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행동 "위안부 문제 해결 후퇴시키는 최악의 판결" 주장

 

일본의 시민단체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은 지난해 10월 13일 도쿄도(東京都)에 있는 총리관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일본 정부에 베를린시에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 요청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의 양징자(梁澄子) 공동대표가 연설하는 모습.

 

일본 시민단체가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제기한 두 번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28일 비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공동대표 양징자)은 이날 발표한 '전국행동 항의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1일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 등 피해자와 유족 20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했다.

전국행동은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1월 8일 1차 위안부 판결에선 일본 정부에 배상을 명했다가 4월 21일 2차 판결에선 일본 정부가 주장한 '주권면제'를 인정해 각하한 것에 대해 "(1차 판결은) 국제인권법상의 '피해자 중심주의'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역사적 판결"이라고 평가한 뒤 "(2차 판결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후퇴시키는 최악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삼성 일가, 30일 상속세 신고…계열사, 이건희 지분 상속 공시

삼성생명 외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 등 법정비율대로 분할

상속 재산 현재가치 24조원 넘어…홍라희씨가 가장 많이 받아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중 가장 큰 몫인 삼성전자 지분이 법정상속 비율대로 부인인 홍라희씨와 이재용·이부진·이서현 세 남매에게 돌아갔다. 삼성생명 지분은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절반을, 나머지는 동생들이 나눠 갖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고리로 꼽힌다. 그외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SDS) 지분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홍씨와 세 남매가 법정상속 비율대로 나눠 상속을 받는 쪽으로 정리됐다. 이들이 받은 주식의 현재가치는 약 24조4천억원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런 내용의 최대주주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공시했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주식은 삼성전자 4.1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에스디에스 0.01%이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2억4927만3200주)은 법정 상속비율대로 홍라희씨가 9분의 3을, 이 부회장을 비롯한 세 남매가 9분의 2씩 받는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홍라희씨가 2.3%로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재용 부회장 1.6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지분은 0.93%이다.

삼성생명 지분은 차등 상속하는 것으로 공시됐다.

 

고인의 삼성생명 주식(4151만9180주) 중 절반을 이 부회장이 받았다. 이부진 사장은 6분의 2, 이서현 이사장이 6분의 1을 받았다.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안정적인 지배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 주식 상속에서 홍라희씨는 제외됐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돼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상속으로 삼성생명 지분 10.44%를 보유하며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부진 사장은 6.92%, 이서현 이사장은 3.46% 지분을 갖게 됐다. 다만 이번 상속에 따라 삼성생명 최대주주는 고 이건희 회장에서 법인인 삼성물산으로 바뀌었다.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 주식은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홍라희씨가 9분의 3, 이재용·이부진·이서현이 각각 9분의 2를 받는다. 이에 따라 기존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보통주 기준)은 17.48%에서 18.13%로 늘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5.60%에서 6.24%로 높아졌다. 홍라희씨는 0.97%를 취득했다.

 

상속인들이 받은 주식의 평가액을 이날 종가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홍라희씨의 상속액은 약 7조원으로 가장 많다. 뒤이어 이재용 부회장(약 6조4천억원), 이부진 사장(5조8천억원), 이서현 이사장(5조2천억원) 순이다. 이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유족 4인은 상속세 신고 기한을 맞은 이날 서울 용산세무서에 상속세를 신고했다. 유족의 세무대리인 김앤장이 상속세를 서면으로 신고하고 신고세액의 6분의 1인 2조원을 납부했다. 상속인들은 세금 납부를 위해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수천억원의 신용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6분의 5의 세금은 앞으로 5년에 걸쳐 나눠서 낸다.

