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전서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후보가 7월 22일 대전시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대전·충남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후보는 25일 21대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한 여야 합의와 관련,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야당 양도 합의의 잘못된 거래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기한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하였다고 하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여야는 지난 23일 법사위원장을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민주당이 계속 맡되 후반기에 야당인 국민의힘에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한 상임위원장 재배분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한 바 있다. 여야는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 심사에 국한하고, 본회의에 부의되기까지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이에 대해 추 후보는 "별도의 전문가로 구성한 기구를 구성해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의 법체계와 자구를 심사·보완하는 심의기구를 두자"며 "정부의 법제처 같은 체계·자구 전문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법사위 권한을 사법 관련 업무로 한정해야 한다"며 국회법 개정을 촉구하면서 "후반기부터 이를 시행하도록 준비하고 국민의 대의성을 반영하는 국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는 "법사위가 체계 자구 심사를 빌미로 법안 상정의 발목을 잡는 구실을 해왔고, 그래서 여당은 법사위원장을 지키려 하고 야당은 기어코 빼앗으려고 했다"며 "법사위가 어느 당의 흥정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국회도 당리당략이 아니라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상왕 법사위' 손질 속도…"정기국회 전 반드시 처리“

 

박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7월 23일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의장실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넘기는 전제 조건으로 여야가 합의한 '법사위 월권' 방지 작업에 본격 속도를 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여야 합의대로 정기국회 이전인 8월 25일 본회의에서 법사위의 '상왕' 기능을 없애는 방안을 담은 국회법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내달 국회법 처리를 위해 국회법 소관 상임위인 운영위원회 논의부터 빠르게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여야는 법사위에 오른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되기까지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줄이고,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심사로 한정하는 내용으로 국회법을 손질하기로 합의했다.

 

또, 국회법에 명시하지는 않지만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땐 장관이 아닌 차관이 참석하게 하고, 60일이 경과한 법안은 지체없이 소관 상임위에서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하는 '신사협정'도 맺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신사협정을 한 부분도 국회법에 명문화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야당이 반대했다"며 "야당이 신사협정을 어기면 이 부분을 명시해 법 개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서 이번 합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 등엔 법사위원장을 넘긴 것에 대한 비판과 입법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글들이 올라왔고 당 지도부와 대선 경선 주자들엔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이 쏟아졌다.

 

정청래 의원은 앞서 "이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 두고두고 화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고, 김용민 최고위원도 "여러모로 힘에 부친다. 죄송한 마음을 개혁 의지와 추진력으로 승화시키겠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입법 동력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넘기는 것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법사위원장의 법안 '발목잡기'인데, 이번 합의는 국회법 개정이 전제돼있고 의석수도 170석이 넘는 만큼 얼마든지 견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집권 여당으로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내린 불가피한 용단이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후 가장 아쉬운 점으로 법사위원장을 내준 점을 꼽으면서도, "안전장치를 다 마련했다. 상원, 상왕 노릇 하던 법사위와 법사위원장을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임위 독식구조가 해소돼 그동안 의회 독재, 입법 폭주라는 말이 부담스러워 적극 추진하지 못한 언론·검찰개혁에 대해 족쇄를 벗어버리고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상임위원장 재배분 갈등이 길어질수록 국회 운영에 책임이 있는 여당엔 부담"이라며 "'입법 독주' 프레임도 내년 대선에서 득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복심' 윤건영 "먹던 우물에 침 뱉는 건 사람 도리 아냐"

 

    김두관 의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25일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배후'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목한 것을 두고 "예로부터 주인의 뒤꿈치를 무는 개가 갈 곳은 정해져 있는 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날 SNS 글에서 "자신이 몸담았던 정권을 향해 정통성을 말하는 것은 주인의 뒤꿈치를 무는 것보다 더한 패륜에 가까운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선거법(위반)이 무죄인데 선거 부정이 어디에 있고 몸통을 어디에 가서 찾으라는 말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며 "이건 민경욱(전 의원)보다 더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번 양보해 드루킹의 댓글 장난이 여론에 영향을 끼쳤다 해도 대선 결과와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며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일개 사기꾼들이 장난친 댓글 놀이에 놀아난 것으로 본다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몸통', '배후'를 거론하며 검찰의 추가 수사 및 범야권의 공동 대응을 촉구한 데 대해서도 "여기에 안 대표까지 거들고 나섰다"며 "아무 말이나 막 뱉는다고 존재감이 드러나는 게 아니다. 자신이 참여한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는 말을 4년이 지난 오늘 하는 게 제정신이냐"고 반문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으로,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SNS에서 "먹던 우물에 침 뱉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는 옛 어른들 말씀이 떠오른다"며 "인간이면 기본 도리는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당당함이 기가 차다.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 총장으로 있을 땐 왜 한마디도 안 했느냐"며 "반문재인 프레임에 집착할수록 추락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팀 첫날 금메달 1 동메달 2 … 기대 못미쳐

 

첫 금메달을 따낸 김제덕과 안산

 

역시 믿고 보는 양궁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활에서 나왔다. 양궁 대표팀 막내들이 일을 냈다. 경기가 치열해질수록 강해지는 승부사 기질이 빛났다.

