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등 부산 바람에 새누리 대항마 골머리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4.11 총선 공천작업이 막바지로 치달음에 따라 주요 승부처들의 대진표도 서서히 틀을 갖추고 있다. 새누리당의 아성에 야권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서울과 영남의 ‘한강-낙동강 벨트’가 최대 관심 지역이 되고 있다.
서울은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종로와 새누리당의 전통적 텃밭인 강남을 등지에서 열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의 중진들이 호남 지역구를 버리고 도전장을 내민 경우가 많다. 최근 새누리당이 우세를 보여온 종로는 3선의 박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정세균 민주당 의원이 전북의 지역구(진안·무주·장수·임실)에서 옮겨 출마를 선언했다. 뒤이어 새누리당에서 비례대표인 조윤선 의원이 도전장을 내더니,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중량감 있는 ‘제3의 인물’ 기용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강남을에는 새누리당에서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 이정선 비례대표 의원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민주당에서는 정동영 의원이 지역구인 전주 덕진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핵심 쟁점으로 내세워 강남을에 도전장을 냈다. 이곳에는 민주당 초선의 비례대표인 전현희 의원이 앞서 출마를 선언한 상태라, ‘민주당 불모지’인 강남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맞붙는 보기 드문 현상이 빚어졌다. 새누리당에서는 정동영 의원에 맞서 한-미 FTA 협상자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김 전 본부장은 일단 새누리당에 공천 신청을 하지는 않았다.
서울 중구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섰다가 지역구 복귀를 노리는 나경원 전 의원과 신은경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새누리당 공천을 놓고 겨루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유선호 의원이 전남(장흥·강진·영암)에서 옮겨 이곳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대선 주자의 한 사람인 정몽준 의원의 동작을도 관심을 모은다. 이곳에는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의 이계안 전 민주당 의원이 출마를 선언해,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과 ‘현대 대 현대’의 맞대결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두 사람은 서울대 상대 졸업 동기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이재오 의원의 은평을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지난 2010년 7.28 재보선에 이어 다시 도전장을 냈다. 두 사람이 공천을 받으면 ‘이명박 대 노무현’의 구도가 짜이는 셈이다.
‘낙동강 벨트’ 가운데 핵심으로 꼽히는 부산 사상에서 민주당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맞설 후보를 찾느라 새누리당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공천을 신청했으나, 새누리당은 이 지역구 출신 권철현 전 주일대사, 홍준표 전 대표 등도 후보군에 놓고 검토 중이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거물보다는 지역 밑바닥과 소통하는 인물이 나을 수 있다”고 말해, ‘지역 밀착형 일꾼’으로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서는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에 맞서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민주당 당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밖에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에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도전장을 낸 대구 수성갑, 김영진 민주당 의원에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맞선 광주 서구도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