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입건해 조사 중 출국...재개발 사업 비리 관여의혹

 

* 2018년 10월31일 광주시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조합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재개발지역 철거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비리에 관여한 의혹을 사는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공사 수주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건해 조사하고 있던 문씨가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인 문씨는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업체 선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샀다.

 

문씨는 2007년 재개발, 재건축 용역이나 대행업을 하는 미래로개발을 설립해 대표를 지냈다. 지금 대표는 그의 아내가 맡고 있다. 재개발조합은 2019년 1월 도시정비컨설팅 업체인 미래파워에 업무추진비 10억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하고 5억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파워와 미래로개발은 업무 협조관계였다. 경찰은 재개발조합에서 지급된 5억원의 흐름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문씨는 2019년 12월 5·18 3단체 가운데 하나인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에 선출됐다. 그가 회장이 된 뒤엔 ‘조직폭력배 출신설’이 불거졌다. 그는 1999년 폭행과 공갈, 사기와 협박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엔 ‘신양 OB파 행동대장’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문씨는 “2심 재판에서 조폭 혐의가 삭제됐다. 절대로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245명은 지난 12일 임시총회를 열어 문씨의 회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경찰은 문씨의 여권을 무효로 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예정이다. 이후 인터폴 등 국제 범죄 수사 기관과 공조해 강제 송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경찰청은 “미래파워와 미래로개발 등 2개 업체의 비리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

유럽순방 마치고 18일 귀국

 

영 총리와 백신 연구개발 협력 확대

스페인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한-일정상회담 불발, 관계 진전 못해

“경제적 위상 올라가며 책임도 커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탁 비서관은 이 사진과 함께 이번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청와대 내에서 부른 행사명은 ‘콘서트’였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대통령의 외부순방행사명은 외부로 알려졌을때 바로 연상이 되지 않도록 지어진다”면서 “콘서트 출발 직후, 정의용 외교부장관, 서훈 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이 대통령께 순방 관련 보고를 했다”고 공군1호기 내 회의 사진을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콘서트’가 끝났다. 이번 6박8일간의 유럽 순방에 붙인 청와대의 비밀 암호명은 ‘콘서트’였다. 문 대통령은 6박 8일간의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18일 오전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귀국행 전용기에 오르며 에스앤에스(SNS)를 통해 “드디어 끝났다. 체력적으로 매우 벅찬 여정이었지만 그런 만큼 성과가 많았다”고 홀가분한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인했고, 비엔나에서는 문화·예술의 자부심을, 스페인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의지와 열정을 담아간다”며 “제약회사들과 백신협력 논의도 있었다”고 이번 순방을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국으로 참석한 데 이어 오스트리아, 스페인을 각각 국빈방문했다. 공개 일정만 해도 29개에 이르는 강행군이었다.

 

*탁현민 비서관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동영상 캡처. G7 정상회의 도중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라운지에서 약식 회담을 하고 있는데,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다음 세션에 빨리 들어오라고 재촉하는 장면이라고 한다.

 

이번 G7 정상회의 성과는 ‘백신 외교’가 첫 손에 꼽힌다. 문 대통령은 영국·프랑스·오스트레일리아·유럽연합(EU) 정상과 양자회담을 갖고 코로나19 백신과 첨단기술 공급망 등 국제적 현안을 논의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는 백신 연구개발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부터는 백신 개발·생산 협력과 관려해 “독일의 엠아르엔에이(mRNA) 기술 보유 백신 회사들과 협의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 및 독일 바이오기업 큐어백 경영진 등 제약사 대표들과도 접촉해 올 하반기 백신 공급과 차세대 백신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정상회의 ‘보건세션’에서 “백신의 공평한 접근권 보장”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개발도상국에 코로나 백신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1억달러, 내년 1억달러 총 2억달러어치의 현금·현물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동의를 전제로 코로나 백신을 지원할 뜻도 전했다.

 

다만, G7 회의 동안 사전에 합의의됐던 한-일 정상간의 만남이 불발됐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도 G7 정상회의를 마친 뒤 SNS에 글을 올려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일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서울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특히 국교가 천주교인 오스트리아·스페인 방문 때 추기경 면담 등의 일정을 잡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문제를 상기시켰다. 오스트리아 하일리겐크로이츠수도원을 방문해 “아직 교황님의 방북이 성사되지는 못했으나 그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고, 바르셀로나 성가족성당에선 후안 호세 오메야 추기경으로부터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응답을 받았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그동안 한국 정상은 국제외교의 무대에 서면 남북관계 같은 ‘우리 이야기’만 했었다”면서 “이제는 경제적 위상이 올라가면서 코로나·기후위기·미-중 갈등 같은 글로벌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이나 책임을 질 것인가를 요구받고 있다”고 짚었다.

