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시급한 사안 없고 코로나 확산 상황에 관광지서 셀카 찍어 올리나“

청 “총리관저 최초 초청받아…상대국 정상 호의 비난소재 활용은 ‘사악’“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부부가 정상외교 친교행사를 하며 셀카를 찍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방문을 놓고 “시급한 외교 사안도 없는 호주까지 가서 SNS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찍은 셀카를 올리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외교 폄훼”라고 반발했다.

 

윤 후보는 1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곧 1만명을 넘어설 태세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의료체계가 더이상 버틸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SNS에는 관광지에서 찍은 셀카가 아니라 코로나와 맞서 싸우는 의료진과 꿋꿋하게 버티는 국민의 영웅적 이야기가 올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의 본질은 선전”이라며 “사물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과장된 것으로 만들고, 때로는 선전을 받아들이는 사람 뿐만 아니라 선전을 하는 사람들까지 속인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정면 겨냥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가장 잘 나가는 참모가 바로 ‘쇼’와 ‘자화자찬’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서 “온통 지지율에만 신경 쓰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에게 아부하며 부추기는 참모들의 정부, 국민에게는 재앙이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전날 탁현민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오스트레일리아 방문 기간 동안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셀카’를 찍은 것을 비판한 야당을 향해 “야당의 외교결례가 참 걱정이다. 상대국 정상의 호의와 친근함의 표현을, 대통령 비난의 소재로 활용하는 사악함”이라고 글을 올린 바 있다. 이날 탁 비서관은 윤 후보 글이 올라온 뒤 다시 페이스북에 “셀카를 찍은 장소는 관광지가 아니라 호주총리의 관저이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초청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총리가 정상회담에 앞서 찍은 기념사진. 청와대 제공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저녁 <카톨릭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임기말 호주 외유 주장’에 대해 “호주는 전기차나 2차 전지에 필수적인 리튬이나 희토류 같은 핵심광물 매장과 생산량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에 대해서 우방인 호주와 이런 것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며 “호주 총리가 마지막에 셀카를 찍자고 하는데 그러면 국민 고통 생각해서 싫다고 거부해야 합니까? 이런 것까지 폄훼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K-9 자주포 수출을 통해 국가경제 이익이 증진되었고, 광물 공급망 협력을 다진 것도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 자원외교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외교통상 전문가는 “호주의 희토류를 확보하는 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생산에 희토류가 많이 필요한데, 이를 대부분 공급하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방한 우즈베크 대통령 “문 대통령은 존경하는 형님”

한국-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

희소금속 개발 등 협력 논의

문 대통령 “형제의 방문 환영”

 

문재인 대통령과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희소금속 개발과 노후발전소 현대화 등 양국관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회담에서 “형제 같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우즈베크 대표단이 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면서 “올해 1월 첫 정상회담을 대통령과 화상으로 했고, 마지막 정상회담을 대면으로 하게 됐다. 올해 정상외교의 시작과 끝을 대통령과 하게 돼 대단히 뜻깊다”고 말했다.

 

이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형님”이라고 부르면서 “한국 친구 여러분과 함께 있으니 고향에 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문 대통령의 우즈베크 국빈 방문 때도 “제 소중한 친구이자 형님”이라고 부르며 각별히 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한국은 중요한 투자국이자 기술협력국이고, 양국은 사람 중심의 사회복지국가를 지향한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수교 30주년인 내년을 ‘상호 방문의 해’로 지정하는 방안과 고려인 역사 박물관 건립을 제안했다. 또 지난 2019년 4월 문을 연 한·우즈베크 희소금속센터를 거점으로 희소금속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에너지효율 개선 등의 협력도 늘리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우즈베키스탄이 2023년 세계관광기구 총회를 유치한 것을 축하하는 한편,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완 기자

 

가로세로연구소 상습도박 등으로 고발

경찰청, 17일 경기남부청에 사건 배당

도박횟수·판돈 따라 처벌 수위 달라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경찰이 불법 도박 의혹으로 고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큰아들 이아무개(29)씨에 대한 수사를 17일 착수했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불법 도박의 종류, 횟수, 판돈에 따라 최소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씨가 상습도박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했다. 전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씨를 상습도박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이씨의 주소지 등을 고려해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했다.

