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총선 직전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공개
대통령 지지도 59%, 코로나19 발발 직전보다 13%p↑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21대 총선 전 6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은 사실이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1월말부터 세 달 가까이 코로나19 사태를 진화하면서 중도층 표심을 움직인 것이 여당압승을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4·15 총선 당일 직전인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살 이상 성인 1400명한테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긍정적 평가가 2%포인트 올라 59%, 부정적 평가가 바로 일주일 전보다 2%포인트 줄어 3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60%에 육박한 것은 지난 2018 10월 이후 1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많아지고 막판 표 쏠림까지 귀결된 데에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현 정부의 대응에 대한 시민들, 특히 중도층의 지지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가르는 핵심 이슈는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120일 직전까지만 하더라도경제·민생문제였다. 지난 114∼16일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 부정 평가는 45%로 나타났다. 대통령이잘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대표적 이유로 시민들은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29%)을 꼽았다.

하지만 세 달 가까이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코로나19로 바뀌었다. 세계적인 확산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한국 상황은 진정 국면을 맞자 지지도가 올랐다. 갤럽이 13∼14일 실시한 조사에서 긍정 평가(59%)를 한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인 54%코로나19 대처를 이유로 꼽았다. 코로나19 발발 전인 1월 셋째주에 비해 13%포인트나 올라간 수치다. 10∼11일 사전투표가 있은 주부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0∼30여명 수준으로 확 줄었고 이러한 추세는 총선 당일까지 이어졌다. 한편, 부정 평가는 1월에 비해 12%포인트나 줄어 33%에 그쳤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정치학)이번 선거에서는 코로나19라는 집권 여당이 주도하는 이슈가 단일 쟁점으로 떠올랐고 문제 해결도 잘해 지지율이 올라간 걸로 보인다코로나19로 중도층을 움직인 것이 주효했다고 짚었다.

총선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정부 지원론이 우세했는데 이는 실제 선거 결과와도 일치한다. 전체 응답자 중 49%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이 다수 당선돼야 한다고 답했고,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이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9%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30∼50대에서는정부 지원의견이 60% 안팎, 60대 이상에서는정부 견제의견이 54%로 각각 우세했다. 반면 20대에서는 정부 지원론과 견제론이 40% 내외로 비슷했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1%, 미래통합당 25%, 정의당 5%, 국민의당 4%, 열린민주당 3% 순이었다. 지지정당이 없다고 밝힌 이는 18%. < 노지원 기자 >

세월호 현장 전남 목포·진도서 참사 6주기추모

16일 거치된 세월호 앞서 기억식,  유족, 참사 현장 찾아 헌화눈물

세월호 현장인 전남 목포·진도에서도 참사 6주기를 기억하는 행사들이 잇따랐다.

세월호 잊지않기 목포지역 실천회의는 16일 오전 세월호가 3년째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참사 6주기 기억식을 열었다. 마스크를 쓴 추모객 200여명은 이날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책임자 처벌과 안전사회 건설을 기원했다. 일부는 추모시를 낭송하고 추모곡그리운 마음을 합창할 때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어 세월호 선체 앞에서생명존중의 세상, 꽃으로 피어난 아이들’, ‘진실이 꽃피는 그 날을 만들어 주겠습니다등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그리움을 표현했다. 또 세월호 선체 앞에 놓인 노란 화분 5개에항상 기억할게요, 진상규명 철저히, 안산에 생명안전공원을, 생명존중 안전사회, 책임자 처벌 끝까지라는 다짐을 써넣은 노란 리본을 매달기도 했다.

유족을 대표해 참석한 당시 단원고 2학년 우재군의 아버지 고영환씨는어떤 벽이 막아서도 끝까지 진상을 규명하겠다. 1년 남은 공소시효 때문에 진실이 감춰진다면 또 다른 참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목포시민 김아무개(48)씨는코로나19로 현실이 어렵지만 세월호를 잊을 수는 없다. 다시는 이런 희생이 없도록생명존중 세상을 만드는 데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목포 한국화가 정태관씨는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서 세월호 목포신항 거치 기록화전을 연다. 정씨는 지난 2017 331일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입항한 뒤 펼쳐진 거치, 수색, 직립, 조사 등을 기록한 수묵화 100점을 선보였다.

