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발상지 방문…조상에 대선 출마 알리는 의식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0일 오후 경주 이씨 발상지로 알려진 경북 경주 표암재를 방문, 조상들에 대선 출마를 고하는 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경북 경주 방문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시작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는 광주·전남에 이어 대구·경북 순회에도 3박4일을 할애해 ‘고향 표심’에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주 이씨 시조 발상지인 경주 표암재를 방문해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조상들에게 대선 출마를 고하는 ‘알묘’ 의식에 참여했다. 이 후보는 관복을 입고 조상에게 절을 하며 대선 출마를 알렸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표암재를 방문하자 종친들이 모여서 의례를 해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대구·경북은 제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고 자부심을 갖는 고장”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주로 향하는 매타버스 안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대구·경북은 3박4일 동안 모든 시군을 제가 다 들른다는 생각으로 간다”며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주 황남동 ‘황리단길’도 방문해 “이재명은 문재인 대통령도 아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이라며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내가 만들 세상은 지금까지와 다를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0일 오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을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저녁 대구로 이동한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과를 강조하며 ‘보수 표심’ 구애에 나섰다. 이 후보는 동성로 즉석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인권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지체시킨 것에 대해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산업화의 공도 인정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 이상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어서 대한민국이 살아나게 이재명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11일에는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통일·안보를 강조하는 한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한 구미 금오공대에서 ‘경제부흥을 통한 기회의 확대’를 주제로 대학생과 대화를 나눈다. 12일에는 추풍령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비를 방문해 박정희 정부의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 성과를 되새기고, 13일에는 포항 포스텍 노벨동산에 있는 박태준 명예회장 동상에 헌화하는 등 보수층 표심 잡기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아내 인터뷰 조회수 100만…아내로 후보교체 말아달라"

남편과 '따로 또 같이' 김혜경, 경주 일정 동행하며 물심양면 지원

"제가 두명인듯 든든…놓치면 엄청 불안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대구·경북(TK) 민심 공략에 나선 가운데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따로 또 같이' 방식으로 남편의 선거 운동을 지원했다.

 

내외가 함께 공식 석상에 나와 상대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통해 '호감'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씨의 광폭 공개 행보 띄우기를 통해 아직 '등판'하지 않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와의 대비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셈법도 읽힌다.

 

즉석연설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에서 즉석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 김혜경 씨.

 

전날 오전에 먼저 TK로 내려온 김 씨는 대구와 상주, 경주에서 먼저 개별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TK에 내려온 이 후보와 합류, 경주 첫 일정인 경주 표암재에 함께 방문했다.

 

흰색 한복을 갖춰 입은 김 씨는 이 후보와 함께 경주 이씨의 시조로 알려진 알평공에 참배한 뒤 현장에서 '그림자 수행'에 나섰다.

 

기념촬영에 응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내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0일 오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을 걸으며 시민들의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이어 오후에는 이 후보와 함께 경주의 유명 관광지인 황리단길을 방문, 40여 분간 이 후보의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과 만났다.

 

김 씨는 이 후보와 지지자가 사진을 찍을 때도 항상 함께하며 '손가락 하트' 동작을 취하고, 이 후보와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지지자들을 끌어오는 등 적극적인 내조를 선보였다.

 

이에 일부 지지자는 이 후보가 아닌 김 씨에게 다가와 별도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 후보가 한 가게에서 경주의 특산품인 찰보리빵을 살 때 자연스럽게 지갑을 꺼내 지역화폐로 계산하는 '일심동체'의 모습도 보였다.

 

지지자들이 환호하자 김 씨는 웃으며 "남편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이 후보가 역시 웃으며 "(거스름돈) 받을 땐 자기(김 씨) 지갑"이라고 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 후보 역시 공식 석상에서 이 씨에 대한 애정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그는 이날 배우자의 활동상을 담은 영상을 SNS에 공유한 뒤 "저만큼이나 바쁜 혜경 씨"라며 "(상주 일정을 마치고) 잘 듣는 게 좋은 정책의 시작이라며 꼼꼼히 듣고 메모해 제게 전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마치 제가 두 명인 것처럼 든든하다"고 썼다.

 

황리단길 걷기를 마친 뒤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른 후에도 이 후보는 김 씨를 가장 먼저 찾았다.