 

유족들은 앞서 지난 28일 삼성전자를 통해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장이 남긴 계열사 지분 가치는 18조9633억원이며, 이에 대한 상속세는 11조400억원이다. 나머지 상속세액은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과 현금 등에 매겨진 것이다. 김영배 기자, 이정훈 기자

 

이건희 상속세 12조원 이상…삼성 지배구조 향방 주목

이재용에 몰아주기? 가족 공동지배?…유산 분배 내용은 언급안해

이 부회장 지배력 강화땐 세금 늘어…법정 비율대로 상속 가능성도
‘유족간 합의 못했나’ 의문 제기에 삼성 “이견 없어, 조만간 마무리”

 

                                               이건희 삼성 회장 생전모습.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상속인들이 28일 삼성전자를 통해 발표한 유산 상속에 관한 발표 내용 중에서 정작 최대 관심 사항은 빠져 있었다. 유족들은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5천억원을 보태는 것을 비롯한 의료 공헌용 1조원 기부와 2만3천점 남짓의 미술품 기증 계획만 밝혔을 뿐이다.

고인의 부인인 홍라희씨와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3남매가 유산을 어떻게 나눠가질지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재계 안팎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유산 중 가장 큰 몫을 차지는 주식 분할은 국내 최대 그룹의 지배구조 변동과 직결될 수 있어 특히 민감한 사안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족들 간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조만간 원만하게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혹시 유족들간 불협화음 탓에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 제기 가능성과 일찌감치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상속세 신고 기한(이달 30일)까지도 분할안에 대한 확정 발표는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부각하려 발표만 미뤘을 수도

 

사정이 이러다보니 상속인들간 주식 배분 구도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상속세 신고 뒤에도 상당 기간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상속인들이 금융위원회에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20.76%)을 공동 보유하겠다는 내용으로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을 때 이미 제기된 바 있는 추정이다. 당시 재계 안팎에선 유족 간 분할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돌았다.

 

이 회장 별세(2020년 10월25일) 뒤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 이어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재판을 받은 사정을 고려할 때 지분 정리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란 분석이 여기에 덧붙는다. 이 부회장은 충수염 수술로 지난달 19일부터 한 달 가량 병원에 입원한 일도 있었다.

 

상속인들은 이달 말까지 상속받은 주식 내역을 종목별로 과세 관청에 신고해야 하지만, 상속세 신고가 곧 유산 분할 비율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상속인 사이에 분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일단 법정 상속 비율이나 잠정 합의한 방안대로 상속하는 것으로 신고한 뒤, 나중에 분할 비율을 정해 국세청에 수정 신고를 할 수 있다. 애초 예상과 달리 상속세 신고 기한까지 삼성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 변동이 확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협의를 마무리짓고도 발표만 미뤄뒀을 개연성도 있다.

 

이날 발표한 사회공헌 사실을 좀더 부각시킬 필요성을 고려했을 법하다는 점에서 나오는 분석이다. 기업분석 전문기관인 시엑스오(CXO)연구소의 오일선 소장은 “지분이 어떻게 배분되는지는 차후 공시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지기 때문에 오늘 굳이 그 얘기까지 언급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측대로라면 지분 변동 사항은 5월 초쯤 공시를 통해 바깥으로 드러나게 된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내부적으로 합의는 이미 이뤄지지 않았겠느냐”며 “발표만 미루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뒀다.

 

 전자 지분 물산 등에 넘길 가능성은 사라진 듯

 

주식을 비롯한 유산 배분 방안이 미공개 상태로 남아있음에도 한 가지 확실해진 점은 있다. 유족들의 발표로 상속세 납부액이 ‘12조원 이상’으로 공식 확인됐다는 점이다. 이는 주식 배분 구도를 둘러싼 세 갈래 시나리오 중 하나가 기각됐음을 뜻한다.

증권가에서 거론해온 절세 방안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 등 법인에 넘기는 내용이었는데, 상속세 총액이 애초 예상 범위(12조~13조원) 안에 들어 있음에 비춰 이 방안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 법인 상속 비율이 늘어나면 유족들의 상속세 총액은 애초 추정치보다 크게 줄었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지배구도에 영향을 끼칠 유산, 특히 주식 배분 방안은 두 가지 가능성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 몫을 늘리는 쪽이거나, 법정 비율대로 상속받는 길이다. 법정 비율대로라면 부인 홍라희씨가 9분의 3을, 이 부회장을 비롯한 3남매는 각각 9분의 2씩 몫을 차지한다. 이 부회장에게 몰아주는 선택을 한다면 삼성물산(17.33%)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그의 지배권이 한 단계 높아진다. 대신 부담해야 할 세금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총수의 지배력을 키우느냐, 세금을 절약하고 가족 지분을 통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느냐는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김영배 기자


