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총장 친인척 비리 왜 미적거리나” 윤석열도 겨냥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운데)가 17일 오후 전남 순천시 덕연동 여순항쟁위령탑을 찾아 여순사건 특별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검찰개혁 언론개혁은 광주정신의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시해한 검찰과 언론, 민주투사를 탄압하던 검찰과 언론이 국가폭력으로 고문받고 살해당한 수많은 민주영령들 앞에 단 한 번이라도 진솔하게 사죄하고 반성해 본 적 있느냐”며 “검찰과 언론은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던 언론, 죄 없는 국민을 가두고 살해하고 고문하는 일에 부역해 온 검찰이 아직도 대한민국을 호령하고 있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은 언론과 검찰이 자행한 박해의 역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검찰을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국민을 살해하고 국가변란을 획책한 국기문란 사건은 수사하지 않고, 선글라스 마스크로 변장한 검사 출신 성폭행범의 도주를 막은 사람을 범죄자로 몰아가는 검찰은 도대체 어느 나라 검찰이냐”며 검찰의 김학의 불법 출국 금지 사건 수사를 비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왜 전직 총장의 친인척 비리는 형식적 수사로 미적거리느냐. 무슨 이유로 수사기밀과 공소장이 불법적으로 유출된 사건은 즉각 수사하지 않느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광주항쟁 41년이 지났지만 반성하지 않은 무소불위의 특권계급 검찰과 수구언론이 한통속이 되어 ‘그들만의 수구특권층의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민 기만극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광주항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오늘부터 ‘광주에서 봉하까지 검찰개혁·언론개혁 민주주의 대장정’을 시작한다”며 “앞서서 나가신 민주 영령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산 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정세균 "이재용 사면론, 공감대 마련됐다 보긴 어렵다"

 

정세균 전 총리, 광주·전남서 2박3일 민심청취: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5월 16일 오후 전남 여수시 여수세계박람회장 소회의실에서 시민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 "아직도 공감대가 다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시스템 반도체는 따라잡아야 하고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려면 (사면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국민도 많은 것 같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래서 아마 대통령이 국민 여론도 참작하면서 잘 살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당내 경쟁자이자 같은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와 지지층이 겹친다는 평가엔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며 "오래 전부터 이 대표는 높은 지지율을 확보했고, 저는 후발주자니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가 전날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사과한 것을 긍정평가 하면서 "우리 정치인들이 솔직한 게 좋다"고 했다.

경선 연기론에 대해선 "선수들이 게임의 룰을 만들 순 없으니 지도부가 일정을 계획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동아시아 반일 무장전선’ 제목으로 개봉
우익들, 상영관 2곳 찍어 항의 시위, 1곳 개봉 전 상영 취소
요코하마 시네마린 대표 “폭력적인 항의, 굴하지 않겠다”

 

 

일본 우익들이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늑대를 찾아서>의 상영을 중단하라며 영화관 2곳을 위협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영화관 1곳은 개봉을 취소했고, 나머지 영화관은 “굴복하지 않겠다”며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아사히신문> 등의 보도를 보면, 일본 우익단체들은 김미례 감독의 <늑대를 찾아서>가 ‘반일 영화’라며 영화관 2곳을 꼭 짚어 노골적으로 영화 상영을 방해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도 개봉했으며, 1970년대 중반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등 일제 전범기업을 상대로 폭파 사건을 일으킨 일본인들의 40여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올 3월 도쿄를 시작으로 현재 약 30여곳의 영화관에서 개봉했다.

 

우익들의 공격 대상이 된 가나가와현의 ㄱ영화관은 이달 8일 개봉을 예정했으나 결국 취소했다. 영화관은 자료를 내고 “경찰로부터 이달 8~9일 우익 단체가 거리 선전 활동을 한다는 연락이 있었다”며 “소음으로 인근 주민이나 영화관 건물에 있는 다른 점포에 폐를 끼칠 수 있어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개봉해 우익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요코하마 시네마린 영화관은 애초 일정대로 이달 21일까지 영화를 상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영화관 대표는 최근 성명을 내고 “우리 영화관은 영화의 다양성을 중시하면서 작품을 선정하고 있다”며 “(우익들의 주장이) 영화의 내용을 왜곡하는 데다, 이런 폭력적인 항의 행동에 결코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익단체들은 이 영화가 개봉된 지난달 24일, 29일, 이달 9일 요코하마 시네마린 영화관 앞에 차를 가져와 확성기로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이들은 “상영을 중지하라”며 “영화 상영료가 동아시아 반일 무장 전선의 활동 자금이 되고 있다”는 유언비어까지 퍼뜨렸다. 지난 7일엔 남성 2명이 영화관 안으로 들어와 상영 중지, 대표 면담을 요구했다고 영화관은 설명했다. 영화관 대표는 성명에서 “이런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관객과 극장 관계자에게 신변의 위협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영화가 시네마린에서 개봉할 당시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일본 영화감독 이노우에 준이치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항의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은 모든 영화, 영화관에 영향을 준다. ‘논란이 일어나는 영화는 그만두자’로 돼버릴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5.18 영령들에 대한 모독" "검찰 흑역사부터 사과를"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메시지를 내놓은 것을 놓고 분분한 정치권의 해석과 함께 “5.18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는 집중포화를 맞았다.

