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화천대유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19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윤석열 후보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관련 직무유기 고발장’ 제출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직무유기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9일 고발했다. 대선을 석달여 앞두고 야당 대선 후보를 향한 수사를 여당이 직접 촉구한 것이다.

 

이날 민주당 화천대유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는 서울중앙지검에 윤 후보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가 2011년 수사 당시 부산저축은행 브로커인 조우형씨를 조사하고도 입건하지 않는 등 대장동 관련 대출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병욱 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관련 직무유기 정황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조우형씨가 검찰에 참고인으로 소환된 만큼 신속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윤 후보가 지난 10일 전남 목포의 한 식당에서 10여명과 민어회 회식을 하면서 관련 비용을 다른 이에게 대신 지불하게 했다고 주장하며, 윤 후보를 공직선거법 ‘제3자 기부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회식 비용을 지불한 이광래 전 목포시의회 의장도 함께 고발됐다. 민주당은 윤 후보가 저녁식사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증거 자료라고 공개했다. 이용빈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영상을 보면 윤 후보가 참석자들과 필승을 기원하는 건배사를 하고 폭탄주를 마셨다”고 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직무유기 고발에 대해 이날 서울 여의고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고인으로 조사하던 사람이 다른 데서 뇌물을 받아먹었는데 수사를 안 하면 직무유기가 되느냐”며 “국민학교(초등학교) 애들한테도 먹히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선거법 위반 고발에 대해서는 김병민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명백한 가짜 뉴스로 허위 사실을 유포해 관제 선거를 치르려는 의도”라며 “윤 후보는 지난 11일 목포에서 가진 저녁 만찬 후 개인 식사 비용을 지불했다”고 반박했다. 최하얀 기자

 

‘김건희 연루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자 “혐의 대체로 인정”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첫 재판에서 가담자 한 명이 관련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심리로 19일 열린 이 사건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주가조작 관련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 증권회사 출신 김아무개씨의 변호인은 “관련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검찰 수사 기록) 열람 등사를 마치지 못해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음 기일에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이 사건은 통상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보다 공소장이 간략하다. 검찰이 보안유지, 추가수사 등을 해야 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거조사 일정 등을 계획하는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들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이날 재판에는 지금까지 기소된 3명의 피고인이 모두 법정에 나와서 검사의 기소요지 진술과 피고인들의 인부(인정·부정) 의견을 묻는 절차까지 진행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2010~2011년 주식시장에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김씨 등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해 회사 내부 호재성 정보를 흘려 주식 매매를 유도하는 등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는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한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 쪽은 김씨가 권 회장 소개를 받아 주식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봤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김씨를 제외한 피고인들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주가조작 ‘선수’인 이아무개씨와 또다른 김아무개씨의 변호인들은 모두 “공소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서 방어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은 최근 구속된 권오수 회장을 다음달 초에 기소한 뒤 이날 재판과 병합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이후 공소장에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해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다음달 14일에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첫 정식재판은 내년 1월21일 오전에 열 예정이다. 최민영 기자