김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일방주의와 팬데믹 확산 때문에 깨졌던 국제 거버넌스가 이제 새롭게 판이 짜여지는 상황이다. 한국은 전략적 필요성 때문에 G7 회의에 매년 초청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완 기자

 

문 대통령 "체력적으로 벅찬 여정이었지만…한국 위상 확인"

유럽 순방 마치고 귀국길 SNS 글… "현지 교민에게 힘 얻어"

 

         [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캡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및 오스트리아·스페인 국빈방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드디어 끝났다. 체력적으로 매우 벅찬 여정이었지만, 그런 만큼 성과가 많았고 보람도 컸다"고 밝혔다.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해 귀국길에 오른 문 대통령은 SNS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말한 데 이어 "G7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인했고, 비엔나에서는 문화·예술의 자부심을, 스페인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의지와 열정을 담아간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방문지인 스페인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40%에 이르는 친환경에너지 기술 강국이고, 세계 2위의 건설 수주국"이라며 "우리와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소 건설에 서로 협력하고 있고, 해외 인프라 건설시장에도 최대 협력국"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스페인과 한국은 내전과 권위주의 시대를 극복하고 민주주의와 함께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발전한 역사적 경험이 닮았다. 인구도, 경제 규모도 우리와 가장 비슷한 나라"라며 "양국은 함께 협력하며 함께 발전하자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서로에게 필요한 전략적 동반자가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해외에 나올 때마다 현지 교민들에게서 힘을 얻는다"며 "이번에도 영국의 외진 곳 콘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가는 곳마다 저와 우리 대표단을 응원해줬다"며 각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교민들에게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6월 15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빈 숙소를 나서며 교민들의 인사에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대통령, G7참석 및 유럽순방 마치고 귀국길

 

* 공군1호기 오르는 문 대통령 내외: 스페인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서 귀국을 위해 공군1호기에 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및 오스트리아·스페인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11일 출국한 문 대통령은 12∼13일 영국 콘월에서 개최된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주요국 정상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머리를 맞댔다.

 

문 대통령은 3차례 확대회의에서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백신 공급에 올해 1억 달러를 공여하고, 내년에 1억 달러 상당의 현금 또는 현물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또 인종 차별, 혐오 범죄 등 열린 사회를 위협하는 문제에 강력히 대처할 것을 제안하고, 한국의 2050 탄소중립 의지 및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 공적 금융 지원 중단 약속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기간 의장국인 영국과 호주,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 정상과 별도의 양자회담을 갖고 실질적인 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관심이 쏠렸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 기간 두 차례의 짧은 만남만을 가졌다.

 

이어 문 대통령은 13∼15일 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5G, 수소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15∼17일 스페인 국빈방문에서도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했다. 나아가 건설·인프라 분야에서의 제3국 시장 공동진출 확대 등 포괄적 관계 강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백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백신 외교'에도 주력했다.

 

그 일환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세계 세 번째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백신을 개발 중인 독일 제약사 큐어백의 CEO와 대면 또는 화상 면담을 갖고 백신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한국시간) 전용기편으로 귀국한다.

 

*바르셀로나 출발하는 문 대통령: 스페인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서 환송나온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  "한- 스페인 공동번영 미래 열 것" 강조

한국 대통령 첫 스페인 의회 연설…"상호방문의 해 연장"

 

*스페인 상원 본회의장 들어선 문 대통령: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을 방문, 본회의장에 입장해 있다.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상원을 찾아 연설을 통해 "스페인과 한국은 포용과 상생, 연대와 협력으로 새로운 도전에 함께 대응하며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스페인 의원들 앞에서 한·스페인 우호 협력관계 증진에 대해 연설을 했다. 스페인을 방문하는 국빈은 관례적으로 상원을 찾아 연설한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은 포용과 상생, 이해와 협의를 통해 국제적 분열을 해소하는 '연결 국가'를 추구하고, 한국은 대륙과 해양을 잇고 선진국과 개도국을 연결하는 '교량 국가'를 꿈꾼다"면서 "진실로 스페인과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고 강조했다.

 

한·스페인 양국 국민이 20세기 내전과 권위주의를 극복하며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나고, 민주주의 힘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점도 닮은꼴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동질감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한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제 우리는 70년간 쌓아온 우정·신뢰를 바탕으로 더 강화된 협력을 통해 세계의 공동 번영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은 '상호 방문의 해'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를 통해 양국 국민들의 우정과 신뢰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스페인은 2020∼2021년을 상호 방문의 해로 지정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산티아고 길을 사랑한다. 스페인이 창조한 불멸의 캐릭터 '돈키호테'를 읽으며 인간적 고뇌에 공감한다"며 "K-팝과 한국 영화를 즐기는 스페인 국민들도 늘고 있다"며 한·스페인 양국 국민의 교류 확대를 강조했다.

