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공사 범죄 수두룩…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돈줄’ 유죄
공천개입 의혹에도 본격 대통령 행보 나서 “꾸준히 하겠다”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자신들이 성역이라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습니다.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치외법권 지대에 있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검찰과 경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들이 지켜줄 거라고 믿고 있고, 실제로 지켜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상에서 공과 사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불법과 탈법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습니다. 권력의 핵심부가 법치의 아노미 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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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범죄 저지른 국가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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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감사원이 발표한 한남동 관저공사 감사결과를 보시죠. 엄연히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관급공사인데도 사인에 불과한 김건희 씨가 깊이 개입했고, 발주처인 행정안전부와 대통령비서실은 법에서 정한 준공검사를 하지도 않고 ‘모든 절차를 밟았다’며 준공검사조서를 조작했습니다. 그마저 경호처 요구로 모두 폐기했습니다. 설계도면도 없이 사우나실과 드레스룸을 증축했습니다.
계약서도 쓰지 않은 채 김 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후원사였던 ‘21그램’이 공사부터 먼저 시작했고, 21그램의 공사면허가 실내건축공사업이어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 외의 증축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제주도에 있는 업체로부터 명의만 대여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불법입니다. 준공검사 조작도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명백한 불법입니다. 이를 지시한 자는 직권남용 혐의를 물을 수 있습니다.
“곳곳에서 법령 위반 사항이 발견되고, 방탄창호 공사에서는 브로커가 등장해서 부당 이득을 편취하고, 대통령 경호처 간부는 수의계약 업체에게 토지 매매를 알선하고 이득을 취했습니다. 대체 이게 다 뭡니까? 대통령이 머무는 공간이 불법 위법 탈법으로 얼룩졌습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9월 13일 최고위원회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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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감사원은 감사 기간을 7번이나 연장하며 2년 가까이 눈치를 본 끝에 ‘일부 소홀한 점이 있었다’며 ‘주의’ 조처에 그쳤습니다. 사실상 1인 업체로 알려진 21그램과 김 씨의 관계에 대해서는 특검 수사를 통해 밝힐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로 인해 행안부와 대통령비서실, 경호처가 모두 불법에 연루됐고, 봐주기 감사를 한 감사원은 더 떨어질 곳도 없는 명예가 더욱 추락했습니다. 신국정농단 시대의 살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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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돈줄’ 손씨의 유죄보다 중요한 것
12일엔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도 열렸습니다. 주범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검찰의 공소장 변경으로 ‘방조’ 혐의가 추가된 ‘전주’ 손아무개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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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은 김건희 씨와 같은 전주 역할을 한 손씨의 유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검찰이 김 씨도 기소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보도하고 있는데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겁니다.
일단 김 씨의 혐의는 손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중합니다. 1심 재판부는 손씨가 주가조작 일당과 공동으로 시세조종에 나섰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는데요. 그래서 2심에서 방조 혐의를 추가했고, 이번에 방조 혐의에 대해 유죄가 선고된 것입니다.
하지만 김 씨는 직접 주식매매를 지시하는 등 주가조작에 참여했다는 증거가 검찰 수사로 입증된 상태입니다. 주가조작의 주요 형태인 통정매매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김건희·최은순 모녀가 주가조작으로 얻은 이익이 23억원이라고, 다른 곳도 아닌 검찰의 수사 의견서에 나와 있습니다. 손씨 같은 방조범 정도가 아니라 공동정범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주요 수사를 마친 지 3년이 다 되어가도록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공범들이 구속되어 1심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2심 재판 결과까지 나왔는데 오직 한 사람만 법정에 세우지 않은 것입니다. 명품백 사건만 봐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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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손씨가 유죄를 선고받았으니 김 씨도 기소해야 한다가 아니라, 손씨 유죄와 무관하게 당장 김 씨를 기소하라고 말입니다. 개혁신당도 도이치모터스를 포함한 포괄적 특검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사실은 저희는 채상병특검법에 대해서는 찬성, 그리고 김건희특검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었습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 된다라는 것이었는데요. 요즘의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도이치는 뭐 하나의 출발점이 된 것 같고요. 기존의 것들이 계속 있었잖아요. 이게 특검에 대해서 우리가 찬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라고 지금 저희 내부에서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SBS 김태현의 정치쇼, 9월 1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또 다른 국정농단 의혹으로 연결됩니다. 주가조작의 핵심인물 중 하나인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녹취록으로 세상이 알게 된 임성근 해병대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인천세관 수사외압 의혹, 군과 경찰 인사 개입 의혹, 이른바 국정농단 의혹입니다. 이 역시 특검으로 밝힐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 기억력 테스트하는 정권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들입니다. 거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영화 ‘내부자들’)
영화 ‘내부자들’에서 유력 신문사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가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라고 말하는 핵심적인 근거는 기억력입니다. 개, 돼지들은 기억력이 나쁘니 뭘 해도 오래가지 못하고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거라는 얘깁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들어 국민의 기억력을 시험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김건희 씨는 대선 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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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사과 기자회견, 2021년 12월 21일)
거짓말이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0일 한강의 자살방지 시설 및 구조대를 찾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자살 예방을 위해 난간을 높이는 등 조치를 했지만,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한강대교의 사례처럼 구조물 설치 등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한겨레 12일치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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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대통령의 언어 아닙니까?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에게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추가적인 개선을 주문하는 건 직제상의 상급자가 아니라면 대통령이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아무런 직책도 권한도 없는 대통령 부인이 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지시를 하는 건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의견을 알려주시죠.