지분 상속 미공개에 실망감…삼성그룹주 줄하락

물산 기대감에 주가 2.6% 오르다 5.5% 급락
실망한 매물로 장중 ‘요동’…전자·생명도 하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 일가가 고 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에 따른 상속세 납부 계획을 밝힌 28일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17.33%)인 삼성물산 주가가 3% 가까이 하락해 삼성 계열사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삼성물산 주가는 장중 한때 2.55% 급등하다 5.47% 폭락하는 등 출렁거리다 결국 2.92%(4천원) 내린 13만3천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장 마감 뒤 1분기 영업이익(3026억원)이 지난해 동기보다 105.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쳐 전일 종가에 여전히 못미쳤다. 실적보다는 이날 이건희 회장 보유 주식의 분할 계획이 나오지 않은 게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유족들이 발표한 상속 내용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배분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어 실망한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지배력을 높이려 하는 삼성전자의 주가도 0.97%(800원) 내렸다. 삼성전자는 삼성생명(8.51%)과 삼성물산(5.01%)이 지배하는 구조다. 지배구조상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연결고리에 있는 삼성생명 주가도 0.24%(200원) 하락했다.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을 시가 기준 3%로 낮추게 되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 고리가 끊기게 된다. 앞서 삼성 일가는 삼성생명의 이 회장 지분(20.76%)을 공동 보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이부진 사장의 호텔신라 주가는 2.14%(1800원) 올랐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성이 적은 삼성화재(0.75%), 삼성중공업(1.1%), 삼성엔지니어링(0.29%)의 주가도 상승했다. 한광덕 기자

 

이건희 유산, 감염병 전문병원 등에 1조원 기부

“미술품 2만3천여점 국립박물관 등 기관에 기증”

유족들 간 재산 분할 방안은 발표 미뤄 “협의 중”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부인 홍라희씨, 이재용(현 삼성전자 부회장)·이부진(현 호텔신라 사장)이 2010년 12월1일 오후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에 들어서고 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유족들은 상속받은 재산 중 의료 공헌용으로 1조원을 기부하고, <인왕제색도>를 비롯한 미술품 2만3천점 남짓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상속인들은 28일 오전 삼성전자를 통해 내보낸 ‘보도자료’에서 이런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고인의 부인 홍라희씨와 이 부회장 등 3남매 간 상속 재산을 어떻게 나눴는지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족들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최종 합의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만 밝혔다.

 

유족들은 발표 자료에서 확인한 상속세 ‘12조원 이상’은 국내외 기업인 중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상속세 세입금액 대비 3~4배 수준에 이른다. 세금 납부는 분할(연부연납) 방식으로 올해 4월부터 5년에 걸쳐 6차에 걸쳐 나눠낸다.

 

의료 공헌용 기부 1조원은 감염병 극복에 7천억원, 소아암·희귀질환 환아에 3천억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짜여있다. 감염병 극복 지원금 중 5천억원은 국내 첫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나머지 2천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기반) 확충에 쓰일 예정이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뒤 관련 기관 간 협의를 통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유족들은 밝혔다.

 

유족들은 소아암 어린이 등에 대한 지원을 위해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 기관으로 삼는 위원회를 구성한 뒤,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키로 했다. 위원회에는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위원회는 전국에서 접수를 받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 환자를 선정해 지원한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일컬어진 개인 소장 미술품은 애초 알려진 1만3천점가량보다 훨씬 2만3천점으로 밝혀졌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 등 지정문화재 60건을 비롯해 국내 유일 문화재 또는 최고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고미술품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된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 및 사료적 가치가 높은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유족들은 삼성전자를 통해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 환원 사업을 지속해서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기자

김의겸 의원 신랄 지적 "기자들, 악마의 맷돌에 갈려나가"

심한 편향 비판, '파블로프 개'에 비유…종편 해체도 거론

 

질의하는 김의겸 의원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27일 알고리즘 방식으로 배열되는 인터넷 포털 뉴스에 문제가 있다며 심각한 편향성을 지적하며 정부 기금으로 별도의 뉴스 포털을 만들자는 제안을 내놨다.