 

*환영사에 답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을 방문, 본회의장에서 욥 쿠엔카 상원의장의 환영사에 답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필라르 요프 스페인 상원의장은 "한국과 스페인은 사회를 작동시키는 가치관이 유사하다"며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국제사회의 확고한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고, 기후변화 등 공동의 과제에 기여할 것이 많다"고 밝혔다.

 

요프 상원의장은 "한국어에 아주 아름다운 '금란지교'라는 말이 있다. 황금같은 아름다운 우애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스페인은 한국의 우정을 더 기대하고, 한국 역시 스페인의 우정을 기대해도 좋다는 말씀을 감히 드린다"고 말했다.

 

또 "스페인 청년은 한국의 문화, 음식, 음악, 영화에 열광하고 있고, 많은 스페인 국민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며 "스페인 의회는 의회 외교를 통해 함께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 "코로나 넘어 대재건…한 · 스페인이 주인공"

 

경제인협회 포럼 만찬…"양국 협력 시너지 내며 포스트코로나 선도"

"제 고향 부산과 닮은 점 너무 많은 바르셀로나"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및 개막 만찬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현지시간) "이제 협력을 잘하는 나라가 세계의 주인공이 되고 디지털·그린 경제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세계 경제를 이끌 것"이라며 "스페인과 한국이 먼저 시작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개막 만찬에서 이같이 밝힌 뒤 "우리가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대해 "코로나를 넘어 대재건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스페인과 한국이 함께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스페인 곳곳에서 봉쇄령이 풀려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모습에서 세계는 희망을 봤다"며 "백신 보급과 함께 일상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세계 경제도 반등을 시작했다. 우리는 결국 코로나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문 대통령은 "위기 전 수준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디지털 경제가 성장하고 친환경·저탄소 산업이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페인은 친환경 에너지 선도국가이며 한국은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와 ICT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미래차, 배터리, 수소경제 등에서 앞서있다"며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협력 시너지가 클 것이다.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및 개막 만찬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그러면서 "스페인과 한국은 대륙의 양 끝에 위치했지만 서로 아끼고 협력하는 마음에서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 될 것"이라며 "이제 다시 도전하자. 대륙과 해양을 이어 새로운 인류의 길을 개척하자"고 했다.

 

기업을 향해서도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됐듯 양국 경제인도 최고의 파트너가 돼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고, 건설·인프라, 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손을 잡고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제 고향 한국의 부산과 닮은 점이 너무나 많은 바르셀로나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인협회 연례포럼은 스페인 국왕과 총리, 주요 기업 대표 등이 참석하는 스페인 내 가장 권위 있는 경제 행사 중 하나로, 올해는 '대재건-기업·경제·정치에서의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문 대통령은 펠리페 6세 국왕의 초청으로 포럼에 참석했다.

 

경제인협회 연례 포럼 개막 만찬 참석한 문 대통령: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및 개막만찬에 펠리페 6세 국왕과 함께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한·스페인 정상회담…'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공동성명 채택…교역·투자 회복 및 건설 제3국 공동진출 모색

교역·투자 위한 관세당국 협력…해양플라스틱 문제 해결방안 언급

보건협정 등 협력강화 협정·MOU 5건 체결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몬클로아 총리궁에서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서명식을 지켜보고 산체스 총리의 안내를 받으며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날 마드리드의 총리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 비전 및 의지를 담은 '한·스페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은 우선 양국의 교육·투자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자는 데 공감했고, 특히 제3국 시장 공동 진출 확대도 모색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스페인이 해외 건설 수주액 2위의 건설 강국인 만큼 건설·인프라 분야에서 중남미·아시아 등 거점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회담 배석자들은 "스페인 기업은 설계·운영에, 우리는 시공·금융에 강점이 있다"며 "또 양국 간 교역·투자 확대를 위해 관세당국 간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오전 개최된 한·스페인 그린·디지털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양국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건설협력포럼 등의 인프라 구축이 논의됐다.

 

*스페인 총리와 회담하는 문 대통령: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몬클로아 총리궁에서 페드로 산체스 총리 등과 회담하고 있다.

 

두 정상은 외교·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 의지를 공동성명을 통해 재확인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코로나19 백신의 충분한 생산과 공평한 글로벌 접근을 지지하고, 2050 탄소중립 달성 및 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해 공조를 강화해 나간다는 데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초기 스페인이 우리 국민들의 긴급 귀국을 도와주고, 우리는 스페인에 신속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했다"며 "코로나에 대한 경험과 성과를 충분히 공유하고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해양국가로 해양플라스틱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양식장 어구를 친환경으로 바꾸는 것을 포함, 양국이 함께 관련 연구에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한·스페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2건의 협정과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 간 통상 환경의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세관상호지원협정', 감염병 예방·대응을 위한 정보 공유, 필수적 교류 보장, 자국민 보호 등을 골자로 한 '보건협력협정'이 포함됐다.

