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되는 편지로 협박하겠나" 주장…내달 18일 선고

 

                 '취재원 강요미수'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정보를 알려달라고 취재원에게 강요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기자의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후배 백모 기자에게는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속 수감된 피해자에게 형사처벌 가능성을 언급하며 검찰에 대해 말하는 것은 명백한 취재윤리 위반이며 위법 행위"라며 "피해자가 겁을 먹지 않았다는 이동재 피고인의 주장은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기자는 최후진술에서 "교정기관에 보내는 편지는 검열을 거치는 것쯤 누구나 아는데 누가 검열되는 편지를 통해 협박하려 들겠나"라며 "내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해악을 끼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인 것도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언론 취재활동을 협박으로 재단하면 정상적인 취재도 제약될 수밖에 없다"며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의 기능을 위해서라도 언론의 자유를 고려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취재윤리 위반에 대해서는 피고인도 반성하지만, 이는 이 전 대표를 협박해 취재윤리를 위반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꼬임에 속아 제보를 받으려는 욕심에 거짓 녹취록을 만드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열린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의 대주주였던 이철(56·수감 중) 전 VIK 대표에게 5차례 편지를 보내 가족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 이사장 비리 혐의를 제보하라"고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강요미수)를 받는다.

 

이 전 기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6월 회사에서 해임됐다. 수사 과정에서 구속됐던 이 전 기자는 구속 기한 만료를 하루 앞둔 올해 2월 3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아왔다.

 

이 사건은 한동훈 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언유착 사건'으로 불렸으나 검찰은 이 전 기자를 기소하면서 한 검사장과의 공모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고 한 검사장을 기소하지 않았다.

미 대북전략 등 안보이슈 논의한듯…한미동맹 중요성 공감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을 접견하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정보수장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접견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헤인스 국장은 한미 양국 간 현안 및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일주일 가량 앞둔 시점에서 양측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전략을 공유하고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또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안보 동맹을 넘어 민주주의·인권·평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에서의 동맹까지를 의미한다"며 "헤인스 국장이 재임하는 동안 양국의 정보 협력 관계가 더 발전하고 동맹도 공고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헤인스 국장도 "한미동맹은 안보동맹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접견에서는 서로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헤인스 국장은 미국 최초의 여성 국가정보국 국장이자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상원에서 가장 먼저 인준된 분"이라고 말했고, 헤인스 국장은 "문 대통령이 인권과 평화를 위해 걸어온 길에 존경을 표한다"고 화답했다.

수원지검, 서울중앙지법에 이성윤 기소 놓고 우회 비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3일 강원 춘천지방검찰청을 방문,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3일 수원지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한 것과 관련해 "관할을 맞추기 위한 억지 춘향"이라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춘천지검을 방문한 길에 취재진에 "수사는 수원지검이 해놓고 정작 기소는 중앙지검이 하는 게 이상하지 않으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전날 서울중앙지검 검사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이 지검장을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 이 지검장의 주소지와 범죄지가 서울중앙지법 관할이고, 앞서 기소한 이규원 검사나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사건과 병합 신청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수원지검에) 수사를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고 수사를 지켜봐 왔지만, 수원지검에서 수사했으면 수원지검에서 기소하는 게 마땅하다"면서 "왜 그런 건 (언론이) 안 물어보느냐"고 유감을 표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관할권을 문제 삼은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지검장 기소 자체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는 이 지검장에 대한 직무배제나 징계 청구 여부에 대해선 "쉽게 결론 낼 문제가 아니다.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가리켜 "죄수를 이용해 불법 수사를 해 온 곳"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과거에 일부 그런 현상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추 전 장관 의견을)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13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의 복숭아 농가에서 일손 돕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어 춘천지검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평검사들과 간담회를 했다.

오후에는 춘천의 한 과수원을 방문해 사회봉사 명령 대상자들의 농촌 일손 돕기 현장을 챙겼다. 박 장관도 직접 과수원에서 적과(열매 솎기) 작업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등 농협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법무부와 농협은 2010년부터 업무협약을 맺고 사회봉사 명령 대상자들을 농촌 일손 돕기에 배치해왔다.

박 장관은 "사회봉사 명령 대상자들도 우리 국민이고 시민"이라며 "법을 위반한 잘못은 있지만, 이분들이 사회에 봉사하는 계기를 통해 건전한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 '김학의 사건' 수사외압 혐의 이성윤 중앙지검장 기소

 

현직 중앙지검장 첫 기소…수사심의위 의결 이틀 만에

직권남용 혐의 적용…이 "수사외압 없었는데 안타깝다"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당시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12일 재판에 넘겼다.

