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함평군 대동면 ‘호접몽가’에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와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대선을 50일 앞둔 18일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전남 함평의 최 명예교수 집을 찾아 면담한 뒤 “어려운 부탁이지만 교수님께서 흔쾌히 (위원장직을) 수락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 마음인지 모른다”며 “반드시 선거에서 승리해 우리나라를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최 명예교수를 영입한 이유로 “캠프의 사상적 중심이 돼 주시고,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환경, 우리나라가 뭘 해야 하는지 그것을 대중에게 열심히 알려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 명예교수도 “정권교체가 중요한 사명이지만 그다음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분명한 비전과 이론적 토대, 실천적 역량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나라를 살리는 마음으로 안 후보를 돕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최 명예교수는 이어 “불안을 일으키는 후보를 따르시겠나. 아니면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후보를 따르시겠나. 안 후보는 일단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도덕적 결함이 하나도 없는 분”이라고 추어올렸다.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도덕성 논란을 겨냥하고 그 대안으로 안 후보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21세기 융복합 인재 양성’을 강조했던 최 명예교수는 최근 5·18 역사왜곡처벌법과 민주유공자예우법 등을 비판하며 민주개혁 진영 및 여권과 각을 세웠다.
안 후보는 지난 14일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인 인명진 목사의 지지 선언을 끌어낸 데 이어 최 명예교수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3강 구도’ 진입을 위한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중앙일보> 의뢰로 실시한 지지도 조사 결과(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안 후보는 3주 전보다 5.5%포인트 오른 15.6%를 기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3주 전보다 5.9%포인트 오른 35.9%, 이재명 후보는 6%포인트 떨어진 33.4%를 기록했다. 윤 후보가 지지율을 복원하고 안 후보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어서, 안 후보가 단순한 ‘윤석열 정권교체 대체재’가 아님을 증명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안 후보는 이날 말을 배우는 아동에게 투명 마스크를 무상 지급하겠다는 생활밀착형 공약도 내놨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말을 배우고 익히는 어린이들에게 투명마스크 무상지급하겠습니다”라는 단문 공약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어린이들의 언어발달이 늦어진다는 우려가 나오자 대안으로 내놓은 공약이다. 김미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일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집트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케이(K)-9 자주포 등 국방·방산 분야를 포함해 두 나라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엘시시 대통령과 회담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케이-9 자주포를 이집트로 수출하는 계약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케이9 자주포 계약이 양국 간 상호 신뢰에 기반한 방산 협력의 성과로서 케이9 자주포가 이집트군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기술 협력, 현지 생산을 통한 한-이집트 간 상생협력의 대표적 성공사례가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최종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같이 언급함에 따라 이집트에 대한 케이-9 수출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케이-9 자주포는 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무기로, 포탄 48발을 탑재하고 최대 사거리 40㎞까지 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호주를 방문했을때 호주와 1조900억원에 이르는 케이-9 자주포 공급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현재 7개 나라에 630여문을 수출한 상태다.
두 나라는 또 개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이집트에 10억 달러의 이디씨에프(EDCF·대외경제협력기금) 한도를 새롭게 설정했다”면서 “한국의 개발 경험을 나누고 이집트의 교통·수자원 인프라 확충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도 함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집트는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의장국이다. 국제 사회의 기후대응 의지를 성공적으로 결집할 수 있도록 한국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나의 아프리카 국가 첫 순방이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6년 만의 이집트 방문으로 매우 뜻깊다”고 했다. 이어 “이집트는 고대 문명의 발상지이자 아프리카·중동 지역의 중심국가”라며 “지속가능한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완 기자
문대통령 "사우디 '넷제로'에 기여 희망" 왕세자 "노하우 공유 바라"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스마트시티 건설 한국 참여 확대 공감대
수소 분야 협력 등 MOU 체결…사우디, 한반도 평화 노력 지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만난 문재인 대통령=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두번째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 왕실터미널에 도착해, 영접 나온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안내를 받으며 공식환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 정상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공식회담을 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간 회담은 지난 2019년 6월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에 이어 2년 7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리야드의 야마마 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1962년 수교 이래 6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가 에너지, 건설·플랜트 분야를 넘어 수소에너지, 원전·방산 등 미래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양국이 수소에너지 분야의 강점과 노하우를 공유해 사우디의 '넷 제로'(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만큼 앞으로 한국이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선진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국가 에너지원을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사우디의 '비전 2030' 이행에 많은 한국 기업의 참여를 기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역시 한국 기업들의 사우디 진출을 더욱 활발히 하기 위한 노력에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왕세자가 주도하는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에 더 많은 한국 기업의 참여를 기대하며, 사우디 투자자들의 한국 내 투자가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우디 서부에 건설 중인 '네옴시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종전선언 등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이 같은 노력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각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총 11건의 문건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양국 교육부 간 교육협력프로그램 문건을 비롯해 우리 기업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간 자원 관련 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기본여신약정 주요조건합의서 등이 포함됐다.
