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주정부가 오는 9월 학기부터 학생들의 정규 대면교육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새 학기부터는 스포츠, 클럽활동 등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레체 주 교육부 장관은 6일 오는 9월 학기부터는 대면 정규 수업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많은 활동에 참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레체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수업과 함께 스포츠, 클럽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안전하게 실행하기 위해 적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작년 9월 학기의 경우 COVID-19 사태 이후 학생들이 한동안 학교로 돌아왔을 때 스포츠나 대부분의 교내활동은 제한되었고 제 2차, 3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대면 학습을 포함한 모든 교내 활동이 전면 취소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중 보건 당국이 오는 가을학기에 학교를 다시 개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레체 장관은 “안전하면서도 긍정적인 학습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하고 “특히 정신 건강이 중요한 핵심”이라며 "자원 봉사, 리더십 개발, 스포츠 등이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신체 활동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체 장관은 이러한 계획이 아이들의 백신 접종에 달려있다고 말하고 현재 12세에서 17세 사이의 아이들 60퍼센트가 부분 접종을 받았고 약 11퍼센트만이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키어런 무어 보건국 최고 의료 책임자는 “학교가 재개되기까지 9주밖에 남지 않았는데, 백신을 맞으면 면역력이 형성되기까지 2주가 필요한 만큼 접종을 서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자녀들이 스포츠, 음악, 연극, 그리고 사교 행사를 즐기기를 바란다.”며 “안전하게 교내 활동이나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 관계자들은 정부가 어린이들의 예방 접종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보건의료책임자 협의회 의장인 찰스 가드너 박사는 온타리오가 학교 활동을 완전히 재개하기 전에 가을의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징성 큰 첫 사례…이누이트족 출신 전직 외교관

원주민 언어 · 문화 말살한 과거사 반성운동 여파

트뤼도 총리 "건국 후 154년만에 역사적 첫 걸음“

 

쥐스탱 트뤼도(왼쪽) 캐나다 총리와 신임 총독에 임명된 메리 사이먼 [로이터=연합뉴스]

 

과거 원주민 기숙학교를 둘러싼 '어두운 과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원주민 출신 총독이 임명됐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6일 메리 사이먼을 총독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북퀘벡 출신의 사이먼 신임 총독은 이누이트족 출신 여성이다.

 

그녀는 이누이트 문화와 유산에 대한 적극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라왔다고 말해왔다.

 

언론인을 거쳐 덴마크 대사와 캐나다의 국립 이누이트 기관 수장 등을 지냈다.

 

트뤼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건국 후) 154년이 지난 오늘 이 나라는 역사적인 걸음을 딛는다"면서 "기회를 충족한 더 나은 후보를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캐나다 총독은 공식적인 국가원수인 영국 여왕을 대리하는 인물로, 대개는 상징적 자리로 여겨지지만 몇몇 중요한 국가 업무를 주재한다.

 

구체적으로 의회 개회사 및 정회 선언, 법안에 대한 왕실 인가, 캐나다 군 최고사령관 등의 역할을 맡는다.

 

사이먼 총독은 영어와 이누이트족 언어에 능통하지만, 연방 통학학교에 다닐 때 불어를 배울 기회는 없었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영어와 불어가 공식 언어인 만큼 둘 다 능통하지 않은 총독은 드물었다.

 

사이먼 총독은 계속해서 불어 공부를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총독에 지명되는 역사적인 일은 "화해를 향한 긴 여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걸음"이라며 "이는 보다 포괄적이고 공정한 캐나다 사회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먼 총독은 '직장 내 괴롭힘' 논란으로 지난 1월 사임한 줄리 파예트 전 총독의 뒤를 잇게 된다.

 

파예트 전 총독은 집무실 직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공격적 행동, 모욕적인 언사와 공개적인 굴욕 등을 가했다는 내부 증언과 폭로가 나오면서 자진 사임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후 리처드 웨이그너 대법원장에게 총독 대행을 맡겼다.