송영길 “돌잔치에 엔화가 오른 유복한 교수 아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와 소병훈 민평련 대표(오른쪽) 등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2021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정기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비리 의혹 제기의 수위를 높였다. 송영길 대표는 윤 후보의 가족을 ‘크리미널 패밀리’(범죄 가족)라고 부르는가 하면,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들여다볼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온라인과 천막 ‘비리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 특별위원회’(특위) 1차 회의에서 “윤석열 가족비리는 수위의 한계를 넘어섰다”며 “가족 전체가 일종의 크리미널 패밀리가 아닌가, 이런 지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2021년 총회에서도 “윤석열씨는 공적과 상식을 외치고 (대선에) 나와 있는데 그 부인과 아내가 모두 다 비리 의혹에 쌓여있다”며 “크리미널 패밀리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이런 세력에 우리가 열심히 못 해서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한다는 것은 하늘에 계신 우리 김근태 선배님이 정말 안타까워하실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첫 회의를 한 특위는 지난달 17일부터 가동된 ‘고발사주 국기문란 진상규명 태스크포스’를 당 공식 기구로 격상한 것이다. 민주당은 특위 활동을 통해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수사 미진 의혹과, 김씨의 주가조작·논문 및 이력 조작 의혹, 윤 후보의 장모 불법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는 회의에서 “언론과 시민단체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를 검증했던 것 만큼, 김건희씨의 허위이력 조작문제나 주가조작, 사모펀드 개입이 검증되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법무부 장관 부인을 이렇게 검증했으면, 대통령 부인이 될 사람은 2배 이상으로 검증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화천대유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는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관련 자금 흐름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며 윤 후보를 직무유기 협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송 대표는 윤 후보가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던 것과 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가 ‘소년공’으로서 가난한 시절을 헤쳐온 것을 대조하기도 했다. 그는 민평련 총회에서 “최근 이 후보의 책을 다 사서 정독하기 시작했다”며 이 후보의 소년공 시절을 언급한 뒤 “검정고시로 나와 중앙대를 가서 사법시험을 합격했지만 판·검사의 길을 걷지 않고 인권 변호사로, 경북 티케이(TK·대구경북) 출신인데 민주당과 인권변호사로 함께 이 길을 걸어온 소중한 삶의 캘린더를 우리 모두가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잔치에 엔화가 우리나라 돈 대신 돌상에 놓였을 정도로 일본과 가까운 유복한 연세대 교수의 아들로 태어난 윤석열씨는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서울대 법학 대학을 나와 검사로서 검찰총장을 하고 갑의 위치에서 살다가 다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 뭘 하겠다고 하며 공적과 상식을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한반도 평화, 왜 길 잃었나 성찰

문정인 “북에 동기부여 못한 탓”

 

 17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턴조선부산 호텔에서 열린 2021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문정인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과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엇을 성찰하고 무엇을 혁신할 것인가?'를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찰과 혁신’을 주제로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부산광역시가 함께 마련한 제17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이 17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부산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참석자들의 관심은 진전되는 듯했던 ‘한반도 평화’가 왜 번번이 무산되었는지 성찰하고 혁신의 방향을 찾는 데 집중됐다.

 

화상으로 참여한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는 기조발제 및 문정인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과의 화상 특별대담에서 “30년간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고수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미국은 핵무기에 대한 북한의 동기를 이해해야 하며 인내심을 갖고 협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정인 이사장도 “미국의 대북정책 실패는 북한에 제대로 동기를 부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워싱턴(미국)의 ‘북한이 적화통일을 위해 핵무기를 가진다’는 가정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부산이 유라시아 협력-비즈니스 거점으로서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역할과 협력을 할 수 있는 방안들이 모색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축사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한반도 실체적 평화를 이끄는 동력이면서 남북미 대화의 촉매제가 되는 지혜로운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은 “유라시아 대륙의 관문으로 원대한 꿈을 펼치는 부산으로서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고, 김현대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는 축사에서 “<한겨레>가 평화의 세상으로 가는 공론의 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반도 평화는 왜 오지 않는가, 불만의 삼중주’라는 주제로 마련된 심포지엄 제1세션에는 리팅팅 중국 베이징대 교수, 진희관 인제대 교수, 제니 타운 미국 <38노스> 편집장 등이 참여했다. 제2세션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희망의 트라이앵글’에는 존 페퍼 미국 정책연구소장, 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 교수 등이 참가했다. 부산/권혁철 기자

 

임종석 “정권심판이라는 구호는 부당하고 불편”

● COREA 2021. 11. 18. 09:03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임기 말 ‘매듭’으로 종전선언과 대사면 거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매듭’으로 종전선언과 함께 대사면을 거론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또 “새로 들어 설 정부는 반사체로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담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새로운 신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17일 페이스북에 “대선의 시계가 째깍거리고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간다”며 “매듭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고 “피난민의 아들이 쓰는 종전선언, 불행한 역사를 마감하자는 대사면”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 적폐청산의 결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할지 관심거리다.

 

임 전 실장은 “상상도 못했던 탄핵사태를 뒤로 하고 문재인 정부는 출발”해 “격화된 국내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고 “악화된 외교 환경을 개선하고 외교적 지평을 새로 확장하는 일에 역점을 두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동안 대한민국이 이룬 성과는 눈이 부시다”며 “대한민국을 이끌고 온 거의 모든 분야의 산업 지표가 좋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부동산은 아프고 또 아프다”며 “글로벌 환경이 그렇다고 하는 건 지식인의 변명이다. 정치의 책임은 그 만큼 무겁다.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데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정권심판이라는 구호는 부당하고 불편하다. 정권교체도 정권재창출도 적철치 않은 표어”라며 문재인 정부를 옹호했다. 새 정부는 반사체로서가 아닌 담대한 비전을 내세워 국민의 신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 그는 “마지막까지 애쓰는 대통령에게 수고한다 고맙다 해 줄 수는 없는 것인가. 거친 것들이 난무하는 강호에도 서로를 존중하는 의리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완 기자

 

다음은 전문.