양국은 수소공급망 협력 양해각서 등으로 수소 분야 협력을 늘리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사우디 산업투자공사와 선박기자재 등을 생산하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토종 인공지능(AI) 주치의'로 알려진 '닥터앤서' 수출 구매의향서도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1월 인공지능 관련 행사에서 "태어난 지 세 돌이 되도록 고개도 못 들던 발달지연 아기가 정밀진단 인공지능 '닥터앤서'의 진단과 처방으로 한 달 만에 고개를 들고 기어다니게 됐다"며 그 성과를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 “한국은 UAE의 ‘라피크’”…사막 건너 사우디행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왕실공항에서 두번째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하기 위해 수하일 빈 모하메드 파라 알 마즈로이 에너지인프라부 장관의 영접을 받으며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다음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떠났다.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 방문을 결산하며 “양국은 글로벌 수소경제 시장을 선도하며 기후위기 극복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UAE를 떠나며”라는 글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와 한국은 ‘기적’의 동반자”라면서 “우리는 아랍에미리트 건설사업에 참여하며 ‘사막의 기적’에 힘을 보탰고, 그 성취와 자신감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고 했다. 이어 “사막의 기적은 지속가능한 미래로 계속되고 있다. 우리와 함께 블루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 수소버스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중동지역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와 천연가스 기반의 블루수소 생산에 모두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수소의 경제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블루수소 활용은 필수적이어서 그린·블루 수소 생산에 모두 강점이 있는 중동은 교역 파트너로 적합하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아크부대와 바라카 원전은 양국의 굳건한 연대와 신뢰를 상징한다. 이번에 수출을 확정지은 ‘천궁2’는 소중한 우정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알 나흐얀 왕세제 등에게 “아부다비 신공항 건설현장의 피습에 대해 다시한번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7일 모하메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하지 못하는 대신 25분 동안 통화를 하며 건설현장 피습에 대해 위로를 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아부다비에 드론 공격이 있었다는 긴박하고 불행한 소식을 들었는데,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중동지역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특히 민간인을 공격하고 생명을 살상하는 행위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테러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한국은 진정한 ‘라피크’로서 언제나 아랍에미리트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피크는 사막을 건너는 먼길을 함께 하는 동반자를 말한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나의 손밖에 있는 부득이한 상황으로 직접 만나지 못해 안타깝고 아쉬움이 크며, 이번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며 “오늘의 드론 공격은 예상되었던 일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의 특별한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완 기자
16일 오전 북한 신의주에서 출발한 화물열차가 중조우의교를 넘어 중국 단둥으로 넘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중국 단둥으로 넘어왔던 북한의 화물열차가 17일 오전 돌아가고 또다른 화물열차가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외교부도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17일 대북 소식통들과 NH) 등 외신 보도를 모아 보면, 16일 오전 단둥에 도착한 북한 화물열차는 하루가 지난 오전 7시께 중국과 북한을 잇는 중조우의교를 넘어 북한으로 돌아갔다. <엔에이치케이>도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에서 물자를 실은 열차가 이날 오전 단둥을 출발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이번 운송한 물자는 북한 정부를 위한 것으로 (본격적인) 무역은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앞선 1일 북-중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정부 관계자가 중국에 “1월 중에 육로 무역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준비를 하자”는 통지를 해왔다면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압록강 맞은편의) 신의주를 잇는 철로(압록강 철교)를 통해 유제품·의약품·치약 등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라고 전했었다. <연합뉴스>는 이번에 운송된 물품은 의주 방역기지에서 짧게는 10일, 길면 두 달가량 방역과 검역 기간을 거친 뒤 평양 등 내륙으로 이송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전날 도착한 화물열차가 돌아간 직후인 오전 8시30분께 북한의 또다른 화물열차가 단둥으로 넘어왔다. 이 열차 역시 북한이 원하는 물품을 실은 뒤 되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중 간에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됐음을 공식 확인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우호적 협의를 거쳐 단둥과 신의주 간의 철도 화물운송이 이미 재개됐다”며 “쌍방은 감염 등에서 안전을 확보한다는 전제로 양국 간 정상적 무역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