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통화’ 녹취 <한겨레> 입수

50여차례 통화한 기자에게 “캠프로 데려왔으면 좋겠다

국정원처럼 몰래 알아보고…”

국민의힘엔 “아마추어” 불만, 인사 등에 적극 개입 모양새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김건희씨가 남편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쪽의 인사나 캠프 전략 등에 적극 개입하는 듯한 다수의 발언이 통화 내용으로 확인됐다. 집권을 가정한 상태의 비판 언론에 대한 응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김씨는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이아무개 기자와 지난해 12월까지 반년 동안 52차례 통화했고, 지난 14일 법원은 해당 통화 내용을 토대로 한 보도가 부분 가능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한겨레>가 16일 입수한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에 따르면, 김건희씨는 국민의힘을 “아마추어”라고 비판하면서 해당 기자에게 직접 “캠프로 데려왔으면 좋겠다” “(캠프에서) 내가 시키는 거 해야지” 등의 발언을 지난해 7~9월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이 기자에게 “캠프가 엉망이에요. 그래서 다시 재정비를 해야 해” “캠프 사람들이 아직은 아마추어고 예의도 없”다(2021년 7월21일)며 초기엔 “캠프의 정리”나 “캠프의 조직화”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캠프를) 움직이는 사람들 있을 거 아니에요, 예를 들어서 우리 (친)오빠라든가 몇명 있어요. 여기서 지시하면 다 캠프를 조직하니까. (이들 상대로) 시스템화, 조직화 이런 강의를 좀 해달라”는 게 그의 구체적인 제안이기도 했다. 이윽고 “옛날에 국정원처럼 몰래 해서 알아오고 그런 것”으로 “정보업”을 맡아달라거나, 더 구체적으로 “선거전략본부장으로 와”달란 제안(2021년 9월19일 통화)까지 하기에 이른다. 김씨가 20여차례 이런 일자리를 제안하면서 “잘하면 1억원도 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 기자는 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에서 30분 특강한 뒤 105만원을 받기도 했다고 <문화방송> 시사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보도했다.

 

김건희씨 말의 무게를 정확히 가늠하긴 어렵다. 다만 지난해 9월은 실제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와 양강구도의 당내 경선을 치르는 중에 캠프 핵심이었던 장제원 의원이 아들 무면허 음주운전 및 경찰 폭행 사건으로 사퇴하고, 20일 권성동 의원을 종합지원본부장에 새로 임명하는 등 캠프 내 주요 인선의 변화들이 이뤄지던 때였다. 정책조정본부장, 전국시도정책위원장, 수도권 선거대책본부장 등도 인선됐다. 김건희씨가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맡은 역할은 당시는 물론이거니와 현재도 없다.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로, 다각적 측면에서 인사나 일정, 전략 등에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김건희씨의 통화 내용은 김씨의 오빠도 사실상의 비선으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내비친다.

 

이렇게 자신의 위치를 적극 드러내는 데엔 국민의힘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민의힘을) 부득이 선택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던 윤석열 후보의 인식과도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국민의힘이 좋은 당도 아니고, 너무 아마추어”라며 “바보같이. (검찰)총장이란 상품은 좋은데, 너무 안 따라준다”며 책망한다. “1등이고 나발이고 빨리 캠프 다시 리뉴얼하자. 지금 그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마추어 정도가 아니고 캠프가 다 망치고 있는 꼴”(모두 7월21일)이라고도 말한다.

 

대선 경선 후보 상대였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이 제기된 직후인 지난해 9월3일 김씨는 “(고발 사주를) 우리 남편(이) 한 적이 없는데 유승민 쪽하고 홍준표 쪽하고 정치공작 하는 거”라고 말했다.