 

앞서 언론 보도로 이씨가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씨는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게시판에 약 200개의 게시글을 올리고 해외 포커 사이트의 칩(게임 머니)을 거래하자는 글 등 100여건을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경기도의 불법 도박장을 방문했다는 글도 게시했다. 이 후보는 입장문을 내어 “언론 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했을 분들에게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로 이씨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불법 도박의 종류나 판돈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일시적인 오락 수준이 아닌 도박으로 인정되는 경우 형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형법 246조는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상습도박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이씨는 약 1년 7개월가량 커뮤니티에 도박 경험담을 올리는 등 장기간 도박을 한 정황이 있어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상습도박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있다. 공소시효(5년)도 만료되지 않았다.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경우 일반적으로 벌금형 선고가 많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도박장 개장이 아니라 단순히 도박에 참여했다면 보통 징역형은 어렵다. 가액이나 횟수가 많을수록 중형 가능성이 있다”며 “가액과 단순 도박 여부 등이 확인돼야 처벌수위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도 “도박장을 개장한 사람이 더 크게 처벌받고, 행위자는 실형이 거의 없다. 벌금이 얼마나 나오는지가 달라지는 수준”이라며 “상습성은 도박 횟수 등을 기준으로 살펴본다”고 말했다.

 

도박 횟수가 많고 가액이 클 경우 처벌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이승우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도박 사이트에 여러 차례 접속해 자주 도박을 하고, 정기적으로 도박장에 갔다면 상습도박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며 “판돈의 규모가 처벌에 중요하게 반영돼 경우에 따라 징역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해외 사이트에서 칩(게임머니)을 거래했다면 거래 방식에 따라 외환거래법에 저촉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도박의 종류에 따라 국민체육진흥법이 적용될 수 있다. 불법 사이트에서 스포츠 경기의 승부 예측에 돈을 거는 방식의 도박을 했다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처벌된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이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한편, 이날 가로세로연구소는 이씨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추가 고발했다. 이씨가 경기 성남시에 있는 마사지업소 이용 ‘후기’를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을 수사해 달라는 취지다. 관련 의혹에 대해 이 후보 쪽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16일 “성매매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윤주 이주빈 장예지 기자

 

김남국 “윤석역 쪽이 김건희 의혹 덮으려 아들 도박의혹 터뜨렸다는 제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아들의 ‘도박·성매매 의혹’에 대해 “김건희씨 의혹을 덮기 위해서 저희 후보자 아들 문제를 갑자기 터뜨렸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 TV>에 제보가 들어왔다며 “택시기사가 강남에서 손님을 한 명 태웠는데, 그 손님이 윤석열 후보 캠프의 사람이었던 것으로 이야기를 하더라. 그러면서 ‘(윤 후보 쪽이) 사과를 오늘 하고, (이 후보의) 아들 문제를 터뜨려서 이 사건을 충분히 덮고 한방에 (이 후보를) 보내버릴 수 있다’는 전화통화를 (손님이)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불법도박 의혹이) 터진 시기나 이런 것이 김씨 사건이 일파만파 터지다 보니 황급히 막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닌가”라며 “사과하는 대신에 여당 후보의 새로운 의혹으로 덮으려고 했던 의도가 야당에 있었던 것”이라고도 했다.

 

윤 후보 쪽이 김건희씨 논란을 막기 위해 이 후보 아들 의혹을 폭로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공정과 정의’ 가치 훼손 지적에

‘팩트체크 뒤 사과’ 입장서 선회

김건희 씨 이력 논란은 언급 안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분들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아내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14일 김씨가 수원여대 교수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사흘 만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어색한 표정으로 말을 꺼내다 주변의 권고를 받고 안주머니에서 접은 종이를 꺼내 읽었다. 그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를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그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은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는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죄송하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그는 김씨의 허위 이력 수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이렇게 말씀드렸으니 사과로 여러분들이 받아들여 주시고, 그 나머지 부분들에 대해선 법과 원칙이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다”고만 말하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오전까지만 해도 사과 여부를 밝히지 않았던 그는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예고 없이 기자실을 찾았다. 그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한쪽짜리 사과문을 꺼내 읽은 뒤, 추가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이양수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오늘은 입장문 발표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까지 해도 ‘팩트 체크를 해서 제대로 사과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의 허위 이력 논란이 후보가 내세운 ‘공정과 상식’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여러 경로로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안에선 ‘국민 감정상 일단 사과해서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과는) 빠르면 빨리할수록 좋다”며 후보 본인의 ‘빠른 수습’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어차피 사과를 하게 될텐데, 군더더기 없이 빨리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후보에게 보고됐고, 결국 점심 즈음에 후보가 수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나온 한국갤럽 여론 조사에서 윤 후보는 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6%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 내에선 이 추세가 이어지면 이 후보에게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강하다고 한다. 지지율 ‘데드 크로스’ 추세에 관해 이준석 대표는 이날 <에스비에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자로서는 지금 환장하겠다”고 말했다.

