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서 밝혀
‘김정은 신변이상’ 국내외 보도 ‘가짜뉴스’ 규정
“북 특이동향 없다 자신있게 말할 정보역량 갖춰”
“한-미 정보 평가 다르지 않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8일 나라 안팎의 언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신변 이상설’을 쏟아내는 상황을 “인포데믹 현상”이라며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짚었다. ‘인포데믹’(infodemic)이란 ‘정보’(information)와 ‘유행병’(epidemic)의 합성어로 ‘거짓정보 유행병’을 뜻한다. ‘김정은 건강 이상’ 보도는 ‘가짜뉴스’라는 비판이다.
김연철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나와 “정부는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을 염두에 둔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우리 정부는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역량을 갖췄다”고 맞받았다. 그러고는 “한-미 간에 정보 평가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엔케이>가 ‘김정은 건강 이상설’의 물꼬를 튼 문제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심혈관계 시술을 받았다고 지목한 향산진료소의 성격과 관련해 “향산진료소는 보건소와 같아서 수술이나 시술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라고 정면으로 공박했다.
‘김정은 신변 이상설’의 유력한 근거로 꼽히는 김 위원장의 2012년 집권 뒤 첫 태양절(4월15일, 김일성 주석 탄생 기념일) 계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불참 사실과 관련해, 김 장관은 “올해 태양절과 관련한 경축연회, 중앙보고대회 등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예년과 달리) 취소됐다”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대상도 축소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태양절 참배 불참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다.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11일) 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보도가 16일째 없는 사실과 관련해서도, 김 장관은 “올해 들어서만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보도가 21일과 19일간 없었던 선례가 있다”며 “현재 상황이 아주 특별한 동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월25일 설명절 공연 관람 뒤 2월16일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탄생 기념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때까지 21일간, 3월21일 포사격 대항 경기 지도 뒤 4월10일 박격포사격훈련 지도까지 19일간 공개활동 보도가 없었다. < 이제훈 김미나 기자 >
‘건강이상설’ 속 보름째 모습 감춰 추측기사 난무
문정인 특보 “13일부터 원산 머물러, 살아있고 건강하다” 미 언론에 밝혀
일 언론 “중, 의료팀 50명 북에 파견” 38노스 “전용열차 원산 인근역 정차”
북 매체들, 김 위원장 신변확인 침묵 “삼지연시 일꾼에 감사 인사” 보도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이 보름 남짓 계속되면서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대북 의료진 급파설’까지 보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정작 북한 매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며 김 위원장의 건재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26일 오후까지 인민혁명군 창건 88돌 기념일(4·25) 관련 보도를 쏟아내면서도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은 김일성 주석이 1932년 4월25일 만주 항일유격대를 창설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북한은 1978년부터 이날을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로 기념했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8년부터 건군절은 실제 인민군이 창설된 1948년 2월8일로 변경됐다.
인민혁명군 창건일의 의미가 축소된 만큼 김 위원장의 행사 불참에 특별한 의미를 둘 일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지만, 워낙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는 큰 관심을 모아왔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5월엔 22일 동안, 그보다 앞선 2014년 9~10월엔 41일 동안 두문불출한 전례가 있다. 다만 이번엔 지난 15일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집권 이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에도 참배하지 않아 건강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건재를 입증할 영상이나 사진은 내보내지 않으면서 김 위원장의 통상적인 동정 뉴스만 전하고 있다. 26일엔 라디오 매체인 중앙방송을 통해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시 꾸리기를 성심성의로 지원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셨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26일 중국공산당 관계자의 말을 따 “중국이 베이징의 인민해방군 총의원(301병원)에서 의료전문가팀 약 50명을 23일 또는 그 전에 북한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301병원은 중국 내 최고 의료기관으로 역대 공산당 지도자의 치료 및 건강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신문은 이들 의료팀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공조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전날 <로이터>도 중국이 의료 전문가들을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전하면서 다만 “중국 의료진의 북한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어떤 것을 시사하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선을 그었다.