 

김건희씨가 수권을 가정해 드러내는 인식엔 민주주의 체제를 거스르는 것들이 적지 않다. 윤 후보와 김씨를 비판해온 온라인 매체 등에 대한 언론관이 대표적으로, 사실상의 겁박으로까지 해석되는 대목들이 확인된다. 해당 통화 내용에 대해 법원은 ‘언론사 등에 불만을 표시한 발언’으로 구분해 보도하지 말라고 인용한 바 있다. 이밖에도 “만만하지 않아요. 저희를 보호하는 세력이 생겼잖아요. 어쨌든 현재 지지율이 1등이잖아요. 1등. 잘못 건드리면 큰일 납니다”(7월21일)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씨는 윤 후보가 대선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끌려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13일 통화에서 김씨는 “우린 후회할 틈이 없이 끌려 나왔다”며 “총장 때부터 지지율이 30% 나오고 했으니까 안 나올 순 없었다”고 말한다. 다만 김씨는 “대선은 시대정신으로 가는 것”이라며 “언론 하나가 비리 캐낸다고, 예를 들어서 최○○(김씨 모친) 비리 캐내고 이런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대선이 지지율만 갖곤 될 수 없다는 인식도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겨레>에 “윤 후보 정치 행보에 관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거 캠프일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캠프 자리를 알아봐주겠다는 말은 이 기자가 월급이 너무 적어 형편이 어렵다고 하소연해 선거캠프에도 촬영스텝이 필요하니 자리가 있으면 알아봐 주겠다는 취지로 좋은 말을 건넨 것”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 보도와 관련해서 이양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으로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반론권을 보장하겠다며 문자와 전화를 걸어 통화를 유도한 것, 또 방송 내용을 알려주지 않은 것 등으로 볼 때 실질적으로 반론권이 보장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는 김씨의 반론을 얻기 위해 전화 통화 등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완 장나래 장필수 기자

 

김건희 “뭐 하러 미투를 잡냐고…나랑 남편은 안희정 편이거든”

‘김건희 통화 녹취록’ 주요 내용 보니,

미투 부정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수는 확실히 챙겨줘 미투 안 터져

문재인 정부가 윤, 대선후보로 키워”이번 대선, 조국이냐 아니냐의 전선”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공개된 ‘7시간 통화 녹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는 여러차례 본인이 “남자보다 더 시원한 성격”이란 점을 강조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투를 부정하는 등 ‘반여성적인 시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신하 뒤에 숨는 분”이라고 비판하며 윤 후보의 정치적 성향과 대선 출마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정치인 윤석열을 만든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조국 수사’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씨는 2021년 11월15일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이아무개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수와 진보를 비교하며 ‘미투’ 문제를 언급한다. 김씨는 “문재인 정권이 먼저 그거(미투)를 터뜨리면서 그걸 (화두로) 잡자 했잖아. 뭐 하러 잡냐고 미투를.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라고 말했다.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솔직히. 난 안희정 편이었거든. 아니 둘이 좋아서 한 걸 갖다가 완전히 무슨 강간한 것도 아니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씨 주장과 달리 안 전 지사는 2019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내가 봐서는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라고 말했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 미투가 터졌던 이유가 “돈을 안 챙겨주니까”라고 진단하며,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이야. 지금도. 왜 미투를 해야 돼?”라고 반문했다. 김씨는 또 미투가 정치적 기획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빠가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안희정을 대통령 후보에서 아예 잘라버리려고 문빠에서 죽인 것”이라고 했다.