 

또 디지털·고부가가치 산업 분야 협력 확대와 양국 스타트업 간 교류 촉진을 위한 '인더스트리 4.0 MOU'와 '스타트업 협력 MOU', 태양광, 해상풍력 등의 분야에서 산업·연구 협력 증진을 위한 '청정에너지 협력 MOU'가 체결됐다.

 

*스페인 총리와 건배하는 문 대통령: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몬클로아 총리궁에서 열린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의 오찬에 참석, 산체스 총리와 건배하고 있다.

 

3유로의 행복…‘장애인 지원’ 복권 나눈 김정숙 여사

 레티시아 왕비와 마드리드 온세 재단 방문

 

*김정숙 여사와 레티시아 스페인 왕비가 16일(현지시간) 국립시각장애인기구 온세(ONSE) 재단 방문을 마친뒤 복권 판매원으로부터 장애인 재단 기부의 의미가 담긴 ‘온세 복권’을 구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스페인을 국빈 방문중인 김정숙 여사가 16일(현지시각) 마드리드에 있는 시각장애인 지원기구 ‘온세’ 재단을 방문해 한국의 벤처기업 ‘닷’이 개발한 점자시계 ‘닷 워치’를 기증했다.

 

김정숙 여사는 이날 레티시아 왕비와 함께 온세 재단을 찾아, ‘한 개의 현실에 관한 두 개의 시선’을 주제로 한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고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온세 재단은 시각장애인들의 교육·취업·복지 지원을 위해 1938년 설립된 기구다. 현재 7만명이 넘는 장애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김 여사는 온세 재단에서 시각장애인 직업교육을 참관한 뒤 ‘루스’ 전시실에서 그림과 사진, 조각품 등 20여점을 관람했다. 메르셰 루스 전시실 담당자의 설명을 들은 뒤 김 여사는 “저도 제 집무실에 장애인이 그린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다”고 레티시아 왕비에게 말하기도 했다.

 

이어 창업지원공간(에스파시아)으로 이동해 김 여사는 ‘닷 워치’를 재단에 전달했다. 닷 워치는 한국 벤처기업이 개발한 점자 스마트 시계로 시간과 날짜 확인, 스마트폰 알림, 문자, 전화 등 정보 수신이 가능하다. 스페인어를 포함해 모두 11개 점자 언어 지원이 가능하다. 김 여사는 “우리나라 벤처기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계다. 손목 위에 놓인 점자로 세상과 통하는 길이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레티시아 왕비와 함께 온세(ONSE, 국립시각장애인기구)재단을 방문해 한국 벤처기업이 개발한 세계최초의 점자시계‘닷워치'를 재단에 기증하고 있다.

 

이날 김정숙 여사와 레티시아 왕비는 건물 밖에서 온세 복권을 사서 나누기도 했다. 3유로(1매당 1.5유로 2장 묶음)에 파는 온세 복권은 수익금은 장애인 복지 관련 재원으로 사용한다. 김 여사는 레티시아 왕비의 왕비의 복권을, 레티시아 왕비는 김 여사의 복권을 구매했고, 레티시아 왕비는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우리나라에도 서로 어려울 때 돕는 ‘품앗이’라는 오랜 전통이 이어져 왔다. 공동체 의식이 강한 우리 국민들도 이런 복권이라면 앞다투어 살 것이다”며 “스페인의 훌륭한 장애인 정책의 현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코로나 이후 첫 국빈' 문 대통령에 황금열쇠 선물

문대통령 "한반도에 행운 가져올 열쇠…무챠스 그라시아스!"

국왕 주최 환영식 상호 훈장수여…국빈만찬 코로나 협력 강조

 

행운의 열쇠 선물 받는 문 대통령: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시청을 방문해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즈-알메이다 시장으로부터 행운의 열쇠를 선물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스페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 맞는 국빈인 문 대통령을 환대했고, 문 대통령도 스페인어로 "무챠스 그라시아스"(Muchas gracias·대단히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화답했다.

 

*기념촬영 마치고 대화하는 문 대통령: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왕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와 기념촬영을 마치고 대화하고 있다.

 

◇ 마드리드 왕궁에 울려퍼진 애국가…21발 예포로 환영

 

문 대통령의 첫 일정은 마드리드 왕궁 행사장에서 열린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 주최의 환영식이었다.

 

문 대통령과 펠리페6세 국왕 부부는 군악대가 애국가와 스페인 국가를 연주하는 것을 지켜봤고, 국가 연주 중간에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양 끝에 위치해 있지만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며 "2019년 사상 처음으로 스페인을 방문한 우리 국민이 60만명을 넘었고 한국에서는 음식, 의류 등을 통해 스페인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에서도 K팝, 한국영화가 인기를 끌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들었다"며 "경제분야 협력도 미래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펠리페 6세 국왕은 코로나 초기 방역분야 협력 지원에 사의를 표한 뒤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문 대통령의 바르셀로나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참석이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저녁 국빈만찬에 최대 규모의 경제인들이 참석한다. 스페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환영식에서 문 대통령은 펠리페 6세 국왕 내외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고, 펠리페 6세 국왕은 문 대통령에 최고국민훈장, 김정숙 여사에 국민훈장 대십자장을 각각 수여했다.