신문기자 출신이자 전직 청와대 대변인인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강욱 강민정 의원과 주최한 언론개혁 정책 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네이버와 다음 등 양대 포털이 사용하는 알고리즘 방식의 뉴스 편집에 대해 "개인의 선호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아 정보 편향의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포털은 일종의 '정치적 포르노'에 비유할 수 있다"며 "가학성과 선정성, 패륜적 조롱에 타락했고, 질낮은 기사가 모이고 고여 악취를 풍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정부 기금으로 '열린뉴스포털'을 만들고 시민단체와 학계, 언론사 등으로 구성된 편집위원회가 각 언론사가 선정한 뉴스를 검토하고 게재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지원만 하고 운영과 편집에는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며 "열린뉴스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에 정부 광고를 우선 집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포털은 질적 하향 평준화와 보수화가 겹친 '우하향화'가 문제"라며 현 언론 환경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도 내놨다.

 

그는 "기자도 피해자로, '악마의 맷돌'에 갈려져 나가는 힘 없는 존재"라면서 "네이버와 다음 등 유통업자와 공급업자인 족벌 언론 간 이해 관계가 맞물려 악마의 멧돌이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파블로프의 조건 반사 실험을 거론하며 "실험대상은 벨이 울리면 침을 흘리는데, 기자들은 '딸각' 클릭 소리에 호르몬이 분비된다"며 "최근 현장을 떠나는 기자들을 보면 이 실험에서 700마리가 넘는 강아지가 희생당한 장면이 겹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의 언론개혁 방안에 대해선 "차기 대선에서 가장 큰 쟁점과 뜨거운 공약이 돼야한다"며 "MB(이명박) 정권 청산(방향)이라면 신문·방송 겸영금지와 종편 해체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1970 최연소 주교· 2006 두번째 추기경…청주·서울대교구장 42년 활동

'교회법전' 번역 · 해설서 역작 평가…신학생 때부터 번역 · 저술 50여권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선종했다. 향년 90세.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정 추기경께서 오늘 오후 10시 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하셨다"며 "현재 장기기증 의사에 따라 안구 적출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 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며 2018년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바 있다.

 

정 추기경은 2006년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도 서명했다.

고인은 1931년 12월 7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1954년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했고, 1961년 3월 사제품을 받았다.

 

서울대교구 중림동 본당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서울 성신고 교사(1961∼67),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1964∼65), 성신고 부교장(1967∼68)을 지냈다.

1968년에는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랐다. 1970년 교황청 우르바노 대학원에서 교회법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 추기경은 만 39세 때인 1970년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다.

그는 재단법인 청주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 이사장·학교법인 청주가톨릭 학원 이사장(1970∼1998),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1978∼1984)·교회법위원회 위원장(1983∼2007)·총무(1987∼1993)를 지냈다.

1996년부터 3년간 주교회의 의장으로도 활동했다.

 

고인은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되며 대주교로 승품했다.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게 된 그는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서 사임하기까지 14년간 교구를 대표했다.

 

 

그는 2006년 2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한국에서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 추기경이었다.

 

정 추기경은 자타공인 '교회법 전문가'로 꼽힌다.

가톨릭교회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인 1983년 새 교회법전을 펴냈는데, 당시 청주교구장이던 정 추기경이 교회법전 번역위원장을 맡아 동료 사제들과 한국어판 번역 작업에 나섰다.

1987년 번역 작업을 마무리했고, 1989년 라틴어-한국어 대역본이 교황청 승인을 받아 처음 출간됐다.

이후 정 추기경은 교회법전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해설서 첫 권을 펴낸 데 이어 2002년까지 총 15권의 교회법 해설서 편찬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는 많은 역서와 저서를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교회법전, 교회법 해설서 15권을 포함해 50권이 넘는 저서와 역서를 펴냈다.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 선종 이후 본격적인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대교구장으로 치러지는 정 추기경 장례는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5일장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