세월호 유족 50여명은 이날 해경 3015함을 타고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세월호 참사 해역을 찾았다. 이들은 출항 3시간 만에 침몰지점 부표에 도착하자 그리운 아이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보고 싶다, 사랑한다고 오열했다. 이들은 함정이 부표를 한 바퀴 돌자 하얀 국화 송이를 던지며 넋들이 편안히 잠들기를 기원했다.

세월호 수습현장인 진도 팽목항에도 추모의 발길이 삼삼오오 이어졌다. 안산 광주 목포 등에서 찾아온 추모객들은 팽목항 방파제와 세월호 기억관(옛 분향소)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팽목항이 현장성을 유지한 기억공간으로 남기를 기원했다.

광주시민단체는 12~19일 광주시 동구 와이엠시에이 백제실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를 운영 중이다. 6주기를 맞아 시민 수백명이 노란 리본을 달고 추모 행렬에 동참했고, 온라인에서도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 안관옥 기자 >

'기억할게. 외롭지 않게'…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

유가족·시민 등 1천여명 참석, 정 총리 "끝까지 진실 규명"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모두 외롭지 않게."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16일 오후 3시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유가족과 시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안전사회를 염원하는 '기억식'이 열렸다.

'책임·기억·약속'을 주제로 열린 이 날 기억식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영상 추도사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직접 기억식에 참석하지 못해 송구하다" "6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날의 슬픔은 여전히 날카로운 송곳처럼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년 우리 모두의 고통과 아픔을 통한 성숙의 시간이 현재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힘찬 원동력이 됐다" "정부는 세월호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억식에 직접 참석해 추도사를 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6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날의 슬픔과 고통은 잊히지 않는다" "끝까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다시는 2014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행동과 변화로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정 경기교육감, 윤화섭 안산시장도 영상 및 직접 낭독한 추도사에서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진실을 규명하며,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순서로 추도사를 한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18살에 수학여행을 떠난 우리 아들딸들이 이제 24살 청년이 됐다" "지난 6년 한순간도 아이들을 떠나보낸 적이 없다. 한 번만이라도 품에 꼭 안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울먹였다.

이어 세월호 참사를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한 살인 범죄라고 규정한 뒤 현 정부에 책임자 처벌과 진실 규명을, 4·15 총선으로 개원하는 21대 국회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막말을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법 제정을 요구했다.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별도로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을 위한 공소시효가 1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참사 발생 및 구조 과정 등에 대한 모든 진상 규명, 검찰의 전면적인 재수사, 관련 정보의 성역 없는 공개 등을 촉구했다.

추모시 낭송과 추모춤 공연, 4.16합창단 공연이 이어진 뒤 행사장에는 오후 4 16분에 맞춰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한편, 행사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행사를 희생자 가족 중심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많은 추모객이 현장을 방문함에 따라 모든 참석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고 손 소독 등을 하도록 했으며, 행사장 의자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배치했다.

맨유·바르사, 세월호 추모오늘을 기억합니다

구단 SNS에 한글로 세월호 추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스페인 FC바르셀로나가 올해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했다.

맨유는 세월호 참사 6주기인 16일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오늘을 기억하고, 함께 합니다라는 한글 추모 메시지와 노란 리본의 이미지를 올렸다. 맨유는 “6년 전 오늘, 한국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 소식을 접하고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세월이 지난 오늘, 우리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가족과 친구들을 함께 기다리고 기억한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모두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라고 적었다.

바르셀로나도 구단 공식 SNS를 통해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의 리본과 작은 배가 그려진 이미지를 올리고 한글로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라고 썼다. 이미지 하단에는클럽 이상의 클럽’(MES QUE UN CLUB)을 표방하는 바르셀로나의 이념을 덧붙였다.

맨유와 바르셀로나는 세월호 사고 이후 추모 메시지를 통해 한국 축구팬과 아픔을 나눠왔다. < 김창금 기자 >



4·15 총선 뒤흔든 5가지 순간

박빙지역 민주당 싹쓸이사전투표함서 지지표 쏟아져
TK
높은 투표율은 보수 결집…87년 이후 첫양당 독주

21대 총선이 끝났습니다. 개표 결과 대한민국은 좌우로 파랗게, 빨갛게 나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과 호남 지역을, 미래통합당은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지역을 거의 싹쓸이하며 두자릿수 3당이 없는양당 독주체제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제3당이 두자릿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건 이번 총선이 처음입니다.