미국의 북한 분석 사이트 ‘38노스’는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적어도 21일 이후 강원도 원산 인근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이 열차가 15일 보이지 않다가 21일과 23일 확인됐다”며 출발 시점을 암시하는 정황은 없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이는 김 위원장이 북한 동부 해안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들에 무게를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 역시 김 위원장이 원산에 머물고 있다고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한겨레>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15일 김일성 생일 때 참배하지 않은 건 이례적인 일이지만 통상 국가 최고권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보이는 징후나 특이 동향이 현재 북한에는 없다”며 “김 위원장의 통치권이 평상시처럼 정상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역시 26일(현지시각) 보도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부터 원산에 머물고 있다”며 “살아 있고 건강하다”고 밝혔다. < 박병수 서영지 기자, 워싱턴 도쿄/황준범 조기원 특파원 >
"평양이 사재기 중이라고? 가짜뉴스..물건값 오히려 싸졌다"
북한, 유튜브로 상점내부 보여주며 서구언론 보도 '적극' 반박
"요새 물가가 비싸졌습니까?", "별로 모르겠습니다. 어떤 제품은 오히려 조금 눅어(저렴해)졌던데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가운데 평양이 사재기로 뒤숭숭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북한이 '영어'로 반박하고 나섰다. 국제사회에 북한 사회가 평온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적극 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27일 유튜브 'Echo DPRK' 계정에 올라온 '진실 혹은 거짓-사재기'(True or False-Panic buying) 영상을 보면 '은아'라는 젊은 북한 여성이 나와 유창한 영어로 평양 시내를 안내한다.
지난 25일 게시된 이 영상에서 은아는 "안녕하세요, 오늘은 4월 24일입니다. 최근 한 서방언론이 조선 경제에 대해 보도했는데요, 저는 오늘 그걸 확인해보기 위해 여기 왔습니다"라고 말문을 연다.
은아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이끈 곳은 평양 문수거리의 대성백화점이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2018년 4월 재개장한 북한에서 손꼽히는 현대적인 쇼핑센터다. 매장 내부는 환한 조명으로 밝혀져 있고 널찍한 매대에는 옥수수뻥튀기, 초콜릿빵 등 간식류와 술, 음료, 라면 등이 가득 차 있다.
은아가 마스크를 쓰고 쇼핑 중인 시민에게 "요즘 물가가 비싸졌습니까?"라고 묻자 시민은 "별로 모르겠습니다"라고 경쾌하게 답한다.
중년 여성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자 이 시민은 "글쎄요. 대동강과수농장 제품은 오히려 조금 눅어졌던데요"라고 말한다. 또 다른 손님은 "수입품이면 몰라도 우리나라 상품인데 물가가 비싸지겠습니까. 수입품 찾는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 다 우리 제품을 좋아하는데"라고 말하기도 한다.
상점에 물건이 모자라지 않느냐는 질문에 종업원은 "그렇지 않다"라며 "순환이 빨라서 잘나가는 상품도 있고 안 나가는 상품도 있는데, 그렇다고 모자라지는 않습니다"라고 재깍 답한다.
그러자 다시 카메라 앞에 선 은아는 "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맹렬한 투쟁을 벌이는 가운데 '가짜 뉴스'(fake news)는 가장 원치 않는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경각심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한다.
은아는 매장 내 손님, 종업원과는 우리말로 대화하지만, 영상의 시작과 끝은 유창한 영어로 열고 닫는다. 상세한 영어 자막도 붙어 있다.
'Echo DPRK' 계정은 2017년 8월 20일 개설됐다. 북한 당국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메라의 흔들림 없는 움직임과 세련된 편집, 자막 등에서 전문성이 묻어난다. 이날까지 총 144개 영상이 올라왔으며 총 조회수는 22만뷰에 달한다.
러시아 언론은 “평양은 평온한 분위기”
한편 북한 평양의 분위기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 언론은 서로 다른 보도를 내놓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애나 파이필드 베이징 지국장은 26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아프거나 더 나쁜 상태라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평양도 떠들썩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에서도 김 위원장의 부재와 관련된 풍문이 돌고, 주민들이 세제부터 쌀, 술, 전자제품까지 모든 것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평양에 지국을 둔 러시아 타스 통신은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타스 통신은 평양 특파원발 기사에서 "평양 거리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평온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며 "평양의 카페, 식당, 상점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영업하고 있고, 긴 줄이나 사재기 등의 현상은 없다"고 전했다.