 

김제덕(17·경북일고)과 안산(20·광주여대)은 23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5-2(35:38/37:36/36:33/39:39)로 네덜란드를 꺾고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다. 이날 경기가 열린 유에노시마는 ‘꿈의 섬’이라는 뜻의 인공섬이다.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안성맞춤 장소였던 셈이다.

 

대표팀 막내인 두 선수는 23일 열린 개인 랭킹전에서 남녀 부문 각각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혼성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번 대회 처음 신설된 혼성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두 선수는 올림픽 양궁 사상 최초 3관왕에 도전할 기회도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두 선수의 강심장이 빛났다. 강한 바람도, 첫 올림픽이라는 부담감도 이들을 흔들지 못했다.

 

“일 한 번 단단히 낼 눈매”(류수정 양궁대표팀 감독)라고 평가받던 김제덕은 첫 올림픽 출전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활을 쐈다. 우렁찬 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친 뒤 날카롭게 과녁을 노렸고, 양궁팀 동료와 관계자들이 “화이팅!”으로 화답하며 힘을 보탰다. 과감하게 당기는 활시위에서는 그 기백이 그대로 느껴졌다. 만 17살3개월인 김제덕은 이날 한국 양궁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기록도 썼다.

이번 대회에서 “목표 순위는 1위”라고 당당히 밝혀온 안산도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3관왕 탄생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기본기가 워낙 좋고, 키 172㎝로 신체조건이 좋아서 더 기대되는 선수”(류수정 감독)라는 평가처럼 이날 안산은 흔들림 없는 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대표팀 내에서 “어디서도 주눅 들지 않는 성격이 강점”이라고 평가받는 만큼, 향후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날의 금메달은 양궁대표팀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일군 결과다. 양궁대표팀은 지난겨울 진천선수촌에 들어간 뒤 단 한 번도 밖에 나가지 못했다. 혹시라도 감염되면, 대회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외부인의 방문도 어려웠기 때문에, 지난달 28일 미디어데이를 맞아 기자들을 만난 것이 유일한 외부 접촉일 정도로 고립된 생활을 해왔다.

 

고된 상황 속에서도 어김없이 금메달을 선물한 양궁은 대회 전반부에 일정이 집중돼있다. 25일 여자 단체전 결승, 26일 남자 단체전 결승, 30일 여자 개인전 결승, 31일 남자 개인전 결승이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에 대회 초반 한국 선수단의 대표적인 금밭이 될 전망이다. 도쿄/이준희 기자

 

‘화끈한 발차기’  장준, 동메달로 아쉬움 달랬다

펜싱서 김정환, 올림픽 2회 연속 동메달 찔렀다

 

 

태권도 국가대표 장준(21·한체대)이 동메달을 목에 걸며 준결승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다.

 

장준은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헝가리 오마르 살림을 46-16으로 꺾고 3위에 올랐다. 태권도 대표팀에서 나온 첫 메달이다.

 

이날 장준은 1라운드까지는 비교적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특기인 발차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라운드 초반에는 12-10까지 점수를 따라 잡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몸이 풀린 장준은 압도적인 화력으로 상대를 공략해 폭발적인 점수를 내기 시작했다. 3라운드 들어서도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준 장준은 34점을 득점하는 동안 상대에게는 단 6점만을 내주는 괴력을 선보였다.

 

남자 58㎏급 세계랭킹 1위인 장준은 대표팀 막내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이 체급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왔다. 올림픽 첫 출전임에도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이유다. 하지만 장준은 이날 먼저 열린 준결승전에서 랭킹 23위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만나 19-25로 패하며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장준을 괴롭힌 건 올림픽의 중압감이었다. 이날 장준은 16강 커트 브라이언 바르보사(필리핀)를 3라운드 13초 만에 26-6으로 꺾은 뒤 “긴장한 나머지 매트에서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라며 압박감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전 경험의 부족이 드러난 듯 보이기도 했다.

 

8강에서도 비교적 불안한 모습을 보인 장준은 아드리안 비센테 윤타(스페인)를 상대로 21-17의 신승을 거뒀다. 우여곡절 끝에 준결승에 오른 장준은 젠두비에게 무릎을 꿇으며 결국 결승 무대를 눈앞에 두고 아쉬움을 삼켰지만, 뒤늦게 터진 화려한 발차기로 결국 동메달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펜싱에서도 동메달을 하나 추가했다.

 

펜싱 사브르 세계 1위 오상욱(26)의 멘토는 김정환(38)이다. 그는 “김정환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말한다. 묵묵하게 검객의 길을 걸어온, 그래서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선수가 김정환이다.