 

연설 중 김 씨가 연단에 올라오자 이 후보는 "제가 사실 (아내를) 놓쳐서 엄청 불안했다. 여기 있는 분들(지지자들)이 자꾸 보고 싶었대"라고 전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 자꾸 대선 후보를 (아내로) 교체하자고 하는데 그런 이야기 하지 마세요"라며 "우리 부부싸움 난다"라고 장난삼아 말했다.

 

또 "저는 선대위랑 공보국도 다 있는데도 유튜브 영상 조회 수가 20~30만인데 어떤 사람은 방송사 인터뷰 한 번 했다고 (조회 수가) 100만이 넘어간다"고 발언, "생각해보니 저를 무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경쟁심리가 솟아났다"고 재차 농담을 던져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알묘고유 의식 마친 이재명 후보 내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 씨가 10일 오후 경주 이씨 발상지로 알려진 경북 경주 '표암재'를 방문, 조상들에 대선 출마를 고하는 알묘고유 의식을 마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관영 · 채이배 민주당 입당…이재명 “대통합 첫 관문 열렸다”

채이배, 김종인에 “경제민주화 토론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운데)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신 김관영(오른쪽), 채이배 전 의원의 입당식에서 두 전 의원의 손을 잡고 있다.

 

옛 국민의당 소속이었던 김관영·채이배 전 의원이 10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들을 맞이하며 “대통합의 첫 관문이 열린 것 같다”며 환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김 전 의원은 정치개혁 전문가, 채 전 의원은 대표적 경제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며 “우리 개혁 진보진영은 한 몸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당선된 뒤 2016년 총선에선 안철수 대표가 창당한 국민의당으로 옮겨 재선에 성공한 정치인이다. 이번 민주당 입당이 복당인 셈이다. 회계사 출신으로 경제개혁연대에서 활동한 채 전 의원은 2016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사람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전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선 민주당 지지하다 철회한 많은 분 마음을 돌리는 게 절실하다”며 “당의 혁신과 전면적 변화 통해 다시 대선 성공할 수 있다면, 여당 내 야당 역할도 마다치 않겠다”고 말했다. 채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 캠프 보니 지난 정권 인사만 모여 정책논의를 하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해법이 나올 리 만무하다”며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경제민주화 공개적 토론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김 위원장이 강조하는 ‘공정경제’ 등이 ‘가짜 경제민주화’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100조 지원 얘기를 꺼냈다가 제가 실현방안을 논의하자고 했더니 바로 한 발 뺐다”며 “내년 당선되고 나면 하겠다는 건 반대로 하면 당선 안 되면 안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그때 가서 안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서영지 기자

각하 판단하면서도 징계취소 소송 1심 선고 인용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당시 법무부로부터 받은 직무집행 정지 처분을 둘러싼 행정소송의 1심 선고일인 10일 오후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윤 전 총장의 법률대리인인 이완규(왼쪽), 손경식 변호사가 재판이 끝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받았던 ‘직무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을 법원이 각하했다. 직무정지는 징계가 결정될 때까지 직무집행을 막는 것인데, 이미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정직 처분 뒤 복귀)가 끝난 만큼 징계 이전 단계인 직무정지 처분이 타당했는지를 다투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징계가 적법했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온 만큼 직무정지가 “합리적 근거 없이 이뤄진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는 윤 후보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직무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이 사건을 각하한다”고 10일 밝혔다. 각하란 소송이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더 심리하지 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재판부 결정이다. 앞서 법무부는 검찰총장이던 윤 후보가 소송을 제기하자 “원고(윤 후보)에 대한 징계가 확정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것에 불과해 징계처분이 이뤄진 시점에 처분 효력이 소멸했다. 따라서 직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법무부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해 1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윤 후보에 대해 △주요사건 재판부 성향분석 문건 작성 △<채널에이(A)> 사건 수사·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 손상 등을 근거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윤 후보 징계를 청구하는 한편, 징계 결정까지 총장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내렸다. 그해 12월 징계위는 윤 총장에게 ‘정직 2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윤 후보는 직무정지 및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해 ‘본안 판단 전까지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본안소송을 법원에 함께 제기했다. 앞서 직무정지 및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는 모두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지만, 지난 10월 징계취소 본안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용석)는 “재판부 분석 문건, <채널에이> 수사·감찰 방해는 징계사유로 타당하다”는 취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윤 후보가 판결에 불복하면서 이 사건은 항소심 진행 중이다.

