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성조지에 사연 소개…생후 6개월 미국 가정에 입양돼

 

평택 미군기지 사령관 부인, 45년전 입양 한인…최근 가족 재회=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의 세스 그레이브스 사령관의 부인이 45년 전 미국으로 입양됐던 한국인이라는 사연이 최근 공개됐다. 사진은 입양 당시 사진. '김은숙'이라는 한국 이름이 적혀 있다. [미군 성조지 홈페이지]

 

한국인 입양아인 평택 미군기지 사령관의 부인이 40여 년 만에 가족과 재회한 사연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16일 미군 기관지인 성조지에 따르면 세스 그레이브스 캠프 험프리스 사령관의 부인인 타라 그레이브스(46) 씨는 1975년 미국으로 입양됐던 한인이다.

 

당시 생후 6개월로, 한국 이름은 '김은숙'이다.

 

미국에서 또래들의 인종차별 등으로 녹록지 않은 유년기를 보냈다는 그가 '뿌리'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타라 씨는 16살 때 양어머니의 도움으로 친모와 한때 연락이 닿아 통역본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친모는 직접 대면하기 전까지는 자세한 얘기를 하기를 꺼렸고, 한국어를 배우라는 말도 했다. 편지 교환도 2년 만에 중단했다고 한다.

 

결국 입양된 이후 한 번도 한국을 다시 찾지 않았던 타라 씨의 가족 재회는 남편이 작년 한국으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우연히' 성사됐다.

 

타라 씨는 "아직까지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저의 (입양으로 인한) 상처가 치유될까 싶어서, 가족들에게 다시 연락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평택 미군기지 사령관 부인, 45년전 입양 한인…최근 가족 재회=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의 세스 그레이브스 사령관의 부인이 45년 전 미국으로 입양됐던 한국인이라는 사연이 최근 공개됐다. 사진 왼쪽부터 오빠 김형배 씨, 타라 그레이브스(한국명 김은숙), 세스 그레이브스 사령관. [미군 성조지 홈페이지]

 

재회는 평택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이뤄졌다. 큰오빠를 비롯한 6남매가 입양 46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이 만남을 계기로 그는 자신의 친부모가 당시 딸 대신 아들 하나를 더 원했고, 어려운 형편 등으로 입양을 결정했던 사실을 전해 들었다. 부모가 이혼하면서 자식들이 아버지 밑에서 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친도 숨을 거뒀다는 얘기도 알게 됐다.

 

오빠 김형배 씨는 "부모님에게 여동생이 어디로 갔는지 물었지만,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당시 다른 형제들이 입양의 개념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지만, 나중엔 죄책감이 들었다"며 수십 년 만에 다시 만난 여동생에게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그레이브스 사령관은 성조지에 "가족들이 결국엔 서로 다시 만나게 된 데 대해 매우 기뻐했다"며 "아내에게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버킹엄궁 “왕실 칭호와 군대 직함 여왕에게 반환”

 

영국의 앤드루 왕자가 2021년 4월 17일 아버지 필립 공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영국의 앤드루(61) 왕자가 13일(현지시각) 군대 직함과 왕실의 후원을 박탈당했다.

 

버킹엄 궁은 이날 성명을 내어 “여왕의 승인과 동의를 받아, 요크 공작의 군사 칭호와 왕실 후원이 여왕에게 반환됐다”고 밝혔다. 요크 공작은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를 가리킨다. 영국 왕실의 이런 결정은 그가 성폭행 의혹으로 미국 법원에서 민사 재판을 받게 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버킹엄 궁은 또 “요크 공작이 공식 임무를 계속 수행하지 않을 것이며 일반 시민으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앤드루 왕자는 앞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전하’(His Royal Highness)란 호칭을 사용할 수 없으며, 반환된 앤드루 왕자의 역할은 왕실의 다른 이들에게 분배될 것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앤드루 왕자는 2001년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당시 열일곱이던 미국인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를 성폭행한 혐의로 민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엡스타인은 2009년 주프레에게 50만달러(6억원)을 주고 합의했다. 주프레는 지난해 8월 앤드루 왕자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온 앤드루 왕자는 엡스타인-주프레의 합의문에 ‘잠재적으로 피고가 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개인과 단체’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조항이 있다며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앤드루 왕자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태가 이렇게 진행되자, 이날 영국 군출신 인사 150여명은 앤드루 왕자의 군대 직함을 박탈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보냈다. 앤드루 왕자는 영국 해군에서 22년을 복무했으며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는 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는 지금도 영국 근위보병연대 대령을 포함한 여러 군대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 하원의 국방특위원장 토비어스 엘우드는 이번 결정에 대해 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처라며 “앤드루 왕자가 저지른 문제가 그가 몸담았던 군대로 넘어오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앤드루 왕자는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뒤 2019년 이미 여왕과 상의를 거쳐 왕실 일원으로서 모든 공식 임무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듬해 딸인 베아트리스 공주가 결혼할 때 공식 결혼사진에서도 빠졌다.

