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신경제 비전 ‘5·5·5’ 선언

● COREA 2022. 1. 12. 07:19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세계 5강, 국민소득 5만 달러, 주가 5천 시대 실현 공약

기획 · 예산 기능 개편과 과학기술혁신부총리제 도입, 기후에너지부 설치 등 공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경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과학기술·산업·교육·국토 대전환 등 4대 대전환을 통해 “이재명 신경제의 목표인 종합 국력 ‘세계 5강의 경제대국’”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경제 비전 선포식에서 “바로 지금이 대전환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대한민국 세계 5강을 이재명 신경제가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디지털 성장 전환을 위해서 물적·제도적·인적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겠다”며 “(이를 통해) 디지털에 특화된 미래 인재 100만명을 양성하고, 궁극적으로 약 135조원의 디지털 전환 투자로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대 대전환만으로는 신경제를 완성할 수 없다며 공공·금융 개혁 등을 ‘2대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공공 개혁과 관련해선, 대선 경선 때부터 주창해온 기획·예산 기능 개편과 과학기술혁신부총리제 도입, 기후에너지부 설치 등을 공약했다. 금융 개혁 방안에는 주가 조작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이 포함됐다.

 

이날 발표는 기존 ‘5·5·5(세계 5강, 국민소득 5만달러, 주가 5천) 시대’ 공약을 다듬은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의 완성본이다. 이 후보는 신경제 비전 선포식 이후 이뤄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핵심은 국가 역할 확대를 통해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처럼 검은색 목 폴라티를 입고 무선 마이크를 착용한 채 24분 동안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섰다. 경제 성장을 위해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돋보이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발표식 뒤 ‘5·5·5 공약’ 달성 시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임기 내 도달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초장기적으로 지향할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어떤 수출 제품을 늘릴 것이냐’는 질문 등에도 “특정한 제품을 지정해 이게 가능할 거라고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거 같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헌법상 평등 원칙이 각 분야에서 실현돼야 하기 때문에 제정하는 게 맞다. 국회에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입법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국민적인 논의를 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디지털 산업에 135조 투자, 미래 인재 100만명 양성”

“비대면 사회가 디지털화 가속…대응 못하면 추락 면치 못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 정책 1호를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일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디지털 전환을 한국이 선도하기 위해 관련 산업에 공공과 민간이 총 135조원을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교육비를 지원하고 취업·창업 뒤 지원액의 일부를 돌려받는 ‘휴먼 캐피털’ 제도를 도입해 디지털 인재 10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 정책 1호 발표회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유발된 비대면 사회가 디지털화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추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영선 위원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이 후보는 디지털 전환 대응의 핵심은 관련 인력 양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기존 학교 교육과 직업훈련 제도와는 별개인 ‘휴먼 캐피털 제도’를 도입하겠고 했다. 이 후보는 “휴먼 캐피털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등 디지털 역량 확충을 위한 교육비를 정부가 선 지원하고 취직 뒤 일부를 갚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연 20만명씩 총 10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비는 최대 1500만원 범위 안에서 충분히 지원하겠다”며 “취업이나 창업 뒤 예를 들면 70%의 정부가 돌려받는 형태인데, 여기서 갚는 비율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현재 41개인 소트프웨어 중심 대학을 2배 이상으로 늘리고,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분야 인재를 육성할 ‘계약학과’ 확대를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초·중·고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최소 주 1시간 이상 개설하고 △누구나 소프트웨어·코딩 교육을 원하면 받을 수 있게 전 국민 디지털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민간이 협업해 주민센터 등 정부나 공공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필요한 업무를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정부’ 구상도 내놨다.

 

이 후보는 매년 예산의 3%를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물적, 제도적, 인프라 투자에 5년 동안 총 30조원, 전통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신산업 영토확장, 창업기업 성장지원에 40조원, 디지털 주권 보장에 15조원 등 총 85조원을 국가 재정으로 투자하고,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에서 각각 20조와 30조원의 투자를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이날 신산업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행사에 참석한 송재준 컴투스 대표가 “규제 때문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피2이(P2E, 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 서비스를 한국을 제외한 시장을 타깃으로 해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하자, 이 후보는 “규제를 만들고 집행하는 전문 관료들이 기업인들만큼 사회 변화를 쫓아가고 이해할 수 있는 게 맞냐.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시장의 변화, 혁신과 창의를 존중해서, 정말 해서는 안 될 것들을 정한 다음에 나머지는 자유롭게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민주 “‘대장동 이재명 지시’ 편파보도 제소”