 

이날 직무정지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소송 각하 결정에 따라 직무정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행정12부의)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청구 사유 중 일부가 적법한 징계사유로 인정됐다. 이 사건 처분이 합리적 근거 없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 후보 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후보 쪽은 “직무집행정지는 기간의 상한이 없어 사실상 현직 검찰총장을 해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자칫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이 사건 처분과 동일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이 있다”며 소송의 이익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징계 혐의자에 대해 징계 절차가 종료된 경우 (그 이전에 나온) 직무정지 처분은 효력을 상실한다. 직무정지 기간에 관해 법령에 아무런 규정이 없다고 해서 ‘임기가 정해져 있는 검찰총장을 사실상 해임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향후 필요에 따라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윤 후보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선고가 끝난 뒤 윤 후보 쪽 소송대리인 손경식 변호사는 이날 판결에 대해 “법률적으로 쟁송의 대상으로 삼을 자격이 부족해졌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징계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검찰 ‘윤석열 부친 주택 매입’ 김만배 누나 조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구속기소)씨 누나이자 천화동인 3호 이사인 김아무개씨를 불러 조사했다. 누나 김씨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급매물로 내놓은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을 19억원에 사들여 국민의힘 쪽에서도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우연의 일치”라는 의혹을 샀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10일 누나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윤석열 후보 부친의 주택을 매입한 경위와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배경 등을 조사했다.

 

김씨는 2019년 4월 윤기중 명예교수 소유 연희동 단독주택을 19억원에 매입했다. 주택 거래 당시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이를 두고 법조기자 출신인 김만배씨가 차기 검찰총장으로 거론되던 윤 후보를 보고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오래된 단독주택을 누나를 통해 사들였다는 뇌물 의혹이 제기됐다. 여권에서는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주택 매매가 이뤄진 점에 비춰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윤 후보 쪽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건강 문제로 부동산중개업소에 평당 2천만원에 집을 내놨다. 중개업자가 데려온 사람의 개인 신상을 모르고 계약한 것이 전부다.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었다.

 

누나 김씨가 이사로 있는 천화동인 3호는 대장동 사업에 872만원을 출자해 현재까지 101억원가량 배당이익을 받았다. 손현수 기자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목표의식 뚜렷, 계속 발전”

 

지난 2017년 5월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 문화제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왼쪽부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무대에 올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평론가로 복귀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생존자’ ‘발전도상인’ 등에 빗대며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목표의식이 뚜렷해서 자기를 계속해서 바꿔나가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후보를 ‘과제중심형’으로 규정하고,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지도자들과 철학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고 했다.

 

“이재명은 생존자”

 

유 전 이사장은 9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후보를 대표하는 세가지 키워드로 ‘생존자’ ‘발전도상인’ ‘과제중심형’을 꼽았다. 유 전 이사장은 생존자 키워드에 대해 “이 후보는 한 인간으로서 보면 생존자다. 13살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화전민 가정에서 살았고, 18살까지는 도시빈민 가정에 속한 소년노동자로 산재도 여러번 당했다”며 “산업화시대를 죽지 않고 건너온 생존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남시장이 되고 나서 엄청나게 수사도 많이 받고, 기소도 당했다”며 “정치적으로도 지난 10여년 동안 생존자에 가까운 경로를 거쳐왔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유 전 이사장은 “이런저런 작은 오류들은 있었을지 모르나 정치적 생존을 위태롭게 할 만큼의 하자는 없었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이사장은 또 이 후보가 ‘완성형’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발전도상인’이라고 표현했다. 발전도상국에서 차용한 말이다. 유 전 이사장은 “이재명 후보가 여전히 더 지금보다 나은 모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에서 이 후보를 보면 5년 전과 모든 면에서 매우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머리가 좋은 사람이고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목표의식이 뚜렷해서 자기를 계속해서 바꿔나가는 사람이다. 대통령이 되거나 안 될 경우에도 계속해서 정책, 행동양식, 사고방식이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과 다른 과제중심형”

 