 

윤 전 총장은 16일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며 "어떤 형태의 독재나 전제든, 이에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메시지는 윤 전 총장이 두 달여 만에 내놓은 정치 현안 관련 언급이다.

 

윤 전 총장이 정치적 언급이 없었던 공백을 깨고 국민적 관심사인 5·18 관련 메시지를 던진 것은 결국 대권 행보 개시시점이 다가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더군다나 5·18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항소심이 진행되는 것과 맞물려 정치적 색채가 강한 이슈이기도 하다.

 

윤 전 총장 측은 당장 이 같은 분석에 "간간이 메시지를 내고 사람들을 만나겠지만, 정치 입문 선언이나 특정 정당 입당 등 공개 행보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처럼 대권 가도에 필요한 공부를 하며 '정중동'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패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야권에서 윤 전 총장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과 피로도가 커질 조짐도 보이는 것도 변수로 꼽힌다.

야권에서는 다음 달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 지도부가 선출되고 야권이 대선후보 경선 체제로 들어서면 윤 전 총장 역시 계속 잠행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은 탓이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거나, 자신을 중심으로 한 제3세력을 조직해 자체적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5·18을 통해 독재에 대한 저항 등을 언급한 것도 보수 성향이 아닌 중도 진영의 색채로 세력화를 모색하는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정청래 "윤석열씨, 5·18 운운 자격있나…UFC가 적성일듯"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산악문화체험센터 실외인공암벽 광장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산악문화체험센터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6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5·18 메시지를 놓고 "어설픈 흉내 내기"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전 총장을 '윤석열 씨'라고 지칭한 뒤 "직전 검찰총장으로 검찰개혁에 저항하다가 사표를 낸 사람이 5·18 정신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5.18 민주주의 정신을 제대로 아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주의자가 민주주의를 말하다니 여름에 솜바지 입고 장에 가는 꼴"이라며 "가장 견제받지 않는 민주주의 사각지대가 바로 검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18 영령들이 윤석열의 반민주적 반검찰개혁을 꾸짖지 않겠는가. 누울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 5.18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윤씨가 5·18에 대해 한마디 걸치는 것을 보니 안 어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며 "어쩐지 정치와 민주주의 이런 종목에는 안 어울리는 선수 같다. 차라리 UFC가 적성에 맞을 것 같은 이미지"라고 직격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5·18에 대해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 있는 역사"라며 "지금의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열린민주 "윤석열, 5·18 운운 뜬금없다…검찰 흑역사부터 사과하라"

 

김부겸 총리, 열린민주당 예방: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를 예방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창원 국무1차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부겸, 최강욱, 강민정 원내대표, 김의겸 의원, 김성회 대변인.

 

열린민주당은 1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메시지를 내놓은 것과 관련, "검찰의 흑역사에 대해 사과 먼저 하라"며 맹비난했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검찰은 군사독재 시절 정권 하수인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 열망을 탄압하는 데 앞장섰던 조직"이라며 "그 수장이었던 이가 마치 자유민주주의 투사인양 5·18이 현재 진행 중이라며 독재와 전제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운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진정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 뜻을 받들려면 검찰의 흑역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게 먼저"라며 "총칼 대신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법을 우롱하고 여전히 기득권 보호에 앞장서 법 장난을 치는 검찰을 개혁하는 일을 가로막았던 것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강욱 대표는 "정치 행보로 일관하던 전직 검사의 뜬금없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을 노린 것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지만, 도무지 그 자격과 진심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 지만원 무혐의 처분…5·18 말할 자격 없다"

 여권 일제히 맹공… "독재와 싸워보지도 않고 함부로 말해"

"민주주의 파괴자들이 5·18 들먹여" "역대 최악의 검찰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메시지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검찰은 수십 년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지속적으로 왜곡하고 폄훼한 지만원 씨를 무혐의 처분했다"며 "뻔히 보이는 봐주기 처분한 윤 전 총장은 5·18 정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어떠한 형태의 독재와 전제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앞잡이가 돼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검찰, 선택적 수사로 정치와 선거에 개입해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려 했었던 정치검찰이 무슨 낯으로 5·18정신과 헌법정신을 운운하는 것이냐"고 직격했다.

 

김성주 의원은 "민주주의 파괴자들이 쉽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갖다 쓰고 내동댕이친다"며 "5·18 정신을 들먹이기 전에 목숨을 건 저항과 함께 하려는 대동의 정신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진심으로 보여라"고 말했다.