‘건강이상설’ 속 보름째 모습 감춰 추측기사 난무
문정인 특보 “13일부터 원산 머물러, 살아있고 건강하다” 미 언론에 밝혀
일 언론 “중, 의료팀 50명 북에 파견” 38노스 “전용열차 원산 인근역 정차”
북 매체들, 김 위원장 신변확인 침묵 “삼지연시 일꾼에 감사 인사” 보도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이 보름 남짓 계속되면서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대북 의료진 급파설’까지 보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정작 북한 매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며 김 위원장의 건재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26일 오후까지 인민혁명군 창건 88돌 기념일(4·25) 관련 보도를 쏟아내면서도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은 김일성 주석이 1932년 4월25일 만주 항일유격대를 창설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북한은 1978년부터 이날을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로 기념했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8년부터 건군절은 실제 인민군이 창설된 1948년 2월8일로 변경됐다.
인민혁명군 창건일의 의미가 축소된 만큼 김 위원장의 행사 불참에 특별한 의미를 둘 일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지만, 워낙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는 큰 관심을 모아왔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5월엔 22일 동안, 그보다 앞선 2014년 9~10월엔 41일 동안 두문불출한 전례가 있다. 다만 이번엔 지난 15일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집권 이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에도 참배하지 않아 건강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건재를 입증할 영상이나 사진은 내보내지 않으면서 김 위원장의 통상적인 동정 뉴스만 전하고 있다. 26일엔 라디오 매체인 중앙방송을 통해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시 꾸리기를 성심성의로 지원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셨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26일 중국공산당 관계자의 말을 따 “중국이 베이징의 인민해방군 총의원(301병원)에서 의료전문가팀 약 50명을 23일 또는 그 전에 북한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301병원은 중국 내 최고 의료기관으로 역대 공산당 지도자의 치료 및 건강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신문은 이들 의료팀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공조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전날 <로이터>도 중국이 의료 전문가들을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전하면서 다만 “중국 의료진의 북한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어떤 것을 시사하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선을 그었다.
미국의 북한 분석 사이트 ‘38노스’는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적어도 21일 이후 강원도 원산 인근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이 열차가 15일 보이지 않다가 21일과 23일 확인됐다”며 출발 시점을 암시하는 정황은 없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이는 김 위원장이 북한 동부 해안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들에 무게를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 역시 김 위원장이 원산에 머물고 있다고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한겨레>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15일 김일성 생일 때 참배하지 않은 건 이례적인 일이지만 통상 국가 최고권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보이는 징후나 특이 동향이 현재 북한에는 없다”며 “김 위원장의 통치권이 평상시처럼 정상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역시 26일(현지시각) 보도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부터 원산에 머물고 있다”며 “살아 있고 건강하다”고 밝혔다. < 박병수 서영지 기자, 워싱턴 도쿄/황준범 조기원 특파원 >
"평양이 사재기 중이라고? 가짜뉴스..물건값 오히려 싸졌다"
북한, 유튜브로 상점내부 보여주며 서구언론 보도 '적극' 반박
"요새 물가가 비싸졌습니까?", "별로 모르겠습니다. 어떤 제품은 오히려 조금 눅어(저렴해)졌던데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가운데 평양이 사재기로 뒤숭숭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북한이 '영어'로 반박하고 나섰다. 국제사회에 북한 사회가 평온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적극 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27일 유튜브 'Echo DPRK' 계정에 올라온 '진실 혹은 거짓-사재기'(True or False-Panic buying) 영상을 보면 '은아'라는 젊은 북한 여성이 나와 유창한 영어로 평양 시내를 안내한다.
지난 25일 게시된 이 영상에서 은아는 "안녕하세요, 오늘은 4월 24일입니다. 최근 한 서방언론이 조선 경제에 대해 보도했는데요, 저는 오늘 그걸 확인해보기 위해 여기 왔습니다"라고 말문을 연다.
은아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이끈 곳은 평양 문수거리의 대성백화점이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2018년 4월 재개장한 북한에서 손꼽히는 현대적인 쇼핑센터다. 매장 내부는 환한 조명으로 밝혀져 있고 널찍한 매대에는 옥수수뻥튀기, 초콜릿빵 등 간식류와 술, 음료, 라면 등이 가득 차 있다.
은아가 마스크를 쓰고 쇼핑 중인 시민에게 "요즘 물가가 비싸졌습니까?"라고 묻자 시민은 "별로 모르겠습니다"라고 경쾌하게 답한다.