민주 “반론 같은 비중으로 반영 안돼…선거에 막대한 영향“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대장동 사업은)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이 추진한 방침을 따른 것”이라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재판 발언을 보도하면서 이재명 후보 쪽 반론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11일 밝혔다. 김씨 쪽 주장으로 이 후보의 대장동 특혜개발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까 방어막을 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언론을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김씨 재판 중 변론을 토대로 ‘이재명 지시’와 같은 키워드가 대대적으로 헤드라인에 반영됐다”며 “우리 쪽도 반론을 제기했는데 제목에 같은 크기나 비중으로 반영되지 않았고 기사 내용에도 같은 분량으로 보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볼 때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기사 편집 방향이라고 판단했다”며 제소 방침을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권 대변인은 “신문과 방송 기사만 모니터링한 결과 20개를 넘는 기사가 (제소 대상) 선정이 완료됐고, 인터넷 기사는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며 “반론을 충분히 반영한 언론사는 고소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재판장 양철한)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서 김씨의 변호인은 “공사(성남도시개발공사)는 확정적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대장동 사업의) 기본 방향을 정했고, 이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서 지시한 방침에 따른 것이다. 민간사업자의 이익은 고위험을 감수한 투자의 결과이지, 배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시장의 사적 지시가 아닌 성남시 공식 방침”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언론사 제소 방침에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언론을 겁박했다. 조금 있으면 국민에게도 도끼눈을 뜰 기세”라고 비판했다. 원 정책본부장은 “당황한 자가 범인”이라며 “성남시장의 지시에 사적 지시가 어디 있고, 공식 방침이 또 어디 있나. 말장난 하다가 이 후보가 지시했다는 것을 고백해버리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최하얀 기자

  

이재명 “여성-남성 갈등, 일부 정치인이 한쪽 편승해 격화”

‘새얼아침대화’ 초청 강연서 발언

여가부 폐지 내건 윤석열 우회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20대 대선후보 초청 새얼아침대화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성 청년과 남성 청년들의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는데 여기에 일부 정치인들이 한쪽에 편승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에둘러 비판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11일 오전 인천 송도 쉐라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새얼문화재단 주최 ‘새얼아침대화’ 초청 강연에서 “어제(10일) 여성 스타트업 간담회를 가서 창업자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 간다고 하니 또 쪽지가 와서 ‘창업에도 여성 우대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물어봐 달라’고 하더라”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는 “저에게도 이대남(20대남성)이냐 이대녀냐 양자택일하라는 요구가 많았는데, 제가 ‘왜 선택해야 됩니까’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기회주의자냐’라고까지 얘기하는 쪽이 있었다”며 “왜 (남녀 갈등이) 정치에서 선거전략으로 사용될 만큼 격화됐을까. 정말 가슴 아픈 상황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 갈등이) 확대돼서 수도권과 지방을 기준으로 편갈이하고 지방청년채용할당제를 폐지해달라는 주장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런 갈등이 벌어지는 이유를 두고 “둥지 안에서 그 밖으로 떨어지면 죽는데 떨어지지 않기 위해, 생존 자체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남이 아니면 내가 떨어지니까”라며 “이는 우리 기성세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공정 방치는 저성장이고 저성장은 기회 부족이고 기회 부족 속에서 사회적 약자가 된 청년들이 기회를 찾지 못하니 극렬하게 경쟁이 아니라 전쟁을 겪게 된 것”이라며 “이 잔인한 현실에서 둥지 밖으로 떨어질 사람을 공정하게 결정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우리 정치인과 기성세대가 책임져야 할 몫은 그 공정성을 지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둥지를 키워서 누구도 둥지 밖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성장을 회복하고 기회 총량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을 회복하면 단기적으로는 비효율적이라도 장기적으로는 길이 열린다”며 “국토균형발전정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서영지 기자

 

 

광주 아파트 신축공사중 붕괴 하청노동자 6명 행방불명

직원 1명 부상…5명은 구조·대피 인근 주민 200여가구 대피령

지난해 ‘학동 참사’ 낸 업체 신축공사 안전불감증 다시 논란 될 듯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공사 중 외벽 붕괴 사고가 난 화정현대아이파크. 연합뉴스

 

“아, 어떡해. 어떡해.”

 

11일 오후 3시46분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 버스터미널 부근. 눈발이 날리는 궂은 날씨에 잔뜩 움츠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던 행인들 앞에서 공사 중이던 화정 현대아이파크 201동 건물 일부가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렸다.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우르릉 쿵~쾅.”

