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 존슨 등 문 대통령 가리켜

“한국은 세계 최고의 방역 모범국”

 일본 트위터 통해 뒤늦게 화제

 

일본 누리꾼이 올린 트윗 게시물 사진.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만남이 불발로 끝난 가운데, 일본 누리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한장의 사진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참관국으로 참석한 문 대통령이 확대회의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과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는 장면이다. 회의가 끝난 지 나흘이 지났는데 왜 이 사진이 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을까?

 

아이디가 ‘쿠마쿠마’인 누리꾼은 16일 이 사진과 함께 “이게 무슨 상황인가 했더니 보리스(존슨 영국 총리)가 의제 내용을 확인하고 ‘방역 넘버원’은 이 사람의 나라다”라고 하니까 바이든이 동시에 (문 대통령을) 가리키는 장면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뭔가 고등학생이 ‘이 사람입니다’ 하는 것 같은 분위기로 보여 재밌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이 글에는 “스가 총리는 어디 있나”,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신뢰도가 보이는 장면”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장면이 찍힌 확대회의는 코로나19 대응을 다루는 ‘보건’ 세션이었다. 7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스가 총리는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주요 7개국 회원국에 견줘 백신 접종률은 뒤처진 상태였다.

 

반면 문 대통령에게 ‘보건’ 세션은 부담없는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이 찍힌 당시 상황을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게 확인해보니, 확대 정상회의 보건세션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의장국인 영국 존슨 총리가 가운데 앉고 우측에 문재인 대통령이 앉고 좌측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앉아 있다. 어떻게 보면 헤드 테이블 성격으로 여기에 앉아있는 것”이라며 “굉장히 재미있는 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이 공개한 대화 내용을 보면, 먼저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회담도 최상이었는데 문 대통령님이 오셨으니 이제 G7도 잘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존슨 총리가 “네, 그렇죠, 한국은 단연 세계 최고의 방역 모범국이죠. 방역 1등이죠”라고 맞장구를 쳤다. 박 수석은 이런 대화 중에 존슨 총리가 문 대통령을 지목하는 장면이 연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때 옆에 서있던 구테헤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역시 “한국 대단해요”라고 이야기했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다들 생각이 같으시네요”라고 동의했다는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지난 14일 방송에 출연해, 주요7개국 확대정상회의의 뒷이야기를 해주는 장면.

 

박 수석은 앞서 지난 14일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박 수석은 <문화방송>(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12∼14일에 걸쳐 열린 주요7개국 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다 “재미있는 대화(록이) 막 도착했다”며 이 장면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 순방을 동행하고 있는 기자단의 현장 취재가 불가능한 비공개 회의장면을 포착해 공개한 것이었다. 따라서 영국 현지 취재기자단도 알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여권에서는 이런 보도가 부족했다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문 대통령 순방을 수행 중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밖에 나와있는 외신의 주목도는 굉장히 높다. 그에 반해 우리 언론은 너무 무관심한 것 같아서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완 김소연 기자

 

*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추이(지난 11일 기준). 일본이 다른 주요7개국 회원국에 견줘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 대통령 G7- 유럽 순방 수행 중 라디오 인터뷰

"스가 의도적으로 피하는 인상…책임은 실무진에 전가"

 

민주당 윤건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회담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스가 총리가 의도적으로 피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특별수행 중인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언론 보도나 양국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미팅은 하기로 한 것 같다. 그건 팩트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 일본도 그 자체는 부인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다자회의에서는 라운지라는 공간이 있어서 전체 회의가 진행될 때 화장실에 간다든지 커피 한잔을 하면서 약식회담을 한다"며 "그런 경우가 이번에 6번 정도 있었다고 하는데 스가 총리는 첫 번째 경우만 라운지에 잠깐 나타났고 나머지는 아예 나오지 않으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약식회담 자체는 외교 정상 간 서로 합의한 부분들은 아니다. 실무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례라고까지 하는 것은 부담이 있다"면서도 "다만 약속 장소에 왜 안 나왔는지 설명하는 게 순리인데 일본은 계속 핑계를 댄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에는 스가 총리 일정 때문에 못 왔다고 하더니 그다음에는 '풀 어사이드(pull aside·비공식 약식회담) 미팅이 조금은 있었다', 그다음에는 '간단한 인사만 주고받았다' 이런 식으로 말을 계속 바꾸는데, 책임을 실무자한테 전가하는 행태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에서 문 대통령의 방일 가능성을 보도한 것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방법을 다 열어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첫 번째로 일본에 가는 것도 방법이다. 아무리 일본이 소아병적으로 일을 하더라도 통 크고 대범하게 손을 먼저 내미는 게 이기는 방법일 수 있다"며 "반면 이번 기회에 치밀하게 준비해서 단호하게 버릇을 고쳐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도쿄올림픽) 보이콧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 카드는 마지막 경우에 치밀하게 써야 한다. 칼은 칼집에서 꺼내지 않을 때가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 잇따라 “스가 총리, 한국과 대화 나서야”