중년 여성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자 이 시민은 "글쎄요. 대동강과수농장 제품은 오히려 조금 눅어졌던데요"라고 말한다. 또 다른 손님은 "수입품이면 몰라도 우리나라 상품인데 물가가 비싸지겠습니까. 수입품 찾는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 다 우리 제품을 좋아하는데"라고 말하기도 한다.
상점에 물건이 모자라지 않느냐는 질문에 종업원은 "그렇지 않다"라며 "순환이 빨라서 잘나가는 상품도 있고 안 나가는 상품도 있는데, 그렇다고 모자라지는 않습니다"라고 재깍 답한다.
그러자 다시 카메라 앞에 선 은아는 "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맹렬한 투쟁을 벌이는 가운데 '가짜 뉴스'(fake news)는 가장 원치 않는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경각심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한다.
은아는 매장 내 손님, 종업원과는 우리말로 대화하지만, 영상의 시작과 끝은 유창한 영어로 열고 닫는다. 상세한 영어 자막도 붙어 있다.
'Echo DPRK' 계정은 2017년 8월 20일 개설됐다. 북한 당국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메라의 흔들림 없는 움직임과 세련된 편집, 자막 등에서 전문성이 묻어난다. 이날까지 총 144개 영상이 올라왔으며 총 조회수는 22만뷰에 달한다.
러시아 언론은 “평양은 평온한 분위기”
한편 북한 평양의 분위기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 언론은 서로 다른 보도를 내놓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애나 파이필드 베이징 지국장은 26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아프거나 더 나쁜 상태라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평양도 떠들썩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에서도 김 위원장의 부재와 관련된 풍문이 돌고, 주민들이 세제부터 쌀, 술, 전자제품까지 모든 것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평양에 지국을 둔 러시아 타스 통신은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타스 통신은 평양 특파원발 기사에서 "평양 거리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평온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며 "평양의 카페, 식당, 상점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영업하고 있고, 긴 줄이나 사재기 등의 현상은 없다"고 전했다.
출처: https://sisahan.tistory.com/4343?category=14133 [시사 한겨레 ⓘ한마당]
건강이상설’ 속 보름째 모습 감춰 추측기사 난무
문정인 특보 “13일부터 원산 머물러, 살아있고 건강하다” 미 언론에 밝혀
일 언론 “중, 의료팀 50명 북에 파견” 38노스 “전용열차 원산 인근역 정차”
북 매체들, 김 위원장 신변확인 침묵 “삼지연시 일꾼에 감사 인사” 보도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이 보름 남짓 계속되면서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대북 의료진 급파설’까지 보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정작 북한 매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며 김 위원장의 건재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26일 오후까지 인민혁명군 창건 88돌 기념일(4·25) 관련 보도를 쏟아내면서도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은 김일성 주석이 1932년 4월25일 만주 항일유격대를 창설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북한은 1978년부터 이날을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로 기념했으나,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8년부터 건군절은 실제 인민군이 창설된 1948년 2월8일로 변경됐다.
인민혁명군 창건일의 의미가 축소된 만큼 김 위원장의 행사 불참에 특별한 의미를 둘 일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지만, 워낙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는 큰 관심을 모아왔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5월엔 22일 동안, 그보다 앞선 2014년 9~10월엔 41일 동안 두문불출한 전례가 있다. 다만 이번엔 지난 15일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집권 이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에도 참배하지 않아 건강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건재를 입증할 영상이나 사진은 내보내지 않으면서 김 위원장의 통상적인 동정 뉴스만 전하고 있다. 26일엔 라디오 매체인 중앙방송을 통해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시 꾸리기를 성심성의로 지원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셨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26일 중국공산당 관계자의 말을 따 “중국이 베이징의 인민해방군 총의원(301병원)에서 의료전문가팀 약 50명을 23일 또는 그 전에 북한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301병원은 중국 내 최고 의료기관으로 역대 공산당 지도자의 치료 및 건강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신문은 이들 의료팀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공조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전날 <로이터>도 중국이 의료 전문가들을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전하면서 다만 “중국 의료진의 북한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어떤 것을 시사하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선을 그었다.