 

건물 벽에서 떨어진 콘크리트 더미는 산산조각 난 채로 먼지를 일으키며 50m 아래 지상으로 곤두박질해 가림막과 차량 10여대를 덮쳤다. 굉음과 먼지에 휩싸인 현장 주변은 금세 아수라장이 됐다. 건물에서 작업했던 노동자 ㄱ씨는 “와르르르 하는 소리가 나더니 그 순간 사무실이 정전됐다”며 “작업을 중단하고 서둘러 대피해야 했다”고 말했다. 붕괴 순간을 목격한 한 주민은 “인근 문방구에 가려고 주차한 뒤 문을 닫고 나왔는데 ‘쿵’ 하는 소리가 나면서 위에서 콘크리트가 쏟아졌다”고 긴박한 순간을 전했다.

 

주변 차도에서도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한 운전자는 “아이고, 이것이 뭐시여”라며 “진짜 무너진 거여. 어쩌야 한당가”라고 신음을 토했다. 놀라 뛰쳐나온 주변 상인들도 혼비백산했다.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과정에선 건축 자재 낙하물 추락 위험, 과다한 비산 먼지 발생, 교통 정체 유발 등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 ㄴ씨는 “자재가 떨어지고, 합판이 추락하는 등 위험했다”며 “공사 현장에 민원을 제기한 지가 3년이 다 됐고, 관련 서류만 산더미”라고 말끝을 흐렸다. 주민 ㄷ씨는 “비가 오고 눈이 오는 궂은 날씨에도 공사를 강행했다”며 “겨울 공사에 콘크리트가 제대로 양생될 틈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연합뉴스

 

이날 사고로 전기·수도 공급이 끊긴데다 추가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인근 200여가구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이날 사고 현장의 추가 붕괴 위험 탓에 구조대 진입이 어려워 구조견 2마리만 투입되기도 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공사 현장 책임자,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광주경찰청은 사고 발생 경위 등을 밝히기 위해 수사본부를 구성했으며, 고용노동부도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해 사고 수습과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사고가 난 공사 현장은 지난해 6월 사상자 17명을 낸 학동 철거 건물 붕괴사고의 시공사였던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이 맡고 있어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엔 타워크레인을 아파트 외벽에 고정하고 작업을 하던 중 ‘횡력’(중력에 수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 작용해 임계치를 넘어서면서 외벽이 무너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은 2019년부터 서구 화정동 23-27 일대에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를 짓고 있다. 전체 7개 동으로 지하 4층, 지상 39층 규모이며 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 등 모두 847가구다. 신축 아파트 공사장 주변에 터미널과 백화점 등 생활편의시설이 있어 2019년 1순위 청약 때 433가구 모집에 2만9261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67.5 대 1을 기록했다. 당시 3.3㎡당 분양가가 광주에서는 상위권인 1631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광주 아파트 신축 공사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긴급지시를 통해 “(경찰청 등 관계기관은) 공사 현장 근로자 중 안전이 확인되지 않는 분들의 소재를 신속히 파악하고,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구조대원, 인근 주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아울러 공사장 안전진단을 철저히 실시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안관옥 정대하 김용희 기자

 

국토부, 광주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조사 착수

사고 현장에 전문가 급파 .. 중앙건설사고조사위 구성 계획

 

국토교통부는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 공사 중에 발생한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이날 사고 현장에 국토부 기술정책과장, 익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관, 국토안전관리원 등 전문가를 급파해 현장을 수습하고, 사고 경위·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명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생한 사고는 주요 구조부의 붕괴에 해당하는 중대 건설 사고로, 위원회 구성이 가능하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날 사고가 공동주택 시공 시 설치하는 ‘갱폼’(Gangform)이 무너지면서 외벽이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화정현대아이파크는 지하 4층~지상 39층, 7개 동, 847가구 규모다. 시공사는 지난해 6월 재개발을 위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 쪽은 “사고 직후 현장에 본사 직원을 보내 현재 인명 사고 현황 파악 등 사고 수습과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며 “조속히 사고 대응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종훈 기자

이달 들어 10일간 하루 평균 73명

본국 휴가 등 접촉 증가탓 추정

 

 

 

경기도는 최근 주한미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미군·평택시와 방역 공조를 강화하는 등 도 차원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6일간 경기지역 주한미군 95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11일 밝혔다. 지난달 26∼31일 확진자는 215명으로 하루 평균 35.8명이 확진됐으나 이달 들어 10일간 736명으로 하루 평균 73.6명이 확진됐다. 도는 주한미군 확진자 급증이 연말연시 미군의 본국 휴가 등 대면접촉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도는 평택시와 방역 공조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주한미군사령부, 외교부,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에 협조공문을 보내 미군 확진자 수 증가에 따른 방역관리 강화 및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또 경기도·평택시·외교부·주한미군 간 ‘코로나19 대응 워킹그룹' 회의를 이른 시일안에 개최할 방침이다.