 

김씨가 윤 후보의 정치적 성향과 대선 출마 이유를 설명한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김씨는 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차례 문 대통령을 평가하며 “남편(윤 후보)은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충신”이었지만 문 대통령은 “책임을 지지 않고, 모른 척하며, 참모 기질이 너무 강하고, 신하 뒤에 숨는 분”이었다고 평했다. 또한 윤 후보가 “배신을 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문 대통령이 남편을 배신하면서 거꾸로 윤 후보를 “문재인 정권이 대선 후보로 키워준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윤 후보가 “서울지검장 갈 때도 몇 단계 뛰고 (검찰)총장 가서도 몇 단계 뛰어 갔는데 세상에 총장 되고 대통령 후보 될 줄 꿈에나 상상했겠냐?”고 반문한 뒤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것”이며 “정치라는 것은 항상 자기편에 적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윤 후보가 정치인이 된 상황에 대해 “조국 수사를 그렇게 크게 펼칠 게 아닌데, 조국 수사를 너무 많이 (해서) 너무 많이 공격을 했다”며 결과적으로 정권이 “검찰하고 싸움이 됐”고 결과적으로 대선의 전선이 “조국이냐 아니냐 이거”라고 말했다. 김씨는 “사실 조국의 적은 민주당, 보수의 적은 보수”라며 “윤석열의 적은 민주당이 아니라 보수 내부”라고 진단했다. 조국 사태 확장의 책임이 조국을 수호했던 유시민과 김어준에게 있다고 지적한 김씨는 조국 사태를 “유시민이 너무 키웠다”고 말했다. ‘조국 수호’를 외쳤던 김어준(라디오 방송 ‘뉴스공장’ 진행자)씨에 대해서는 “장사가 됐지, 슈퍼챗도 제일 많이 나오고, 자기의 사업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는 진보니까 진보 편만 든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 그건 하나의 비즈니스지 정의, 저스티스가 아니라고, 정치적인 저스티스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미투를 부정하는 발언은 이러한 진보와 보수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건희씨는 ‘7시간 통화’ 음성 공개와 함께 미투 부정 발언을 보도한 <문화방송>(MBC)에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해명했다. 김완 장필수 기자

 

[사설] 김건희 육성으로 드러난 부적절한 ‘선거운동 관여’

    MBC ‘7시간 통화’ 내용 일부 공개

   김씨 “관여하지 않았다” 서면 반론

  “돈 안 줘 미투 터져” 왜곡된 인식도

 

  

<문화방송>(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16일 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유튜브 뉴스채널 <서울의소리> 이아무개 기자와 통화한 내용 일부를 보도했다. 김씨는 이 기자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50여차례 통화를 했으며, 전체 통화 시간은 7시간45분에 이른다고 한다. 스트레이트는 이 가운데서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 발언만 보도했다고 밝혔다.

 

방송을 보면, 김씨는 통화를 한 이 기자에게 지속적으로 윤 후보 선거 캠프로 영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씨는 “나는 기자님이 언젠가 제 편 되리라 믿고 난 솔직히 우리 캠프로 데려왔음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시키는 거 해야지. 정보업. 정보 같은 거 우리 동생이 잘하는 정보 같은 거, 뛰어서 안에서 책상머리에서 하는 게 아니라 왔다갔다 하면서 해야지”, “이 기자가 하는 만큼 1억도 줄 수 있지”라며 이 기자에게 맡길 역할과 보수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김씨가 이 기자에게 이런 식으로 영입 제의를 한 것만 20여차례에 이른다고 스트레이트는 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김씨는 “우리 동생(이 기자)이 홍준표에게 날카로운 질문 좀 해봐”라거나 “홍준표 까는 게 슈퍼챗은 더 많이 나올 거야”라며 당내 경선에서 경쟁 후보를 흠집내는 취재를 해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충격적이다. 대통령 후보 배우자로서 해서는 안 될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김씨는 자리를 미끼로 자신을 취재하는 기자를 회유하려 한 행동에 대해 분명한 해명부터 내놔야 할 것이다.