 

대선의 시계가 째각거리고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간다.

많은 일이 그렇듯 설렘으로 시작해 아쉬움이 남는다.

 

5월 9일 선거, 5월 10일 업무 시작

상상도 못했던 탄핵사태를 뒤로하고 문재인 정부는 그렇게 출발했다.

인수위 기간이 없는 상황을 수도 없이 가정하며 대비했지만 탄핵받은 정부의 국무위원과 두 달이 넘게 동거하며 초기 국정의 틀을 잡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대통령의 경험과 원칙이 모든 부족분을 메웠다.

 

격화된 국내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기 정체성을 '애국과 보훈'으로 설정하고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합을 강조하며 국가 기념일을 의미있게 챙겨나갔고 국가유공자들에게 예우를 다하려 공을 들였다.

악화된 외교 환경을 개선하고 외교적 지평을 새로 확장하는 일에 역점을 두었다.

거의 매일 최고위 단위에서 미국과 소통하는 동시에 한한령을 해제하기 위해 중국과도 긴밀한 협의를 해나갔다.

 

잘못된 위안부 합의를 바로잡고 일본과의 관계를 실용적으로 개선하는 이른바 투트랙 한일관계는 상대와 손발이 맞지가 않았다.

주도적으로 신남방, 신중동, 신중앙아시아 외교를 펼쳐 나갔다.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한 유일한 대통령이 되었고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UAE, 우즈벡 등의 지도자들과 형제같은 우정을 쌓았다.

 

하노이에서 멈취선 남북평화열차는 못내 아쉽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북미관계의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성과를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그 차별성이 있다.

한미관계에 몇 배의 공을 들인 이유이다.

냉엄한 국제현실에서 미국의 인내와 동의없이는 한반도에서 시대사적 전환을 이루는 일이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에 바탕한 노력이었다.

 

기후위기 행동플랜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밀어부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책임있고 존경받는 나라가 되었다.

얼마간의 산업적 고통이 수반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엄습해오면서 문재인 정부는 위기관리 정부의 성격이 뚜렷해졌다.

코로나 위기 동안 대한민국이 이룬 성과는 눈이 부시다. 온전히 국민의 눈물과 땀으로 이룬 성과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노력 또한 남달랐다.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거의 모든 분야의 산업 지표가 좋다. 반도체,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전통 산업은 또다른 전성기를 맞고 있고, 부품 소재 분야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으며,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도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미국, 중국에 이어 으뜸 성장을 하고 있다.

 

부동산은 아프고 또 아프다.

글로벌 환경이 그렇다고 하는 건 지식인의 변명이다. 정치의 책임은 그 만큼 무겁다.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데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정부가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무엇보다 다음 정부가 이 소중한 꿈을 되살려주기를 바랄 뿐이다.

 

문재인의 단어는 숙명이다.

그의 능력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애써 권력을 쥐려는 사람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보내고 운명이 그렇게 된 것이다.

 

문재인은 그래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죽어라 일을 한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몸을 혹사한다.

옆에서 보기 안쓰럽고 죄송할 따름이다.

 

매듭을 생각하게 된다.

피난민의 아들이 쓰는 종전선언, 불행한 역사를 마감하자는 대사면...

무엇이 가슴 속에 남았든 얼마 남지 않은 동안에도 대통령은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문재인에게 위로는 자연과 동물이다.

임기를 마치면 노대통령이 꿈꿨던 서민의 삶을 당신은 꼭 살아가시길 바란다.

'숲 해설사'가 되시면 그것도 좋겠다.

 

정권교체도 정권재창출도 적철치 않은 표어이다.

정권심판이라는 구호는 부당하고 불편하다.

새로 들어 설 정부는 반사체로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담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새로운 신임을 받아야 한다.

 

마지막까지 애쓰는 대통령에게 수고한다 고맙다 해 줄 수는 없는 것인가.

거친 것들이 난무하는 강호에도 서로를 존중하는 의리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