 

당 내에선 윤 후보의 ‘뒤늦은’ 사과에 안도감을 나타내면서도 ‘전두환 망언’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못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고 언급했을 때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틀 만에 사과했고, 이번에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사흘 만에 고개를 숙였지만 여론에 밀려 억지사과를 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이 때문에 대선후보로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는데 인색해 되레 일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는 또 이날 사과는 했지만, 김씨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선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다고 했는데, 언제쯤 공개할것인가’라는 질문에 “오늘 사과를 드린 것은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난 허위 이력이라든지, 지금의 상황을 다 포함해 사과 말씀을 올린 것”이라고만 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금 전 선대위가 달라붙어 김건희씨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을 들여다보는 중”이라며 “그런데 이게 수년이 지난 일이라 기억이 선명하지 않고, 관계자마다 말이 달라서 단기간에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재우 김미나 기자

이재명, 아들 불법도박 인정했지만

마사지업소 ‘후기’ 올린 것도 드러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큰아들 이아무개(29)씨의 ‘불법 도박’ 의혹을 인정하고 즉각 사과했지만 곧이어 성매매 의혹까지 불거지자 민주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아들 관련 의혹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어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하여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누리집에 올린 글 200여개를 근거로 불법 도박 의혹을 제기한 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이를 인정한 것이다.

 

선대위 확인 결과 이 후보 아들은 최근까지도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도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온라인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도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고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며 “국가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을 국민이 검증하는 것이라 가족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라도 무한 검증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 후보의 아들이 민주당 선대위를 통해 “저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상처 입고 실망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약 2시간여 뒤 이 후보 아들이 경기 성남시에 있는 마사지업소 이용 ‘후기’를 같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올린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이에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씨가 그 글을 쓴 것은 맞지만 성매매를 한 적은 없다고 선대위 관계자에게 밝혔다”고 밝혔다. 권 부단장은 ‘이씨가 마사지 업소에 간 것은 맞냐’는 질문에는 즉답은 피하고 “성매매 한 적은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고 “(마사지업소 이용 후기) 글을 포함해 이 후보와 아들이 포괄적으로 전부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큰아들 관련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민주당 내부에선 사태가 어디까지 커질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크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씨가 온라인에 쓴 글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유사한 보도가 계속 나올 것을 전제하고 있다”며 “현재로썬 사건의 향방을 예상할 수 없다. 뭐가 나오면 계속 사과하고 수사기관이 진행하는 절차에 성실하게 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선대위 핵심 관계자도 “때리면 맞고, 고발하면 수사받고, 처벌하면 처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도박은 본인이 시인했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가 이날 이씨를 경찰에 고발한 상황이라 조만간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불법 상습도박을 스스로 명백하게 입증한 것”이라며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김창인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시대정신에 대한 비전과 민생을 향한 정책은 없고 온통 양당 후보와 가족들의 범법행위로만 도배되고 있다. 콩가루 대선이 되고 있다”며 ‘가족 리스크’가 불거진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최하얀 송채경화 기자

 

이재명,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만난다

21일 온라인 대담 진행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2010년 2월 미국 롱비치에서 열린 테드(TED) 강연회에서 ‘민주적 토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는 21일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온라인 대담을 진행한다.

 

민주당 선대위는 16일 “이번 대담은 우리 사회에 자리한 공정과 정의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더 나은 미래를 견인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날 대담은 화상 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통해서 진행되며 ‘국민 참여단’이 패널로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국민 참여단’은 16~17일 민주당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이들 가운데 추첨을 통해 선발된다.

 

이번 대담은 당내 미국통으로 알려진 강선우 선대위 미래기획단 부단장이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는 “이 후보는 이번 대담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공정을 확보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이재명 선대위, 고3 · 암투병 뮤지컬배우 출신 등 인재영입

李 "정예람 학생에 주목…청소년 정치참여 계기로 만들어야"

간호사 등 총 5명…'국민추천 국가인재' 플랫폼 통해 선발

 

정예람 고3학생과 주먹인사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서 정예람 인천만수고 3학년 학생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암 투병을 계기로 뮤지컬 배우에서 사회적 기업가로 변신한 황서윤(39) ㈜박피디와황배우 대표 등 5명을 선대위에 영입했다.

 

이재명 대선후보 직속 기구인 국가인재위원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황 대표와 고교 3년생 정예람(19) 군, 기술기업 그린테크 이선우(50) 대표,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박승권(37)씨, 응급실 간호사 박성호(28)씨 등을 '국민추천 국가인재'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 2030세대 과학인재 4명에 이은 두 번째 인재영입이다.