 

나아가 윤 후보 캠프에서 아무런 직책도 맡지 않고 있는 김씨가 무슨 자격으로 선거 캠프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는지도 명확히 가려져야 한다. 국민들은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가 장막 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조종한 국정농단의 실상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김씨는 윤 후보의 검찰총장직 사퇴와 대선 출마, 선거 운동 전반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해온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와 윤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할 경우, 만약 김씨가 대통령 부인이 된다면 국정에 사사로이 개입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씨는 이 기자에게 “보수는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 (그런데 진보는) 돈은 없지, 바람은 펴야되겠지”라며 이른바 ‘미투’에 연루된 여권 인사들을 비웃기도 했다. 성범죄와 여성 인권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드러내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김씨는 스트레이트 방송 전날에야 서면 답변서를 통해 “자신은 윤 후보 정치 행보에 관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거 캠프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아무개 기자에게 캠프 자리를 알아봐주겠다는 말은 이 기자가 먼저 지금 일을 그만 둔다고 해서 도와주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또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되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형식적 해명으로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진솔하게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지는 것이야말로 김씨가 보여야 할 자세다.

이대남 한숨 돌렸는데…지지율 타격 우려 속 대책 부심

"정치공작 피해자" 부각…일각선 '퐁석열' 동정론 관측도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방송이 16일 대선 정국 한복판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출 변수로 떠올랐다.

 

김씨 통화는 이날 저녁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통해 방송된다.

 

과거 사적 대화가 충분한 반론권 보장 없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야권에 악재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 가운데 윤 후보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 후보는 일단 방송 내용을 보고 판단하자는 신중론으로 기울어 있다.

 

전날 기자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관련 발언을 자제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김씨 문제에 유독 목소리를 높이던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연설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울산 동구 전하체육센터에서 열린 울산시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윤석열 지지율 타격될라' 전전긍긍

 

윤 후보가 선대위 쇄신과 내홍 수습을 계기로 지지율 반등을 시도하던 길목에서 예기치 못한 변곡점을 만났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의 지배적인 반응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씨도 통화 녹음에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지 100% 알지 못한다"며 "당 전체가 불확실성에 초긴장 상태"라고 난감해했다.

 

선대본부는 김씨가 통화 상대방인 이모 서울의소리 전 기자에게 캠프 합류를 제안한 통화 녹음 내용을 고리로 여권이 김씨를 '비선'으로 지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 개입 정황으로 몰아 '최순실 국정농단'의 부정적인 기억을 끄집어낼 것이라는 우려다.

 

통화 녹음 속 김씨 말투가 회견 당시와 확연히 다를 경우 허위 이력에 대한 대국민 사과 역시 '연기'였다는 프레임을 씌울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김씨가 대통령 부인으로서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여론을 조장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 건강이 크게 악화했다는 김씨 본인은 불필요한 논란으로 남편의 지지율에 타격을 줄까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가까운 한 인사는 통화에서 "이번 방송의 명백한 여권의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이 얼마나 졸렬한 짓인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화하는 김기현과 권영세=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왼쪽)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1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퐁석열' 동정론?…지지율 타격 미미 낙관론도

 

일각에서는 역으로 동정론이 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가 정치공작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성공할 경우 '7시간 통화' 방송을 조직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보이는 상대편에 거센 '역풍'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 본인의 국정운영 능력, 민생과 직결되는 정책·공약과 무관한 이슈인 만큼 지지율 타격이 미미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당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일례로 최근 '이대남'(20대 남성) 중심의 커뮤니티에서는 '애처가'를 자처하는 윤 후보가 가정에서 푸대접을 받아온 것 아니냐며 '퐁석열'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설거지 남'의 밈(meme)을 차용해 주방 세제 '퐁퐁'과 윤 후보 이름을 합성한 말이다.

 

김씨가 통화에서 '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조국 수사를 한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선뜻 마음을 주지 못하던 일부 여권 지지층의 표심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 선대본부 일각 "공식 사과해야"…" '형수 욕설'도 틀어야" 맞불도 고민

 

선대본부는 방송 이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주 한때 선대본부 일각에서는 김씨 본인이나 윤 후보가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김씨가 윤 후보와 이혼하고 대선 전까지 백담사에 숨어 있어야 한다"는 '극약처방'도 거론됐다고 한다.

