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김정은 “대화와 대결, 다 준비”

● COREA 2021. 6. 19. 07:2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바이든 정부 출범 뒤 첫 메시지

투트랙 전략… 대화 문 열어둬

성김 대북 특별대표 오늘 방한

 

*17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사흘째 회의에 참석 중인 김정은 총비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대화와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비서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대남 공식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를 보면, 김 총비서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3차 전원회의 사흘째인 지난 17일 “최근 시기 국제정치 무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된 변화들과 우리 혁명의 대외적 환경에 대하여 개괄하고 평가”한 뒤 “특히 새로 출범한 미 행정부의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정책동향을 상세히 분석하고 금후 대미관계에서 견지할 적중한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방향을 명시”했다.

 

김 총비서는 북한의 전략·전술적 목표인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 수호”와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해서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화와 대결에 모두 대비하는 ‘투트랙’ 접근법을 선보이면서도, 아직은 대결에 더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노동신문>은 이어 김 총비서가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관한 당과 공화국 정부의 대외정책적 입장과 원칙들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4월 말 내놓은 대북 정책 재검토 결과 등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대한 평가와 그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18년 6월12일 열린 북-미 1차 정상회담의 성과물인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아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해 가자는 쪽으로 대북 정책의 기조를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선 북-미 간 싱가포르 공동성명뿐 아니라 2018년 4월27일 남북 간의 합의인 판문점 선언까지 언급하며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북한은 2019년 2월 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에 의미 있는 대화를 하기 위해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북한이 언급한 적대시 정책의 구체적 내용은 한-미 연합훈련 중지, F-35 등 북한에 큰 부담이 되는 전략자산 반입 금지 등이다.

 

김 총비서는 이번 제3차 전원회의에서도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능동적 역할을 더욱 높이고 유리한 외부적 환경을 주동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시시각각 변화되는 상황에 예민하고 기민하게 반응·대응하며 조선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데 주력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기초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일단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좀 더 정세 변화를 관찰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또 김 총비서가 “조선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으니, 보수 쪽에서 우려하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도발’도 당분간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총비서가 성 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앞두고 북-미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각)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19~23일 서울을 방문해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3자 회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3국 북핵 수석대표 협의다.

 

미 국무부는 “김 대표의 서울 방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노력, 우리의 공동 안보·번영 보호, 공통의 가치 유지, 규칙 기반의 질서 강화를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의 근본적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길윤형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갈팡질팡 윤석열…‘전언 정치’ 한계 - 함량 노출

● COREA 2021. 6. 19. 07:19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국민의힘 입당 놓고 대변인 말 2시간 뒤 정정

“메시지 관리 주의를” 국민의힘 ‘시행착오’감싸

 본격 검증 앞서 함량 드러난 것 아니냐 지적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열린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말께 대선 도전 선언이 예고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향후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놓고 연일 혼선을 빚고 있다. 아직 내부 조직이 정비되지 않은 탓에 발생하는 ‘메신저의 메시지 혼란’이라는 반응과 함께 자신이 직접 나서 의견을 밝히지 않는 ‘비대면 전언정치’의 한계 탓이라는 분석에 검증이 시작되며 '함량'이 드러나고 있는 게 이나냐는 시각도 이 없지 않다.

 

윤 전 총장 쪽 이동훈 대변인은 18일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보수·중도 및 진보이탈층을 아우르는 ‘빅텐트론’을 주장하면서 “다만 텐트를 치려면 중심축을 어디에다 박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제3지대, 국민의당 등을 언급한 뒤 “하지만 여전히 보수의 중심,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윤 전 총장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진행자가 “국민의힘 입당은 당연한 걸로 받아들여도 되냐’고 묻자 이 대변인은 “네 그러셔도 될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한국방송> 라디오 인터뷰가 나간 뒤 2시간가량 지난 뒤 다시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국민의힘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하겠다(勿令妄動 靜重如山·물령망동 정중여산)”며 “입당 여부는 민심 투어 이후 판단할 문제”라고 정정했다.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에 ‘물타기’를 한 것이다.

 

윤 전 총장 쪽이 이처럼 갈팡질팡하는 태도를 보인 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대변인은 지난 14일 윤 전 총장의 발언이라며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 가리키는 대로 따라갈 것이다. 차차 보면 아실 것이다. 모든 선택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가,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윤석열의 시간표와 이준석의 시간표는 상충하지 않을 것이다. 늦지 않게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또다시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든지 원샷 국민경선을 하든지 보수진영에서 중심을 잡고 중도·진보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도 했다. 17일엔 한발 더 나아가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 여야 협공에는 대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마이 웨이’를 강조했다.