16일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의석 163석을 얻어 압승했습니다.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예상 의석 17석과 열린민주당 3석을 더하면, 범민주당 의석만으로 183석입니다. 미래통합당은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합쳐 103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선거엔 35개 정당이 등록함에 따라 비례투표용지 길이가 48.1㎝에 달해 손 개표가 실시됐는데요. 그 탓에 개표에 오랜 시간이 걸렸고, 16일 오전 10시를 넘겨서야 비례대표 당선자가 확정됐습니다. 득표차가 백표 혹은, 천표 안팎의초초초박빙지역도 많아 16일 새벽 4~5시까지 당선자를 알 수 없는 지역도 속출했습니다. 새벽까지 개표 결과를 지켜보지 못했을 유권자들을 위해 4·15 총선 개표 결과로 보는결정적 장면들을 정리했습니다.

1. 접전지역은 민주당이 휩쓸었다

15일 오후 615분에 발표된 방송 3사 공동 예측 출구조사 결과(95% 신뢰 수준 ±2.2~6.9%p 오차 범위)는 애초부터 민주당 압승이었습니다. 관건은 미래통합당이 박빙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자리를 가져가냐는 것이었습니다.

한국방송(KBS)의 예상은 민주당이 155∼178, 통합당이 107∼130석이었습니다. 문화방송(MBC)은 민주당이 153∼170, 미래통합당이 116∼133, 에스비에스(SBS)는 민주당 154∼177, 통합당 107∼131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개표 결과, 민주당은 접전 지역을 싹쓸이했습니다. 출구조사 최대치인 178석을 넘어 180석을 차지했습니다.

2. 사전투표, 박빙지역 승부 갈랐다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높은 사전투표율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였습니다. 지난 10~11일 실시된 사전투표에는 유권자의 4분의 1(26.7%)이 참여했는데요. 출구조사 표본에는 사전투표가 포함되지 않아 높은 사전투표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개표 결과, 사전투표는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민주당이 막판 역전에 성공하거나, 표 차이를 벌이기 시작한 건 사전투표함이 개봉되는 순간부터였습니다.

대표 지역구가 경기 안산단원을입니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예상 특표율은 50.8%, 박순자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3.7%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16 0시까지 개표결과에서 앞서 나간 건 박순자 후보(50.8%)였습니다. 개표가 90.2% 진행된 새벽 3시께야 김 후보가 50.4%를 얻어 역전에 성공했는데, 이는 사전투표함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통상 관외 사전투표함은 개표 막바지에 개봉되기 때문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개표단위별 개표결과를 보면, 실제 관외 사전투표 득표수는 김남국 후보 4582표로 박순자 후보(2830) 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김 후보는 새벽 5시께야 당선을 확정지었습니다.

부산 남구을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출구조사 결과 박재호 민주당 후보가 50.7%로 오차범위 내에서 1.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오후 1130분께 이언주 미래통합당 후보가 역전에 성공하며 출구조사 결과가 바뀌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남구을은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이 15~18대 총선까지 내리 4선을 지낸 전통적인보수텃밭으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개표율 90% 정도까지 이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막판에 사전투표함이 열리면서 박 후보의 표가 쏟아졌습니다. 박 후보는 이 후보에 1400여표 차로 승리했습니다. 중앙선관위의 개표단위별 개표결과를 볼까요? 관외 사전투표에서 박 후보는 4773표를 얻어 이 후보 보다 1835표를 더 얻었습니다. 그야말로 사전투표가 승부를 가른 겁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 역시 사전투표가 승부를 갈랐습니다. 관외 사전투표에서 허 후보는 김 후보보다 2배 이상 많은 6323표를 받았습니다.