 

이후 트뤼도 총리는 100명에 가까운 후보를 심사한 뒤 사이먼 총독을 최종적으로 낙점했다.

 

   * 원주민 어린이들의 희생을 추모하는 시민들.

 

사이먼 총독 임명은 최근 캐나다에서 과거 원주민 기숙학교에 다니던 아동 유해가 대거 발견되면서 영국 여왕에 대한 반발마저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

 

과거 캐나다에서는 인디언, 이누이트족, 유럽인과 캐나다 원주민 혼혈인 메티스 등을 격리해 기숙학교에 집단 수용한 뒤 백인 사회 동화를 위한 언어 및 문화 교육을 했다.

 

이 과정에서 원주민 언어 사용을 강제로 금지하는 등 문화 말살 정책을 폈으며 열악하고 엄격한 훈육 아래 육체적, 정신적, 성적 학대 등의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가 벌어졌다.

 

최근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어린이 유해가 수백 구씩 잇따라 발견되면서 캐나다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이에 건국 기념일인 지난 1일 캐나다 곳곳에서 애도 시위가 벌어졌고, 일부 시위대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빅토리아 여왕 동상을 쓰러뜨리기도 했다. 영국 여왕이 명목적으로나마 국가수반을 맡는 것은 식민지배 잔재라는 주장이다.

 

시위대는 동상을 끌어 내리기 전 "제노사이드(인종청소)는 자랑이 아니다"라는 구호 등을 외쳤다.

 

트뤼도 총리는 건국 기념일 성명에서 "오늘 우리는 우리나라와 이 나라를 조국으로 여기는 모든 이들을 경축한다"며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는 캐나다 데이가 아직 축하할 수 있는 날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원주민 아동 유해 발견이 우리나라의 역사적 실패와 원주민이 처한 불의를 성찰하도록 우리에게 정의로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시위대에 수난 당하는 빅토리아 영국 여왕 동상: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주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1일(현지시간) 원주민 어린이 유해가 집단으로 발견된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대영제국 당시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의 동상을 훼손한 뒤 넘어뜨리고 있다.

'인종청소 정황'  원주민 어린이 집단무덤 후폭풍

영국여왕은 캐나다 국가원수이자 식민지배 잔재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주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1일 원주민 어린이 유해가 집단으로 발견된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넘어뜨린 대영제국 당시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의 동상.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원주민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영국 여왕의 동상을 끌어 내렸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에서 1일 원주민 인종청소 규탄 시위대가 주 의회 앞에 설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빅토리아 여왕 동상을 쓰러뜨리는 일이 벌어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캐나다의 공식 국가수반이다.

 

영국 여왕이 명목적으로나마 국가수반을 맡는 것은 식민지배 잔재라는 지적이 있다.

 

시위대는 동상을 끌어 내리기 전 "제노사이드(인종청소)는 자랑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쓰러진 빅토리아 여왕 동상을 발로 차고 주변을 돌며 춤을 췄으며 동상과 기단에 붉은 페인트로 손자국을 남겼다고 한다.

 

* 캐나다 시위대에 수난 당하는 빅토리아 영국 여왕 동상: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주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1일(현지시간) 원주민 어린이 유해가 집단으로 발견된 데 항의하는 시위대가 대영제국 당시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의 동상을 훼손한 뒤 넘어뜨리고 있다.

 

영국 정부는 대변인 명의로 동상 훼손을 비판했다.

 

대변인은 "(옛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아동유해가 발견된) 비극엔 유감이다"라면서도 "여왕의 동상을 훼손한 점은 명백히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선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어린이 유해가 수백구씩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1912년부터 1970년대 초까지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원주민 어린이 훈육과정을 운영했다.

 

건국기념일인 전날 캐나다 곳곳에선 기념행사 대신 인종청소 피해 원주민 어린이들을 애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2015년 캐나다 진실화해위원회는 6년간 조사 끝에 원주민 기숙학교 학생 4천100명이 영양실조와 질병, 학대 등에 숨졌다면서 정부가 '문화적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

 

이후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공식 사과했다.