미국의 북한 분석 사이트 ‘38노스’는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적어도 21일 이후 강원도 원산 인근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이 열차가 15일 보이지 않다가 21일과 23일 확인됐다”며 출발 시점을 암시하는 정황은 없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이는 김 위원장이 북한 동부 해안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들에 무게를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 역시 김 위원장이 원산에 머물고 있다고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한겨레>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15일 김일성 생일 때 참배하지 않은 건 이례적인 일이지만 통상 국가 최고권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보이는 징후나 특이 동향이 현재 북한에는 없다”며 “김 위원장의 통치권이 평상시처럼 정상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역시 26일(현지시각) 보도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부터 원산에 머물고 있다”며 “살아 있고 건강하다”고 밝혔다. < 박병수 서영지 기자, 워싱턴 도쿄/황준범 조기원 특파원 >
"평양이 사재기 중이라고? 가짜뉴스..물건값 오히려 싸졌다"
북한, 유튜브로 상점내부 보여주며 서구언론 보도 '적극' 반박
"요새 물가가 비싸졌습니까?", "별로 모르겠습니다. 어떤 제품은 오히려 조금 눅어(저렴해)졌던데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가운데 평양이 사재기로 뒤숭숭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북한이 '영어'로 반박하고 나섰다. 국제사회에 북한 사회가 평온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적극 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27일 유튜브 'Echo DPRK' 계정에 올라온 '진실 혹은 거짓-사재기'(True or False-Panic buying) 영상을 보면 '은아'라는 젊은 북한 여성이 나와 유창한 영어로 평양 시내를 안내한다.
지난 25일 게시된 이 영상에서 은아는 "안녕하세요, 오늘은 4월 24일입니다. 최근 한 서방언론이 조선 경제에 대해 보도했는데요, 저는 오늘 그걸 확인해보기 위해 여기 왔습니다"라고 말문을 연다.
은아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이끈 곳은 평양 문수거리의 대성백화점이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2018년 4월 재개장한 북한에서 손꼽히는 현대적인 쇼핑센터다. 매장 내부는 환한 조명으로 밝혀져 있고 널찍한 매대에는 옥수수뻥튀기, 초콜릿빵 등 간식류와 술, 음료, 라면 등이 가득 차 있다.
은아가 마스크를 쓰고 쇼핑 중인 시민에게 "요즘 물가가 비싸졌습니까?"라고 묻자 시민은 "별로 모르겠습니다"라고 경쾌하게 답한다.
중년 여성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자 이 시민은 "글쎄요. 대동강과수농장 제품은 오히려 조금 눅어졌던데요"라고 말한다. 또 다른 손님은 "수입품이면 몰라도 우리나라 상품인데 물가가 비싸지겠습니까. 수입품 찾는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 다 우리 제품을 좋아하는데"라고 말하기도 한다.
상점에 물건이 모자라지 않느냐는 질문에 종업원은 "그렇지 않다"라며 "순환이 빨라서 잘나가는 상품도 있고 안 나가는 상품도 있는데, 그렇다고 모자라지는 않습니다"라고 재깍 답한다.
그러자 다시 카메라 앞에 선 은아는 "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맹렬한 투쟁을 벌이는 가운데 '가짜 뉴스'(fake news)는 가장 원치 않는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경각심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한다.
은아는 매장 내 손님, 종업원과는 우리말로 대화하지만, 영상의 시작과 끝은 유창한 영어로 열고 닫는다. 상세한 영어 자막도 붙어 있다.
'Echo DPRK' 계정은 2017년 8월 20일 개설됐다. 북한 당국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메라의 흔들림 없는 움직임과 세련된 편집, 자막 등에서 전문성이 묻어난다. 이날까지 총 144개 영상이 올라왔으며 총 조회수는 22만뷰에 달한다.
러시아 언론은 “평양은 평온한 분위기”
한편 북한 평양의 분위기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 언론은 서로 다른 보도를 내놓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애나 파이필드 베이징 지국장은 26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아프거나 더 나쁜 상태라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평양도 떠들썩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양에서도 김 위원장의 부재와 관련된 풍문이 돌고, 주민들이 세제부터 쌀, 술, 전자제품까지 모든 것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평양에 지국을 둔 러시아 타스 통신은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타스 통신은 평양 특파원발 기사에서 "평양 거리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평온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며 "평양의 카페, 식당, 상점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영업하고 있고, 긴 줄이나 사재기 등의 현상은 없다"고 전했다.
출처: https://sisahan.tistory.com/4343?category=14133 [시사 한겨레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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