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의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소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국민의 기대 수명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로 5개월 단축됐다는 추정이 나왔다.

캐나다 통계청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만5천600명으로, 이로 인해 국민의 남녀 평균 기대 수명이 약 5개월에 해당하는 0.41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19년 출생한 신생아의 기대 수명이 당초 82.1세에서 0.41년을 빼 조정돼야 한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인 퀘벡주 주민의 기대 수명이 0.84년 단축돼 전국 평균의 2배 수준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월 이래 퀘벡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국 사망자의 40%를 차지, 최대 피해를 겪었다.

통계청은 통상적으로 기대 수명은 의료 발달 및 건강 수준 향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지만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예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단축된 기대 수명은 2013년과 같은 수준으로 후퇴한 결과로 분석됐다.

2017년에는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과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사회적 위기 수준으로 늘면서 그해 출생아의 기대 수명이 0.07년(약 25일) 줄었다고 전했다.

백인사회 동화 교육시설로 이용…아동 유해 집단 발견 계기

 

집단 아동 유해가 발견된 원주민 기숙학교 현장의 추모객들 [AFP=연합뉴스]

 

캐나다 의회가 원주민 기숙학교의 어두운 역사를 추념하기 위한 법정 공휴일을 새로 제정, 입법을 마쳤다.

캐나다 상원은 3일 매년 9월 30일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국가 추념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 총독의 재가를 거쳐 입법 절차를 마쳤다.

 

이 법은 지난달 말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의 한 원주민 기숙학교 터에서 아동 유해가 집단 발견돼 국민적 충격이 일자 상·하원이 신속 입법 절차를 발동, 제정됐다.

이에 따라 연방 정부 및 관련 공공기관은 해마다 해당 지정일을 휴무일로 정하고 입법 취지를 기리도록 의무화됐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BC주 남부 내륙도시 캠루프스의 옛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지표투과 레이더 작업을 통해 아동 유해 215구가 매장된 현장이 확인돼 충격을 준 바 있다.

이 기숙학교는 캐나다 정부가 가톨릭교회와 함께 원주민 아동을 집단 수용해 백인 사회 동화 교육을 펴던 전국적 시설의 하나로, 1890년~1969년 최대 500명의 학생이 수용됐다.

 

기숙학교는 캐나다 전국에서 100여 년간 운용됐으며 총 139곳에서 강제 수용된 원주민 아동이 15만 명에 달했다.

캐나다 진실화해위원회 공식 조사 결과, 수용기간 교육 과정에서 육체와 정신적 학대 등 인권 침해 행위가 벌어졌고 영양실조와 질병, 학대 등으로 최소 4천100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상원에 출석한 스티븐 길보 문화유산부 장관은 법안 취지에 대해 캐나다 국민이 자신의 어두운 역사의 한 장(章)을 성찰하고 이를 이겨낸 피해 당사자와 가족, 그 사회를 기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캠루프스의 아동 유해 발견은 우리의 식민주의적 과거 유산을 엄혹하게 깨우친다"며 "이 법안은 화해를 향한 도정의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지난 2017년 "캐나다의 부끄러운 역사"라며 원주민 기숙학교에 대해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를 했다.

현재 원주민 사회와 시민단체에서는 기숙학교의 아동 매장 현장 발굴 및 탐사 작업을 전국적으로 벌일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번에 유해가 발견된 캠루프스의 연방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보건당국 "백신 접종 가속"…인구 대비 접종률 63%

 

 

캐나다의 코로나19 신규 환자 발생이 지난 4월 3차 유행 정점 때보다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공중보건국의 테레사 탬 최고보건관은 6월1일 회견에서 지난 4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점기 당시 9천 명 수준이던 신규 환자가 최근 평균 2천700명 선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탬 보건관은 최근 코로나19 발생 추이에 대해 '괄목할 만한 감소'라고 규정하고 이는 전국적으로 강력한 방역 수칙 시행과 함께 백신 접종이 빠른 속도로 진전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현재 최대 주인 온타리오주의 신규 환자가 699명으로 지난해 10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퀘벡주에서는 4월 중순 1천600명을 상회했던 신규 환자가 계속 하락세를 보여 이날 208명으로 집계됐다.

 

탬 보건관은 화이자 백신 공급에 차질이 없어 물량 확보가 매우 안정적인 상태라면서 내달 말까지 매주 200만 회분의 화이자 백신이 계속 공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모더나 백신의 경우 일부 공급 일정이 불규칙하지만 이달 말까지 수백만 회분의 추가 공급계획이 이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문가 자문기관인 캐나다접종자문위원회는 이날 백신 접종 지침을 통해 다른 백신 간 교차 접종을 권고하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1차 접종을 한 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으로 2차 접종을 완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증 발생 위험을 들어 1차 접종에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 상태다.

 

이날 캐나다의 코로나19 환자는 총 138만3천201명으로 전날보다 1천637명 늘었고 누적 사망자는 19명 추가돼 2만5천566명으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은 총 2천416만9천193 회분 이뤄져 인구 대비 접종률 63.5%를 기록했다.

트럭 운전만 수십년…동료들, 장례식 대신 100여대 트럭 행진 추모

 

코로나19로 함께 숨진 하비 메릴 로스 부부 [CTV]

 

코로나19에 함께 걸린려 투병한 캐나다 70대 부부가 17시간 차이를 두고 차례로 숨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의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스쿼미시에 사는 하비 메릴 로스(76)와 부인 마거릿 게일(73)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함께 투병하다가 5월31일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부부는 지난 4월 초 노스밴쿠버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코로나19 합병증이 악화했으며 지난 5일 남편이 먼저 숨을 거둔 후 다음날 부인도 뒤를 따랐다.

지인과 동료들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장례식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자 주말인 지 난 29일 트럭 100여 대로 행렬을 이뤄 스쿼미시 주변 도로를 돌며 부부를 추모했다.

 

부부는 지난 1969년 대서양 연안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PEI)주에서 아기 둘을 데리고 서부 BC주로 이주했고, 이후 두 자녀를 더 얻었다.

스쿼미시에서 지내면서 남편 로스는 목재와 골재를 운송하는 트럭을 수십 년 동안 몰았고, 아내 게일은 종종 남편 트럭을 타고 함께 다녔다.

아들 스콧은 50년 넘게 해로한 부모님에 관해 "두 분이 서로가 없이는 살지 않으려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코로나19에 걸려 함께 입원하기 직전까지 트럭 일을 계속했다고 한다.

친지들은 부인 게일이 지역 사회 청년 스포츠 단체를 도와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폈다고 회고했다.

트럭 추모 행사는 남편 로스가 일하던 운송업체 동료들이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모인 트럭과 트랙터는 100여 대의 행렬로 밴쿠버에서 스쿼미시로 이어지는 99번 고속도로와 스쿼미시 시내 도로를 2시간 넘게 행진했다.

추모 행렬은 부부의 생전 모습을 담은 대형 사진을 앞세워 경적을 울리며 이어졌고, 가두의 주민들은 손을 흔들며 고인들을 기렸다.

 

다른 아들 앨런은 "생전 부모님이 주변의 주의를 끄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성격이셨다"며 "본인들은 행사를 부담스러워하셨겠지만, 그분들에게 이런 추모는 합당하다"고 말했다.

행사는 시내 종착지에서 30초간 경적을 울린 뒤 묵념을 하는 것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