4286표차로 승리한 경기 남양주시병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어떨까요? 김 후보는 주광덕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4286표 차이로 승리했는데, 관외 사전투표에서 주 후보 보다 2506표를 더 받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3. 높은 대구 투표율은 보수대결집

21대 총선 투표율이 급상승한 가운데 유독 높아진 대구의 투표율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선관위 집계를 보면, 대구의 최종 투표율은 67%로 전국 평균인 66.2%보다 높았습니다. 대구의 지난 총선 투표율이 54.8%로 전국 꼴지였던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대구 격전지로 불리는 수성구의 투표율은 대구 내에서도 72.8%로 가장 높았습니다. 진보 결집이냐, 보수 결집이냐 의견이 분분했던 가운데 그 결과는 보수대결집이었습니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대구의 선택은 미래통합당이었다. 사진 네이버 화면 갈무리

대구 12개 지역구 가운데 11곳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당선됐습니다. 나머지 1곳은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후보에게 돌아갔습니다. 통합당이 대구 전 지역을 석권한 건 새누리당 시절인 2012 19대 총선에 이어 8년 만입니다. 4년 전 총선에서 ‘31년 만의 대구 승리라는 기록을 세운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재선에 도전했지만 20.6%포인트 차로 패배했습니다.

4. 황교안 대표는 자정 전에 일찌감치 대표직을 사퇴했다

21대 총선 결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황 대표가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할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종로에 출마한 황 대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8.2%포인트 차이로 패배하는 것으로 나왔고, 미래통합당의 성적 역시 나빴기 때문입니다.

16일 자정을 넘기기 직전인 15일 밤 1140분께 황 대표는 개표상황실이 차려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황 대표는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황 대표에게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황 대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종로 출마 선언을 차일피일 미루다 떠밀려서 출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종로에서도 큰 표 차이(17308)로 낙선했기 때문입니다.

5. 개표방송 승자는 KBS?

개표방송 방송국 가운데 승자는 누구일까요? 시청률의 승자는 한국방송(KBS)이었습니다. 한국방송의 개표방송은 1~5부 모두 각각 시청률 3.4%, 11.7%, 10.5%, 9.6%, 6%(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다른 지상파 방송 및 종편을 압도했습니다.

한국방송이 개표방송에서 각종 선거 관련 정보를 깔끔하고 차분하게 전달했다면, 문화방송(MBC)과 에스비에스(SBS)는 컴퓨터그래픽(CG)을 이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대선 개표방송에서 미국 드라마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해 국외 언론에까지 보도된 에스비에스는 이번에도 영화 알라딘의 요술램프 등을 결합해 재미 있는 합성 이미지를 선보였습니다. < 황춘화 기자 >


문 대통령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막중한 책임감 느껴

 위기 극복에 힘 실어준 국민이 존경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더불어민주당의 대승으로 끝난 21대 총선 결과에 관해위대한 국민의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을 온몸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총선 결과 관련 입장문에서국민들께서 선거를 통해 보여주신 것은 간절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간절함이 국난극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셨다정부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그는결코 자만하지 않고 더 겸허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코로나19 여파 탓에) 겪어보지 못한 국가적 위기에 맞서야 하지만 국민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그는정부의 위기극복에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자랑스럽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총선을 무사히 치러낸 저력에도 자부심과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이번 총선은 다시 한번 세계를 경탄시켰다국민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 덕분에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우리는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전국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세계 40여개 국가는 코로나19의 영향 탓에 선거를 연기했다.

문 대통령은국민들께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질서있게 선거와 투표에 참여해주셨고, 자가격리자까지 포함하여 기적같은 투표율을 기록해주셨다고 수고를 감수한 국민을 추어올렸다.

그는큰 목소리에 가려져 있었던 진정한 민심을 보여주셨다고도 했다. ‘큰 목소리란 보수 언론과 일부 종교 세력이 주장한 중국인 입국 금지 비판이나 방역 실패론 공세와 여러 막말 사건 등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 성연철 기자 >

민주당 180, 무슨 일 할 수 있나

 재적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사실상 개헌만 빼고 다 할 수 있어
국회의장 외 부의장 1명 몫도 차지 상임위원장 16개 중 10~11개 배정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그야말로개헌 빼고 다 할 수 있는막강한 의회 권한을 갖게 됐다.

