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는 극우 지지층 눈치를 살피며 윤석열 탄핵심판 결과주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의 모습. 김영원 기자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보수진영 대선주자들이 22일 조기대선 출마를 시사하며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극우 지지층의 눈치를 살피며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조기대선을 향한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엠비엔(MBN) 유튜브에 출연해 “저는 늘 대선에 도전할 꿈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니까 저한테 출마 여부를 묻는 건 별로 필요 없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조기대선이 실시되면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유 전 의원은 한발 더 나가 “당원들과 국민의힘 지지층한테 ‘제가 후보가 돼야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는 그 얘기를 해야된다”라며 “우리가 정권을 빼앗겨서 대한민국이 위험해진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으면 저를 지지해 달라”고도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4선 서울시장으로서 꾸준히 여러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쌓은 경험은 제 개인 것이 아닌 일종의 공공재”라며 “이런 공공재는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아예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 초청으로 8년 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다”고 적었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6.3%)에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31%)의 뒤를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7%), 홍 시장(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6%), 오 시장(4%) 등 순이었다. < 한겨레 서영지 기자 > 

 

수사 제대로 안해 놓고...  ‘사생활 침해’ 이유들어

김형두(오른쪽), 김복형 헌법재판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의 탄핵 심판 3차 변론준비기일 진행을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가 검찰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기록을 내라고 했지만 검찰이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다. 앞서 국회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의혹 등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을 탄핵 소추했다.

 

헌재는 22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 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탄핵심판 사건 3차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청구인인 국회 쪽 대리인단은 김 여사 부실수사 등 탄핵소추 사유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김 여사 등을 조사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기록과 같은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공범들의 사건기록을 서울고등검찰청과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아달라고 헌재에 지난 8일 재판에서 요청했다. 헌재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 10일 각 기관에 수사기록 인증등본 송부를 요청했는데 대법원에서만 회신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왔고 서울고검은 22일 회신이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서울고검은 회신 불가 사유에 대해 “해당사건은 불기소 처분으로 항고가 돼서 수사 중인 수사의 서류로서, 공개하면 사건관계인의 명예·사생활·자유를 침해하고, 수사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김 여사 부실수사 의혹이 탄핵 심판의 핵심 쟁점임에도 이를 밝힐 자료 요구에 검찰이 응하지 않으면서 검찰이 ‘제식구 감싸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변론에서 이 지검장 쪽 대리인은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는 등 수사특혜 의혹에 대해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펼친 주장을 그대로 가져와 반박했다. 이 지검장 쪽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수사에 대한 광범위한 재량이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에 대해서도 방문 조사를 했. 이걸 원칙 위반이라는 건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2012년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 관련 사건에서 권양숙 여사를 봉하마을 사저에서 조사했다. 당시 권 여사는 정연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의 참고인이었고, 김 여사 사건처럼 부정거래나 뇌물 관련 수사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권양숙 여사 사례는 지난해 8월29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나도 검사 때 전직 대통령 부인을 집까지 찾아가 조사했다”며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것은 특혜가 아니라는 취지로 언급한 적이 있다.

 

도이치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것에 대해선 “‘디올백 수수 사건’은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이 있었기 때문에 (검찰총장이) 수심위를 열어서 의견을 종합했다면, 이 사건은 검창총장에게 지휘권이 없었기 때문에 (수심위를)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수사팀 차원에서도 수심위를 논의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논의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세차례에 걸친 변론준비기일을 종결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첫 변론은 다음달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 한겨레 오연서 기자 >

“보안각서 때문에 디테일한 내용은 몰라서 확인해보겠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 출석한 증인들이 선서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현대건설이 윤석열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와 삼청동 안가에 대한 공사를 진행한 사실을 22일 인정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이사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골프 관련 시설 공사한 것, 삼청동 안가에 리모델링 공사 한 게 맞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증인 채택 이후 확인해 본 결과 말씀하신 공사 저희가 한 거 맞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보안각서 때문에 디테일한 내용은 몰라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기 삼청동 안가를 술집의 바 형태로 개조하려 했다는 제보를 공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2년 넘게 미등기 상태인 ‘유령 건물’을 현대건설이 지었고, 애초 용도가 스크린 골프 시설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 한겨레 서영지 기자 >

국회 기자회견 주선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비판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AI 디지털교과서 검증 청문회에서 ‘백골단' 회견과 관련해 의견을 피력하는 동안 야당 의원이 민주화 운동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는 백골단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백골단’을 자처하는 단체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국회 교육위원에서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17일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검증 청문회를 열었다.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에 앞서 김 의원에게 교육위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의원석에는 “백골단 부활 시도 김민전 교육위원 사퇴하라”는 피켓이 붙었다.

 

김문수 민주당 의원은 이한열 열사가 1987년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은 사진과 백골단이 시위 참가자에게 폭력을 행하는 사진 등을 보이며 “고등학교 교과서 대부분에 실린 사진이다. 이한열 열사의 희생 뒤엔 최루탄만 있던 게 아니라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폭력 조직 백골단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백골단이라는 이름이 교육위원인 김민전 의원의 기자회견장에 소환됐다”며 “교육위는 김 의원님 같은 분이 계실 자리는 아니다. 지금 당장 사퇴하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당 정을호 의원은 “올바른 민주의식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국회의원이 오히려 1980~90년대 민주주의를 탄압했던 폭력과 독재의 상징을 국회에 끌어들인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김문수 의원님이 사진을 보여줄 때 김민전 의원님은 웃으시면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며 “아무리 못해도 반성하는 모양새라도 보이든지 무거운 마음을 갖고 오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김 의원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도 백골단을 부활하자는 취지는 아니었고, 기자회견 이후에 기자회견을 철회하고 누차 입장을 표명했다”고 했다. 같은 당 서지영 의원은 “여당 위원들의 표정과 태도까지 관리하려는 거냐”고 반발했다.

 

김민전 의원은 “이미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리고 기자회견 철회문도 올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하다”고 했다. 이어 “저희 의원실이 주선 과정에서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그리고 단체 이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역사적인 상처를 상기시킨 부분에 대해 굉장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프락치 공작’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한 다른 사람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동의해서 공유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변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해당 글에는 “‘ 백골단'이란 네이밍부터 프레임 공작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며 “순진한 청년들을 이용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특정 세력이 존재하고, 그 세력은 놀랍게도 민주당 계열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경력이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그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며 “제 페북에 다른 사람의 글을 공유할 때는 '너무 동의해서 올립니다'라고 명확히 밝히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공유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를 벌인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했다. 이 자리에서 반공청년단은 ‘백골단’을 예하 조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백골단은 1980~1990년대 민주화 시위대를 과격하게 진압·체포했던 사복 경찰 부대를 일컫는 별칭으로, 제복 대신 사복을 입고 하얀 헬멧을 썼다.        < 한겨레 이우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