 

신동근 의원은 "독재에 맞서 싸우면서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아는 체하며 함부로 말하는 것을 보니 헛웃음이 나온다"며 "독재-민주 구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 지 언제인데, 이건 뭐 복고도 아니고 뭐라 해야 할지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검찰은 군부의 시녀로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민주인사와 학생들을 탄압했다"며 "윤석열은 역대 최악의 총장이자 정치검사"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북 매체도…윤석열 ‘별똥별’ 비유 방송극 대본 “‘별의 순간’ 타령 그만”

‘별의 집에서 일어난 별똥별 소동’ 시나리오

돌덩이같이 추락해버린 반기문처럼 당신도...

 

북한 매체가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별똥별”에 비유하며 풍자한 시나리오를 게재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가 17일 “‘별’의 집에서 일어난 별찌(별똥별) 소동”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방송극’ 대본은 윤 전 총장 부부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시나리오는 윤 전 총장 집으로 걸려오는 여러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 전화 등을 소재로 윤 전 총장 부부의 대화, 윤 전 총장과 측근 사이의 전화통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윤 전 총장이 “권력의 여의주를 가지고 마음 내키는 대로 신나게 놀 수 있으니까 (정치권의 구애로부터) 돌아서게 되지 않는단 말이야. 나야 어쨌든 천행으로 ‘별의 순간’을 붙잡았는데 이걸 놓칠 수 없지 않나”라고 하자, 윤 전 총장의 부인은 “‘별의 순간’ 타령은 그만하라요. 한때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렸다가 돌덩이같이 추락해버린 반기문처럼 당신도 반작했다가 종당에(결국은) 사라져버릴지 어떻게 알겠어요”라고 ‘걱정’한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왜 자꾸 별찌 별찌하면서 그래, 내 우주의 기운을 다 모아서라도 진짜 ‘별’이라는 걸 기어코 증명하고야 말테다”라고 말한다.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별의 순간”을 얘기하며 윤 전 총장을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윤 전 총장을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별똥별”이라고 비꼰 것이다. 이제훈 기자

코로나19로 행사 규모 역대 최소…99명 제한 입장

'5월, 시대와 눈 맞추다, 세대와 발 맞추다.' 주제로

 

오월의 밤하늘 아래서 열리는 5·18 전야제: 17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전야제가 열리고 있다.

 

'5월, 시대와 눈 맞추다, 세대와 발 맞추다.'

17일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시민 행사의 꽃인 전야제가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펼쳐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99명만 행사장에 초대된 역대 최소 규모의 행사였지만 전야제 행사의 의미는 전혀 퇴색되지 않았다.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전야제가 전면 취소됐었다.

 

출입자를 통제하기 위해 5·18 광장은 일찍부터 철제 펜스가 쳐졌다.

그러나 시민들은 행사장 주변과 금남로 대형 스크린 앞으로 모여들어 전야제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며 41년 전 5월 항쟁의 그 날을 기렸다.

행사에 초청받진 못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 박용진 의원은 행사장 인근 금남로를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17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전야제가 열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지침으로 인해 초청장을 받지 못한 시민이 행사장 주변에 모여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에서 문화예술공연 중심으로 펼쳐졌다.

공연은 1∼3부로 나눠 각각 '연대의 장', '항쟁의 장', '계승의 장'을 주제로 삼았다.

연대의 장에서는 국악기와 양악기를 혼용해 연주하는 국악 크로스오버 팀 잠미나이와 소극장운동을 하는 푸른연극마을 팀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41년 전 광주의 아픔을 겪고 있는 미얀마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마음을 담은 연극은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광주의 상황과 미얀마의 상황을 엮어낸 모습을 본 5·18 단체 관계자는 당시의 기억이 떠오른 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5·18 전야제 공연으로 풀어낸 광주와 미얀마: 17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참석자 수가 99명으로 제한되면서 전야제 행사는 문화예술 공연이 주를 이뤘다.

 

2부 항쟁의 장에선 1980년 5월을 기억하는 포크송과 마당극, 민중음악 등이 이어졌다.

3부 계승의 장은 양극화와 불공정, 왜곡과 폄훼, 차별과 혐오 등 오늘날 공동체를 위협하는 문제를 5·18 정신으로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41주년을 위해 합창단을 꾸린 노동자와 농민, 세월호상주모임이 차별없는 세상을 노래하고 랩 아티스트들이 힙합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민중들의 자유·평등·박애 정신을 일깨우는 뮤지컬 '레미제라블'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팀도 출연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하는 등 전야제를 빛냈다.

 

출연자들과 참석자들은 마지막 순서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제41주년 5·18 기념행사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많은 시민이 광장에서 함께하지 못해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많은 시민이 함께해 5·18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