 <마이니치> “문제 있기 때문에 대화 필요”

 ‘한국이 해법마련’ 전제조건 단 스가 겨냥

<니혼게이자이>도 사설로 “대화 시작해야”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의 약식 회담조차 성사되지 못한 것을 두고 일본 언론에선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17일 사설에서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로 일본과 정상 회담에 응하지 않을 때, 일본 정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총리는 이 자세를 생각해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한국 쪽의 해법 마련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스가 총리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이 신문은 역사문제에 대한 그동안의 한일 갈등을 설명한 뒤 “그렇다고 정상회담조차 못하는 상황을 계속 방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일한 관계 악화를 방치하는 것은 서로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일 관계 악화는) 일한 공통의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준다”며 “대북정책의 기본인 3국 공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이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전략물자에 대한 공급망 구축을 하려고 한다”며 “반도체 등 세계 유수의 기업을 가진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서로 책임을 미루기만 해서는 안 된다”며 “두 정상은 정면으로 마주 앉아, 사태 해결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도 16일 사설을 통해 한일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지난 11~13일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회담을 하지 않은 것은 아쉬웠다”며 “(일본이 한국을) ‘중요한 이웃 나라’로 규정한다면 정상 간에 메시지를 직접 전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대화로 해결한다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서양인이 만든 조선 지도 중 가장 오래돼

“우산도(독도)와 울릉도, 명확하게 표시”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마친 후 상원 도서관을 방문. 안헬 곤잘레스 도서관장에게 '조선왕국전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스페인을 국빈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마드리드에 있는 상원 도서관을 방문해 1730년대 독도를 조선 영토에 포함해 작성한 ‘조선왕국전도’를 만났다.

 

안헬 곤잘레스 도서관장은 지도를 보여주며 “1730년대 대한민국 한반도의 지도인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와 닿는 기록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18세기 프랑스의 지리학자이자 지도 제작자인 장 밥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은 당시 중국의 실측지도인 ‘황여전람도’를 참고해 중국과 주변 지역을 나타낸 ‘신중국지도첩’을 발간했는데 ‘조선왕국전도’는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조선왕국전도는 스페인 상원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조선왕국전도’는 서양인이 만든 조선지도 가운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지도로 알려져 있다. 지명은 중국어식 발음표기를 따르고 있는데, 독도를 지칭하는 우산도(于山島)를 천산도(千山島)로 혼동하여 ‘챤찬타오(Tchian Chan Tao)’로 표기하고 있고, 우산도와 울릉도가 모두 조선의 영토임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설명했다.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마친 후 상원 도서관을 방문했다. 도서관에 소장된 '조선왕국전도'.

 

문재인 대통령은 안경을 벗고 지도를 유심히 살피고선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보여주는 아주 소중한 사료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소중한 자료를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연설을 마친 뒤 마리아 필라르 욥 쿠엔카 상원의장, 메리첼 바텟 라마냐 하원의장과 함께 도서관을 방문했다.

 

경찰 입건해 조사 중 출국...재개발 사업 비리 관여의혹

 

* 2018년 10월31일 광주시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조합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재개발지역 철거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비리에 관여한 의혹을 사는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공사 수주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건해 조사하고 있던 문씨가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인 문씨는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업체 선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샀다.

 

문씨는 2007년 재개발, 재건축 용역이나 대행업을 하는 미래로개발을 설립해 대표를 지냈다. 지금 대표는 그의 아내가 맡고 있다. 재개발조합은 2019년 1월 도시정비컨설팅 업체인 미래파워에 업무추진비 10억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하고 5억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파워와 미래로개발은 업무 협조관계였다. 경찰은 재개발조합에서 지급된 5억원의 흐름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문씨는 2019년 12월 5·18 3단체 가운데 하나인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에 선출됐다. 그가 회장이 된 뒤엔 ‘조직폭력배 출신설’이 불거졌다. 그는 1999년 폭행과 공갈, 사기와 협박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엔 ‘신양 OB파 행동대장’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문씨는 “2심 재판에서 조폭 혐의가 삭제됐다. 절대로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245명은 지난 12일 임시총회를 열어 문씨의 회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경찰은 문씨의 여권을 무효로 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예정이다. 이후 인터폴 등 국제 범죄 수사 기관과 공조해 강제 송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경찰청은 “미래파워와 미래로개발 등 2개 업체의 비리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