이 후보가 ‘과제중심형’에 해당한다며, 이를 민주당계열 지도자들과 철학적으로 구분되는 지점으로 꼽기도 했다. 유 전 이사장은 “대개 진보 쪽은 사고방식이 연역적이다. 가치중심”이라며 “추구해야 될 최고가치를 세우고, 그 가치에 다가서기 위해 이뤄야 될 과제를 설정하고,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수단을 선택하는 게 진보 쪽 정치지도자가 가지고 있던 사고패턴인데, 이 후보는 그것하고 아주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일반원칙이나, 가치에서 출발해 총론에서 각론으로 내려 가는 방식이 아니고, 그냥 각론을 바로 들고 나온다”며 “현안에 대한 과제들을 바로 들고나와 자기 나름의 해법을 밀고 나가는 것은 과제중심형 또는 귀납적 사고방식이다. 예전의 민주당 계열 정치지도자들과 철학적으로 굉장히 다른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이사장은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에 대해서는 “100% 민영개발에 비하면 잘한 일”이라며 “그걸 하나도 못 가져오게 법과 제도를 만든 사람들이 지금와서 그러는 건 낯뜨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에 “감정조절에 하자가 있다”고 언급한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그때만하더라도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학습능력과 자기발전의 능력을 충분히 고려 못한 것 같다”며 “그 판단을 다시 뒤집어도 될 만큼 모습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참여는 안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 전 이사장은 정치평론가로서 복귀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해 4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정치평론가로서 은퇴를 선언했다. 유 전 이사장은 “본격적인 재개는 아니다”라면서도 “그 일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기회가 있을 때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 참여에는 선을 그었다. 유 전 이사장은 “저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캠프에 속한 적도 없었고, 민주당 당원도 아니고, 현재 이 후보 선대위에 있지도 않고, 앞으로도 안 있을 것”이라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정부의 어떤 직책을 받을 일도 없고 그가 속한 당에 후보로 출마할 일도 전혀 없는 사람으로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선대위 TF "판결문, 김씨 양평 투자 관여 증거…2008년 ESI&D 이사 취임"

윤우진 구속에 "유윤무죄, 무윤유죄"… "방패 선대위" "반창고 봉합" 비판

 

 

더불어민주당은 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처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고리로 이른바 '본부장(후보 본인과 장모 및 부인)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정책조정 회의에서 경찰이 윤석열 후보 장모의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사건을 입건한 것과 관련, "여주지청장 윤석열 사위를 등에 업고 부동산 개발 농단을 벌인 장모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국정농단 벌인 최모씨가 다를 게 없다"며 "윤 후보는 선거운동을 할 게 아니라 본부장 비리의 전모를 밝히고 대국민 사과부터 해라"고 비판했다.

 

박완주 정책위 의장도 "윤 후보 본인, 부인, 장모에 대한 의혹이 열 손가락을 넘어간다"며 "양평 땅값 뻥튀기 의혹부터 해명하라"고 말했다.

 

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도 보도자료를 내고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 투자자가 윤 후보 장모인 최씨를 상대로 낸 이익배당 관련 소송 판결문을 인용하면서 "2009년 5월경 피고인의 딸인 김건희씨가 원고인 배모씨의 아들에게 이 사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 측은 '배우자 김씨는 이 사업에 직접 관여하거나 대여금을 유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지만, TF가 이에스아이앤디(ESI&D) 회사 법인 등기부 등본을 대조한 결과 김씨가 2009년 5월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힌 시점보다 1년 전인 2008년 3월 이미 이사로 취임한 사실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에스아이앤디(ESI&D)는 윤 후보 장모의 가족회사다.

 

김병기 TF단장은 "김씨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에 직접 관여했을 뿐 아니라 각종 의혹의 당사자인 셈"이라며 "각종 편법과 탈법으로 기획한 패밀리 비즈니스는 아닌지 윤 후보와 김씨 일가는 답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윤석열 검증 특위 소속 의원들은 10일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를 넘겨받은 경기남부경찰청을 방문, 윤후보의 장모 최씨의 양평땅 강제집행 면탈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ESI&D 등기사항 일부 증명서= 김건희씨가 사내이사로 등록된 법인 등기부 등본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TF 제공]

 

박주민 의원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후보를 겨냥, 측근으로 불리는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최근 검찰에 구속된 것을 두고, "윤 후보 검사 시절에는 전혀 진행되지 않던 수사가 윤 후보가 그만두자 급속도로 탄력을 받고 있다"며 "유윤무죄, 무윤유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선대위에 대해서도 "한 지붕 두 가족", "반창고 봉합"이라며 불협화음 부각을 시도했다.

 

우원식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김종인 위원장은 (윤 후보처럼) 맹목적으로 시장에 맡기는 것은 정서적 불구자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국가 개입을 강하게 (이야기) 한다"며 "불완전한 동거, 한 지붕 두 가족"이라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도 C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종인 위원장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등 본질은 권력 다툼인데 본질이 해소된 게 하나도 없다"며 "소위 말하는 반창고 봉합, 폭탄주 봉합"이라고 지적했다.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점을 거론하며 "국민의힘 선대위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 방패 선대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