정 숙소에서 갑자기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 우려를 자아냈다.

신장으로 피를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인 신장 경색 진단을 받은 김광현은 부상자명단에 올라 치료로 몸을 회복한 뒤 다시 투구를 재개한 끝에 이날 13일 만에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아팠다가 돌아온 투수라곤 보기 어려울 만큼 김광현은 정교한 제구를 뽐냈다.

특히 최고 시속 148의 빠른 볼은 타자 내외곽의 무릎 쪽 스트라이크 존에 예리하게 걸쳤다. 타자가 서서 당한 삼진만 3개였다.

11번 타자 아비사일 가르시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산뜻하게 출발한 김광현은 2번 크리스천 옐리치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실점 위기에서 김광현은 라이언 브론을 몸쪽에 꽉 찬 빠른 볼로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4번 제드 저코마저 전매특허인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김광현은 2회에는 공 7개로 삼진 1개 포함해 세 타자를 범타로 정리한 뒤 32사 후 가르시아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맞은 옐리치를 상대로 김광현은 볼 카운트 2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빠른 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다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져 옐리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승승장구했다.

김광현은 볼이 스트라이크 존을 약간씩 벗어난 탓에 4회 볼넷 2개를 내줬지만, 루이스 우리아스를 3루수 땅볼로 잡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힘없는 우리아스의 땅볼을 잡은 3루수 맷 카펜터가 3루를 찍어 선행 주자를 잡았다.

김광현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5회를 막고 62사 후 저코에게 좌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케스턴 히우라를 고의볼넷으로 걸러 21, 2루의 네 번째 위기를 맞은 김광현은 내야진의 기막힌 수비 덕분에 실점을 지웠다.

오를란도 아르시아가 친 타구는 중견수 앞 안타로 보였으나 2루수 콜튼 웡이 걷어낸 뒤 2루로 뛰어가던 유격수 폴 더용에게 토스, 1루 주자를 포스아웃 처리했다.

세인트루이스 상대로 역투하는 밀워키 린드블럼

지난해까지 한국프로야구에서 김광현과 경쟁한 조시 린드블럼(밀워키)도 그간의 부진을 씻어내고 이날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잘 던졌다.

선발로 뛰다가 구원으로 보직을 바꿔 구위를 조정한 린드블럼은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고 3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김광현과 린드블럼은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KBO리그에서 5번 선발로 대결했다.

2016SK 와이번스의 김광현이 롯데 자이언츠의 린드블럼과 3차례 붙어 맞대결해 2승을 거뒀다.

린드블럼은 2018년 두산으로 이적한 뒤 그해 한국시리즈 4차전과 이듬해 416일 정규시즌에서 모두 승리했다. 김광현은 당시 두 번 모두 승패 없이 물러났다.


LPGA 첫 메이저 우승 통산 4극적 역전 우승

'칩인 버디' 2-'칩인 이글'로 '올해 호수의 여인'

     

호수에 들어가 우승 기쁨을 만끽하는 이미림.

 

이미림(30)이 극적인 18번 홀(5) 칩인 이글을 앞세워 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총상금 310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이미림은 13)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72·6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의 성적을 낸 이미림은 넬리 코르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함께 공동 1위로 연장에 돌입했다.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이미림은 유일하게 버디를 잡아 우승 상금 465천달러(55천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고진영(25)에 이어 이 대회 우승은 2년 연속 한국 선수 차지가 됐다.

이미림은 앞서 진행된 4라운드 18번 홀 그린 뒤에서 시도한 칩인 이글로 연장에 합류하는 짜릿한 장면을 연출하며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우승으로 이미림은 20173KIA 클래식 이후 36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승째를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미림은 칩샷으로 홀 아웃을 하는 장면을 세 번이나 연출했다.

먼저 6번 홀(4)에서 그린 주위에서 오르막 칩샷으로 버디를 낚은 이미림은 16번 홀(4)에서도 좀 더 긴 거리의 칩인 버디를 만들어냈다.

이 두 장면만 해도 '행운이 따랐다'는 평을 들을 만 했지만 이미림은 18번 홀에서 기적 같은 칩인 이글을 잡아냈다.

이때 선두였던 코르다에게 2타 뒤처져 있던 이미림은 이글을 잡고 뒤 조에서 경기한 코르다와 헨더슨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미림의 18번 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펜스 근처까지 가는 바람에 우승과 거리가 멀어지는 듯했다.

이미림이 마지막 희망을 품고 시도한 내리막 칩샷은 두 번 정도 튀긴 후 굴러가다가 깃대를 맞고 그대로 홀 안으로 들어가는 극적인 이글이 되면서 코르다와 15언더파로 동률이 됐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코르다는 18번 홀 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코르다에게 1타 뒤처져 있던 헨더슨은 버디를 잡으며 3명 플레이오프가 성사됐다.

호수 세리머니를 마친 뒤 가운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이미림.

연장에서는 이미림과 헨더슨의 우승 경쟁으로 압축됐다. 세 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코르다는 먼저 약 6버디 퍼트가 빗나가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2남짓한 헨더슨의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빗나갔고, 그보다 조금 짧았던 이미림의 버디 퍼트는 또 홀을 향해 들어가며 18번 홀은 이미림에게 '행운의 홀'이 됐다.

이 대회 전통적인 우승 세리머니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장면에서 이미림은 캐디와 함께 나란히 물에 뛰어들며 올해 '호수의 여인'이 됐다.

양희영(31)과 이미향(27)이 나란히 7언더파 281타로 공동 15위에 올랐고, 박인비(32)1언더파 287타로 공동 37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박성현(27)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40위를 기록했다.

 

'기적의 칩인 이글' 이미림 "하루 세 번 칩인 샷은 처음"

"코로나19에도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입수 때는 주춤


우승 후 포피스 폰드에 뛰어든 이미림()과 캐디 맷 겔지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로 열린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이미림(30)이 행운이 따른 우승이었다고 밝히면서도 앞으로 출전하는 대회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림은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넬리 코르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연장전을 치른 끝에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15언더파 273, 공동 1위로 4라운드를 마친 이미림은 18번 홀(5)에서 치른 연장 첫 번째 홀 버디로 LPGA 투어 4승째를 메이저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미림은 6번과 16번 홀(이상 파4)에서 칩인 버디를 낚았고, 마지막 18번 홀(5)은 칩인 이글을 잡아내며 극적으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이미림은 우승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예전에 하루에 세 번 칩인을 기록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두 번은 있었는데 세 번은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평소처럼 경기한 것이 우승 요인"이라며 "오늘이 4라운드 가운데 가장 경기가 안 풀렸는데 행운이 따른 것 같다. 우승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는 말에 이미림은 "중계를 보시면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운 시기에도 보내주신 응원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18번 홀 이글 상황에 대해 그는 "사실 17번 홀 보기가 나와 다소 실망했고, 18번 홀에서는 일단 버디를 하자는 마음이었다""그런데 칩샷이 그대로 이글이 되면서 정말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오늘 가장 잘 된 샷'을 묻는 말에 "칩샷"이라고 답하면서도 "평소엔 그렇지 않은데 오늘만 그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20173KIA 클래식 이후 36개월 만에 투어에서 다시 정상에 오른 이미림은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다만 앞으로 어느 대회를 나가든 오늘처럼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경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대회 우승자들의 관례인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장면에서 다소 얌전한 자세로 입수한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미림은 "평소 물을 무서워하지는 않는데 이번엔 좀 수심이 깊을 것 같아서 좀 머뭇거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숙소로 돌아가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밤에 잠도 잘 자고 싶다"고 기자 회견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