 

캐나다에선 교황도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2월 캐나다 원주민 대표단을 만날 예정이라서 이 자리에서 사과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 설치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동상이 1일 원주민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의해 끌어내려 지고 있다. [캐네디언프레스/AP=연합뉴스]

CNN, 최근 미국 · 캐나다 등 지구촌 폭염 사태 분석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데카호 남서쪽 산불 피해지역. AFP 연합뉴스

 

“전례없는 폭염, 사망자 수백명, 그리고 황폐화된 마을. 기후변화가 북반구를 태우고 있다.”

 

미국 CNN은 4일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연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며 수백명을 숨지게 한 폭염 사태를 전하며 “기후변화가 북반구를 태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북미뿐 아니라, 러시아와 인도, 이라크 등지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폭염 사태가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뜻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소도시 리턴은 지난달 30일 기온이 49.6℃까지 치솟는 등 사흘 연속 캐나다에서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평상시 리턴의 6월 최고 기온이 25℃ 정도임을 감안하면 거의 두배에 육박한다. 리사 러포인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수석 검시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주일간 719명이 돌연사했다며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망자 수의 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캐나다 CBC 방송이 전했다. 러포인트 검시관은 고온으로 인해 사망자 수 증가가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폭염에 따른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폭염은 더위로만 끝나지 않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150여건 이상 산불이 발생했다. 폭염으로 인한 화재로 리턴의 대부분 지역이 재가 됐고, 주민들은 대피했다.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도 폭염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두 곳의 폭염 사망자는 각각 95명과 30여명으로 집계됐다. <시엔엔>(CNN)은 “자동세척기, 드라이어, 고통스럽지만 심지어 에어컨까지, 전력망을 지키기 위해 전력 소모가 많은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뉴욕 주민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지난달 23일 34.8℃를 기록해 역대 6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시베리아의 농부들은 폭염으로부터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분주하다. 심지어 북극권의 기온이 30도까지 치솟고 있다. 지난달 20일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이 38도를 기록하자, 세계기상기구는 북극권 북쪽의 기온 측정을 시작한 이래 최고 기온인지를 평가하고 나섰다.

 

인도 북서부 주민 수천만명도 폭염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인도 기상당국은 지난달 30일 수도 뉴델리와 주변 도시들이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다며 기온이 계속 40℃를 웃돌아 평소보다 7℃ 정도 높다고 밝혔다. 더위와 늦은 장마는 라자스탄주와 같은 지역의 농부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라크는 폭염으로 수도 바그다드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지난 1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50℃가 넘는 고온과 전력 시스템 붕괴 등으로 일하거나 공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시엔엔>(CNN)에 이런 기상 이변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정확히 짚어내는 것은 어렵지만, 북반구 일부 지역에 폭염이 동시에 들이닥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영국 왕립기상학회 리즈 벤틀리 등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 현상’을 꼽는다. 3만피트(약 9.144㎞) 상공에서 찬 공기와 따듯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해 ‘지붕'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뜨거운 공기가 움직이지 못하는 현상이다.

 

6월 중순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멕시코와 애리조나주 피닉스 같은 곳에서 최고 기온 기록을 깼다. 몇주 후 북서쪽 상공에 고기압 돔이 형성됐고, 워싱턴과 오리건, 캐나다 북서부에서 기록이 깨졌다. 그는 “우리는 전례 없는 기온을 보고 있는데 기록이 단지 몇도 정도 깨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박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기상학자 니코스 크리스티디스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없다면, 미국 북서부와 캐나다 남서부의 폭염은 “수만 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지만, 현재는 “15년 정도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세기가 바뀔 무렵엔 이런 폭염이 1~2년마다 한번씩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정윤 기자

 

'엎친 데 덮친' 캐나다 서부…폭염 이어 산불 136곳 확산

캠루프스 인근 스파크스레이크 비롯한 9곳 심각한 상태

1일 하루 BC주 전역서 약 1만2천 회에 달하는 벼락 관측

 

캐나다 서부 스파크스레이크의 산불 현장 [AFP=연합뉴스]

 

폭염에 이어 캐나다 서부를 급습한 산불이 이틀 사이 100 곳 넘게 확산됐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의 산불이 북동쪽 소도시 리턴 지역을 전소시킨 데 이어 2일 내륙 지역 136곳에서 확산 중이다.