 

*마드리드 시청 앞 환영인파: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시청을 방문했다. 시청 주면에 교민 등 환영 인파가 몰려 있다.

 

◇ 황금열쇠 선물한 마드리드…문대통령 "코로나 극복의 문 열겠다"

 

문 대통령은 이어 수도 마드리드의 시청을 방문했다.

 

시청 앞에서는 태극기와 스페인 국기, 응원 피켓을 든 교민들이 "사랑해요 대통령" 등을 외치며 환영했고, 문 대통령은 마르티네스 알메이다 시장의 안내를 받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 방명록에 서명을 했다.

 

본회의장에서는 본격적인 환영행사가 진행됐다.

 

알메이다 시장은 "한국의 사례를 보며 코로나에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판문점선언도 국제사회의 역사적 선례"라고 평가했다.

 

알메이다 시장은 특히 문 대통령에게 황금열쇠를 전달하며 "마드리드시의 문이 언제든 열려 있음을 뜻한다"면서 교류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행운의 열쇠가 대한민국과 한반도에 큰 행운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 열쇠로 코로나 극복의 문을 열겠다"고 화답했다.

 

◇ 국왕 주최 국빈만찬서 건배…코로나 협력 강조

 

문 대통령은 방문 첫째 날의 마지막 일정으로 펠리페 6세 국왕 내외 주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펠리페 6세 국왕의 건배사 이후 답사에 나선 문 대통령은 "앙국은 서로 닮았다"며 "양국 국민은 권위주의 시대를 극복하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70년 이상 이어진 우정이 지난해 코로나 상황 이후 더욱 긴밀한 협력으로 이어졌다"며 "한국은 코로나 초기 적도 기니에 고립된 한국 국민들의 귀환을 도와준 스페인을 잊지 않고 있다. 한국이 스페인에 제공한 신속진단키트도 우정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녹색성장 등 미래 공동과제에도 함께 협력하기를 원한다"며 "2019년 8천200여명의 한국 순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 걸었다. 양국이 앞으로 함께 걸어갈 새로운 70년도 서로에게 행운을 주는 '부엔 까미노'(순례길에서 행운을 빌어주며 나누는 인사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잔을 들고 "샬룻(salud·건배)! 무챠스 그라시아스!"라고 외치며 건배를 제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교황 방북 그날 곧 올 것으로 기대"

오스트리아 수도원 방문…"정치인 된 후에도 가톨릭 가치로 윤리의식 지켜"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 방문한 문대통령: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 내외와 빈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을 방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직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북이 성사되지는 못했으나 그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 부부와 함께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을 방문했고,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막스밀리안 하임 수도원 원장에게 "2018년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제가 프란치스코 교황께 방북 제안을 하자 교황께서는 이를 수락하며 한반도 평화의 가교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신 바 있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가톨릭은 고난과 고통의 시기에 인류에게 희망이 됐다.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전 인류가 연대와 사랑으로 서로 도와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하임 원장에게 자신의 묵주 반지를 보여주며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이 묵주 반지를 낄 것을 권유했다"며 "가톨릭의 가치가 평생 내 삶의 바탕을 이뤘고, 정치인이 된 이후에도 높은 윤리의식을 지킬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유서 깊은 중세수도원을 짧은 시간이나마 둘러볼 수 있어 가톨릭 신자로서 특히 기쁘다"며 "바쁜 와중에도 동행해주신 오스트리아 대통령 내외분의 배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오스트리아 국빈방문

오스트리아 대통령 "한국, 세계 챔피언" 칭송

총리는 기자 질문에 "한국 코로나대응 성공"

문 대통령 "정치가 방역 · 접종 좌우해서는 안돼"

 

공동기자회견하는 문 대통령: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빈 총리실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 확대회담을 마친 뒤 회담 결과 관련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은 코로나 극복을 위한 챔피언으로 알려져 있다. 국경을 개방하는데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없다. 오스트리아는 무엇을 배워야 하나?"

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의 14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스트리아 기자가 쿠르츠 총리에게 즉석에서 던진 질문이다.

 

쿠르츠 총리는 "아시겠지만, 한국은 이 부분(코로나 대응)에서 성공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한국이 적용한 데이터 수집·분석 기술이 코로나 팬데믹 극복에 도움이 됐다"며 "미래 기술과도 연결된 건강·보건 분야의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한국처럼 성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쿠르츠 총리는 질의응답에 앞선 모두발언에서도 "문 대통령께 축하드리고 싶은 게 있다"며 "한국은 매우 성공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고 있다"고 찬사를 건넸다.