 

이번 결정은 왕실 내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된 뒤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 언론담당 비서를 지낸 디키 아비터는 “여왕이 매우 슬퍼하고 있겠지만 실용적인 사람이기도 하다”며 “이건 왕실의 이해 보호와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파티 스캔들’ 존슨 영국 총리, 사임 압박 직면

● 토픽 2022. 1. 14. 07:51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파티 잇따라 폭로

집권 보수당에서도 불신임 투표 요구 제기

국민 여론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사임 요구

사퇴엔  “조사위원회 결과 보겠다”며 즉답 피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일 하원에 출석해 2020년 5월15일 총리 관저에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어기고 파티를 한 것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의장님 저는 사죄하려 합니다.”

 

12일 오후 영국 하원. 여느 때처럼 더벅머리를 늘어뜨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진지한 표정으로 사죄 의사를 밝히자 장내엔 옅은 웅성거림이 흘러나왔다. 평범한 영국인들이 정부가 정한 방역 기준을 지키기 위해 가족 혹은 친구들과 모임을 하지 못하는 동안 존슨 총리와 총리관저 직원들이 거듭해 다우닝가 10번지 정원에서 파티를 즐겼다는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다.

 

존슨 총리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이 나라 사람들이 18개월에 걸쳐 매우 큰 희생을 치르는 동안 그들이 경험했던 고통을 저는 알고 있다. 규칙을 만드는 총리관저의 사람들이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와 내가 이끄는 정부에 대해 국민들이 느꼈을 분노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의혹이 불거진 2020년 5월20일 상황에 대해 “그날 오후 6시를 지나 (관저 내) 정원으로 가서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25분 뒤에 사무실로 돌아왔다. 업무상의 일이라고 생각했지만(파티가 아닌 회의라 생각했다는 의미), 모두를 안으로 불러들여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옥외든 옥내든 사랑하는 사람들과 면회를 금지당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하원에 마음으로부터 사죄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바라보는 영국인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야당뿐 아니라 같은 보수당 원로들도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하원 평의원 가운데 가장 원로인 윌리엄 래그 의원 등은 이날 존슨 총리가 사임할 것과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의회가 나서 불신임 투표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른 의원들도 당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의장 그레이엄 브레이디 의원에게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가디언>은 한 전직 각료를 인용해 불신임 투표를 요구한 의원의 25명 정도 된다고 전했다. 총리 불신임 투표가 상정되려면 의원 54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존슨 총리가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라며 “품위 있는 일을 하고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11일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영국인 66%는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다.

 

 

영국 언론들은 이틀 전인 10일 존슨 총리의 수석비서 마틴 레이놀즈가 100명이 넘는 총리실 직원에게 2020년 5월20일 총리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 정원에서 파티를 열기 위해 보낸,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총리관저 정원에서 파티를 연다. 오후 6시에 (각자 마실) 술을 가져오라”는 내용이 담긴 메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존슨 총리는 이 모임 닷새 전인 5월15일에도 관저 정원에서 참모 몇몇과 와인 잔을 앞에 두고 담소하는 사진이 공개돼 방역지침 위반 논란에 시달렸었다. 이 무렵 영국에선 업무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공공장소에선 동거인 외 만남은 1명까지만 허용된다는 엄격한 규칙이 적용되고 있었다. <비비시>(BBC) 방송은 파티가 열린 날을 전후로 800여명이 규칙 위반으로 벌금 부과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사과를 통해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에 나섰지만, 존슨 총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1922 위원회의 부의장인 래그 의원은 <비비시>에 “항상 방어할 수 없는 것을 방어하는데 솔직히 탈진했다”며 “동료들이 공식적으로나 사석에서 말하는 것처럼 나도 총리 직위가 유지 불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니 슬프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사과 발언 말미에서 자신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독립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 조사 결과와 여론 동향을 보고, 최종 결단을 내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의길 기자

NPR 인터뷰서 “이런 일 다신 있어선 안 돼”하고 끊어

6년 전부터 시도 15분 예정이었으나 9분 만에 끝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방송 인터뷰 도중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에 대한 추궁이 이어지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트럼프는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의 공영라디오 <엔피아르>(NPR)와 전화 인터뷰에서 진행자인 스티브 인스킵과 2020년 대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선 사기 주장은 잘못됐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공화당 의원들을 “리노(RINO·이름만 공화당원)”, “패배자”라고 부르며 지난 대선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진행자인 스티브 인스킵은 “당신의 변호인들도 법정에서 대선 사기에 관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며 집요한 추궁을 이어갔다.

 

인스킵이 “2022년 중간선거에서 당신의 지지를 얻으려면 대선 사기 주장을 반복해야 한다고 공화당 사람들에게 말하는 거냐”고 묻자 분노가 치솟았다. 트럼프는 “그 사람들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며, 자신이 지지 선언을 한 특정 후보가 대선 사기 문제에 대해 매우 적극적이고, 경쟁에서도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일(대선 사기)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2020년 대선 사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말했다. 이어, 매우 고맙다. 감사하다”고 말한 뒤 돌연 전화를 끊어버렸다. 인스킵은 “질문이 하나 더 있다. 어제 열린 1·6 (의사당 난입사태) 관련 법원 심리에 관해…”라고 묻다가 허탈한 듯 “가버렸네요. 오케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애초 15분 예정이었으나 9분 만에 끝났다. <엔피아르>는 이 인터뷰가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인 6년 전부터 시도하다 이날에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