 

주한미군도 최근 기지 내 확진자 증가에 따라 보건방호태세(HPCON)를 ‘브라보 플러스’(Bravo+)로 상향 조정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주한미군은 △영외 취식 공간·헬스장·클럽 등 대면활동 시설 전면 금지 △응급상황·의료 목적 등에 한해 외부활동 허용 △업무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서울지역으로 이동금지 등 강화된 방역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방지 및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미군·평택시 등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며 “경기도에서도 주한미군 코로나19 대응 워킹그룹 회의 개최 등 지속적인 방역공조체계 구축을 통해 도민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활공단계 속도 극초음속 가능성…합참 “정밀 분석 중”

엿새 전엔 극초음속 인정 안 되는 마하 5 미만 속도

 

1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27분께 북한이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탐지했으며, 추가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11일 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의 최대 속도가 마하 10(시속 1만2240㎞) 안팎이라고 군 당국이 밝혔다. 6일 전 발사한 탄도 미사일에 대해 국방부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북한은 속도가 더욱 빨라진 발사체를 선보인 것이다. 단,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최대 속도가 활공 단계인지 군 당국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오늘 오전 7시27분께 북한이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탐지”했으며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700㎞ 이상, 최대고도는 약 60㎞, 최대속도는 마하 10 내외”라고 밝혔다. 이날 발사는 북한이 지난 5일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주장) 1발을 발사한 지 엿새 만이자, 새해 두번째다.

합참은 “북한이 지난 5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현재 한미 정보당국이 발사체의 제원과 특성을 정밀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군 당국은 지난 5일 발사된 미사일은 속도는 마하 6 수준, 고도는 50㎞ 이하, 비행거리는 700㎞ 이하라고 밝힌 바 있다.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최대 속도가 마하 6이지만, 활공 단계 속도는 마하 5 미만이어서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닌 일반적 탄도미사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북한이 엿새 만에 동일 지역(자강도)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과시하듯 속도 마하 10 안팎의 미사일을 쏘아 군 당국의 발표를 재반박하는 상황이 됐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장점을 두루 갖춘 극초음속 미사일은 탐지와 요격이 힘들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국들이 개발 경쟁을 벌이는 첨단무기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북한이 지난해 9월 발사한 극초음속 활공체인 ‘화성-8형’과 같은 기종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음속 미사일(극초음속 활공체)은 수직으로 상승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대기권에 재진입한 뒤 글라이드처럼 미끄러지듯 활공할 때 최고 속도가 마하 5이상 이어야 한다. 군 당국은 이날 탐지한 탄도미사일 최대속도 마하 10이 초기 상승단계인지 대기권에 재진입해 활공 단계인지가 “세부적인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군 당국의 구체적인 정보 탐지 능력이 드러나는 것을 막고, 통상 북한이 미사일 발사 다음날 관영매체를 통해 속도, 사거리, 속도, 성능 등을 공개해온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우리 군은 이번 발사체에 대해 탐지 및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응체계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혁철 기자

 

문 대통령 “대선 앞둔 시기…북한 연속 미사일 발사 우려”

“남북관계 긴장 안 되게 조치” 지시도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북 구미에서 열린 엘지(LG)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 착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에 대해 “대선을 앞둔 시기에 북한이 연속하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해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앞으로 더 이상 남북관계가 긴장되지 않고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하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엔에스시) 상임위 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이렇게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경북 구미에서 열린 엘지(LG)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뒤 서울로 올라와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와대 엔에스시는 북한이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에 “강한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우려한다”는 입장만을 내놨던 것에 비해 표현 수위를 높여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한이 발사체를 쏠 때마다 정부는 엔에스시 상임위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해왔으나, 논의 결과에 대해 문 대통령의 별도 언급을 청와대가 소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기적으로 3월 9일을 앞두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한 것이고, 정치적인 전환의 시기에는 남북관계가 긴장되지 않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가 무엇이든 남북관계에 긴장이 조성돼 오는 3월 9일 예정된 대선에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내비친 셈이다. 특히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는 안보 불안감이 조성되어서는 안된다고 본 것이다. 그동안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종전선언 등을 추진했던 현 정부로서는 안보 불안은 대선에서 여권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총풍·북풍 등의 북한 변수는 선거 과정에 영향을 주는 불안요인이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번 북한의 미사일 추가 도발에도 문 대통령의 한반도 종전선언 추진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내외적으로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침에 엔에스시 차원에서 강한 우려를 표명했었고,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을 조속히 추진해서 당사국 간 신뢰를 구축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이루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은 일관되게 말씀드려 왔다”면서 “오늘도 동일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