그는 "한국은 국경을 개방하는 중에도 유럽처럼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한다. 대단한 성과"라고 거듭 호평했다.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기자의 질문에 '방역 모범'이라는 평가에 이른 3가지 비결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방역·접종은 의학·과학적 의견에 따라 판단돼야지, 정치가 좌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 같은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또 ICT(정보통신기술) 등 진보된 기술을 활용해 확진자 동선·접촉자를 빠르게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다만 개인정보를 최대한 보호하는 가운데 방역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정책으로 국경·지역 봉쇄 없이 성공적으로 방역을 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경제적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코로나를 물리치는 데 세계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한국의 GDP(국내총생산)는 앞으로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오스트리아 정상 공동기자회견: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 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 참석,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 · 오스트리아 정상회담…"4차산업 시대 최적 파트너“

판데어벨렌 대통령 "수소 협력"…문대통령 "시너지효과 있을 것"

 

한-오스트리아 정상회담: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현지시간)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오스트리아 양국이 4차산업 시대 대응을 위한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의 호프부르크궁에서 공식 환영식에 이어 열렸다. 양국은 1892년 수교했으며, 한국 대통령이 오스트리아를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양국이 '4차산업 시대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는 공감대 아래 오스트리아의 과학 기술력과 한국의 상용화·산업화 능력을 접목해 지속해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오스트리아의 뛰어난 역량과 세계적 산업화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의 호혜적 관계를 도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수소 연구·생산의 연결 고리가 중요하다"며 양국의 협력을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는 수소 연구에 강점이, 한국은 수소차 상용화 등 수소 활용에 강점이 있으므로 양국이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두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힘을 모은다는 데도 공감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한국은 바이오 사이언스가 굉장히 발전해 있다"며 "오스트리아의 기술, 한국의 산업화를 연계하는 게 코로나 퇴치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군축·비확산 분야 선도국가인 오스트리아의 지속적인 지지를 구했고,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탄소중립을 위한 공조를 공고히 하고,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문화협력협정 등을 고리로 문화·청소년·교육·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문대통령 "북한 동의 시 백신공급 협력 적극 추진“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이어 백신공급 제안

오스트리아 대통령 "북 신호 있다면 당연히 도움 줄 것"

 

한-오스트리아 정상 공동기자회견: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 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 참석,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대한 백신 공급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호프부르크궁에서 열린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 역할을 할 경우 북한도 당연히 협력 대상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해 한국이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과 맞물려 있다.

문 대통령은 "개도국·저소득국이 공평하게 접종해야 비로소 전 세계가 코로나에서 해방될 수 있다"며 "한국은 백신 보급을 늘려 전 세계 코로나 퇴치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지난해 북한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참여를 제안한 데 이어 백신 공급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북한이 이에 호응할지 주목된다.

 

북한이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할 경우 남북·북미 대화 재개의 실마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미국도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협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북 대화·협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판데어벨렌 대통령 역시 "팬데믹은 모든 국가가 함께 해야 극복이 가능하다. 개도국, 가난한 국가 등 모두 백신 접종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북한 측이 (백신 지원에) 어떤 입장인지 잘 모르지만, 신호가 있다면 당연히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오스트리아 정상 공동기자회견: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 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 참석,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이 공유한 대북정책을 소개하면서 "북한의 호응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남북 대화·협력이 보다 확대된다면 이는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선순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성공이 크게 없지 않았냐"고 말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은 관계 정상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정숙 여사, 고종이 오스트리아에 보냈던 '왕자 갑옷' 관람

오스트리아 영부인과 미술사박물관 찾아…"한 · 오 관계 돈독하길"

 

미술사박물관 방문한 김정숙 여사: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김정숙 여사가 14일(현지시간) 비엔나 미술사박물관을 방문, 전시된 조선 왕자의 투구와 갑옷을 관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14일 오전(현지시간) 도리스 슈미다우어 대통령 부인과 함께 비엔나(빈) 미술사박물관을 찾아 이곳에 전시된 '조선 왕자의 투구와 갑옷'을 관람했다.

이 투구와 갑옷은 1892년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수교 직후 조선 고종이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에게 선물한 것이다.

 

김 여사는 "129년 전 한국에서 보낸 선물을 비엔나에서 마주하니 감회가 깊다"며 "조선 왕자의 투구와 갑옷이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잘 보존된 것처럼 한·오스트리아 관계도 돈독히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나아가 투구에 수놓아진 용 문양을 설명하며 "두 나라의 풍요와 미래를 빈다"고 했다.

조선 왕장의 투구와 갑옷은 내년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우정 전시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세월호 특검, 대검찰청 압수수색…이틀간 진행

● COREA 2021. 6. 15. 05:0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대검 통합디지털증거관리시스템 서버 자료 확보

해군·해경서 압수 서류 30여 박스·전자정보 100TB 분석

 

세월호 특검, 대검찰청 증거관리시스템 압수수색: 세월호 참사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이현주 특별검사팀이 14일 오후 세월호 DVR(폐쇄회로TV 저장장치) 수거와 관련된 영상, 지시·계획·보고, 전자정보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대검 통합디지털증거관리시스템 서버를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 모습.