 

이처럼 윤 전 총장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여야 정치권에선 “국민들이 잘 못 알아듣게 얘기한다”(하태경) “아마추어티가 나고 준비가 안 된 모습”(이준석) ”자기 입으로 자기 생각을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저어하는 분이 무슨 정치를 하실 건가”(박용진)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변인의 ‘물령망동 메시지’에도 여진이 가라앉지 않자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국민의힘 입당을 거론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예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혼선이 커지자 직접 나서 수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윤 전 총장은 또 지난달 윤희숙·권성동·정진석 등 국민의힘 의원들을 잇따라 만난 데 대해선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국민의힘 인사를 만난 것이다. 그 반대 진영에 있는 분도 만날 수 있다”라며 “당분간 진심을 가지고 경청하는 시간을 계속 가질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바라는 국민의힘 인사들은 ‘초보 정치인’이 겪는 시행착오로 돌리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초보 캠프라 내부 자체가 혼란스러울 테니 ‘영점조준 과정’으로 봐야 한다. 당에 들어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4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앞으로 메시지 관리에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역량을 가늠해보는 검증의 시간이 시작되면서 그의 함량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은 직접 소통하는 이준석이 될 거냐, 뜸 들이는 안철수가 될 거냐의 기로에 서 있다.  조직이 없기로는 윤 전 총장이나 이준석 대표나 마찬가지 아니냐. 국민들은 어떤 말이라도 정치인 본인의 입을 통해 정확히 듣고 싶어한다. 윤 전 총장의 전언 정치는 이런 시대 흐름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지현 기자

물류창고 내부 가연성 적재물 1천620만개…부피만 5만3천㎥

큰 불길은 잡혔지만 연기 자욱…"내일 새벽께 초진 전망"

 

*폭격 맞은 듯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1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전날 새벽 발생한 화재가 18일 오후 큰 불길이 잡히며 잦아드는 모양새지만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더구나 골조가 강한 불길에 장시간 노출된 탓에 건물 붕괴 가능성이 커 아직 소방관들의 내부 진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전날 실종된 소방관에 대한 구조작업 개시도 함께 늦어지고 있다.

 

화재 이틀째인 이날 오후에도 소방당국은 불이 난 물류센터 주변을 소방차 20여대를 동원해 둘러싼 뒤 건물 내부를 향해 방수포로 물을 뿌리며 진화작업을 진행 중이다.

 

큰 불길은 대부분 잡혀 연소 확대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지만, 내부에 적재물과 택배 포장에 사용되는 가연성 물질이 워낙 많은 탓에 건물 내부는 여전히 연기로 가득 찬 상태다.

 

소방당국이 파악한 건물 내부 적재물은 1천620만개, 부피로 따지면 5만3천여㎥에 달한다. 수많은 적재물이 겹겹히 쌓여 미로처럼 꼬여있다 보니 소화기 용액이 닿지 않는 곳이 생겨 진화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불이 장시간 이어지면서 건물이 붕괴할 가능성이 갈수록 커져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건물 2층의 바닥 일부가 휜 채로 주저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날 불길을 잡는 대로 경기도 안전특별점검관, 국토부 관계자 등 전문가들을 투입해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전날 건물에 진입했다가 실종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52)을 수색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화재 발생 이틀차인 이날까지 불길이 쉽사리 잡히지 않으면서 구조작업 재개도 하루 더 미뤄지게 됐다.

 

당국은 오는 19일 오전 9시께 안전진단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철야 진화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소방 관계자는 "내일 새벽께 초진을 하고 아침까지 잔불정리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우선 전문가들은 오전 9시까지 현장에 집결하고 여건이 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안전진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장은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난지 2시간 40여분 만인 전날 오전 8시 19분께 화염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진 뒤인 오전 11시 20분께 동료 4명과 함께 인명 검색을 하려고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고립됐다.

 

당시 김 대장 등이 지하 2층에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에 쌓인 가연물을 비롯한 각종 적재물이 무너져 내리며 불길이 세졌고, 즉시 탈출을 시도했으나 대원들이 건물을 빠져나오는 동안 대열의 마지막에 김 대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탈진 소방관 이송: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탈진한 소방관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천178.58㎡에 달한다.

 

바로 옆 50m 거리에 비슷한 규모의 다른 대기업의 물류센터가 있어 불이 옮겨붙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물류센터 간 사이 도로에 소방차 6대가 펜스처럼 배치돼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지하 2층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진화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합동 현장 감식을 벌여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건물 관리 소홀 여부와 스프링클러 등 진화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소방 관계자는 "일부 소방대원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고 하는데 시설이 워낙 넓어서 작동하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으니 자세한 상황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뼈대 드러난 쿠팡 덕평물류센터: 1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올해 2월 22일 마지막으로 소방시설 점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점검에서 소화기 미부착 등 100여건의 위반사항이 발견됐으나 당국의 현장 점검 이후 모두 시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천경찰서 형사과와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등 25명으로 구성된 수사 전담팀을 구성, 화재 원인과 안전조치 미준수 사항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남을 방문 중이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고성군과의 교류 협약식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오전 1시 30분께 화재 현장을 찾아 진화 상황을 점검했다.

 

한편 쿠팡은 이날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물류센터 화재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화재로 피해를 본 많은 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전 5시 20분께 이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여분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장비 60여 대와 인력 150여 명을 동원해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섰다.

 

불은 발생 2시간 40여 분 만인 오전 8시 19분께 큰 불길이 잡히면서 앞서 발령한 경보를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그러나 오전 11시 50분께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해 낮 12시 14분에 대응 2단계가 재차 발령된 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평선’ ‘성찰’ 등 잘못된 단어 사용에 조롱 이어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윤석열 측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 기념관 방명록에 남긴 문구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과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김대중도서관에 방문했는데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지평선은 ‘평평한 대지의 끝과 하늘이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선’을 의미한다.