 

그러나 주말을 지나오면서 지나친 저자세가 자충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역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논란이나 그의 부인 김혜경 씨의 '혜경궁 김씨' 트위터 논란을 되살려 야권 지지층을 최대로 결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강경파 인사는 통화에서 "김씨의 사적 통화는 공영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는데, 이 후보의 사적 통화는 유튜브에서조차 차단돼 있다"며 "이것이 온당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별도로 당분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 재판이 매주 한두 차례씩 열리면서 이 후보 본인의 리스크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부울경 구애…“부산에 산은 이전, 가덕도 신공항 예타면제”

 

빨간 후드티 공약 6주만에 부산찾아 지역숙원사업 공약

김건희 ‘7시간 통화녹음’ 방송엔 “판결문 못봐…드릴 말씀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 모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산·울산·경남(PK) 방문 이틀째인 15일 지역 맞춤형 공약을 쏟아내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보수텃밭이던 부울경의 지지율이 흔들리자 지역의 숙원 사업을 들고 표심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부산시당 대강당에서 열린 부산 선거대책관리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부산 시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줘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빨간 후드티 유세’ 뒤 6주 만에 부산을 찾은 윤 후보는 “부산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다. 항상 힘이 넘치고 역동적인 곳이라 올 때마다 늘 기운을 받는다”며 추어올렸다. 윤 후보는 작정한 듯 파격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케이디비(KDB)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가덕도 신공항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약속했다. 윤 후보는 “부산이 세계 최고의 해양도시로, 첨단도시로 발돋움하려면 금융 자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한국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윤 후보는 부산의 숙원 사업으로 꼽히던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기왕에 시작할 거면 화끈하게 예타를 면제시키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를 포함해 △2030 월드 엑스포 유치 지원 △부울경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 부산 지역 공약 12가지를 내놨다. 최근 부울경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자, 지역 민심에 구애하고 나선 모양새다. 윤 후보는 보수지지층 집결도 호소했다. 그는 “지난 4월 우리 당 박형준 시장님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당선시켜 주셨다. 이제 저를 믿고 제게 힘을 보태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 후보는 마지막 일정으로 울산 동구에서 열린 울산선대위 출범식에 박수를 받으며 등장했다. “3월9일은 대한민국을 불공정과 불의로 멍들게 하고 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든 이 정권을 심판하는 날”이라며 말문을 연 윤 후보는 ‘정권교체론’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또 “울산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살고 싶은 젊은 도시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며 울산 지역 발전을 위한 5가지 공약을 선보였다. 이날 발표된 울산 공약은 드론 특구 지정과 조선·해양 플랜트 산업 육성,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설립, 울산공항 업그레이드 등이다. 앞서 윤 후보는 부울경 교통망 공약의 실현 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 동해남부선을 타고 울산 태화강역으로 이동했다. 시민들과 만난 윤 후보는 “20년 전 (부산지검에) 근무할 때 울산 테니스 대회를 많이 했다. 전철로 오면 그게 아주 큰 일이었다”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다만 윤 후보는 법원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방송 일부를 허용한 데 대해선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울산 선대위 출범식 뒤 취재진에게 “아직 판결문도 보지 못했고, 일정이 워낙 바쁘다 보니 그걸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문화방송>(MBC) 항의 방문이 언론 탄압이라는 지적에는 “언론 탄압이라는 건 힘이 있는 집권 여당이 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언론 탄압한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반박했다. <문화방송>은 오는 16일 관련 내용을 방송할 예정이다. 배지현 기자

 

윤석열 "군 격오지 이동형 원격진료 확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6일 의료지원 여건이 열악한 격오지 장병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이동형 원격진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열한 번째로 발표한 '석열 씨의 심쿵 약속'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동형 원격진료를 이용하면 LTE통신망을 활용해 응급환자 발생 현장이나 후송 시 환자의 상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다자간 화상통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의료진 간 환자 상태에 대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윤 후보는 또 일선 장병의 요구사항을 반영, 소형화·경량화 등 성능이 개선된 의료장비를 개발하는 한편 이동식 원격진료 화상 장비와 의료 기기, 통신장비로 구성된 사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남북경제협력, 공동 자원개발 추진"