김 씨는 벌써 여러 번 국민을 상대로 ‘두더지 게임’을 벌였죠. 여론이 나쁘면 숨었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나오는 식입니다. 이번 추석 명절 인사 영상에는 출연했습니다. 명품백 사건으로 여론이 나빠졌던 지난 설 명절 인사에는 등장하지 않았죠. 그런데 이제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어 검찰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고 하니 거리낌이 없어졌습니다. 야당은 명품백 사건 처리와 관련해 압박을 받다 사망한 국민권익위원회 김아무개 국장을 거론하며 김 씨의 대통령 행세를 비판했습니다.
“죽음의 현장마다 찾아가 희한한 사진들을 올리더니 정작 자신이 받은 명품백과 직접 연관이 있는 이의 죽음은 왜 모르쇠인가. (…) 수사 여론 속 잠행 중이던 ‘인스타 김건희’가 다시 등장했다. (…) ‘황제소환’에 종결처리, 세탁수사를 즐기더니 자기 마음대로 다 털었다며 정권 주인 행세를 다시 시작했다. 자살 예방자가 아니라 분노 유발자 김건희다.”(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9월 11일 기자회견)
“김건희씨가 300만원짜리 디올백을 포함해 고가의 뇌물을 받지 않았더라면, 국민권익위의 김 국장이 그런 선택을 할 일이 아예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김씨는 ‘자살’이라는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 어디에서든 환하게 웃을 자격도 없습니다.”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 9월 11일 논평)
[논썰]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건희는 대통령 행세. 한겨레TV
김건희 씨의 ‘이미지 정치’는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일단 행사는 ‘비공개’로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선별한 사진을 공개합니다. 이번 한강 방문도 그랬습니다. 그러면 언론은 이런 기사로 포장해줍니다. 올해 여름 휴가 때 부산 방문 사진들이나 이른바 ‘빈곤 포르노’라는 비판을 받았던 사진들도 똑같은 방식입니다. 일정은 비공개였지만 사진은 공개합니다. 하루 늦게 연출된 사진만을 보여주는 건데요, 전체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앵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만 편집해서 송출하는 겁니다. 국민을 대상화하고 수동적인 객체로 전락시키는 전형적인 권위주의적 프로파간다 수법입니다. ‘너희는 물고기야, 내가 주는 떡밥만 먹어!’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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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9월2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김 씨의 생일 파티 사진은 뜻밖이었습니다. 이날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역시 기존 사진들과 마찬가지로 비공개 행사 뒤, 다음날 공개한 사진인데요. 국회 개원식 불참으로 비판 여론이 비등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왜 굳이 김 씨가 미국 상원의원 부인으로부터 생일 축하 꽃다발을 받는 사진을 공개한 걸까요?
우리는 이 사진이,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두 가지를 확인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대통령실의 정무기능이 완전히 무너졌다. 둘째, 대통령실의 최종 결재권자는 김건희 씨라는 사실입니다. 김 씨의 생일을 알리고 싶은 욕심이 대통령에 쏟아질 국민적 비판에 대한 우려를 압도한 겁니다. 망해가는 봉건왕조의 궁정을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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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보도로 처음 알려진 공천개입 의혹 역시 현재 대통령실의 권력 서열을 알 수 있는 사례입니다. 대통령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대통령 부인이 했다는 의혹입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김건희 씨가 국민의힘 5선 김영선 의원에게 현역 지역구인 경남 창원의창을 떠나 김해갑으로 옮기라고 권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대통령과 맞춤형 지역 공약을 마련하겠다’ 등의 제안을 건넸다”고 합니다. 실제로 김영선 전 의원은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공천을 신청했지만, 컷오프(경선전 공천배제)됐고, 화가 난 김 전 의원이 주변 인사들에게 김 씨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여주거나 전달했다는 겁니다.