문맥 상 윤 전 총장이 사용해야 할 단어는 ‘지평’이다. 지평은 ‘사물의 전망이나 가능성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한 ‘성찰’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성찰은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핌’의 뜻을 갖고 있다. 따라서 윤 전 통장의 글은 김대중 대통령이 성찰을 하고 그 것을 새기겠다는 뜻이어서 주객이 전도된 격이 된다. 문맥상 ‘통찰’(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환히 꿰뚫어봄)이 어울린다는 지적이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 작성한 방명록. 윤 전 검찰총장은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윤석열 측 제공]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단어의 잘못된 사용에 대해 지적하면서 “철저한 비문(非文)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비문’이란 문법이나 어법에 이긋나는 문장을 말한다.

 

율사 출신은 말과 글로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데 기본적인 단어를 틀리는 ‘무식함’과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없다는 비판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국어도 모르면서 무슨 국가를?”라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캐치프레이즈는 준비된 대통령이었다. 든든해요 김대중이었다. 정치 연습생 윤석열이 뭘 배우겠다는 것인가?”면서 “자동차 운전도 연습생에겐 운전대를 잘 맡기지 않는다. 대통령은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방명록 하나 제대로 못쓰고 지평선을 연다느니 통찰과 성찰도 구분하지 못하는 자가 무슨 대통령을 꿈꾸시나. 언감생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에도 “지평을 열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지평선을 열다는 말은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이) 언어의 새 지평을 여셨다”며 “솔잎은 송충이를 먹고 될 성부른 떡잎은 나무부터 알아보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김대중의 가르침을 깊이 새기려면 김대중의 길을 가야지 김대중을 탄압했던 무리들 후예의 품에 안겨서야 되겠는가”라며 “불교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 교회에 가겠다는 다짐인가 아니면 성경말씀 깊이 새겨 절에 가겠다는 것인가”라고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에둘러 비판했다.

 

소위 '윤석열 X파일'을 언급했던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야당 경선 검증 과정에서 더 큰 상처를 입고 탈락할 수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 아마추어티가 나는데, 입당하면 조직적으로 전문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입당 마지노선을 8월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직접 첨삭 글을 올린 한 시민은 “윤석열의 방명록은 철저한 비문에 가깝다. 율사는 말과 글로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데 처참하다”며 “비문투성이 방명록에서 잘 알 수 있는 건, 기본적인 단어를 틀리는 무식함과 김대중 대통령님에 대한 기본 상식도 없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어 수많은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초등학생. 중학생 정도만 되어도 통찰(洞察)과 성찰(省察)의 단어 뜻을 구분할 수 있다. “새 지평을 열었다” 라는 문장을 구사할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그러지 못했다. “새 지평선을 열었다(x)” 라고 이상한 문장을 썼고, “대통령님의 성찰(省察)(x)” 이라고 표기 했다. 창피하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의 앞날과 국가의 안위(安危)가 걱정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여야의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준석 글도 곤욕…민경욱이 방명록 비판 “

“취임 후 쓴 단 한 문장이 이렇게 허술하다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가 방명록에 쓴 글을 두고 같은 당 민경욱 전 의원이 시빗거리로 삼아 논란이 됐다.

 

민경욱 전 의원은 같은 당 신임 대표의 글씨체를 대놓고 비난했다. 민 전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국립대전현충원에 남긴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방명록 문구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글씨 하나는 참 명필”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풀어놨다.

 

그는 30대 젊은 대표를 겨냥해 ”디지털 세대, 컴퓨터 세대들의 글씨체는 원래 다 이런가”라며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했다. 옛 선조들은 사람이 쓴 글씨를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세 번째 기준으로 쳤다”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남긴 방명록. 연합뉴스

 

이어 “대한민국을 주어로 썼는데 그런 어법은 외국을 방문한 대통령쯤이 쓰는 어법”이라며 “지금 이 젊은이는 자신이 대통령이라도 된 것으로 아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KBS 앵커 출신인 민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돼 ‘박근혜의 입’으로 활동한 바 있다.

 

민 전 의원은 또 “대표가 됐으면 이렇게 어이없는 책을 잡히지 않기 위해 주위의 조언을 구해야 한다”며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즉흥적인 30대 젊은이의 가벼운 언행을 보인다면 앞으로 지금보다 훨씬 큰 실수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이는 당에 회복 불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어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쓴 젊은이의 단 한 문장이 이렇게 허술하다”며 한심하다는 투로 지적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이에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15일 페이스북에다 “민경욱 전 의원, 적당히 하라. 당내에서 건전한 논쟁과 토론은 백번 환영하지만 당대표의 글씨체와 문구를 시비 거는 건 도대체 무슨 심보인가”라며 “MZ세대의 글씨체와 문구를 공감하지 못하고 꼰대 시선으로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당이 시급히 극복해야 할 꼰대문화 그 자체”라며 민 전 의원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