   "남북 모두에 이익되는 실용적 대북정책

    남북상황에 사업 추진 지연 되는 일없게"

 

평화경제정책 관련 답변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6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 평화경제정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6일 금강산 관광 재개 및 비무장지대(DMZ) 관광 추진,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등을 핵심으로 하는 강원도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마땅하다"며 "한반도 평화시대를 선도하는 디지털·그린 뉴딜의 메카로 제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원도가 남북평화시대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법 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평화경제특별구역을 지정하고 왕래와 교역의 절차를 간소화해 남북경제협력, 공동 자원개발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상황에 좌지우지되며 사업추진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사업단계를 명확히 나눠 흔들림 없이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시작으로 원산-금강산-고성-강릉에 이르는 동해 국제관광 공동특구를 조성하고 세계인이 깊은 관심을 가진 DMZ 평화생태관광을 추진하겠다"며 "관광과 스포츠 등 비정치적 분야 교류부터 시작해 남과 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실용적 대북정책을 통해 남북 상생을 추구하겠다"고 제안했다.

 

망원경으로 북한 바라보는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6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 망원경으로 북녘땅을 바라보고 있다.

 

이 후보는 "한반도 평화는 우리 모두의 생존 문제"라며 "2008년 이후 닫혀버린 금강산 관광의 문을 최대한 빠르게 다시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강원도의 단절된 철도 및 고속도로망을 확충해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기반을 만들겠다"며 "남북한의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해 강원도가 북방경제 진출의 핵심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동서고속화철도, 동해북부선철도, 홍천~용문선 철도 등 철도노선과 제천~영월 간 고속도로, 제2경춘국도 건설의 원활한 추진과 제천에서 원주~강릉으로 이어지는 강호축 철도, 영월∼태백∼삼척 고속도로, 속초∼고성 동해고속도로, 춘천~철원 중앙고속도로 연결 등 계획이 포함됐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데이터 기반의 바이오·헬스 융복합 벨트를 조성하겠다"며 정밀의료 데이터산업과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를 연계한 바이오·의료 분야 지역산업 생태계 조성과 중화항체 치료제 개발지원센터 설립 지원 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수소·풍력·바이오 등 인프라 확대로 강원도를 탄소중립과 그린뉴딜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동해 풍력발전과 플라즈마 활용 그린수소 생산 및 연구단지 조성, 액화수소 산업 추진 등을 제시했다.

 

탄광지역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하고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는 내용의 폐광 및 접경지역에 대한 경제자립 기반 마련과 해양·산악·내륙 관광 육성 방안 등도 공약에 포함됐다.

 

 

통일전망대 내려오는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6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 평화경제정책을 발표한 뒤 전망대를 걸어서 내려오고 있다.

 

이재명 "일본 원전오염수 방출 강력대응…오염 수산물 수입 봉쇄"

    윤석열 겨냥 "외교적 저자세로 오염수 위험 외면"

 

인사말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5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의회에서 열린 강원도 18개 시군 번영회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6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한 강력 대응과 방사능 오염 수산물 수입 봉쇄를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일본은 여러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계획을 강행하고 있다"며 "정보공개와 검증이 생략된 일본의 방출 계획은 과거사, 영토 문제에 이어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에도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로부터 수산물 안전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며 "일방적 방출에 대한 강력한 외교적 대응과 함께 경제적 피해와 수산물 안전에 적극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조사를 강화하고 안전관리제도인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를 도입해 일본 방사능 오염 수산물 수입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공약했다. 방사능 검사 장비와 인력에 투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 "윤 후보는 원전 자체가 붕괴한 것은 아니므로 방사능 유출은 안 됐다고 말한 바 있는데, 2011년 3월 지진과 해일이 후쿠시마 원전을 덮쳤고 원전 기능이 마비되어 대규모 방사능물질 유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국제원자력기구가 원자력사고등급 최고등급인 7단계를 부여했다. 이게 팩트"라며 "외교적 저자세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위험을 외면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눈 감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안전을 지키는 것에는 과잉 대응이라 평가받을 정도로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UAE·사우디·이집트 등 방문 예정