대통령실은 부인했는데, 그 내용이 이상합니다.
“김영선 전 의원은 당초 컷오프(공천배제)됐었고, 결과적으로도 공천이 안 됐는데 무슨 공천개입이란 말이냐.” (경향신문 9월 5일)
결과적으로 공천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공천개입 사실이 사라지진 않죠.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하는데 공천실패를 이유로 공천개입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전형적인 본질 흐리기 수법입니다. 지역구 이동 권고 사실 자체를 부인하진 않습니다.
총선 당시 같은 제보를 받았다고 인정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공천개입 사실 자체를 부인하진 않습니다.
“진짜 여기 창원은 예를 들어서 다른 사람이 거기 가려고 하는데 경쟁해보면 어려울 수도 있으니 다른 선택을 하는 게 어떻겠냐는 선의의 조언일 수도 있는 거예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9월 5일)
선의의 조언이라면 괜찮은 건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댓글로 의견을 알려주시죠.
이준석 의원이 이례적으로 용산을 감싸고 도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받아 당선됐는데,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이준석이었고, 이때도 용산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섣불리 말했다가 예전 일들도 다 불거질까 봐 입조심하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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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총선 당시 김건희 씨로부터 공천을 약속받았다고 자랑하고 다닌 사람이 여럿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라고 보는 거고 사실 그때 당시에 보면 저희 당에서 정말 여사한테 텔레그램 받았다고 이렇게 자랑하고 막 다니면서 나는 여기 공천될 거야라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공천됐어요.”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9월 5일)
“이 내용은 제가 작년부터 들어왔던 얘기들이었어요. (…) 제가 들었던 얘기에 극히 일부분 중의 하나가 이번에 보도가 된 것 같다. 그러니까 이것을 갖고 있는 분들이 여러 명이 되는 것 같아요.” (장성철 정치평론가,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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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권력 서열 1위’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대통령 부인의 공천 개입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입니다. 또한 ‘대통령과 맞춤형 지역 공약을 마련하겠다’ 등의 발언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난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통령의 관권선거 논란 역시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20대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적이 없는 김건희 씨가 대통령 행세를 합니다. 여당 대표와 문자를 하며 회유하고 압박합니다. 정부 인사를 자신이 한다고 자기 입으로 말합니다. 급기야 김건희 씨가 전 여당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기라고 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여당 내에서도 ‘터질게 터졌다’라고 합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국회 연설,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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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명품백 수수 사건의 본질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뇌물' 못지않게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법에 따른 처벌은 둘째 문제입니다. 대통령 부인이 물욕을 이기지 못하고 수백만원짜리 명품백을 받은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김 씨는 검찰과 권익위의 무혐의(종결) 결정으로 마치 모든 책임을 벗어난 듯 활개 치고 있습니다.
김 씨의 사치 행각은 리투아니아 명품관 순례 때 이미 발각된 바 있습니다. 그때도 역시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죠. 호객 행위에 당했다고요. 그런데 호객 행위에 당해서 매장을 5곳이나 방문합니까? 정말 국민을 개, 돼지로 아는 게 아니라면 할 수 없는 거짓말을 너무나 뻔뻔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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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공사의 본질 역시 사치입니다. 외교부 장관이 썼던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사우나실과 드레스룸을 증축했다는 건데요. 자기 돈 아니라고 정말 너무 막 씁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나랏돈 쓰는 걸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거리낌이 없습니다. 집권 3년차에 이르도록 해마다 부자감세를 남발해서 역대급 세수펑크가 나니까 다른 예산은 다 줄이면서 대통령 해외 순방 예산과 검찰 등의 특활비 또는 수사비는 늘렸습니다. 파렴치합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불법과 탈법을 비호하느라 검찰과 감사원 등 권력감시기구의 권위와 기능이 본질적으로 무너졌습니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과 임성근 구명 로비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경찰, 국방부와 해병대 등 국가의 또 다른 한축의 기강이 무너져 내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나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처럼 해당 기관의 목적과 정반대의 신념을 가진 인물들을 기관장에 임명해 직접적으로 국가 기능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 당장 법망을 피해간다고 영원히 죄가 없어지진 않습니다.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고, 또 일부는 영원히 속일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습니다. 개, 돼지 취급을 받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기억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법 기술자들의 술수에 속지 않고,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논썰이 함께 하겠습니다. < 한겨레 이재성 논설위원 >