 

세월호 참사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이현주 특별검사팀이 14일 대검찰청을 압수수색 했다.

세월호 특검은 세월호 DVR(폐쇄회로TV 저장장치) 수거와 관련된 영상, 지시·계획·보고, 전자정보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오후 5시께까지 대검 통합디지털증거관리시스템 서버에서 사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은 확보해야 할 자료가 방대해 오는 15일에도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13일 출범한 특검은 현재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사참위)와 국회, 서울중앙지검, 광주지검 등 세월호 참사 사건을 다뤘던 관계기관으로부터 약 800여권 분량의 기록과 40여 테라바이트(TB)의 전자정보 자료를 입수해 검토 중이다.

 

또 이날까지 검사 5명과 수사관 21명을 대검과 해군(본부·진해기지사령부·해난구조전대), 해경(본청·서해지방해양경찰청·목포해양경찰서)에 파견, 압수수색을 통해 30여 박스 분량의 서류와 100TB 이상 분량의 전자정보 등 압수물을 확보했다.

 

    세월호 특별검사팀

이렇게 확보한 기록물 중 DVR 하드디스크 원본과 영상복원 데이터, DVR 수거 동영상, 선체 내부작업 동영상 등 4가지 자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 의뢰했으며 관련 데이터 정보들을 비교·분석하는 등 포렌식 절차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사참위 관계자와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 선체조사위, 해양경찰서, 4·16기록단 관계자 등 11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혐의가 있어 입건된 피의자는 아직 없다.

특검은 "앞으로 기록 검토와 압수물 분석작업, 사건 관계자로부터의 진술 청취, 객관적 검증 등을 통해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모든 방면의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특검은 다음 달 11일까지 60일간 수사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대통령 승인을 받아 30일 연장할 수 있다.

‘G7+3’의 한국은 ‘대중 전선’에 편입됐나?

● COREA 2021. 6. 15. 04:48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한국이 이번 G7을 계기로 그 공동성명의 내용을 ‘대중 관계’에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위기이고, 그래야만 한다는 것은 기회이다. 미국에 대해서는 대중 대결에서 한국의 경제적·지정학적 위상을 들이밀어야 한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아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기후변화 및 환경 방안’을 다룬 확대회의 3세션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문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한국은 11일부터 13일까지 영국에서 열린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음으로써, 국제적 지위와 위상이 분명 ‘격상’되게 됐다. 문제는 그 ‘격상’이 한국에 기회와 위기를 모두 주는 고단한 길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내민 손을 잡고 뒤를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 이제 미국은 한국을 앞장세워서, 가시덤불을 제거하고 지뢰밭을 먼저 통과하라고 채근할 수 있게 됐다. 이번 G7 정상회의와 한국의 초청은 이를 말해준다.

 

이번 G7 공동성명은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을 가장 명시적으로 겨냥한 것이고, 1975년 이 회의 창설 이후 중국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비판”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존 커턴 토론토대 G7 연구그룹 소장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G7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선진국들의 경제 협의체에서 지정학적 협의체로 성격을 강화했다. 부상하는 중국에 맞서는 미국 주도의 서방 헤게모니 질서에 대한 옹호가 갈수록 G7의 의제가 될 것이다.

 

애초 G7은 1975년 6개 선진국으로 창설될 때 당시의 오일 쇼크와 인플레이션 등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혼조에 대처하는 경제 협의체로 출범했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1997년에 가입해 G8로 한때 확장된 것이나, 2003년 G8+5 형식으로 중국이 초청된 것도 그 일환이다. 하지만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 축출, 중국의 본격적인 부상은 G7을 서방 주도 국제질서의 옹호체로 밀고 나갔다.

 

트럼프 정부가 G7에 한국·오스트레일리아·인도를 참가시켜 G10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더해 G11로 확대하려 한 것은 격화되는 중국과의 대결에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몸집 불리기였다. G10 구상이 무산된 것은 아시아에서 유일한 선진국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일본의 반대 때문이라고 하나, 이는 현상적인 진단이다. 그보다는 인도 등 대상 국가의 소극적 자세가 컸다. 전통적인 비동맹 국가인 인도는 G10에 가담해 선택지를 줄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G7은 그 뒤 실질적으로 G7+2 혹은 G7+3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이번에 한국·오스트레일리아·인도·남아공이 초청됐다. 그중 오스트레일리아는 이제 G7의 상수가 됐고, 인도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들락날락할 것이다. 한국은 초청을 받은 이상, 인도처럼 들락날락할 처지가 되기 힘들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한국이 2년 연속 초청받은데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의장국 영국의 영연방 국가로 초청받은 점을 들어 “한국이 사실상 G8에 자리매김한 것 아니냐는 국제적 평가가 나온다”고도 했다.