 

산불은 지난달 말 기습적인 폭염에 건조한 날씨와 바람을 타고 급속히 악화하는 양상이다.

 

전날 마을 전체가 탄 리턴 지역에서는 최소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민 1천여명의 대피가 당국이 나설 틈도 없이 긴급하게 이뤄지면서 이들의 안전 여부 파악이 아직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턴 지역은 지난달 30일 기온이 섭씨 49.6도까지 치솟는 등 사흘 연속 캐나다에서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주 소방 당국은 이날 현재 산불 발생 지역이 136곳인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동북부 내륙 도시인 캠루프스 인근 스파크스레이크를 비롯한 9곳은 심각한 상태로 파악됐다.

 

스파크스레이크 산불은 310㎢에 걸쳐 확산 중이며 산불 양상에 따른 분류 기준으로 '통제 불가' 상태라고 한 당국자가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어제 하루 주 전역에서 약 1만2천 회에 달하는 벼락이 관측됐다"며 "대부분이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 부근에서 일어나 산불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산불은 남서부 내륙에서도 잇따라 발생해 지역별로 200~1천여 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 정부는 이날 공공안전, 환경부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대책 회의를 열고 리턴 지역을 비롯한 산불 피해 지역에 긴급 재난 지원을 펴기로 했다.

 

캐나다 50도 폭염에 산불까지…마을 통째로 불타 수백명 대피

 순식간에 오갈데없는 난민 발생

 독거노인 다수 폭염에 돌연사

 폭염·산불 '기후변화 악영향' 의심

 

산불 때문에 초토화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리튼 마을 [AP=연합뉴스]

 

최고기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 때문에 시련을 겪는 캐나다 서부가 산불로 다시 충격을 받았다.

 

1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동북쪽으로 153㎞ 떨어진 리턴 마을이 산불로 전소됐다.

 

갑자기 나타난 불길은 폭염으로 숲이 바짝 건조해진 데다 강풍이 분 탓에 너무 빠르게 번져 당국의 대피 명령이 나오기 전에 마을을 집어삼켰다.

 

시커먼 연기가 골짜기를 가득 메우자 주민 250명은 재앙을 직감하고 허겁지겁 챙길 수 있는 것들을 갖고 탈출에 나섰다.

 

주민 이디스 로링-쿠항가는 페이스북에 "우리 작은 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며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장 매케이는 "나도 울고 딸도 울었다"며 "돌아갈 집도 없는데 집 열쇠는 왜 가지고 왔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이날 산불은 태평양 북서부에 닥친 폭염이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온 순간에 불거진 재난이었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최근 연일 이상 고온에 시달렸고 지난달 30일 기온은 한때 섭씨 49.6도까지 치솟았다.

 

밤낮으로 지속되는 폭염 때문에 공중보건에도 심각한 위기가 닥쳤다.

 

리사 라포인트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수석 검시관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돌연사가 486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포인트 검시관은 평시에 같은 기간 돌연사는 165건 정도라며 폭염 때문에 사망자가 늘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AP통신은 북미 서부 지역의 폭염으로 숨진 이들 중에는 에어컨, 선풍기도 없이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많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산불과 이상고온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결과이자 인간이 탄소배출로 초래한 재난이라고 보고 있다.

이 지역 폭염의 원인은 차고 더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화해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생긴 열돔(heat dome)으로 추정된다.

 

제트기류 변형은 과학자들이 오래전부터 지목해온 기후변화의 악영향 가운데 하나였다.

 

산불은 심각한 가뭄 때문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그런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빚어진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