김정환은 24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현란한 발놀림을 보이면서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15-11, 승리를 거뒀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12-6으로 앞서다가 내리 9점을 내주면서 12-15로 역전당한 악몽을 1시간 만에 훌훌 털어내고 올림픽 2개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정환은 2016 리우올림픽 때도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다. “노장은 살아있다”는 말로 기억되기를 원하는 그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베테랑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특히 동메달 결정전 상대 바자제가 8강전에서 오상욱을 떨어뜨린 터라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김정환은 2012 런던올림픽 때 구본길 등과 함께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대한민국 펜싱 역사에 첫 단체전 금메달을 안겼다. 이번에도 오상욱, 구본길(32), 김준호(27) 등과 함께 단체전(28일)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정환은 평소 “열심히 준비한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올림픽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그가 개인전의 기세를 이어 후배들과 단체전 우승을 일궈낼 지 지켜볼 일이다. 김양희 기자

 

‘첫 코로나 부전승’…체코 비치발리볼 선수 확진에 일본 진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도쿄올림픽 첫 부전승이 발생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24일 오전 시오카제공원. 일본 이시이 미키·무라카미 메구미 짝은 자신들과 체코의 마르케타 슬루코바·바보라 헤르마노바 짝과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체코팀은 경기장에 나올 수 없었고, 이날 경기는 일본의 부전승으로 끝났다. 2020 도쿄올림픽 개막 뒤 첫 부전승이다.

 

체코가 출전하지 못한 건 코로나 감염 때문이다. 슬루코바는 이번 주 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헤르마노바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혼자서 경기에 나설 수는 없었다.

 

초유의 전염병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국제올림픽위원회도 관련 대책을 준비했다. 이번 대회에서 코로나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팀이나 선수를 실격이 아닌 미출전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은 체코의 미출전으로 2-0 부전승을 거두게 됐다.

 

한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집계·발표한 대회 관련 감염자는 123명에으로 늘었다. 이날 조직위원회는 선수 1명을 포함해 17명이 추가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선수 1명을 제외한 14명은 조직위 위탁 업무 관계자, 2명은 대회 관계자다. 대회 관계자 2명 중 1명은 선수촌에 투숙하고 있었다.

 

조직위원회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조처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크리스토프 두비 국제올림픽위원회 올림픽 수석국장이 교도통신과 통화에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참을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는 제재를 취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23일 티브이로 생중계된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일부 선수단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아예 미착용한 상태로 다른 이들과 어깨동무를 하는 모습 등이 그대로 중계됐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조직위의 방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

 

서울시,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물품 정리 시도

● COREA 2021. 7. 24. 04:4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유족들 제지에 한시간여 만에 철수

 

23일 오후 서울시가 물품정리를 시도하는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4·16연대 회원들과 유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시가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내부의 사진과 물품 정리작업을 시도했다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제지로 한시간 남짓 만에 철수했다.

 

4·16연대와 서울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4시께 서울시 총무과 공무원 10여명이 광화문 기억공간에 도착해 공간 내부의 물품 정리작업을 시도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들과 4·16연대 회원들은 정리작업을 제지했고, 시청 직원들은 오후 5시20분께 현장에서 철수했다. 서울시는 앞서 오후 3시40분께 종로5가 4·16연대 사무실을 찾아 기억공간 내부 물품 정리와 기억공간 철거 계획을 담은 공문을 4·16연대에 전달했다고 한다.

 

김상한 서울시 행정국장은 “유가족 분들께 물품을 정리해달라는 요청을 드렸으나 아무런 답이 없고, 기억공간의 이전 설치를 주장하시다보니 (서울시가) 전시물을 정리하려 했던 것”이라며 “유가족분들이 못하게 하시니, 물리적으로 충돌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해 철수했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하고 있는 서울시는 오는 26일 기억공간을 철거하겠다는 뜻을 지난 5일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기억공간을 세종로공원 등 다른 곳으로 이전설치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지난 17일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을 직접 만나 “공사에 방해되지 않도록 이전할 의사가 있으며 이를 위한 협의기구를 꾸리자”는 뜻을 전했지만, 서울시는 이날 오후 협의기구 구성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국장은 “기억공간은 2019년 6개월을 기한으로 만들어진 임시가설축조물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시작되면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공사가 미뤄져 계속 유지돼왔던 것일 뿐”이라며 “8월 초에는 기억공간이 있는 위치에서 공사가 시작돼야 하는 상황이어서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이전설치 요구에 대해선 “(기억공간이) 서울 중심부 콘셉트와 맞지 않다. 역사적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기억의 공간을 만들면 전부 기억의 공간만 있게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적인 기억공간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방안들이 고민돼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의 물품을 정리해 서울기록원에 보관해뒀다가 경기 안산에 설치될 ‘4·16 생명안전공원’으로 이전할 방침을 밝혔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지난 1일 설계공모 당선작이 발표됐다.

 

유가족들은 기억공간에서 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김종기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가족들은 이 광장이 가족만의 광장이 아니라 시민의 공간이 됐다고 생각했고, 1년 전부터 이 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대안을 만들어달라고 서울시에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서울시는 아무런 대안 없이 철거만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대안을 만들 때까지 노숙농성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이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