이로써 이 지검장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기소됐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 수사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이 지검장 사건을 처리한 검찰은 앞으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등 또 다른 사건 관계인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장 수사팀은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이 지검장을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기소 했다.

 

이 지검장은 2019년 6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김 전 차관 출금 사건 수사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지검장이 안양지청 지휘부에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한 사실과 수사 결과를 왜곡하도록 한 정황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미 지난 3월 말 이 지검장을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대검도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다만 4·7 재보선 등 정치 일정과 차기 검찰총장 인선 시기가 맞물린 점을 고려해 기소 시점을 미뤄왔다.

이후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서 탈락한 이 지검장이 소집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10일 심의 끝에 '기소 권고' 의결을 하자 이틀 만에 대검 승인을 받아 그를 전격 기소했다.

양창수 검찰수사심의위원장이 10일 오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수사팀은 이 지검장의 주소지 등을 고려해 수원지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 그러면서 공소 유지를 담당하기 위해 대검으로부터 서울중앙지검 검사 직무대행 발령을 받았다. 수사팀은 앞으로 직접 재판을 챙길 예정이다.

수사팀은 아울러 지난달 기소한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사건에 이 지검장 사건을 병합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병합 여부는 담당 재판부가 판단할 예정이다.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는 지난 2월 고발장 접수에 따른 피의자 신분 전환 후 거의 3개월 만에 이뤄졌다.

그는 그간 검찰의 소환 통보를 4차례 거부하고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입장문을 내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어 수사·기소의 적절성을 심의하는 검찰수심위 소집 신청을 했으나, 수심위 또한 수사팀의 손을 들어주면서 꼼짝없이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이 지검장은 기소 직후 "수사 외압은 없었는데 기소가 돼 안타깝다"며 "향후 재판에서 명예 회복을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주요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검찰청 수장이 재판에 넘겨져 피고인 신분이 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지검장이 거취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든 2017년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기소된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사례처럼 기소 전 인사를 하든 어떤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 지검장 입장에서는 검찰 고위직으로 자리를 지키는 편이 향후 재판에 유리하리란 판단을 할 수 있으나, 이는 국민 법 감정에 맞지 않고 정권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검장은 이날 개인 사정을 이유로 연가를 냈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설 등이 나오는 가운데 이 지검장이 직을 스스로 내려놓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검찰 내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수사팀이 이번 사건의 최대 난제로 꼽혔던 이 지검장을 기소하면서 이어질 수사 과정 등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검찰은 이 검사와 차 본부장 사이를 조율하며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금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이광철 민정비서관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기소 여부는 늦어도 이 검사와 차 본부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내달 15일 전 결정되리란 관측이 제기된다.

 

검찰은 또 사건 당시 연락이 닿지 않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대신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당시 법무부 차관)를 비롯한 사건 관계인들에 대해서도 신속히 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의 기소 승인 및 서울중앙지검 직무대행 발령에 따라 미리 준비한 공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며 "먼저 기소된 이 검사와 차 본부장 사건에 이번 사건을 병합해 한꺼번에 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윤 지검장  "수사 외압 없었다… 재판서 명예회복“

"결국 기소에 이르게 돼 안타까워"…거취 언급은 없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12일 수원지검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기소한 것과 관련해 "수사 외압 등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결코 없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기소 직후 낸 입장문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향후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밝히고,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명예회복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지검장은 "저와 관련된 사건 수사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송구스럽다"면서 "수사 과정을 통해 사건 당시 반부패강력부 및 대검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으나 결국 기소에 이르게 돼 매우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 지검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수원지검은 이날 이 지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2019년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해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의혹을 수사하지 못 하게 했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지검장은 앞서 기소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이규원 검사와 함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방미 중 야당 단체장인 서울 · 부산 · 제주에만 백신 요구

여당 “얼굴이 화끈거려” 야당서도 “나라 망신 따로 없다”

 

미국을 방문 중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11일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 방미한 황 전 대표는 12일 귀국길에 올랐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의 지자체장들이 있는 서울·부산·제주 등이라도 굳건한 한-미 동맹의 상징적 차원에서라도 백신 1000만회분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 (황교안)

“아무리 대권행보가 급했다지만 미국까지 가서 국민의힘 단체장 있는 곳만 백신을 달라니요? 국민의힘 단체장이 있는 지역 국민만 국민입니까?”(장제원)

“껍데기에 빠진 한미동맹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 직접 나서겠다”며 지난 5일 미국으로 떠났던 황 전 대표의 귀국길에 ‘나라 망신’ 논란이 일었습니다. 미국 정부에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서울·부산·제주만 우선 지원해달라고 말한 것을 놓고 ‘국민 편가르기’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것입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마저 “나라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며 저격했습니다.