 

이번에도 젊은 세대를 주로 영입함으로써 청년층 표심 공략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각자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발휘, 정책 자문을 하고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영입은 온라인 '국민추천 국가인재' 플랫폼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추천받은 630명 가운데 뽑은 것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기념촬영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와 2차 영입인재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영입 인재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성호 부산해동병원 응급실 간호사, 정예람 인천만수고 3학년, 이 후보, 황서윤 박피디와황배우 공동대표, 이선우 그린테크 대표, 박승권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이재명 대선후보는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오늘 제가 주목하고 싶은 분은 정예람 학생"이라며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 문제나 정치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에서는 정치 참여가 매우 뒤늦은 시기에 시작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유럽에서는 30대 장관도 나오고 40대 대통령도 나오는 상태인데 우리나라는 40세가 되기 전에는 아예 자격조차 안 준다"고 지적했다.

 

정예람 군은 내년 대학 입학을 앞둔 고교 3학년으로, 인천시 청소년참여위원회와 청소년 참여예산 추진단 등에서 청소년 복지·권리 등을 위해 활동해 왔다.

 

황서윤 대표는 뮤지컬배우 출신으로 2016년 암 진단을 받은 이후 팟캐스트로 암 투병기 등을 방송했고, 암 경험자들의 사회복귀를 돕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고 있다.

 

박승권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장학생으로 의대에 진학, 노동자 건강권을 챙기는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선우 대표는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를 딛고 15년째 기술기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박성호씨는 종합병원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며 간호 업무 과중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키웠다.

 

이들은 인사말을 통해 이 후보에게 뼈 있는 당부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선우 대표는 이 후보를 향해 "첫인상이 그리 좋지 않다. 다행인 것은 볼수록 매력이 느껴진다는 점"이라며 "내면의 진솔함과 혁신적 역량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박승권씨는 "대통령 만들어드리겠다. 그럴테니 날로 심해지는 사회양극화 문제에 대한 적극적 개선을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예람 군은 "이번 대선은 제가 투표권을 행사하는 첫 선거"라면서 "그런데 그 결정권을 쓰려고 보니 어떤 후보는 자꾸 과거를 말하는 것 같다. 정책도 비전도 없는 후보에게는 마음이 잘 안 간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우회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추진력이 강하다는 인상이 있다. 독불장군처럼 보일 순 있지만 그 힘을 청년에게는 기회를, 국민에게는 희망을 주는 일에 써달라"고 했다.

  

이재명 캠프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지대개혁·기후정의 추진

이재명 "지대개혁으로 사회전환" 추미애 "기본소득과 동시 추진"

추미애 "항간에선 '명추연대',  후보 구상과 제 뜻이 가장 잘조화"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악수하는 이재명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추미애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퍼포먼스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6일 "지대개혁을 통해 다시 노동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로 전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국가의 부 중에 20∼25% 가까이가 부동산 불로소득이라는 것이 참으로 서글프다. 국민들이 좌절하고 소외감을 높이는 주 원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출범한 사회대전환위원회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후보 직속 기구다.

 

추 전 장관이 당내 경선 과정부터 핵심 어젠다로 강조해 온 지대개혁을 비롯해 디지털전환·기후정의·교육혁신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이날 '눈 떠보니 선진국'의 저자인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 김유은 한양대 국제대학원장, 전강수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등이 합류했다.

 

이 후보는 의제 중 지대개혁에 대해 "제가 전적으로 공감하는 의제"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과도한 불로소득은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사회통합을 크게 저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에 적응하고 선도하면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끌려다니면 도태의 위험을 겪어야 한다"며 "시대적 대전환의 시기에 우리 사회가 갈 방향을 정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개발해 선도국가로서 위치를 차지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하는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저의 지대개혁과 후보께서 구상하는 기본소득은 동시에 추진돼야 하는 것"이라며 "항간에는 '명추연대'의 포장을 씌우기도 했지만 이 후보의 구상과 제 평소의 뜻이 가장 잘 조화되지 않았나 싶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께서 이 후보의 장점을 잘 설명해주셨는데,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귀납적으로 정치를 풀어가신다고 하더라"며 "위원회에서 지엽적 정책보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후보의 영민함으로 정책이 쏙쏙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지금까지는 앞으로 치고 나가는 데 급급해 뒤처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면, 앞으로는 약자가 안 생기도록 하는 대전환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지대개혁, 디지털 전환, 기후정의, 교육혁신에 있어서도 그런 모토를 세워 후보에게 맞는 정책 조언과 자문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는 오는 21일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한국 사회에서의 공정과 정의를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