 

G7에 한국이 초청된 것은 명확하다. 그만큼 그들에게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나, 특히 G7이 앞으로 몰입할 미국 주도 서방 헤게모니 질서의 유지에서 한국이 갖는 중요성 때문이다.

 

이번 G7 공동성명은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규정하며 타국의 언급조차 거부하는 신장·홍콩·대만·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을 적시하며 비판했다. 이 성명은 G7 국가들이 작성한 것이지, 한국은 물론 관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그 성명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는 한국에 기회이자 위기이다. 한국이 이번 G7을 계기로 그 공동성명의 내용을 대중 관계에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위기이고, 그래야만 한다는 것은 기회이다. 중국 역시 한국을 포기할 수 없고, 적대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임을 우리는 이용해야 한다.

 

이번 G7에서 미국의 요구가 마냥 반영된 것은 아니다. 미국은 신장에서의 강제노동이라는 문구를 공동성명에 넣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옥죄려는 단초를 만들려 했다. 하지만 그 문구는 관철되지 못했다. 독일이나 프랑스는 기후위기 대처 등을 명분으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조해 자신들의 국익을 유지하려 했다.

 

한국은 이제 중국에 대해서는 G7+3의 일원으로서 입장을 내밀어야 한다. 미국에 대해서는 ‘대중 대결’에서 한국의 경제적·지정학적 위상을 들이밀어야 한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G7에서 미국의 대중 전략이란 “대결이나 분쟁으로 밀고 가려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기술 분야처럼 안보 분야에서도 향후의 거칠어질 경쟁을 향해 동맹과 협력국들을 모으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G7에 올라탔다. 한국의 위상은 격상됐고, 일관된 외교 노선만이 그 위상을 우리에게 기회로 만들어줄 것이다. 정의길 국제부 기자

 

G7 개도국 지원 등 ‘높아진 한국 위상’ 국제적 책임도 커져 

반도체 · 전기차 협력 요청 등 ‘초청국’ 이상의 외교적 성과

백신 · 온실가스 등 역할 요구…강도 높은 중국 비판도 부담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확대회의 3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마무리된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영국을 떠나 다음 순방지인 오스트리아로 향하면서 에스엔에스(SNS)에 글을 올려 ‘소회’를 적었다. 이 글에서 문 대통령은 20세기의 역사적 사건 2가지를 떠올렸다고 썼다.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와 1945년 독일의 포츠담회의였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외교 침탈을 알리기 위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헤이그에 도착한 이준 열사는, 그러나 회의장에도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고 “한반도 분단이 결정된 포츠담회의에서는 우리는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강대국들 간의 결정으로 우리 운명이 좌우되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과거 우리나라가 겪은 수모와 고난의 역사를 떠올린 것은 이번 G7 정상회의에 한국이 인도·오스트레일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초청된 데 대한 감회가 깊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엔 영국·프랑스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갖고 코로나19 백신과 첨단기술 공급망 등 국제적인 현안을 논의했고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요청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신형 백신 개발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선 반도체·전기차 등 첨단 핵심기술 분야 협력을 요청받았다. 확대회의장에선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의 오른편에 앉아 논의하는 장면이 보도되며 우리나라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면서 “오늘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국민들이 민주주의와 방역, 탄소 중립을 위해 함께 행동하는 나라가 되었다”면서 “이제 우리는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다른 나라와 지지와 협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이처럼 높아진 ‘국격’만큼 국제사회에서 책임도 커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개발도상국을 위한 코로나19 백신 지원에 올해 1억 달러, 내년 1억 달러 등 총 2억 달러를 쓰겠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외교 전문가는 “국제사회가 한국에 요구하는 역할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면서 “2억 달러도 우리 경제력에 비춰 많은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앞으로 국제적 공공재에 대한 분담 요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로나 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 미국은 25억 달러, 일본은 1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상향되면서, 한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탄소 중립 정책에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올해 안에 마련하고,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인 ‘국가결정기여(NDC)’를 절대량 목표 방식으로 전환하여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좀 더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제시하고 탄소 중립 정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중국에 대한 비판 강도가 강해진 것도 한국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참관국으로 참석한 한국은 이 공동성명엔 서명하지 않았지만 정상회의의 주요 프로그램인 ‘열린 사회와 경제’ 성명에 이름을 올리며 ‘권위주의 발호’ ‘정치적 의도로 자행되는 인터넷 차단’ 등에 서방 선진국들과 공동대응할 뜻을 밝혔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이번 정상회의에는 초청국으로 참여하면서 결과에는 책임질 필요는 없으면서 외교적으로 얻은 것은 많았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 중국을 향한 역할을 많이 요구받고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G7 내 다른 국가와 연대를 통해 극복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교역이 많은 프랑스와 독일 등 미국과 다른 셈법을 가진 나라들과 함께 미-중간 냉전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