 

한미동맹 언급하며 서울·부산·제주 콕 찍은 황교안

문제의 발언은 황 전 대표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연 특파원 간담회에서 나왔습니다. 황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 주요 업체 백신 1000만개를 한-미 동맹 혈맹 차원에서 대한민국 쪽에 전달해줄 것을 정·재계 및 각종 기관 등에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황 전 대표는 “특히 국민의힘 소속의 지자체장들이 있는 서울·부산·제주 등이라도 굳건한 한-미 동맹의 상징적 차원에서라도 백신 1000만회분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과 부산은 지난달 7일 보궐선거에서 각각 국민의힘 오세훈, 박형준 후보가 당선됐고, 제주는 같은 당의 원희룡 도지사가 도정을 맡고 있습니다. 황 전 대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의 상징적 차원’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지만, 야당이 단체장을 맡고 있는 세 지역만 콕 집어 백신 지원을 요청한 것이 한-미 동맹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여당은 황 전 대표의 발언이 ‘정치 재개를 위한 얕은수’라며 비판했습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와 “대한민국을 구하겠다고 가신 분이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을 구하겠다는 거로 치환해서 말씀하신 것 같다”며 “황교안 전 대표가 정치를 재개하고 싶은가 보다. 쿨하게 하시면 되는데 미국에서까지 왜 그렇게 나라 망신을 시키는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57년생 황 총리께서 공항에서 출국할 때 가방을 짊어지고 가길래 백신 구하러 가는 것 아닌가 걱정했다”며 “5월13일부터 57년생도 백신을 예약받고 있으니 어서 돌아와 서둘러 예약하고 6월7일부터 접종받으시기 바란다”고 비꼬았습니다.

국민의힘도 부정적 분위기입니다. 장제원 의원은 12일 저녁 페이스북에 “나라 망신”이라며 황 전 대표를 저격했습니다. 장 의원은 “황 전 대표는 자중하길 바란다”며 “아무리 대권행보가 급했다지만, 미국까지 가서 국민의힘 단체장이 있는 서울, 부산 제주라도 백신을 달라니요? 국민의힘 단체장이 있는 지역 국민만 국민입니까?”라고 썼습니다. “나라 망신도 이런 망신이 어디 있습니까?” “백신까지도 편 가르기 도구로 이용하는 전직 총리의 어설픈 백신 정치가 국민들을 얼마나 짜증 나게 하고 있는지 깨닫기 바란다” “낯뜨겁다. 제발 이러지 좀 맙시다” 등의 날 선 표현으로 쏘아붙였습니다.

당내에선 같은 날 ‘백신 사절단’으로 미국에 간 박진·최형두 의원의 행보가 황 전 대표와 함께 엮여 비판을 받지 않을까 우려도 나옵니다. 비판이 잇따르자 황 전 대표는 13일 새벽 페이스북에 “우선 제 진심이 잘못 전달된 것 같아 황당하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특유의 번지수 잘못 찾은 해명을 했습니다. 서울·부산·제주를 언급한 데 대해 “오로지 청와대, 정부, 여당을 독려하기 위한 수사였다”는 겁니다. 야당이 ‘백신 외교’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는데도 여당이 이를 거절하니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을 하라고 압박을 하고자 몇 가지 예로 든 것”이라고 했습니다.

 

황 전 대표 “정부에 적극적 협상 압박하려 든 예시에 불과”

그러면서 “만약 소극적으로 해서 협상을 그르치면,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다는 압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백신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자신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백신 협상에 물꼬를 터 정부를 압박한 것이며, 서울·제주·부산 지역 이름은 그 과정에서 나온 예시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황 전 대표는 “저는 ‘국민 편 가르기’ 생각은 전혀 없다. 장 의원님을 비롯해 이 일로 마음 상하신 분이 계시다면 사과드린다”며 “다급하고 절박한 마음에서 한 절규임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몸을 낮췄습니다.

그러나 장 의원은 황 전 대표의 해명에 “다행”이라면서도 “경솔한 언행이었다”며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장 의원은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황 대표님의 모든 발언이나 행동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며 “해당 발언이 해명하신 것처럼 ‘다급하고 절박한 마음에서 한 절규’이거나 ‘문재인 정권에 대한 압박’이라고 느껴지기보다는 정치적·외교적 경솔함으로 비춰지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국민들께서 얼마나 공감하실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국경과 시차를 넘나들며 이어진 황 전 대표와 장 의원의 설전은 장 의원의 쓴소리로 끝났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백신 접종이 절박한 국민들에게 황 전 대표의 실언은 오랫동안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초부터 정계 복귀를 위해 몸풀기를 시작한 황 전 대표가 당심을 잡으려다 민심에 상처만 남겼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연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