새로 도입 신형 공군 1호기 탑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중동 3개국을 방문하기 위해 15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오르며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6박8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를 방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6박 8일간 일정의 중동 3개국 순방을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우려되는 만큼 국무총리 중심으로 방역 상황을 잘 챙기라”고 환송나온 유영민 비서실장에게 지시를 남겼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로 도입된 신형 공군1호기에 처음으로 탑승해 순방 일정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순방을 떠나며 코로나19 방역과 함께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 “한반도에서 긴장 상황이 조성되지 않도록 경계를 늦추지 않기를 바란다”며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신속한 실종자 구조와 사고수습 등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15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우리나라 최대 에너지 수입원이자 최대 해외 인프라·건설 시장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3개국을 방문한다. 에너지 공급망 안정과 우리 기업들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상외교를 펼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편, 이번 중동 3개국 순방에는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동행한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019년 1월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난 뒤 아랍에미리트연합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재직 시절부터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 고위급 인사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2020년 2월에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완 기자

 

문 대통령 새 전용기로 중동행…대형기 중 가장 빠른 ‘마하 0.86’ 속도

옛 전용기, 2010년 도입 156개국 162만여㎞ 뛰어

새 전용기 213석 규모, 회의공간·방음재 보강 등 개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중동 3개국 순방을 위해 15일 서울공항에서 신형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가 15일 신형 보잉 747-8i로 바뀌었다. 새 공군 1호기는 중동 3개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을 태우고 첫 비행에 나섰다.

 

새 공군 1호기인 보잉 747-8i 기종은 현존하는 대형 여객기 가운데 가장 빠른 마하 0.86의 순항속도를 가지고 있다. 신형 엔진을 장착해 항속거리는 기존 공군1호기보다 2300㎞보다 긴 1만4815㎞까지 운항할 수 있다. 길이는 70.67m, 높이는 19.54m, 무게는 448t이다.

 

청와대는 기체 내부개조를 통해 회의공간 및 편의성도 증대했다고 밝혔다. 회의실의 방음재를 보강해 소음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감소시켰다. 탑승 좌석수는 모두 213석으로 기존 1호기 보다 1석 더 늘었다. 전용석 2석, 비즈니스 42석, 이코노미 169석으로 구성했다. 새 공군 1호기는 민간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임차계약을 통해 도입했다. 2020년 5월 임차계약을 체결해 2026년까지 전용기로 빌리기로 했다.

 

신형 공군 1호기의 내부모습. 청와대 제공

 

그동안 사용했던 공군 1호기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0년 2월 대한항공과 5년 임차계약을 맺고 대통령 전용기로 도입했었다. 일반통신망과 위성통신망, 미사일 경보 및 방어장치를 장착했다. 미사일 방어장치 구축을 위해 300억원 정도가 별도 투입됐다고 한다.

 

2001년 제작된 보잉 747-400 모델로 그동안 임차기간을 연장하며 11년 동안 사용했다. 모두 156개국 162만2222㎞를 비행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날아가는 등 각국 순방과 주요20개국(G20) 회의 등 다자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활용했다.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만 51개국 51만1666㎞를 비행했다.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 때까지는 국외 장거리 순방 때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했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아시아나 전세기를 썼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소속 여객기를 교대로 이용했다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부터는 대한항공 전세기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운용하는 대통령 전용기는 1대 뿐이다. 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