더불어민주당(163)과 더불어시민당(17)이 이번 총선에서 확보한 의석수는 모두 180석으로, 전체 300개 의석 가운데 5분의 3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선, 국회 본회의에서재적의원 과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한 대부분의 법안을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킬 수 있다. 국회 임명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대법관·헌법재판관 등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과반 의석만 있으면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180’이 매직 넘버인 까닭은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도 시간문제일 뿐 모두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지정할 수 있고, 의사 진행을 막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도 중단시킬 수 있다. 야당이 국회법 테두리 안에서 쓸 수 있는 견제 장치는 거의 무력화되는 셈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쥘 것으로 예상된다. 본회의 진행·법안 직권상정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의장은 관례에 따라 다수당인 민주당이 가져가게 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21대 국회에서 여당 내 최다선인, 6선에 오른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다.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제3당이 사라지면서 부의장 1명 몫도 민주당이 가져올 수 있다. 국회 부의장에는 5선 반열에 오른 김진표·이상민·변재일 민주당 의원이나, 4선 의원인 정진석·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법안의 운명을 가르는 상임위 구성에서도 민주당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 16개 상임위원장은 원내교섭단체 소속 의원 수 비율에 따라 배정하는 만큼, 민주당은 10~11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상임위로 꼽히는 법제사법위원장은 보통 야당이 맡는 것이 관례였으나, 전적으로 교섭단체 간 협상에 의존해 상임위원장 배분이 정해지므로, 여당이 가져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이 압도적 과반을 차지하면서 전반기 원구성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커졌다. 국회법에 따르면 오는 67일까지는 전반기 원구성을 마쳐야 한다. 다만 통상적으로 야당이 자체 몸값을 높이기 위해 국회 원구성을 하나의 협상 카드로 활용해온 만큼, 원구성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황금비 기자 >

http://linkback.hani.co.kr/images/onebyone.gif?action_id=fde2f341c5e092e993b905d2d5dd253지도부 궤멸통합당비대위 체제 격랑 속으로

황교안 사퇴·심재철 낙선공백조기 전당대회 통한 수습 불가피
유승민·김종인 비상대책위장 거론  무소속서 생환한중진 4인방주목


유례없는 참패로 풍비박산이 난 미래통합당이 새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 빨리 수습하려면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하지만, 당 지도부가 무더기로 낙선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혹독한 인물난에 직면한 통합당이 새 지도부를 꾸려 보수 진영의 방향성을 다시 제시하기까지는 상당 기간 동안 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참패 이튿날인 16. 통합당에는 고요한 불안감만 감돌았다. 전날 밤 황교안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는 리더십 부재 상황을 몰고 왔다. 당헌 당규에는 당대표 유고 시에는 원내대표가 대행을 맡게 돼 있다. 그러나 심재철 원내대표마저 낙선의 고배를 피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 가운데살아남은이는 조경태 최고위원(부산 사하을)이 유일했다.

당 주변에서는 수습책으로현 지도부가 일괄 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법당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조 최고위원이 당대표 대행을 맡는 방법당선자 가운데 원내대표를 당겨 선출해 비대위 구성을 맡기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통합당은 2월 오는 831일까지 다음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시점까지는 원내대표가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하거나 비대위를 꾸리는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선 이상이 원내대표를 맡았던 전례에 비춰 보면, 주호영(대구 수성갑권영세(서울 용산) 당선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공백이 된 리더십을 메우는 데엔 공천 탈락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생환한중진 4인방도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소속 출마 때부터살아서 당에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온 이들인 만큼, 조만간 입당 절차를 밟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4선 고지를 점한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과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당 밖에 있는데도 이미 원내대표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보수 잠룡으로 꼽히는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대구 수성을)는 복당한 뒤 당대표를 노릴 것 같다. 이들 역시 공천에 불복한 무소속 당선자들이지만 지금 통합당에는공천 불복을 비판하고 이들의 복당을 막을 리더십조차 없는 상태다.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가능성도 거론된다. 유 의원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은 채 지원 유세를 폈다. 유 의원은 총선에서 유의동(경기 평택을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류성걸(대구 동갑) 등 자신과 가까운 전·현직 의원이 다수 당선되면서 세력을 구축할 기반을 마련했다.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보수의 책임과 품격을 지키지 못했다. 백지 위에 새로운 정신, 새로운 가치를 찾아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향후 움직임을 예고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비대위원장 후보로 입길에 오른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비대위원장 요청이 온다면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런 가운데 참패가 고질병인 당내 계파 갈등을 완화시켜 재건의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기득권을 행사해온 친박계는 대거 낙선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이번 총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천에 관여하지 않은 사실상의 첫 선거였다. 극단적 친박들은 공천에서 대거 배제되거나 낙선했다초선 의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계파 구분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김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